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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11화 (11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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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네 자루의 창

미드정글 싸움으로 따낸 값진 퍼블.

상점으로 귀환해 겁나 쓸데없는 지팡이를 산 나는 바로 스노우볼을 굴렸다.

방식은 간단.

점멸로 1킬을 만드는 연금술.

투웅!

구리가스의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는 배치기.

도중에 점멸까지 활용하면 그 거리가 어마어마해 상대 입장에서 대처하기가 어렵다.

그 도약 거리는 쇈의 도발 점멸 그 이상.

비록 스턴이나 에어본 효과가 없는 현재의 구리가스지만 맞혀서 데미지를 준 사실만으로도 족하다.

파아아아아앙!

점멸로 도망간 트페에게 발화와 함께 QR.

내 배치기에 의해 둔화된 트페가 아무리 무빙을 쳐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두 개의 술통이 한꺼번에 터지며 트페의 목숨을 앗아갔다.

만약 점멸을 나중에 써 스킬을 피하려고 했어도 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W스킬, 술마시기를 한 구리가스의 평타는 AD챔프 못지 않게 아프니까.

술마시기는 마나를 회복시켜줌과 동시에 공격력도 어마어마하게 올려준다.

그 어떤 행동을 해도 배치기 점멸을 맞은 시점에서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미드에서 2킬을 먹고 급격하게 성장한 내 구리가스.

그럼에도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정면승부로는….'

정면승부는 나중으로 피해야 한다.

제대로 된 한타가 일어나면 승리할 확률이 희박하기에.

비단 포킹조합이 한타가 좋지 않다는 이유때문은 아니다.

미달리와 달리, 구리가스는 정면한타에서도 꽤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문제가 되는 건.

'확실치가 않단 말이지.'

아군의 봇라인.

비교적 젊은 인간조아라님은 3세트에 들어서 대회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원딜러인 흐난님은 아직 불안하다.

위태위태.

방금도 한 번, 무빙 잘못했다가 쏘냐와 이즈레알의 합공에 있는 대로 얻어맞고 점멸, 힐 다 쓰고서야 겨우 살아 돌아왔다.

흐난님도 자신의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조금 더 시간을 필요로 하신다.

'무난한 스플릿 구도도 안 나올 테고.'

적팀의 조합은 기동성면에서 꽤나 탁월하다.

이즈레알과 더불어 리심과 잭트.

글로벌 궁극기가 존재하는 트와이스 페이크까지.

어설프게 스플릿 구도로 나섰다가 트와이스 페이크의 운영에 휘둘리게 된다.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반드시.

'슈퍼 플레이.'

가능하면 2인분, 아니 3인분을 해야 한다.

다른 챔프라면 몰라도 구리가스라면.

챠라라락!

미드라인에서 파밍만 하다가는 돌아온 내 점멸 쿨타임에 다시 한 번 킬을 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트페는 로밍을 갔다.

자신들이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는 봇라인에.

그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점멸이 빠진 아군 애씨는 황금 카드가 들어맞자마자 사실상 죽은 목숨이 됐으니까.

타라랑~♪

쏘냐의 거문고 연주음이 들리며 점멸센도가 쏘아졌다.

흐난님의 애씨에 더불어 광우스타까지 점멸센도의 광역스턴에 걸렸다.

트페와 쏘냐의 연이은 스턴.

실질적인 딜을 넣는 건 적 원딜러인 이즈레알이다.

궁극기, 정조준 사격을 비롯한 마법화살들을 애씨에게 정확히 맞히자 발화조차 필요없을 정도로 삽시간에 녹아내렸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

인간조아라님이 제대로 발을 맞춰줬다.

우워어어어어!!

애씨와 같이 쏘냐의 점멸센도를 맞았던 광우스타가 궁극기를 사용하며 자신에게 걸린 모든 CC기를 풀어낸다.

고작 도망을 가기 위함도, 데미지를 덜 받기 위함도 아니다.

진짜는.

쿵! 쾅!

밀어내고.

점멸.

그리고 땅치기.

인간조아라님이 플레이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예술처럼 들어간 쿵쾅.

이즈레알, 쏘냐, 트페 3명을 한꺼번에 띄워졌다.

어차피 죽을 애씨를 위해 쿵쾅을 쓰지 말고 아끼라고 한 건 다름아닌 내 오더다.

트페가 봇라인에 가는 낌새를 보자마자 나는 쫓아갔다.

