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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5화 (5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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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맛 치킨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쭉 빡연습이 진행됐다.

그 결과로 얻은 성적은 훌륭하다고 말하긴 힘들었다.

'4승 2패라.'

하지만 꼭 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

오늘 연습의 본질적인 목적은 손발을 맞추기 위함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 의견을 조율하며 게임을 한다는 것.

그러한 행위에 익숙해지는데에 초점을 뒀다.

BJ라는 직업상 항상 말을 하며 게임을 진행했기 때문일까.

인간조아라와 씨지맥은 적응 기간이 빨랐다.

일반인인 타임끝과 리뮤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보이스 채팅을 하며 게임을 한다는 건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필연적으로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때문에 조금 더 빡세게 연습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 힘들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에서 공식 답변이 오게 되는 날.

'시간이 됐다..!'

반격의 봉화가 울린다.

답변은 가장 먼저 내 메일을 통해 보내졌다.

본사의 입장을 간략하게 요약한 한국 지사의 답변.

그 내용은 당연히 확인했고 만족스러웠다.

더욱 괜찮은 건 내가 잉벤 게시판에 글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쓸데없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위한 배려일까.

로드 오브 로드의 게임사에서 유튜부를 통해 동영상을 하나 업로드했다.

그것을 본 잉벤 유저 한 명이 동영상을 퍼갔다.

며칠 간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버그 사건이다.

동영상이 화제글 맨 위로 올라가는 건 필연이었다.

한 번 클릭해보니.

─Allmaster is n$&$%

'못 알아 듣겠잖아!

본토 미국인이 하는 현지 영어라니?

고등학교때 잠깐 다녔던 영어 학원에서 만난 찰리 선생님 이후로 처음이다.

로드 오브 로드를 만들어낸 회사.

본사가 미국에 위치한 만큼 영어로 진행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한국어 자막이 달려있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영상은 잡설을 포함해 10분 정도 되었다.

나에 대한 내용만 보자면 1분밖에 안됐지만 그 외의 이야기가 많았다.

'버그에 대해서라.'

사실 시즌2의 로드 오브 로드는 버그의 전성기다.

버그 오브 로드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을 정도.

그럼에도 아직 정점을 찍은 시기는 아니다.

'애꾸사자의 출시 때가 쩔었지.'

버그가 애꾸사자인가.

애꾸사자가 버그인가.

그런 말이 유행할 정도로 여러가지 버그를 줄줄이 달고 다녔다.

이제 곧 한 달 후면 그 애꾸사자가 출시된다.

'꿀냄새가 솔솔 나는구만.'

애꾸사자의 활용법은 과장없이 무궁무진하다.

딜템을 가도 괜찮고 탱템을 가도 좋다.

아니면 차라리.

'주문력 아이템.'

얼핏 트롤처럼 들리겠지만 상당히 괜찮다.

연사로 나가는 W스킬.

독특한 스킬 구조를 가진 애꾸사자는 W스킬을 두 번 연달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엄청난 깡뎀과 더불어 1.0AP계수를 가진 야성의 외침을 말이다.

그 사기성이 지목돼 무려 두 번이나 너프되었다.

챔프의 메커니즘이 복잡해서 일까.

밸런스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또 버그들이 수도 없이 나왔다.

패치를 할 때마다 꿀을 빨 수 있는지라 크게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런데 얘네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야?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가 올린 영상의 내용.

솔직히 유저의 입장에서 보자면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버그는 확인 즉시 수정이 되지만 일부 챔피언의 경우 의도된 바가 맞다며 알쏭달쏭하게 끊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둘러댔다.

그 예로서 지목한 챔피언이 탈리반 3세였다.

탈리반 3세는 EQ, 깃창으로 돌진하여 적을 에어본시킨다.

그렇게 돌격하는 찰나의 타이밍에 점멸을 사용하면 원래의 돌진 거리 이상에 있는 적을 띄울 수 있다.

한순간에 모니터 화면의 절반을 좁혀버리는 게 가능하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어이가 털릴 정도다.

통칭 깃창-점멸이라 불리는 탈리반 3세의 콤보에 대해 버그가 아니냐며 유저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

하지만 게임사에서는 침묵을 고수했고 유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습하기 시작했다.

난이도가 요구되는 플레이긴 해도 탈리반 3세를 하는 유저라면 익히는 게 필수가 됐다.

