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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86화 (8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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뻗치는 망신살

미드랄라가 필밴을 넘어 우주밴까지 가버렸던 시절.

랄라를 종횡무진 안하무인으로 만들어버린 사기콤보가 있었다.

바로 EQQ.

사실 콤보랄 것도 없이 단순하다.

방법은 간단명료.

먼저 W스킬을 자신에게 쓰고 상대를 향해 다가간다.

─쯔쯧!

귀엽고 앙증맞은 랄라의 목소리.

랄라의 W스킬 심술쟁이는 자신을 포함한 아군에게 사용시 5초동안 이동속도와 주문력을 상승시킨다.

차후 너프를 먹게 되는 부분이지만 지금은 당연히.

'건재하지.'

이동속도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접근한다.

적 미드라이너 르풀랑에게.

그러나 어지간히 무빙을 잘 치는 르풀랑이 보라색 창을 맞아 줄리가 만무.

사용하는 스킬은 오직 하나, 타겟팅 스킬인 E다.

'피할 수가 없지.'

랄라의 스킬구조는 조금 특이하다.

W나 E스킬을 사용하면 아군이든 적이든, 일단 챔피언 설정상 자신의 친구인 요정을 선물한다.

상대를 일정시간 따라다니는 요정.

그 요정은 아군에게는 유익한 버프를 걸어주지만.

챠라랑!

적들에게는 디버프는 물론이거니와 또 하나 골치 아픈 효과가 딸려있다.

저 요정친구에게서 랄라의 Q스킬, 보라색 창이 뻗어져 나온다는 사실.

랄라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딜교 콤보다.

바로 지근거리에 요정이 붙어있기에 피하는 일이 만만찮다.

본디 논타겟 스킬인 보라색 창이 사실상 타겟팅 스킬에 가까워진다.

E스킬에 이어 보라색 창까지 맞고 둔화와 함께 체력바가 쭈욱 다는 르풀랑.

허겁지겁 도망을 가지만.

챠라랑!

한 번 더.

통칭 EQQ콤보.

쿨타임 감소 아이템을 충분히 구매한 랄라에게만 허락되는 사기적인 딜교환이다.

주력 딜링 스킬인 Q스킬, 보라색창을 무려 두 번이나 상대에게 가격한다.

노련한 눈썰미로 그나마 지금까지 라인전을 버텨오던 르풀랑이 단 한 번의 실수.

내 랄라의 E스킬을 한 번 맞았을 뿐인데 패시브까지 빠진 채 꼼짝 없이 집에 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정말 욕이 튀어나올 수준의 사기적인 딜교환.

어찌 됐건 르풀랑을 집에 보내게 됐으니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바로 로밍이지.'

그러나 이상하다.

2세트때보다도 더욱.

상대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우리팀의 위치를 전부 알고 있는 듯한.

그러한 껄끄로움이 느껴진다.

내가 봇라인으로 향하자 적 봇듀오가 귀신같이 사린다.

그것만이면 팀게임이니 만큼 그럴 수 있는 노릇이지만.

'이것들 봐라.'

2세트에서도 오프게임넷의 방송 화면을 보고 갱킹이나 로밍을 피하는 액션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한다고 해도 탑라인 뿐.

그래서 이전 세트에서는 봇라인 로밍을 노렸다.

그런데 이번 마지막 3세트는 봇라인도 무언가 움직임이 묘하다.

조금 지나칠 정도로 갱킹과 로밍을 잘 피한다.

결정적으로.

'아까 솔용은 어떻게 안 거지?'

솔용이라는 것 자체를 쉽게 떠올리기도 힘든 일이다.

정글링에 특화된 설인 챔피언 두두나 할 법한 기괴망측 발상.

하지만 리심으로 W스킬을 2레벨 찍으면 가능하다.

아예 뭐 알려지지 않은 정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팽팽한 게임 도중 순간적으로 떠올리기 힘들텐데.

더욱이 봇라인은 교전 중인 상태였다.

리심이 솔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군 봇라인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딜교환을 빡세게 해서 적 봇듀오의 시선을 끈다.

그 사이에 리심을 용을 먹는다.

미리 세워놓은 전략 중 하나.