트페만큼은 아니여도 기동성 면에서 탁월한 구리가스니까.

봇라인에 도착한 나는 세 명이 띄워지는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파아아아아앙!

연달아 던진 두 개의 술통이 속시원하게 터졌다.

공중에 뜬 적이 내려올 시간도 주지 않고 한 순간에 삭제시키는 어마어마한 누킹.

트페를 솔킬을 내고 라둠의 죽음투구를 1코어로 완성한 구리가스의 위력이다.

성장 주문력룬을 든 덕에 벌써부터 주문력이 300에 육박한다.

15분 타이밍에 주문력300, 이쯤 되면 술통이 아니라 핵폭탄에 가깝다.

-트리플킬!

올마스터님이 학살중입니다!

-사장님 나이스샷!

-이드기여~.

결과적으로 설계가 된 흐난님의 희생.

말그대로 이득, 그것도 개이득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킬을 쓸어담은 사람은 다름아닌 나 올마스터니까.

그럼에도 아직 불확실하다.

적팀의 아이템이 심상치 않기에.

'무효화의 장막.'

적의 스킬을 한 번 막아내는 효과가 있는 아이템이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그 하위템을 맞추고 있는 것이 보인다.

더군다나 팀의 마법 저항력을 올려주는 수호자의 방패까지.

이대로 시간을 계속해서 벌면 미래가 불확실하다.

구리가스가 자랑하는 순간 누킹.

누킹은 적이 마법저항력 아이템을 갖출수록 위력이 현져하게 떨어지기에.

이 게임, 시간이 끌리면 불리해진다.

.

.

.

* * *

-아웃섹아, 구리가스 진짜 좋은데?

"아, 알았으니 일단 게임 집중해봐."

다대기한테 저 소리를 듣는 것도 벌써 5번째다.

아직 게임은 진행 도중.

상황도 썩 기분 좋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

봇라인에서 예상치 못하게 트리플킬을 잡순 구리가스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 와중이니까.

어쩌다가 술통 한 방, 스치기라도 하면 체력이 한움큼씩 뜯긴다.

스킬포식자에 수호자의 방패를 갔음에도 이 정도.

딜러진은 술통과 궁극기를 둘다 맞는 순간 그대로 골로 간다.

때문에 무빙 하나하나를 긴장하며 밟아야 하지만.

"시간 끌면 무조건 이긴다. 딜러들도 마법 저항력템 맞춰."

-곧 무효화의 장막 뜸.

-내가 청동의 톨라리 펜던트 올릴게.

아군에게 실드를 걸어주는 청동의 톨라리 펜던트가 뜨면, 적어도 원딜러가 어이없이 순삭되는 일까진 없을 거다.

그리고 내 수호자의 방패가 룬 방패로 바뀌는 순간 구리가스의 포킹 위협도는 확실하게 낮아진다.

아군의 체력재생력과 마법저항력을 상당하게 올려주는 명실상부 OP아이템 룬 방패.

특히나 AP챔프를 상대로 효율적이다.

'올마스터, 상당히 잘 하긴 하지만.'

실력은 인정한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탐이 난다.

다대기가 미드라이너만 아니었어도 결승전의 승패와 상관없이 스카웃을 하고 싶을 정도.

그와 내가 같은 팀으로 뛴다면 무적이다.

물론 지금까지 호흡을 맞춰온 다대기만으로도 아쉽지 않기에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러고 보면 다른 라인도 잘한다는 소문을 들었던 것 같은데.'

결승전의 준비로 상대팀을 조사하던 와중.

올마스터가 미드뿐만 아니라 다른 라인의 실력 또한 특출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드말고도 탑과 정글 또한 수준급이라고 했었나.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미드에 비해 다소 실력이 떨어진다고 한들, 제안을 해볼만 하다.

곧 나와 다데기가 속하게 될 삼선 MVP 레드에.

'그래도 결승전을 이겨야 계약금을 따블로 받지.'

이기든 지든 결과에 상관없이 스카웃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우승과 준우승으로 그 대우가 갈린다.

그렇기에 이번 결승전에서의 각오는 사뭇 진지할 수밖에 없다.

우승상금과는 비교도 안되는 금액이 걸려 있으니까.

'안타깝게도 팀원의 수준에서 갈렸다.'

적 원딜러는 솔랭에서는 꽤나 실력을 자랑하는 녀석으로 알고 있지만 여기는 대회다.