그러한 부분까지 통틀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동영상은 10분이나 계속되었다.

'뭐, 결국.'

의도된 패치다.

유저들이 숨은 보석을 찾길 바란다.

그리고 그 플레이로 슈퍼플레이를 펼치기 바란다며 영상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너무 수수방관하는 게 아닌가.

버그에 대해 안이한 대처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사실 이러한 부분까지 포함해서 롤의 재미인 것도 틀린 소린 아니다.

리픈의 평캔이나 탈리반 3세의 깃창-점멸.

그런 난이도 있는 플레이가 없다면 게임 진행이 밋밋해진다.

때문에 벨런스에 지장이 없다면 살려두고자 하는 게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의 기본 방침.

버그에 대한 애매한 방침 탓에 욕도 많이 먹고 비난도 많이 받는다.

그래도 게임이 재밌다는 것 만큼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로드 오브 로드는 재밌는 게임이 맞다.

'인기에는 다 이유가 이유가 있는 법인가.'

결과를 요약하자면 리픈의 평캔은 의도된 버그다.

유저들이 모르고 있을 뿐, 방법이 존재한다는 확답을 내놓았다.

이 정도까지 내 편을 들어줄 거라 기대도 안 했는데.

게임사가 대놓고 공증을 서준 꼴이니 이견따위 생길 수가 없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터겨버렸다.

-그럼 올마스터는 리픈 평타 캔슬 버그를 쓸 줄 안다는 거임?

-ㅇㅇ 지 혼자 꿀 빠는 듯.

-ㅅㅂ 나 올마스터 방송 맨날 챙겨보는데 리픈은 한 번도 안 하더라. 시청자 우롱아님?

-올마스터 LCL인가 대회 준비하잖아. 거기서 쓸려고 하는 듯.

꿀빨러!

아무한테도 가르쳐주지 않고 자기 혼자 독차지를 하다니.

나에게 실망했다는 몇몇 시청자의 댓글이 유독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방송을 하는 만큼 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어쩔 수 없지.'

비정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내가 하나하나 꿀챔프를 뿌리고 다니다간 밑천이 동나고 만다.

아니, 밑천 뿐이라면 다행이다.

아예 미래 자체가 바뀔지도 모른다.

수습하는 게 불가능해질 지경으로 말이다.

그러한 부분은 염두에 둬 챔프를 꺼낼 쓸 때마다 상당한 고심을 거친다.

리픈의 평캔 버그는 롤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예정이다.

그 여파가 어마어마한 만큼 절대 지금 시점에서 알려져선 안된다.

물론 내가 방송에서 보여줬다는 사실때문에 시기가 조금은 앞당겨 질 수는 있다.

하지만 글자 그대로 조금이고 그 정도는 상관없을 터다.

내가 그 전에 뜨면 되니까!

이제 버그 사건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시간이 조그만 지나면 진실은 퍼져나간다.

그렇기에 궁금하다.

나를 욕했던 녀석들이 어떻게 우두루급 태세 전환을 취할지.

나는 부푼 마음을 안고 녀석들의 방송에 몰래 찾아가 봤다.

'역시나 쓰레기는 쓰레기네.'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까.

그런 일은 없었다.

역근본부터 글러 먹은 놈들이다.

<잉벤에 대해 언급하지 마시고 시청자 여러분들은 제 게임 화면에 집중해주세요~.>

남들에게 욕하다가 할 말 없어지면 꼭 이런 반응을 보인다.

자신은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것처럼 입을 싹 닫는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나를 비방했던 자식들.

BJ대망신부터 시작해 나를 까는 것을 컨텐츠로 시청자를 모으던 놈들.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들의 방송을 진행한다.

[하얀떡]-BJ님 올마스터 까지 않았음? 잉벤 화제글 어떻게 생각하세요?

[CANT]-방장님 왜 아까부터 자꾸 말 돌림?

-하얀떡님이 강제퇴장 당했습니다.

-CANT님이 강제퇴장 당했습니다.

-채팅창이 얼려졌습니다.

-BJ와 팬클럽만 채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지는 시청자들을 강퇴하고 자신의 팬클럽들에게만 채팅을 허용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위함이다.

쓰레기들이 꼭 이런다.

별 다른 이유도 없이 타인을 물어 뜯는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엔 당연히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대망신은 악질 중의 악질.

자신의 인기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에 대한 루머를 퍼트렸다.

