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94화 (9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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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떠오른다

─새로운 해가 떠오른다!

조금 음습하게도 느껴지는 여성 성우의 목소리.

<딸기맛 치킨>이 가져간 챔피언이 이목을 모았다.

"설마? <딸기맛 치킨>에서 또 재밌는 픽을 준비한 모양입니다..!"

캐스터와 해설자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그럴 만도 하다.

방금 픽된 챔프는 출시된지 무려 1주일이 채 안된 신규 챔피언이니까.

"시간이 부족했을 텐데 연습을 끝마친 모양입니다. 예, 그럴 수 있지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첫 세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고 너무 방심을 하는 건 아닐지…."

앞선 <딸기맛 치킨> 대 <파전과 막걸리>의 1세트.

반박할 여지가 없는 <딸기맛 치킨>의 대승이었다.

탑과 봇, 그리고 정글은 완패.

그나마 접전이 이루어진 곳이 미드라인이다.

서로가 세 번이나 킬교환을 해댔다.

미드라인전만으로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팝콘각이 나왔다.

하지만 게임시간을 본다면 팝콘이 물리기도 전에 경기의 승패는 결정됐다.

예선전부터 준결승전 전까지 모든 경기를 반강제에 가까운 캐리로 이끌어낸 파전주조차 힘에 부쳤다.

잘 성장하지 못한 탓에 피로라의 광역딜만으로 녹아나는 팀원들.

고작 적 미드와 탑말카림 두 명을 감당하지 못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러한 아비규환 속에서도 파전주의 리픈은 분전했지만 전황을 역전시키기엔 부족했다.

그대로 1세트를 내주게 됐다.

사실 이쯤 되면 모두가 알 수 있다.

이미 2세트를 치뤄볼 것도 없이 <딸기맛 치킨>이 게임을 가져가게 될 거란 사실을.

그럼에도 채널을 돌리는 사람은 없다.

어째서?

관성 때문은 아니다.

아직 유명세가 제대로 타지도 않은 로드 오브 로드.

대회를 챙겨보는 습관따위 붙지 않은 시기니까.

두 가지 기대가 작용했다.

파전주와 올마스터 두 선수 다 지금까지 지루함이 느껴지는 경기는 보여준 적이 없다.

심지어 한 쪽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났던 1세트에서조차 미드라인전만은 재밌기 그지 없었다.

2세트를 꼭 챙겨봐야하는 결정적인 이유.

과연 누가 이번 LCL 서머시즌 최고의 미드라이너가 될까 하는 사실이다.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저스 리그는 프로 대회가 아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굳이 아마추어 대회인 LCL을 챙겨보는 까닭.

그리고 본선 32강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수록 시청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급속히 달아오른 있는 LCL의 열기.

더욱이 주위 사람들은 하나하나 롤을 시작한다.

누구라도 직감하고 있다.

갤럭시 크래프트의 뒤를 잇는 새로운 E-스포츠는 바로 로드 오브 로드라는 것을.

그렇기에 현재 시즌2의 LCL은 의미가 깊다.

어쩌면 갤럭시 크래프트의 임요환과 콩진호에 준하게 될 미래의 스타들을 발견할 수 있기에.

그들의 팬이 가장 먼저 될 기회와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그러한 미래의 스타로 손꼽히는 자가 무려 두 명이 나온다.

특히나 가장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미드라이너의 대전이다.

<딸기맛 치킨> 대 <파전과 막걸리>의 준결승전은.

이목이 모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더군다나 올마스터라면.

언제나 시청자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그라면.

다른 팀들처럼 확실하게 한답시고 게임을 지루하게 이끌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오늘은 또 어떤 챔피언을 보여줄지.

그리고 어떻게 승리를 가져갈지.

두근두근 기다렸고 역시나, 재밌는 픽이 나왔다.

"해이애나입니다."

서포터 챔피언 중 하나 루나가 달을 상징한다면.

신챔프인 해이애나는 그 반대.

