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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新星)
새로운 정글러.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 고심을 해야 했다.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것도 골때리는 점.
'그게 크지.'
이미 LCL에 참가한 사람은 당연히 안된다.
예를 들어 파전주를 영입한다던지.
그렇게 되면 중복참가가 돼버리는 셈이다.
연락처가 없는 걸 어떻게 극복한다 쳐도 애초에 고를 수가 없다.
결국.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대회에 참가할 여력과 실력까지 겸비한 유능한 인재를 구해야 하는 셈인데.
'쉽지가 않네.'
인간조아라님의 인맥으로 괜찮은 팀원을 한 명 구하기는 했다.
조금 꼬였을 뿐.
주포지션이 정글러가 아니었다.
때문에 포지션 변경을 해야 했다.
최악의 경우엔 내가 다른 라인에 가야 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었지만 다행히.
타임끝이 라인 변경을 자처했다.
-제가 정글 가봄.
현재 우리팀에서 나를 제외한다면 가장 라인과 챔프폭이 넓다고 할 수 있는 타임끝.
사실 솔랭에서 원딜보다는 정글과 탑을 주로 하는 그다.
그럼에도 그에게 원딜을 맡겼던 이유.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의 엄청난 챔프폭을.
"혹시.. 그거 할 거에요?"
-넴!
기운찬 대답!
물론 듣기는 좋지만 고른 챔프가 난처하다.
미스터 포텐, 미포정글이라니.
무조건 안 된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는 법인데.
-저 그랜드 마스터에서도 이거 씀ㅋ
안다.
알고 있다.
의외로 잘 먹히고 승률까지 좋다는 사실을 내가 모를 리 없다.
안 먹혔으면 욕이라도 했지.
실제로 미포정글을 솔랭에서 잘 사용하고 있는 그다.
자기가 자기 주챔프 쓰겠다는데 대체 뭐라 따져야 한단 말인가.
이미 엎질러진 물.
이렇다 할 차선책이 없으니 일단 해야 한다.
트롤픽 냄새가 나긴 해도 타임끝의 정글러로서 능력이 괜찮다는 것은 인정할만 하니까.
더욱이 저래 봬도 다른 정글챔프도 할 줄 아는 그다.
미포정글을 좋아해서 문제지.
만약 미포정글이 안 먹히는 상황이 나오면 절대로 정상적인 챔프를 쓰게 할 거다.
'새로 온 원딜러도 살짝 문제가 있긴 한데.'
타임끝 대신 원딜러를 간 사람.
상당히 유명하다.
원딜을 썩 잘하기로도 유명하지만 다른 한 가지가 더욱.
나이.
연세가 꽤나 지긋하신 분이다.
로드 오브 로드 천상계 유저 중 2번째로 나이가 많다고 알려진 사람.
첫 번째로 연세가 많으신 그 분은 탑솔러인데 반해.
이 분은 피지컬이 중요한 원딜러를 하고 있으니 놀랍기 그지없는 일이다.
BJ흐난.
배인과 애씨 장인으로 익히 알려진 무려 30대 중반의 게이머다.
그 실력은 그랜드 마스터를 밥먹듯이 드나들 정도.
물론 내 기억에 의하면 그가 실력을 유지하는 건 시즌3까지다.
결국은 세월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4에 들어 실력이 급속히 쇠퇴해 원딜러를 접고, 흔히 말하는 서포터로 버스받는 유저가 된다.
사실 춘추를 감안한다면 그조차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현재 시즌2에서는 상당한 고수준의 원딜유저임이 틀림없다.
아마추어 중에서 이만한 유저를 찾기가 힘들 정도.
대체 어느 정도냐고 묻는다면 SKY T1 꿀꿀이, 최강진에 비견될 정도의 게이머다.
라인을 조정해 가면서도 그를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다.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긴 하지.'
기센 성격도 조금 문제가 된다.
그렇지만 인간조아라님의 인맥으로 온 만큼 큰 말썽은 없을 터.
내가 말한 진짜 문제는.
-인강조아라님과 본나인에 가면 되지예?
고개를 갸우뚱 해버릴 정도의 심각한 흐난님의 사투리!
의사소통이 안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종종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같은 팀에 있는 인간조아라님 또한 같은 고향 출신임에도 종종 해석이 안될 정도.
사투리때문이라기 보단 흐난님 자신의 문제다.
일반인이면 모르되 BJ로서는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투리라는 사소한 문제만 제외한다면 썩 괜찮은 팀원이 새로 들어왔다.
과연 어떤 느낌으로 게임이 진행될지.
리뮤의 빈 자리가 잘 메꿔질지는 게임에 들어가봐야 알 수 있는 노릇이겠지만.
일단은 가볍게 팀랭부터 해보기로 했다.
