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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96화 (9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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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떠오른다

한타 대치의 와중.

긴장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긴장을 떨치기 위해 누군가는 날숨을 내뱉는다.

상대의 호흡을 끊어지는 그 찰나를 노린다.

파앙!

금빛 검기와 함께, 해이애나 자신이 쏘아나간다.

화면의 절반을 상회하는 멀찍한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궁극기.

상대가 반응이 0.1초라도 느려질 때 행동해야 한다.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판단이 행동으로 변환된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하지만 모여있던 적팀들 모두가 바로 반응하지 못한 건 아니다.

5명이나 모여있는 적팀.

수가 많으면 눈이 많다는 이점도 있는 법.

가장 먼저 움직인건 적팀의 탑라이너 쇈이었다.

나에게 도발을 걸기 위해 돌진해왔다.

하지만 그것조차 이미 예상했다.

뛰어넘은 후 사용한다.

우지끈!

점멸, 그리고 E스킬.

도발을 점멸로 피하고 적진영 한가운데 파고들어 E스킬, 햇빛 하강을 사용한다.

주위의 공간을 왜곡시켜 끌어당기는 해이애나의 유일한 CC기.

하향 패치가 이루어지기 전의 해이애나의 E스킬은 자체 데미지만 없을 뿐이지, 그 효과는 코리아나의 궁극기 이상이다.

범위도 넓은 데다 즉발이다.

눈으로 보고 피하는 것 따위 불가능하다.

점멸까지 사용할 줄은 몰랐다는 듯 방심한 적 5명을 그렇게 모두 한 점에 빨려들고 말았다.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떨어지는 아군의 궁극기.

우호호호호!

나와 같이 한 명 선봉을 선 팀원이 있다.

바로 탑라이너 씨지맥의 우콩.

은신 상태에서 점멸로 돌진함과 동시에 궁극기 분쇄격으로 사이좋게 모인 적 5명을 동시에 띄어버렸다.

쇠몽둥이에 사정없이 맞아 갈아지는 적팀.

이쯤 되면 입롤 한타라 불려도 과장이 아니다.

챵! 챵! 타앙!

공방일체의 혼합기.

해이애나 주위를 떠도는 세 개의 구체가 광역으로 터지며 우콩의 궁극기로 띄어진 모든 적들에게 피해를 준다.

물론 마무리를 하기엔 부족하다.

적팀도 바보가 아니다.

우콩이 달려든 순간에 탈력을 걸어 데미지를 최소화시켰다.

더군다나 나와 우콩이 점멸로 무리하게 이니시를 건 탓에 나머지 아군이 호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희생한다.

챠락!

나를 노려 발출됐을 르풀랑의 사슬.

우콩의 뒤에 숨어 피해낸다.

둔화되고 묶여 5명의 적에게 삽시간에 얻어터지고 전사하는 씨지맥의 우콩.

숭고한 희생이다.

아디오스!

파앙!

씨지맥을 미끼로 나는 탈출에 성공했다.

금빛 검기의 효과 덕에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는 궁극기.

아군 방향에 비교적 가까운 적에게 사용했다.

우콩 다음으로 적이 노릴 것은 당연 내가 될 것이기에.

아군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길 기대하고 행동했다.

이~쿠우!

점멸과 방로.

그리고 궁극기인 범의 일격을 날려 일직선을 달려오는 적팀을 사정없이 차낸다.

내가 생각한대로 정확히 움직여줬다.

리뮤의 리심.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최상의 팀워크다.

이제 남은 건 적 잔당의 마무리 뿐.

광역기를 얻어맞을 대로 엊어맞아 이미 체력이 너덜너덜해진 적팀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질 지경이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건 리심이다.

차냈던 적에게 음파를 맞히고 그대로 들어간다.

원딜러인 타임끝마저 고르키의 탈출기인 W스킬을 과감히 사용해 돌진했다.

배인의 앞구르기, 이즈레알의 앞비전과 더불어 원딜러가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

그러나 모든 스킬이 빠지고 체력까지 거덜난 적팀에겐 응전이란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기에 괜찮을 터다.

그렇게 생각했다.

몰살이냐 한두 명은 살아나갈 수 있냐.

그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야 했다.

챠라랑!

화면의 반을 메울 정도로 길게 뻗어나가는 르풀랑의 사슬.

