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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전
─우리도 한 번 스크림을 가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스크림이라.'
팀랭 도중.
조금 뜬금 없다고 생각될 수 있는 인간조아라의 말.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스크림 이야기를 꺼내는 건 일리가 있다.
'이틀 남았지.'
이틀간 맹연습을 했다.
팀게임이라는 것에 조금 더 익숙해지고.
몇몇 개의 조합을 예시로 짜서 호흡을 맞췄다.
이미 팀랭의 티어도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한지 오래.
팀랭 그마는 수가 너무나도 적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이 되면 그랜드 마스터팀은 다 만날 수 있다.
상대팀이 큐를 돌리고 있다는 전제 하에.
하지만.
'정작 실속있는 팀은 적어.'
아무래도 팀랭크를 돌리는 사람은 숫자도 적을 뿐더러.
그 수준이 들쑥날쑥하다.
물론 그랜드 마스터까지 올라오는데까지는 제대로 했겠지만.
간혹 팀 한두 명이 접속을 안했을 때 땜빵을 끼고 돌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팀들은 우리팀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안 그래도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우리팀이.
호흡과 조합까지 맞췄으니.
웬만한 팀은 버티지조차 못한다.
특히나 탑정글이 공격적으로 세차게 몰아붙이니까.
탑라인의 경우 아예 박살이 난다.
─이~쿠우!
탑 3연갱!
다이브로 한 번 죽이고.
부쉬에 숨어 있다가 라인에 도착하는 걸 또 죽인다.
이쯤 되면 그만하겠지.
한번 더 죽인다.
에이, 설마.
처음 당하는 상대라면 얼척이 없어서라도 당한다.
가히 미치광이 살인마급의 플레이지만.
공격적으로는 둘째가기 서러운 리뮤와 씨지맥인 만큼.
양심의 가책도 없이 시도한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성공.
이 3연갱에 당해버리면.
골드차도 골드차지만 레벨차에 타워까지 나가기 때문에 복구가 불가능하다.
상대 탑은 한동안 탑에 틀어박혀 미니언만 먹어야 한다.
그런데 씨지맥이 하는 챔프가 골치아프다.
말카림과 우콩..
로밍.
즉, 다른 라인에 영향을 주기에 최적화 돼있다.
씨지맥이 콜라곰을 했을 때도 비슷하다.
순수 탱커인 콜라곰은 로밍력은 조금 부족해도.
깡다이브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그냥 대놓고 타워 수십 대 맞아도 버틴다.
콜라곰의 패시브.
체력이 낮아졌을 때 빠른속도로 자가회복한다.
그 무식한 탱킹력으로 버텨주는 사이에 아군이 마무리하는 것.
우리팀의 기본적인 전략은 탑 초토화.
팀랭크 승률을 높이는데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너무 잘 먹히다보니 비슷한 전략만 쓰는 감이 있다.
수준 높은 팀과의 승부 필요하다.
특히나 탑과 정글이 단단하기 그지없는.
때문에 인간조아라님이 한 제안은 매력적이다.
-혹시 '부쉬의 침략자' 라는 팀 아십니까?
부쉬의 침략자.
알다마다.
이번 LCL 서머시즌에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네 팀중 하나다.
평균 점수대가 그랜드 마스터에 근접한다는.
그런 강호팀과 인맥이 닿아 있다니.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아는 사람들은 많거든요, 하하.
역시 사람 좋기로 유명한 인간조아라.
여러 사람들에게 인맥이 닿아있는 듯 하다.
스크림 경기를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저희야 뭐 나쁠 거 없죠. 아니, 환영합니다."
스크림.
수준 높은 팀들이 가지는 비공개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리플레이나 관전이 허락되지 않기에 팀랭크에서는 꺼내기 힘든 비장의 픽이나 전략.
사용할 수 있지만 물론 정도 내이다.
'내전이 아니니까.'
부쉬의 침략자는 대전표 상으로 보면 우리팀과 예선에서 만날 일이 없다.
하지만 기필코 본선에 다다를 터.
언젠가 적이 되기에 전략을 노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 써봐도 될 게 있지.'
비장의 한 수는 아니여도 그에 준하는 수들.
준비한 전략의 숫자는 부족하지 않다.
그 중 하나를 꺼내 써도 될 터.
-그럼 약속시간은 언제로? 사실 부쉬의 침략자팀에선 지금 당장 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부쉬의 침략자도 마찬가지일 거다.
전력을 다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한 번 만날 팀일 만큼 기선제압은 중요하다.
"지체할 이유 없죠. 바로 합시다."
.
.
.
* * *
스크림은 대회게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적팀에 대한 견제는 당연하다.
저격밴이나 카운터픽같은.
이는 절대 실례가 아니다.
어차피 대회에서 만나게 되면 서로가 서로에게 당연하게 사용할 수이니까.
'밴이 된 챔프는.'
말카림.
우콩.
리심.
'이 자식들 우리팀 게임을 한두 번 본게 아닌데?'
현재 우리팀이 가지는 주요 전략.