심지어 라인마저 겹치지 않는다.

해이애나는 정글러로 설계된 챔피언이니까.

"드디어 리뮤 선수도 리심과 탈리반 이외의 다른 픽을 꺼내려는 모양입니다만."

1세트에서 타임끝이 보여준 파랑애씨는 제법 볼만 했다.

마찬가지로 정글러인 리뮤 선수가 플레이할 해이애나도 재밌을 거다.

리심이라는 비주류 챔피언 장인 중 한 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그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기대치라는 게 있다.

솔직한 마음으로 해설자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신규 챔피언이 대회에 나오는 것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중계진도 들뜨는 일이지만, 진짜 기대했던 건 올마스터의 새로운 픽이었으니까.

아니면 오히려.

-올마스터도 재밌는 거 보여주려나?

-미드개서스 나오는 거 아냐? 리픈 상대로 좋잖아.

-농사지으면 리모콘 던져버린다 ㅡㅡ

2세트에서 먼저 챔피언 픽을 완료하는 팀은 <딸기맛 치킨>이다.

때문에 <파전과 막걸리>는 그에 대처하는 챔프를 후픽으로 뽑을 수 있다.

현재 불리한 처지에 놓인 <파전과 막걸리>팀에겐 다행이라 할 수 일.

그런데.

언제나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올마스터의 장난일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나온 챔피언은 다름아닌 리심이었다.

"미드리심.. 일까요?"

"예, 뭐.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기본적으로 리심은 정글러인 픽되지만 라인으로도 안 나오는 게 아니다.

특히나 리심의 E스킬 땅치기는 적의 이동속도와 더불어 공격속도 또한 둔화시킨다.

차후 너프가 되는 부분이지만 만약 리픈을 상대로 저격한 픽이라면 상당히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엄청 좋다고 까지는 띄어주기 힘든 노릇이지만.

"아무래도 올마스터 선수는 전 판의 피로라처럼 생사결을 다투는 챔피언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해설자의 말대로다.

그리고 파프리카 TV등으로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입모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준결승전에서 올마스터가 선보이는 컨셉은 근접챔프간의 대결이 아닐까하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 파전주 르풀랑꺼냄.

-에이, 파전주 쫄았네. 실망이다ㅉㅉ

미드라이너인 파전주를 제외하면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파전과 막걸리>.

자칫 남자의 싸움에서 도망간다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파전주팀이 승리릏 하기 위해서는 미드캐리가 필수불가결.

더군다나 초반이 강력하기 그지없는 리심은 리픈으로 상대하기 까다롭다.

이러한 사정으로 파전주는 미드리픈 대신 르풀랑을 픽했다.

후픽으로 가져갔기에 앞선 8강처럼 AP타이온, 미드랄라등으로 카운터 맞을 염려도 없다.

이전 판에서 한 미드리픈은 피로라와 접전을 한 끝에 다른 라인에 영향을 줄 시간이 전혀 없었지만, 르풀랑이라는 챔프라면 변수를 만들 수 있다.

물론 미드리심도 르풀랑 못지 않게 라인전이 강한 픽이다.

하지만 챔피언 간에 상성이라는 게 존재하고, 원거리에서 일방적으로 견제를 해대는 르풀랑에겐 속수무책.

기회만 잘 노리면 파전주 선수가 솔킬을 노려 볼 만도 하다.

그렇게 모두가 채널을 돌릴까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라인스왑을 안 해요..?"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올마스터라면.

기대하게 만들어 버린다.

올마스터는 이미 비슷한 경우를 한 번 보여준 전력이 있기에.

바로 얼마 전, 8강 무대에서 미드 모르피나를 픽하는 척 서폿으로 돌리고, 자신은 미드랄라를 가져갔다.

설마 이번에도.

10, 9….

카운트가 서서히 줄어든다.

1이 되는 순간까지 방심할 수 없다.

불과 1초를 남겨두고 챔피언 스왑을 거는 경우도 심심찮게 존재하니까.