당연히 그 정도로 사거리가 길지 않지만, 스킬 콤보를 날린 직후 날조를 다시 사용해 원위치하면 마치 사슬이 늘어진듯 보인다.

그리고 그 사슬이 지나간 위치에 남아 있는 건 르풀랑의 풀콤보를 맞고 전사한 고르키의 사체.

-아군이 당했습니다.

이래서 아무리 유리해도 생존기를 대쉬로 쓰면 안되는 건데!

암살을 행한 게 무려 테이커의 르풀랑인데다 나조차도 깜빡 잊고 있었으니 탓할 노릇은 아니다.

결국 르풀랑은 살아나가 버렸지만 2:4의 교환.

더욱이 용까지 챙겼으니 대승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게임이 LCL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상대팀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예의.

방심하지 않고 몰아친다.

방금전의 한타 뿐만이 아니다.

라인전부터 벌어진 격차로 인해 양팀의 글로벌 골드는 차이가 극심하다.

적팀은 포탑 뒤에 숨어 후반을 바라보는 선택지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해이애나다.

포탑의 뒤에 숨어도 봐주지 않는다.

에이, 그래도 포탑끼고 있는데 설마 들어오겠어?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간혹 가다 사람 잡아 버린다는 그 설마다.

파앙!

금빛 검기를 맞힌 후 대놓고 정면으로 쏘아진다.

돌출돼 있던 적 정글러, 나무카이를 향해.

하지만.

이번엔 방심하지 않겠다는 듯 곧바로 움직이는 나무카이.

가장 먼저 사용하는 건 자신을 포함한 아군 챔피언이 받는 데미지를 줄여주는 궁극기였다.

그리고 내 해이애나를 향해 따라붙는다.

나무카이의 W스킬, 일그러진 전진.

마이의 Q스킬 알파 슬래쉬와 비슷하게 적을 지옥 끝까지 추격한다.

어느정도냐면 귀환하는 적 우물까지 따라가버릴 정도!

완전히 따라붙은 후 상대를 일정 시간 속박시키는 CC기까지 있다.

그렇게 되기 전에.

파앙!

한 번 더 남아있는 궁극기의 쿨타임.

목표는 적 원딜 미스터 포텐이다.

우월한 궁극기의 범위에 아슬아슬 걸려있는 미포를 노려 쏘아나갔다.

아차 싶은 미포는 점멸을 사용해 벗어나려 하지만.

우지끈!

불가능하다.

해이애나의 E스킬 햇빛 하강은 고작 점멸정도로는 벗어날 수 없다.

그 범위는 아모모의 궁극기를 뺨쳐 버릴 수준이니까.

내 옆으로 사이좋게 끌려온 데다 둔화까지 걸려버린 적 원딜러 미포.

비록 뒤늦게 따라온 나무카이가 나를 속박했지만 미포를 후두려 팰 거리는 충분히 나온다.

챵! 챵! 타앙!

실드를 발동시켜 몸을 보호함과 더불어 3타 패시브로 적을 따갑게 가격한다.

주력기인 금빛검기를 맞지도 않았는데도 걸레짝이 돼버린 미포.

발화에 걸리자 생명이 위태위태하다.

하지만 위험한 건 나도 마찬가지.

적 5명에게 둘러쌓여 있을 뿐더러 포탑까지 나를 노려보고 있다.

위기의 순간.

이 무리한 다이브를 하기 위해 구입해놨다.

띠이잉!

조냐의 물시계가 발동하며 황금상이 된 해이애나.

2.5초간 무적상태가 된다.

당연하게도.

황금상이 돼버리면 공격은 커녕 움직이는 것조차 할 수 없지만 충분하다.

내 뒤를 따라온 아군들이 모든 상황을 정리할 것이기에.

쿵! 쾅!

인간조아라의 광우스타.

점멸까지 사용해 적 2명에게 WQ를 들이박는다.

마치 말화이트의 궁극기를 보는 듯한 연출!

그 대가로 포탑의 공격에 노출되지만.

우워어어엉!

궁극기를 사용한 풀체력의 광우스타는 사실상 7초간 무적이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정 데미지를 제외한 모든 공격을 반감시켜 버리니까.

아군을 지키기에도 좋은 광우스타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포탑다이브를 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누구도 나를 막지 못한다는 그 대사가 너무나도 어울리는 챔프.

광우스타가 얻어터져 주는 동안 나머지 아군도 진입에 성공했다.

우호호호호!