특히나 아군이 탑라인에 과중적인 투자를 한다고 여기는 팀을 상대로 쓰기로 한 전략이다.

그런데 그것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고?

'아예 대놓고 일을 벌이는 구나.'

그렇게 밖에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적팀이 전부 우리팀의 위치정보를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게임을 해야 한다.

이럴 거면 미리 대회 측에 상대팀의 방플에 대해 넌지시 통보를 했어도 괜찮았겠지만.

어차피.

2세트에서 대망신이 소극적으로 쓴 방플은 명백한 증거로 몰아세우기 힘들다.

만약 우리팀이 사전에 통보를 했다면 3세트에서 이렇게 대놓고 부정행위를 저지르지도 않았을 터.

결과적으로 게임을 쉽게 이긴다고 한들 속이 후련찮다.

마무리는 깔끔한 편이 좋으니까.

철저하게 쳐부숴준다.

비장의 카드, 랄라로.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탑과 미드.

동시에서 들려오는 승전보.

아무리 사린다고 해도, 갱킹과 로밍을 당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포탑이 깨지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팀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

바로 용싸움.

용싸움을 주도적을 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탑라인을 쭈욱 밀고 용싸움을 위해 내려오는 씨지맥.

15분에 코어아이템인 삼종신기가 완성된 말카림은 위풍당당한 관우와도 같다.

이대로 용 앞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편이 우리팀에게는 속 편한 일이지만.

'역시 걸려주지 않네.'

비단 방플때문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오더의 역할을 맡는 적 미드라이너의 수비적인 판단일 수도 있다.

그 만큼이나 현재 우리팀의 사기는 등등하니까.

물론 아군의 탑미드가 잘 성장한 만큼 적 봇듀오도 잘 크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원딜러가 진정한 위력을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에.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하지만 적팀이라고 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한타를 대비해 용앞에 전력을 집중한동안 상대는 탑을 갔다.

탑타워를 밀기 위해서.

라인전을 끝내 탑에서 영원히 고통받던 리픈을 해방시키려는 목적이다.

이렇게 되면 서로 나쁠 건 없다.

서로가 골칫거리였던 라인전이 끝나고 한타페이스에 접어들게 된다.

시즌2의 메타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한타 꽝! 맞붙는 남자의 승부.

그 한타에서 진정한 위력을 발휘하는 챔프가 바로.

'보여준다.'

미드랄라의 사기성.

크레이브즈 이상으로 난도질에 가까운 너프가 반복되고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당연히 외모가 귀여워서만은 아니다.

솔랭에서 뿐만이 아니라 대회에서도 활용되는 주류픽.

랄라의 진가는 다름아닌 한타에 있다는 사실을.

.

.

.

* * *

"미드랄라, 라인전이 정말 강한 듯 합니다."

"특히나 그 콤보가 환상적이죠."

EQQ 콤보의 위력.

신나서 떠들고 있는 캐스터뿐만이 아니라 해설자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인전에서 저렇게 일방적인 딜교환을 할 수 있는 챔프는 거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그 몇없는 챔프 중 하나가 침묵딜교를 하는 르풀랑.

그러나 랄라와 맞라인을 서고 있는 르풀랑에게는 명백한 단점이 있다.

바로 라인클리어.

랄라가 보라색 창으로 밀어대는 라인을 받아먹는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랄라는 여유롭기 짝이 없다.

라인을 미는 동시에 견제까지 해댄다.

그리고 각이 보이면 EQQ콤보를 사용해 르풀랑의 체력을 인정사정없이 깎아댄다.

누가 어떻게 봐도 완벽한 올마스터의 라인전 승리다.

하지만.

"사실 솔랭에서 미드랄라를 하는 사람이 한 분 있습니다."

해설자의 역할.

캐스터를 서포트하며, 전문적인 게임지식이 필요한 경우 설명을 덧붙인다.

그렇기에 알고 있는 정보.

솔랭에서 사용되는 대세픽들은 물론이거니와 비주류 챔프들에 대해서도 사전조사를 한다.

그 비주류 챔프들 중에서도 아슬아슬하게 트롤이 아니라 평받는 챔프 중 하나.

바로 미드랄라가 있다.