스크림을 부탁할 팀정도야 있지만, 제대로 팀의 구색을 갖추는 게 먼저라는 판단.
오늘 하루 빡세게 연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현재 우리 <딸기맛 치킨>의 팀랭크 티어는 그랜드 마스터 중위권대다.
팀의 완성도가 높아진 이후로는 스크림 위주로 돌리다 보니 정체된 감이 있지만, 그랜드 마스터만 돼도 어지간한 팀은 다 만나 볼 수 있다.
하나 문제점이 있다면 점수대가 너무 높아 큐가 잘 잡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쿠웅!
다행히 큐가 빠르게 잡혔다.
현재 시간은 오전 9시.
이르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지나치게 낮은 상대가 걸리는 경우가 잦다.
최악의 경우 한 번 큐잡는데 30분씩 걸리는 경우까지 존재하지만 운이 좋았다.
로딩창에서 확인 해본 상대팀의 솔랭 평균 티어는 마스터 중위권쯤 될까.
팀랭크는 그랜드 마스터 중하위권에 있는 제법 괜찮은 수준의 팀이다.
연습을 하기엔 이보다 더 적절한 상대가 없을 정도다.
[전체]-어ㅋㅋ 딸기맛 치킨 LCL에서 잘 보고 있음ㅋㅋ ㅎㅇ요
[전체]-즐겜요ㅋㅋ 방플 안 하니 걱정ㄴㄴ 즐겜!
[전체]-혹시 그 조합 결승에서 쓸 거에요?ㅋㅋ 즐겜 픽이죠?
소환자의 전장에 들어오자마자 주르륵 터지는 전체 메세지.
간만에 팀랭을 돌렸더니 확 달라진 <딸기맛 치킨>의 인지도가 느껴진다.
고티어 유저들이 자존심이 세서 웬만한 프로가 아니면 아는 척도 안하려고 하는데.
저렇게 나서서 인사를 해올 정도라면 LCL 결승 진출팀이라는 메리트가 확실히 큰가 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딴지를 걸고 싶을 만큼 우리팀이 고른 챔프들이 예사롭지 않긴 하다.
탑-말카림
미드-마스터 오브 이
정글-미스터 포텐
원딜-애씨
서폿-조아라
미드 정글 원딜만 보자면 즐겜픽이 따로 없을 정도!
조합을 신경쓰기 보단 각자 자신있는 챔프를 골랐기 때문이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선 서로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부터 아는 게 급선무니까.
인간조아라님이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방플을 악용한 인베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앞서 전체 채팅으로 외친 듯이 그런 비겁한 짓은 하지 않았다.
무난하게 시작하는 라인전.
'확실히 내 실력이 늘긴 늘었나봐.'
상대는 결코 못하는 유저가 아니다.
마스터 중위권대의 미드라이너.
하지만 최근에 하도 실력이 좋은 미드 라이너들만 만나다 보니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라인전이 약한 AP마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솔킬을 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여유가 느껴진다.
생기게 된 여유로 CS를 하나 더 챙기기보단 아군을 지켜보기로 했다.
라인이 바뀐 타임끝과 새로운 원딜러를 들인 봇라인.
먼저.
새롭게 정글러를 맡은 타임끝의 미포정글부터 유심히 관찰한다.
어떻게든 문제점을 발견해서 정상적인 챔프를 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런데.
'정글 꽤 잘 도네?'
카이팅에 카이팅.
정글몹을 상대로 카이팅을 친다.
사실 심해에서 보면 정글몹 상대로만 유난히 컨트롤을 열심히 하는 부류의 유저들이 있다지만 타임끝은 다르다.
역시 그랜드 마스터란 티어는 허명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거리를 유지한 채 조금씩 백무빙.
최대한 덜 맞으며 무난하게 정글몹을 섭취한다.
정글러의 체력유지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
미포라는 원딜러 챔프로 정글을 돌기 위한 필수 테크닉이다.
이를 모르는 내가 아니지만 결코 쉽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잘 해낸다는 건 역시 그랜드 마스터 유저라는 것일까.
주위에서 그렇게 트롤취급 해대는 대도 꾸역구역 미포정글을 하면서 나름 괜찮은 승률을 유지하는 비결일 것이다.
우두두두!
심지어 탑라인에 갱킹도 간다!
처음으로 쓰는 건 E스킬, 하늘에서 떨어지는 총알.
동그란 범위의 적들을 둔화시키는 미포의 유일한 CC기다.
탕! 탕!
도망가는 콜라곰을 끈질기게 추격.
레드가 묻은 평타로 두들기더니 끈덕지게 마무리한다.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패시브가 은근히 좋네.'
기동력의 신발과 비슷한 효과.