아마추어 대회인 만큼 자유분방한 분위기.

누가 봐도 해당 라인이 아닌 챔피언을 가져가고 마지막에 스왑을 한다.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로도 여겨질 수 있지만 한두 마디 듣는 정도지 문제로 불거지는 경우는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무르익은 분위기에서 장난을 친다면.

나중에 욕을 먹게 될 선수들은 그렇다 쳐도 가라앚은 분위기를 수습할 중계진은 죽을 상을 짓게 될 거다.

부디 경기가 이대로 시작되길.

가장 염원하는 건 중계진들이었다.

3

2

1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지켜본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던 신규챔프.

그것도 정글러로 기획된 해이애나가 미드로 나온다면.

설사 트롤픽으로 끝난다 해도 당장은 흥미가 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카운트가 끝났다.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전스 리그. 그 대망의 준결승전 2세트! 경기, 시작했습니다!"

원하던 대로 가져갔다.

미드 해이애나.

정글러로 기획되고 나온 신규 챔피언.

과연 미드라이너로서도 빛을 볼 수 있을지.

그리고 새로운 해가 떠오르게 될지.

지난 스프링시즌의 결승전보다도 높아진 시청률.

중계진도 해설자도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시작됐다.

.

.

.

* * *

챵, 챵, 타앙!

세 번째 구체가 터지며, 해이애나의 몸을 보호하는 실드가 두터워진다.

W스킬 금빛 보호의 효과.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내는 공방일체의 혼합기다.

해이애나가 근접챔프임에도 라인전을 강력하기 짝이 없게 만드는 기술이다.

툭, 툭.

근접챔프인 이상 원거리 챔피언에게 라인전에서의 견제를 허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테이커의 르풀랑이 지속적으로 두둘겨 대고 있음에도 체력이 달지 않는다.

여타 실드스킬과는 남다른 금빛 보호의 효과.

스킬을 발동했을 때 한 번, 세 개의 구체가 모두 터졌을 때 다시 한 번.

이중의 실드를 해이애나를 감싸기에 더욱 두껍다.

더욱 골때리는 건 공방일체의 혼합기인지라 미니언도 팍팍 밀어댄다.

해이애나의 패시브, 온화한 햇빛 검까지 더해지면 막을 수가 없다.

세 번째 평타가 추가 마법데미지를 광역딜로 선사하기에.

르풀랑이 견제하기 무서울 속도로 미니언을 정리해버린다.

선 2레벨을 달성했음은 물론이다.

2번째로 찍게 되는 스킬은 Q.

파앗!

금빛 색의 검기가 반시계 방향으로 휘어지며 르풀랑을 강타한다.

무려 0.8AP 계수를 가진 스킬.

그 한 방으로 르풀랑은 지금껏 자신이 한 견제 이상으로 체력이 쭈욱 빠진다.

맞을 거 다 맞고 뒤늦게 나마 2레벨을 찍게 되는 르풀랑.

QW 견제로 되돌려 주려고 하지만.

챵, 챵, 타앙!

출시 직후의 해이애나.

단 한 번도 너프가 되지 않은 엄청난 실드량이 가볍게 막아냈다.

때려도 때려도 닳지 않으니 이쯤되면 마나가 아까울 지경이다.

결국 라인전 세기로 수위를 다투는 르풀랑이 견제를 포기하고 CS수급에 치중하게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틀린 선택이 된다.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두들겼다면 승산이 있었을 것이다.

해이애나의 안정적인 라인전.

사실 초반 라인전을 잘 버텨내는 근접챔프는 찾아보면 존재한다.

당장 초가트만 해도 쳐맞는 만큼 패시브로 미니언을 먹으면서 꾸역꾸역 회복해내니까.

해이애나의 진정한 가치가 빛나게 되는 순간은 궁극기를 배우고부터다.

기동성 좋기로 유명한 르풀랑마저 해이애나의 손아귀에선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 작품 후기 ============================

추천 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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