천상계에 단 한명, 미드랄라를 사용하는 사람이 존재했다.

"미드랄라는 EQQ라는 콤보때문에 라인전은 꽤나 강력합니다. 그렇지만 타이온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이득을 보지 못하면 한타에서 힘들어진다는 말이지요."

해설자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까닭.

솔로랭크에서 미드랄라라는 특이한 픽을 보고 관심을 가져 관전을 한 적이 있다.

쿨타임 감소 아이템을 빠르게 맞춘 후 선사하는 EQQ콤보.

라인전을 한정으로 상대에게 지옥을 맛보여준다.

그러나 한타에 들어가면 역할이 애매해진다.

'아무래도 미드는 딜링을 하는 라인이지 서포팅을 하는 라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시간이 갈수록 서포터가 한 명 더 붙은 꼴이니 원딜의 부담이 커져 버립니다."

실제로 해설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드랄라를 주챔프로 삼는 유저는 무조건 라인전에서 이득을 봐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잉벤 공략 작성 게시판에.

그는 수백 판이나 미드랄라를 했기에 신뢰도가 높다.

더욱이 해설자가 과감한 발언을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조합에 있었다.

"타임끝 선수가 하는 고르키라는 원딜챔프는 성장기대치도 낮을 뿐더러, 2세트와 달리 <딸기맛 치킨>의 탑과 서포터가 딜링 기대치가 낮다는 게 아쉽습니다."

<딸기맛 치킨>이 3세트에서 가져간 탑말카림과 서폿 모르피나.

이전 판대로 챔프를 픽했다면 괜찮았을 수도 있다.

씨지맥이 플레이했던 우콩은 당연히 딜챔프고, 조아라는 서포터임에도 딜링 능력이 상당하니까.

만약 그렇게 조합을 가져갔다면 부족한 미드랄라의 데미지를 메꿀 수 있다.

현재 <딸기맛 치킨>이 가져간 말카림도 삼종신기가 나오면 강력한 챔피언이라고는 하지만, 순수하게 딜템만 올리는 다른 챔프들에 비하면 손색이 있다.

해설자 자신이 알고 있는 이론에 의하면 옳지 않은 조합.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확신한 채 떠들었다.

"아, 양팀이 바론대치에 들어갔습니다!"

캐스터는 진땀을 흘렸다.

또박또박한 해설자의 설명은 듣다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여질 정도로 논리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확답을 하면 안될텐데.

결과적으로 맞으면 어찌저찌 넘어갈 수 있을 테지만 그래도.

'불안하단 말이지.'

1세트에서 AP타이온이라는 픽으로 탑과 봇을 초토화시켰던 그 올마스터가 3세트에서는 로밍을 다니지 않는다.

그나마 2세트처럼 봇라인이라도 후벼 팠으면 이해라도 가지만.

이번 3세트에는 아예 자신의 성장에 취중하고 있다.

어째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그리고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하나 예상되는 게 있다.

바로 한타.

올마스터는 미드랄라의 한타에 엄청난 자신이 있어 보인다.

게임지식도 해설자에 비하면 부족할 뿐더러 솔로랭크에서 미드랄라 장인이 있다는 소리도 처음 듣는다.

그러나 캐스터로서 다년 간의 게임 방송 경력으로 얻은 경험이 있다.

대회게임에서 이변을 몰고 오는 기라성들.

기존의 상식과 부딪힌 끝에 기어코 깨트려 버린다.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이 있을까.

아무리 고찰해도 찾을 수 없었지만 대신 경험을 통한 직감이 생겼다.

과연 어느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이변을 몰고 올지 조금이나마 보이게 됐다.

무조건 맞는 것도 아니거니와 솔직히 틀리는 경우가 더 많지만 이상하게도.

저 올마스터라는 유저는 신경쓰인다.

이번 서머시즌의 LCL이 처음이라는 원래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풋내기같은 유저가 유난히 돋보인다.

빛나고 있다.

아직까진 설마하는 마음이지만 확신에 이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바로 이번 경기의 승패로 확실하게 결정될 것이기에.

============================ 작품 후기 ============================

소심한 작가가 추천 부탁드려요ㅠㅠ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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