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72화 (72/803)

72====================

오직 나만이 주인공이다

써컹!

촤라락!!

-적을 처치했습니다.

'탤런은 역시 이 맛이지!'

LCL의 본선무대의 첫 번째 상대<달려라 두두킹>팀.

이미 우세했던 게임은 미드에서의 2:2 교전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잘 큰 탤런의 암살은 절대로 막을 수 없다.

요는 기동력의 신발과 유령의 영혼검.

두 아이템의 효과로 이동속도를 순간적으로 높여, 적이 반응할 수 없는 빠르기로 다가가 E스킬 목베기를 사용해 붙는다.

풀콤보를 박아 넣은 후 은신상태로 빠져나오면 완벽.

촤라라라락!

암살을 성공시킨 나의 등뒤를 딸려오는 수많은 표창들.

두 번의 데미지를 주는 탤런의 궁극기를 생존용으로 썼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좋다.

은신에 더불어 이동속도 증가 효과까지 있으니까.

현실적으로 힘든 이유.

딜링이 2% 아쉬운 반쪽 짜리 암살자인 탤런은, 풀콤보를 때려 박아도 적 한 명 죽이기 벅차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문제지만.'

이렇게나 잘 커버리면 탤런의 데미지가 부족할 일이 없다.

딜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니까.

20분에 2.5코어.

스킬포식자, 유령의 영혼검, 피를 마시는 칼.

이렇게 3개가 떠버리면 딜러나 서폿은 스치기만 해도 죽는다.

첫킬을 먹은 시점이 불과 10분정도라는 걸 감안한다면 어마어마하게 빠른 성장.

그 이유는 한 번 시동이 붙기 시작하면, 궁극기의 쿨타임마다 한 명을 확실하게 암살할 수 있는 탤런의 장점 덕이다.

다른 미드챔프에 비해 반절밖에 안되는 탤런의 궁쿨.

더욱이 영혼검의 액티브 쿨도 딱 맞아 떨어진다.

촤라라라락!

이번엔 역으로 선궁을 쓰고 진입한다.

아까처럼 암살 후 생존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혼자 다니는 적을 암살할 때 최적화된 콤보다.

기동신에 영혼검 궁극기의 이동속도 증가까지.

적정글 콩머스 부럽지 않은 순간 속도로 적 원딜에게 다가가 써컹!

-적을 처치했습니다.

올마스터 님은 전설적입니다!

모든 챔프 0.1초컷!

엄밀히 따지자면 딜러 한정이지만, 정말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고 순살(瞬殺)할 수 있다

다른 암살 챔프였으면 상대는 점멸도 쓰고 생존기도 써서 발악을 했을 테지만, 사기챔프 탤런에게 반항은 불가능한 선택지다.

침묵.

탤런의 접근을 허용한 시점에서 이미 미래는 결정돼 있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바로 탤런이다.

-적팀이 찬성 5표 반대 0표로 항복하였습니다!

그래도 방송으로 나가는 대회게임인지라 조금은 버티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현명한 판단이다.

그냥 지나가다 만나기만 하면 죽는데 어떻게 게임을 계속 한단 말인가?

하지만 아직 두 번째 세트가 남아 있다.

결승전까지는 3판 2선승제.

일반적인 다전제 규칙으로 경기가 성립한다.

지금 상황에 있어서 상대에겐 상당히 잔인한 일.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안타깝게도 로드 오브 로드는 20분까지 버티지 않으면 서렌을 칠 수 없으니까.

아마추어 대회, 온라인 리그인 만큼 탈주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희박하다.

팀<달려라 두두킹>은 지난 스프링 시즌에도 대회에 참가한 이력이 있는 팀.

더욱이 내 기억에 의하면 LCL에서 멈추지 않고, 차후 여러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결국 좋은 성과는 거두지 못한 팀이고, 나도 그냥 재밌는 팀명 탓에 기억하는 정도의 팀이지만.

아마추어 팀치고는 꽤 책임감있는 사람들이었기에 탈주는 하지 않을 것이다.

'역시나 탤런은 밴인가.'

두 번째 세트의 밴픽창에서 탤런은 칼밴을 당했다.

나같아도 밴하겠다.

무서워서라도 밴하겠다.

지나가다 만날 때마다 써컹써컹!

특히나 상대방의 원딜에겐 트라우마가 남았을 수도 있다.

CS먹을라고 잠깐 고개를 빼꼼했는데 그 찰나에 들어와서 죽인다.

너무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도 내 입장에서 가장 죽이기 쉬운 게 원딜이다보니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암살챔프인 만큼 스플릿을 맡는 건 필연이다.

탤런은 다른 미드 챔프들처럼 미드에 주구장창 박혀 라인클리어를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성장을 마치면 혼자 봇이나 탑라인에 가서 CS를 먹는다.