궁극기로 적팀을 사정없이 갈아버리는 씨지맥의 우콩.

이전 한타 때처럼 탈력을 맞을 일도 없으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적진영을 휘저은다.

닿는 적을 전투팽이마냥 모조리 갈아버리는 위엄.

신난 건 알겠지만 일단 나부터 구해줬으면 좋겠는데.

이~쿠우!

나를 구하러 와준 건 이번에도 리심이었다.

각도기로 계산한듯한 정확한 당구치기.

붙어있던 나무카이를 궁극기로 차버린다.

그냥 차낸게 아니라 어물쩡 카이팅을 하던 미스터 포텐까지 맞혀버렸다.

안 그래도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던 미포.

당구차기에 마무리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심 숙련도가 내 관점으론 다소 어설펐던 녀석인데.

최근 보면 칭찬할 일이 잦다.

숙련도가 부쩍 올라 이 정도면 내 기준으로 봐도 충분히 리심장인.

적팀의 유일한 지속딜러인 미포가 골로 감으로서, 우리팀의 전진을 막을 자는 없어졌다.

물론.

아군이라고 희생이 없는 건 아니다.

후욱!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최선을 다했다.

도발을 사용해 궁극기가 끝난 광우스타를 붙잡은 쇈.

그 자신도 고르키의 총포찜질에 목숨을 잃게 됐지만.

광우스타 또한 지금껏 축적된 데미지에 더해, 포탑 공격을 생으로 얻어맞자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다.

아군을 대신에 얻어맞던 양팀의 챔프가 장렬하게 산화.

눈물겨운 순간이라지만 놓쳐서는 안된다.

하나.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쇈은 보호막을 남겼다.

지금껏 자신들을 이끌어준 파전주의 르풀랑에게.

두터운 실드 덕에 체력이 반밖에 남지 않았던 르풀랑은 과감한 암살을 시도할 수 있었다.

고르키가 아니다.

화살은 내가 플레이하는 해이애나를 향했다.

체력이 깎일 대로 깎인 상황에서 조냐의 물시계까지 빠진 내 해이애나.

점멸은 물론 W스킬 실드마저 아직 쿨타임이 남았다.

봐주지 않는다는 듯 르풀랑의 손에서 뻗어져 나오는 사슬.

정확히 나를 노려온다.

챠라랑!

1.5초 동안 상대를 둔화시키고 그 시간이 지나면 속박까지 시킨다.

연달아 데미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정도다.

그러한 사슬을 대신 맞아준 건 리뮤의 리심.

나이스 플레이지만 부족하다.

범의 일격으로 차버린다면 모를까.

방로에 약간 붙은 보호막만으로는 턱도 없다.

사슬을 피해냈다고 해도 나머지 딜링만으로 킬각이 나온다.

이미 죽은 목숨.

나머지 팀원들이 넥서스까지 밀어버릴 수 있기에 여한은 없지만 살짝 안타깝다.

'어, 살았어?'

아니, 다른 놈도 아니고 리뮤녀석이 설마.

공템만 바리바리 가던 놈이 설마 방템을.

그것도 아군의 마법저항력을 올려주는 팀파이트 아이템, 수호자의 방패.

하나 더, 사용시 주위의 아군들에게 보호막을 덧씌우는 청동의 톨라리 펜던트까지.

오늘은 유난히 설마가 적도 잡고 아군도 잡고.

예상의 예상을 뛰어넘는 날이다.

'뭐, 죽게 되긴 했지만.'

화르륵 타오르는 내 해이애나.

르풀랑은 이미 풀콤보에 발화까지 넣고 널찍이 도주한지 오래다.

발화가 없었으면 살았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도피다.

남은 실드의 쿨타임은 3초.

내가 죽는 것이 빠르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쿨타임 감소 아이템 하나만 사둘걸.

극딜에 치중하다보니 다소 기울어진 감이 있다.

그래도 내 할 일 그 이상으로 멋지게 해내고 죽는 셈이니 딱히 후회랄 건 없지만.

─쌍둥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마무리되가는 게임.

라인클리어도 안되는 르풀랑 혼자서는 어떻게 막을 재간이 없다.

마지막 순간에 타임맥의 고르키를 멋지게 암살하긴 했지만 동시에 넥서스도 깨져버렸다.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저스 리그, 대망의 준결승전.

우리 <딸기맛 치킨>의 완벽한 2연승으로 종지부가 찍혔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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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작가를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신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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