탑초토화의 일등공신들이다.
물론 저 챔프들을 제외하고도 각자가 다룰 수 있는 픽이 몇 개는 더 있지만.
주챔프를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둘 중 어느 한 명도 아니고 둘다 가장 자신있어 하는 픽들을 밴당했다.
물론.
그만큼 다른 라인의 픽이 살아난다.
조아라님 같은 경우가 대표적.
'상관없다 이건가.'
현재 우리팀에서 가장 실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 인간조아라님.
조아라 장인이라고는 하지만, 조아라를 가져간다 해도 적팀에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우리팀은 기존의 조합이나 플레이 방식을 고수할 수 없게 된다.
적팀이 먼저 가져간 픽은 역시나 카서트.
팀게임에서 가장 선호되는 미드 픽이다.
'카서트가 상대라면 역시.'
아링도 좋다.
내 실력이라면 충분히 솔킬을 노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한타를 봐야 한다.
적팀은 결코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니까.
그리고 시도해봐야 한다.
과연 이 픽이 먹힐지.
─나의 칼은 당신만의 것이오.
AP마이.
물론 선픽을 박진 않는다.
정글러로 탈리반 3세를 잡아준 후.
5픽인 리뮤와 스왑을 할 예정.
우리팀은 지금까지 한타를 보는 조합보다는, 라인전에서 이득을 챙기고 스노우볼을 굴리는데 최적화했다.
주챔프의 숙련도와 각자의 피지컬을 믿고서.
그렇다고 한타를 못하는 건 절대 아니다.
과연 우승 후보 네 팀중 하나라는 부쉬의 침략자팀에 실력이 먹힐지.
판가름해볼 좋은 기회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인베는 다섯 명이 뭉쳐 천천히 이동한다.
혹시라도 맞부딪힐 상황을 대비해.
1레벨에 Q스킬을 찍고 1초단위로 딱콩을 쏘아대는 카서트는 위력적이다.
가능한 상대하는 일 없이 무난하게 인베를 넘기려 했지만.
'역시 오는가.'
인베에 최적화된 챔프들.
카서트에 더해 풀리츠크랭커까지.
안오는 게 이상하다.
띠링.
조아라가 사온 와드를 박고 천천히 빠지기로 했다.
싸워서 이득볼 경우보다는 손해볼 확률이 크다.
와드 가격분의 손해를 보긴 하지만 퍼스트 블러드를 주는 것보다는 나으니.
그리고 시작되는 라인전.
아직 시즌2 중반기인 만큼 탑봇 라인스왑같은 게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아군 탑픽인 콜라곰같은 경우 라인스왑에 쥐약이기에 다행인 일.
그저 미래의 전략을 알고 있는 내 기우이긴 하지만.
슈루루룽!
알파 슬래쉬를 활용해 라인에 도착한 CS를 먹는다.
사실 원래라면 이마저도 눈치를 봐야 한다.
카서트를 상대로 AP마이는 힘든 면이 있기에.
내가 알파 슬래쉬를 사용한 자리에 카서트가 통곡의 벽을 깔아버리면, 생존지가 없는 마이는 도망도 못 친다
그러한 상황에서 적 정글이 미드를 노리면 꼼짝없이 당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6레벨 이전까지 탈리반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적정글 아모모이기에.
역갱이 무서워서라도 미드갱을 선택할 수 없다.
때문에 무난히 진행되는 파밍 대전.
서로가 아이템을 사오고 더티파밍을 취한다.
AP마이로 솔킬을 노리는 건 어불 성설.
상대 미드라이너는 말석이나마 그랜드 마스터다.
내가 이전에 양학했을 때처럼 무빙으로 스킬을 다 피하기도 힘들 뿐더러.
애초에 각을 주지 않는다.
카서트는 우직하게 더티파밍하다가 한타를 보는 챔프.
나도 별 일이 없다면 똑같이 파밍을 하다 한타에 접어들 생각이다.
그렇다면 눈을 둘만한 곳은 탑라인.
하짐나 적 탑챔프인 말화이트는 지금까지 상대한 팀랭의 탑들처럼 당해주지 않았다.
물론 아군 탑정글의 갱킹과 호흡은 놀라울 정도지만 판단이 빠르다.
점멸, 궁극기를 아낌없이 사용해 도주를 선택하는 말화이트.
마스터 티어 상위권 실력에 걸맞는 노련한 탑솔러였다.
필연적으로 먼저 일이 터지게 된 건 아군의 봇라인.
아군 정글 탈리반이 탑갱킹을 실패한 만큼 반대라인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
궁극기를 배운 아모모의 다이브.
후와앙.
슬픈 좀비의 재앙이 발동하며 고로키와 조아라의 발을 묶는다.
그래도 그랜드 마스터라는 실력에 걸맞게 탈출기를 사용해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난 고로키.
그러나 남겨진 서포터.
뚜벅이인 조아라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모든 스킬을 난사하고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발이 느린 카서트가 로밍을 아예 포기하고 더티파밍만을 취할 때.
AP마이는 한 가지 더 액션을 취할 수 있다.