그리고 라인을 푸쉬한다.

스플릿은 백도어와는 다르다.

아군을 희생해 타워를 깨는 게 백도어라면, 자신이 미끼가 되어 적을 불러들이는 게 스플릿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의 성격을 띈 백도어와는 달리 스플릿은 팀플레이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렇기에 적팀입장에서 골치가 아프다.,

내 탤런을 막으려면 최소 두 명.

가능하면 세 명이 와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이 정도 잘 큰 탤런은 적팀이 모두 모여 있어도 한 명은 무조건 죽인다.

광역딜을 잘 넣으면 두 명 까지도 가능하다.

내가 3인분이상을 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양팀의 머릿수가 맞지 않게 됐다.

이미 끝난 게임.

때문에 적팀은 서렌을 치고 다음 게임의 밴픽창에서 탤런을 밴했다.

'호오.. 버티는 조합을 하네.'

첫 게임에서 초전박살이 났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선택.

적팀은 이전에 예선전에서 두 번째로 만났던 팀이 보여줬던 것처럼 수비적인 조합을 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그때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팀.

어쩌면 우리팀을 상대로 초반을 버티고 한타까지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전 판처럼 탤런같은 로밍챔프를 해서 터트리는 것도 괜찮겠지만.

굳이 후반을 본다면 나도 맞춰줄 수 있다.

그러한 픽.

어울리는 챔프가 하나 떠오르는 게 있었다.

-그거.. 미드로 픽하신 거 맞죠?

씨지맥의 물음.

그렇지만 이 챔프는 내가 종말전에서 보여준 적이 있다.

때문에 그렇게까지 놀라진 않았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모양이다.

진심으로 픽한 건지.

'당연하지. 이것만큼 후반갈수록 좋은 챔프가 어디있다고.'

개서스.

그것도 미드개서스다.

물론 개서스는 차후에 너프를 먹고 후반에 힘이 조금 빠지게 되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의 이야기.

신챔프들이 하도 괴기발랄하게 나오는 덕에, 그리고 개서스의 여러 스킬들이 너프를 먹게 되는 탓이다.

그러나 시즌2에서는 무난하게 후반만 갈 수 있으면 무적에 가까운 챔프가 바로 개서스다.

물론 일반적으로 탑으로만 쓰이는 개서스고, 나도 종말전에서 탑으로 썼었지만 이번엔 굳이 미드로 픽했다.

그 이유.

미드개서스는 스택을 훨씬 더 빠르게,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다.

따악!

개서스는 20분이 넘어야 빛을 보는 챔프다.

초반엔 지루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그 덕에 적 미드라이너 모르피나는 자신들이 원한대로 후반을 보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블루를 먹게 되는 순간부터 기겁할 거다.

스킬 쿨타임이 무려 20% 감소!

시즌3에 들어 블루 버프는 너프가 되지만 지금은 시즌2다.

20분에 600스택.

아니 700스택을 목표로 해주마.

따악!

따악!

슬슬 모르피나가 게임이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개서스라는 챔프.

결국은 뚜벅이기에 CC기가 좋은 모르피나와 콩머스가 있다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을 지도 모를 적팀이다.

그러나 그건 스택이 2~300개 수준일 때의 얘기.

20분에 700스택쯤 모이면 챔프 자체가 달라진다.

따악이 아니라 빠직! 이다.

빠직!

20분이 되자 대포미니언이 개서스의 딱밤 한 대에 죽는다.

이쯤 되면 지켜보기만 해도 공포다.

이 개서스를 상대로 파밍을 계속 해도 되는 건지, 정말로 후반을 가면 이길 수 있을지.

상대팀에서는 왈가왈부 의견이 오고 갈 수밖에 없다

그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난 유유히 파밍만 하면 된다.

급한 건 니들이지 내가 아니니까.

게임시간 20분이 됐음에도 스코어는 1:1.

우리팀은 친절하게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해줬다.

조금 벗어난 점이 있다면 내 개서스의 스택이 무려.

'750스택.'

미드 개서스가 블루를 먹고 아이우에오의 신발을 첫 번째로 뽑아 풀쿨감을 만들면 이렇게 된다.

고작 7분에 쿨감 40%가 완성된다.

그 후로 따악따악 미니언과 정글몹까지 딱밤을 후려 갈긴 결과, 내 예상인 700스택조차 넘어섰다.

이 정도 되면 나조차 무섭다.

과연 어느 정도의 위력이 나올지 상상이 안간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그렇게 판단한 상대팀이 한타를 걸어왔다.

용한타.

시즌2의 용은 잡으면 모든 아군에게 190골드 씩이나 주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중요한 용을 먼저 친다는 행위는 명백한 도발.

'한타조합을 선택했느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나본데.'

그럴 만도 하다.