미포의 패시브는 비전투시에 이동속도를 상승시켜준다.
기동신과 다른점이 있다면 맞지만 않는다면 꺼지지 않는다는 점.
일방적으로 때리는 상황에서는 이동속도 상승 효과가 유지된다.
나름 둔화라는 CC기도 있고 멀리서 평타를 때리면 레드도 묻으니 나쁘지 않달까.
어떻게든 하나 껀수를 잡아서 못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볼 수록 매력있다.
마치 리메이크 이후 떠오르게 되는 크레이브즈 정글이나 헌드레드 정글 같달까.
오히려 그 이상의 장점도 하나 있다.
우두두두두!
우리팀의 정글러 미포께서 또 다시 탑라인에 갱킹을 갔다.
적팀의 탑라이너 콜라곰을 따갑게 두둘겨대는 미포의 총알.
시간이 지나 방템을 두른 콜라곰의 방어력이 확연하게 올랐음에도 아프게 박힌다.
그 이유.
미포의 W스킬과 E스킬이 마법데미지기 때문이다.
시즌2 미포의 평타에는 무려 마법피해가 묻어 나온다.
W스킬 불결한 탄환.
리메이크 후에는 단순한 공속 버프 스킬로 바뀌지만.
지금은 상대를 때릴 수록 중첩이 쌓이며 중첩에 비례한 마법데미지를 주는 패시브가 존재한다.
괜히 깡패 원딜러로 불린 게 아니다.
역대 최강의 원딜러로 손꼽히던 크레이브즈조차 맞딜에서는 미포에게 한 수 접어줄 정도.
꼬그모처럼 %뎀도 아닌데다 마법 피해라는 점이 원딜러로서는 굉장히 애매하지만 정글러로서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말카림과 미포가 AD챔프라고 방템만 올린 콜라곰에게 제대로 유효타를 줬다.
더욱이.
야하하하하!!
괴랄한 웃음소리를 내며 쌍권총을 마구마구 쏘아대는 미포의 궁극기.
점멸까지 사용해 도주한 콜라곰를 마무리한다.
콜라곰의 패시브로 체력이 엄청나게 차오를 텐데 어째서?
미포의 W스킬 불결한 탄환은 마법데미지와 더불어 치유 감소효과까지 있다.
덕분에 발화가 걸리지 않았음에도 더디게 차오른 콜라곰의 체력.
수월하게 마무리 해낸다.
'조금 좋아보이기도 하는데….'
당연하게도.
미포정글이 주류가 될 수 없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기동성.
미포의 패시브는 한 마디로 계륵이다.
활성화된 상태에서는 꽤나 도움을 주지만 그 반대로.
한 번 꺼져버리면 이동속도 증가고 나발이고 없다.
예를들어 리심같은 챔프가 음파를 맞힌 후 붙어버리면 떼낼 수가 없다.
한 번 말리기라도 하면 밑도 끝도 없이 죽는다.
하다못해 아모모처럼 CC기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나무카이처럼 몸이 단단한 것도 아니니, 망하기라도 하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진다.
크레이브즈나 토이치, 헌드레드같은 원딜챔프가 정글을 돌게 되는 기현상을 본 나니까 심사숙고를 해주는 거지, 사실 현재 시점으로 보자면 트롤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잘하긴 잘 하네.'
클라스가 다르다는 것일까.
내가 미드에서 무난하게 파밍하는 사이, 탑라인을 터트리고 캐리하고 계시는 미포정글.
적어도 이 판에서는 껀수잡기 틀렸다.
스크림 게임으로 가서 조금 빡 센 상대를 만난 후에, 미포정글이 기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픽인지 진지한 토의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어디보자 봇라인은.'
봇라인도 안 보고 있던 건 아니다.
애씨라는 픽이 비주류이긴 해도 일단은 원딜러니까.
잘 해낼 거라는 생각에 비중을 덜 두고 있었는데.
애씨의 분무기를 맞은 미니언이 무언가 이상하다.
'활활 타고 있네?'
어디선가 많이 본 광경이다.
정글 아이템, 도마뱀 장군의 혼령을 올린 파랑애씨!
내가 시작하고 타임끝이 따라한 끝에 이번에는 흐난이었다.
되물림 되는 악폐습!
'하하하….'
상상이상으로 골때리는 팀이 완성되었다.
그래도 일단은 다들 잘 하고 계신 지라 태클을 걸기도 힘들다.
심지어 파랑애씨는 내가 먼저 썼기 때문에 뭐라 할 수도 없다.
"하아."
마이크를 잠깐 끄고 내쉬는 한숨 소리.
과연 이 모래 위에 성울 세운 듯한 사상누각의 팀이 의외의 선전을 할 수 있을지.
스크림 경기까지는 가봐야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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