대회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상 승산은 없다.

물론 미드 차이는 솔직히 난다.

AP구리가스라는 예상치도 못한 픽에 다대기가 크게 말렸다.

그렇지만 트페는 한타에서 활약하기 좋은 챔프.

특히나 아군 원딜러가 잘할 때 괜찮다.

원딜러와 비슷한 위치에서 딜을 넣으며 부족한 CC기와 광역딜을 보충해줄 수 있다.

이렇게 원딜 차이가 나는 이상, 그리고 내가 부단히 돌아다니며 적들을 교란해 시간을 버는 이상.

시간이 갈수록 승기는 넘어온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파아앙!

억제탑 포탑 앞에서의 수비전.

구리가스의 술통과 제임스의 포킹이 따갑게 들어온다.

하지만 버틸만 하다.

룬 방패와 톨라리 펜던트를 비롯한 팀파이트 아이템을 덕지덕지 간 덕분에.

게다가 버티기만 하는 게 아니다.

이 와중에도 나는 날카롭게 각을 잡고 있다.

하앗!

마음이 없는 척 슬멸시 날리는 음파.

정확히 원하던 대상에게 명중한다.

적팀의 대포미니언.

물론 당장 날아가진 않는다.

시간은 정확히 2초 후.

적팀이 설마 날아오겠냐 하는 순간에.

챠앗!

정직하게 날아가지 않는다.

도중에 와드 방로를 사용해 급격히 선회한다.

그리고 한 번 더.

상대입장에서 대체 어떤 경로를 그리는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음파와 와드방로, 점멸까지 사용해 3번에 걸쳐 궤도를 바꾼다.

이~쿠우!

내가 차낸 건 대포 미니언 널찍이 뒤에서 포킹을 하고 있던 애씨.

애씨를 아군 진형으로 배달시킴과 동시에 한타가 열린다.

파아아아아앙

달려오는 아군들에게 정확하게 노려오는 구리가스의 광역포킹.

벌써 몇 번이나 저 말도 안되는 포킹의 위력에 당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청동의 톨라리 펜던트, 그리고 룬 방패의 효과까지 더해지며 한 순간에 아군 원딜러가 증발하는 것을 막았다.

애씨는 차낸 순간 아군 잭트의 점멸 스턴 호응에 물려 죽었고, 남은 적 딜러는 구리가스와 제임스.

그 제임스를 마크하는 게 내 역할이다.

이쿠, 이쿠!

툭툭 건드려 제임스를 침과 동시에 E스킬, 땅치기. 그리고 한두인의 예지를 터트린다.

이동속도와 공격속도 두 가지를 동시에 낮춰버리는 건 AD챔프에게 치명적.

나를 밀춰내고 어떻게든 카이팅을 해보려는 제임스이지만.

타라랑~♪

쏘냐의 점멸센도가 꽂힘과 동시에 수호 악마로 부활한 잭트가 제임스를 마무리한다.

궁극기를 쓴 광우스타가 날뛰고는 있지만 상대해줄 필요가 없다.

적 딜러만 확실하게 노려 따내면 나머진 병풍에 지나지 않으니까.

적 미드라이너 올마스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히 술통을 굴려 아군을 노리고는 있다.

그러나 마법 저항력 아이템을 둘둘 두른 이상 치명적일 정도로 아프진 않다.

승기는 이쪽으로 넘어왔다.

-아웃섹아, 이번 판 이기면 다음 판 구리가스 해도 되냐? 진짜 좋은 거 같은데.

"그래, 그래. 니 맘대로 해라."

올마스터에게 라인전을 두 번이나 진 다대기.

자존심때문인지 아까부터 계속 챔프타령을 해온다.

저 챔프가 사기라서 진 것이라며.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직 완벽하게 승리한 게 아니다.

방금 전 한타도 내가 애씨를 차낸 슈퍼플레이가 아니었다면 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구리가스 포킹 최대한 조심하자."

변수라고 한다면 광우스타의 쿵쾅을 맞고 거기에 제임스와 구리가스의 포킹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밖에 없다.

아군끼리 간격만 유지한다면 어렵지 않은 일.

잭트의 수호 악마 쿨타임이 돌아 왔을 때 바론 한타에서 승부를 결착낸다.

-야, 나 진짜 다음 판 구리가스한다?

"아 쪼옴!"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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