적팀의 조합은 확실히 한타에 최적화 돼있으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 개서스는 이제 나조차도 말릴 수 없는 괴물이다.

'원하는 대로 도발에 응해주마.'

꽈앙!

용을 치던 적 탑라이너 말화이트가 나와 아군 정글러 리심을 동시에 띄웠다.

자칫 불리할 수 있는 한타를 먼저 거는 이유.

아군 탑 우콩이 탑에서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군 봇듀오도 올라오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2:5의 한타가 진행된다.

어째서?

그렇게 되도록 오더한 사람이 바로 나다.

싸아앙!

모르피나의 점멸궁!

적팀의 모든 화력이 나에게 집중된다.

아군 리심은 이미 와드방로로 도망간지 오래.

아무리 개서스가 탱템을 올렸다 해도 숫자에는 장사가 없다.

그래야 하지만.

우워어어어!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CC기의 지속시간을 줄여주는 아테나의 신발로 바꿔 신었다.

몸을 죄어오던 CC기가 짧은 시간에 풀린다.

그리고 개서스의 궁극기를 발동시킨다.

흑구름과 함께 최대체력이 엄청나게 올려주는 불타는 격분을.

이제 사냥의 시간이다.

빠지직!

개서스의 딱밤 단 한 대에 말화이트의 바위갑옷이 수박처럼 쪼개진다.

만약 어설프게 스택을 쌓은 개서스 였다면 기스를 내기도 힘들었을 터.

하지만 20분에 750스택을 쌓은 개서스다.

딱밤을 때리자 개서스의 체력이 놀랄 만큼 차오른다.

생명력 흡수의 패시브.

스택을 충분히 쌓은 개서스가 괜히 위력적인 게 아니다.

적에게 준 데미지에 비례해 체력을 회복한다.

그런데.

내 개서스는 스택을 충분히 쌓지 않았다.

말도 안 나올 정도로 쌓았지.

적들이 내 HP를 부단히 깎고 있지만 그만큼 다시 차오른다.

꽁꽁 언 심장과  정령힘의 향상.

방어적인 성격을 띈 두 코어 아이템이 완성된지 오래다.

이~쿠우!

나한테 모든 공격이 집중된 사이.

잠깐 도망갔었던 아군 정글 리심이 적의 뒤에서 튀어나왔다.

한타 시작 전에 말을 맞춰 놓았다.

적 원딜러 헤이클린을 배달해주기로.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컨트롤이 상당히 중요한 리심이라는 챔프.

팀원을 믿었기에 내린 결정이다.

그리고 팀원은 그 기대에 당연한듯 부응해줬다.

음파를 맞히고 날라간 리심은 와드방로가 아닌 점멸로 헤이클린을 까버렸다.

궁극기 범의 일격으로.

반응할 찰나의 틈조차 주지 않기 위한 선택.

빠직!

개서스의 E스킬, 장판을 깔고 내려 찍는다.

750스택.

방어구 관통력의 효과까지 더해지자 적 원딜러 헤이클린이 골로 가버린다.

가장 중요한 딜러가 죽었으니 이젠 끝이다.

받는 데미지보다 패시브에 의해 차는 체력량이 더 많다.

구오오오!

개서스의 W스킬, 노화를 걸어 말화이트의 이동속도를 현저히 저하시킨다.

그리고 하나하나 정리한다.

빠직! 빠직!

그나마 방어력템을 올린 말화이트와 콩머스는 체력이 뭉텅뭉텅 깎인다.

그렇지만 점멸 딱밤으로 후려 갈긴 모르피나는 맞자마자 빈사상태.

이건 아니다 싶은지 자신이 키운 괴물에게서 도망가려 하지만.

하앗!

혼자가 아닌 2:5의 한타다.

아군 정글러 리심이 빠른 기동력을 활용해 모르피나를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나도 눈앞의 사냥감에 집중할 수 있다.

빠악!

-더블킬!

트리플킬!

적을 처치했습니다.

탑, 미드, 원딜, 서폿 다 죽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 데구르르 도망가는 콩머스.

리심때문에 펜타킬을 놓친 시점에서 미련없이 놔준다.

-적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적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나와 리심이 2:5 한타를 하는 사이.

아군의 탑과 봇은 포탑을 밀고 고속도로를 뚫어냈다.

1차 포탑은 물론 2차 포탑도 적들이 부활하기 전에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다.

적팀에겐 일말의 희망조차 남지 않았다.

-적팀이 찬성 5표 반대 0표로 항복하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두 번째 서렌.

3판 2선승제의 LCL 본선 첫 번째 게임은 우리 <딸기맛 치킨>팀의 완벽한 승리로 끝맺어졌다.

============================ 작품 후기 ============================

소심한 작가가 추천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작가 위해서 원고료 보내주신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