물론 심증이긴 하다.

하지만 내 리픈이 버그라는 영상이 잉벤에 올라오자마자 떠들어 댔던 삼인방을 나는 기억한다.

대망신, 그마카림, 팡우.

그들이 종말전에서 나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겪었다는 걸 생각하면 우연의 일치일 리 없다.

언제 한 번 손봐줘야 할 놈들이다.

그냥 두고 보기에는 속이 쓰리다.

그 외에 옳다구나 나를 물어 뜯은 놈들도 괘씸죄가 적용된다.

당연히 아이디를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

그 놈들도 가만 두진 않겠지만 앞선 세 놈들은 아예 쿨통통급으로 조져놔야 정신을 차린다.

'후, LCL만 끝나면 두고 보자.'

당장은 LCL의 준비때문에 일을 벌릴 수가 없다는 게 안타까운 노릇.

시간만 나면 손은 언제든지 쓸 수 있다.

생각나는 방법만 두 가지.

그 방법 중 하나만 써도 충분하다.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은 걸 후회하게 해주마.

.

.

.

* * *

뚜─

"여보세요?"

대망신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화를 삼키며 전화를 걸었다.

올마스터 자식에 대한 게임사의 입장표명.

그 결과도 안 좋았을 뿐더러 시기가 생각보다 빨랐다.

'제길, 못 해도 열흘은 걸릴 줄 알았는데.'

느리다 못해 거북이만큼 굼뜨던 게임사가 왜 이리 빨리 움직였을까.

올마스터 이 자식에게는 무언가 비밀이 있다.

그것도 아주 어둡고 냄새나는 비밀이.

<그래, 우리 대망신이. 이 달달한 밤에 무슨 일로 전화했어?>

자신과 그마카림 그리고 팡우 형님까지.

자신들 셋은 가장 먼저 올마스터를 비방한 덕에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게임사가 훼방을 놓은 탓에 더 이상 재미를 볼 수 없게 됐다.

그래도 이전보다 시청자도 늘었고 팬클럽 가입도 상당히 받았다.

물론 문제가 없진 않았다.

올마스터가 버그가 아니라고 밝혀졌다는 등 따지는 시청자들이 생겨버렸다.

어차피 팬클럽 가입도 안 한 떨거지들이다.

채팅창을 얼리면 상관없는 일.

시간이 지나면 묻혀질 게 분명하다.

그렇기는 해도.

'부족해.'

한 열흘 정도 재미를 보면 놔주려고 했다.

그런데 녀석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고작 사나흘 만에 일이 해결됐다.

목표했던 수치에는 한참이 잘랐다.

'LCL에 참가한다고 했었지?'

위기에 처한 녀석이 과연 어떤 수를 둬올까 기대했다.

녀석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발언을 했다.

LCL에 참가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겠다?

물론 자기 딴엔 고심의 고심 끝에 한 결정일 터다.

안타깝게도 그건 실수다.

대망신은 아주 좋은 수가 떠올랐다.

"팡우 형님, 혹시 인맥 좀 동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LCL에서 선전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유저가 필요하다.

올마스터 녀석의 팀원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특히 씨지맥은 상당한 실력자다.

최소한 8강까지는 올라올 실력이 될 테다.

'내가 직접 뭉개주마.'

녀석이 LCL에 참가하려는 목적은 뻔하다.

한 번도 아니고 무려 두 번이다.

대리에 이어 버그까지 쓴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마스터는 L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악소문을 떨쳐내려 할 것이다.

하지만 올마스터 자식은 당장의 목표에 취한 나머지 고려하지 못했다.

LCL은 팀게임.

그리고 팀게임은 다섯 명이 전부 잘 해야 한다.

올마스터가 실력이 조금 괜찮다는 건 인정하는 바였다.

그래봤자 조금이다.

BJ들 사이에서 살짝 떴다고 자만심에 취하다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실력을 증명하겠다고?

그런 목적으로 온 님이 철저히 발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걸로 끝이야.'

대리 논란에 버그 논란까지.

그러한 놈이 실력까지 미달이게 된다.

그 후에 어떠한 대처를 하던 결과는 불보듯 뻔해진다.

"예, 형님. 그 녀석이 꼭 미드를 맡아주어야 합니다."

============================ 작품 후기 ============================

소심한 작가에게 부디 추천의 자비를..!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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