바로 로밍.
로드 오브 로드에서 최고의 기본 이속을 자랑하는 마이다.
더욱이 궁극기까지 활용하면 그 발을 따라잡을 수 있는 챔프가 흔치 않다.
은근 슬쩍 탑으로 가려는 척, 봇으로 가려는 척 적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러고서 하는 더티파밍.
그러나 모든 액션이 허구인 게 아니다.
양치기 소년.
에이, 설마 이번에도 거짓이겠지.
미안하지만 이번엔 진짜다.
봇으로 가는 척 훼이크를 취하고 늑대를 더티파밍하던 나는.
정말로 봇라인에 도착했다.
슈우우웅!
AP마이의 알파 슬래쉬가 아모모의 몸통을 후려친다.
물리데미지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아모모의 패시브.
마법데미지에는 무력하다.
이미 다이브라는 무리한 선택지를 통해 체력이 달만큼 달아버린 아모모.
써컹!
평타 두 번에 의해 마무리된다.
리셋.
끝나지 않는다.
AP마이의 무서움은 적을 죽였을 때 스킬쿨타임이 바로 돌아온다는 사실.
전장에서 기적을 발휘하는 영웅이다.
평범한 사람이 포기할 때 영웅은 한번 더 노력한다.
고작 그 차이가.
전투의 승패를 뒤집어 엎는다.
슈루우우웅!
다시 한 번 돌아온 알파 슬래쉬의 쿨타임.
먼저 노리는 건 당연히 적원딜, 헤이클린이다.
점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공격.
사거리가 긴 헤이클린은 자신이 목표대상이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점멸과 알파 슬래쉬를 동시에 사용하면 충분히 닿는다.
그리고.
치지직.
발화.
이것이 풀리츠크랭커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아군 원딜을 보호해줄 수단이 없다는 것.
만약 쏘냐나 롤로였다면.
힐이나 실드를 사용해 원딜을 살려줄 수 있었을 것이다.
헤이클린의 목숨을 노린 내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을 터.
시잉.
발화에 의해 정확히 절반만 차오르는 헤이클린의 힐스펠.
먼저 사용했으면 모르되 이미 늦었다.
라인전과 조아라의 발악.
데미지가 누적돼 있다.
미드에서 더티파밍으로 클만큼 커버린 AP마이의 알파 슬래쉬와 발화.
더욱이 명상에 의한 평캔까지 견뎌낼 수 있을 턱이 없다.
콰아앙!
활활 타올라 시체가 된 원딜의 옆에 쓸쓸히 남은 풀츠.
나를 노려왔다.
그랩에 더해 어퍼컷, 궁극기.
시원하게 터지는 전력방출에 의해 내 마이의 체력이 깎인다.
치지지직.
심지어 발화까지 더해진다.
그러나 서포터다.
아무리 풀콤보를 때려박는다 한들, 풀피에 가까운 미드라이너를 잡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단순히 분풀이와 스펠낭비에 지나지 않을 텐데.
한 가지 빼먹은 점.
바로 적 미드라이너가 카서트라는 점이었다.
우우우웅!
종말곡.
적 모든 챔피언에게 확정타를 날리는 말도 안되는 궁극기.
스킬 쿨타임이 길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당장 내가 죽을 상황에서 나중의 약점까지 고려할 수 없다.
명상을 쓴다면 마법저항력이 올라가긴 하겠지만 스킬 레벨이 현저히 부족하다.
향상되는 마저의 수치도, 차오르는 체력의 양도.
더욱이 적 서포터, 풀츠가 걸은 발화때문에 체력이 제대로 차지도 않고 있다.
명백한 위기.
끼기기긱!
귀를 따갑게 쪼아대는 바퀴소리.
풀리츠크랭커가 확인사살을 위해 다가온다.
점멸까지 활용해 나에게 잽을 날린다.
슈루루루룽!
하지만.
내가 AP마이를 선택한 이유.
고작 한타 하나때문도 아니고.
명상으로 종말곡을 버텨내기 위해서도 아니다.
피지컬과 판단력을 믿었기에.
일부러 사용하지 않았다.
한순간이나마 무적판정을 주는 마이의 Q스킬.
종말곡을 알파 슬래쉬를 활용해 피해낸다.
찰나조차 안되는 틈을 노린 플레이.
내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판단이다.
써컹! 써컹!
풀츠는 종말곡을 믿고 시간을 너무 끌었다.
갱킹의 위기가 끝나고 다시 돌아온 아군 고로키.
내 마이와 함께 점멸도 없는 풀츠를 일점사한다.
-트리플킬!
올마스터님이 학살 중입니다.
더티파밍은 확실히 카서트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카서트를 더티파밍으로 이길 수 있는 챔피언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은 누가 뭐래도 킬이다.
그리고 한타 좋기로 유명한 AP마이가 트리플킬을 마셔 버렸다.
마스터 티어 이상에서는 절대로 픽하지 않는 마스터 오브 이.
AP마이의 위력을 까끌까끌한 뼈에 새겨줄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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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