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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14화 (11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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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네 자루의 창

리픈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물어볼 것도 없이 각개격파.

적의 모든 CC기가 빠지고 혼자 날뛸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 바로 그러하다.

인간조아라님의 조아라가 남기고 간 궁극기.

휘감는 덩쿨채찍에 의해 에어본과 더불어 스턴까지 된 3명의 적팀들.

탈력이 걸릴 일도 없다.

'쏘냐는 아모모한테 죽었고.'

눈치볼 CC기가 어느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두 말할 것 없는 절호의 찬스.

나는 쏜살같이 치고 나갔다.

챠앗!

E스킬로 대쉬, 동시에 궁극기를 꺼내든다.

팔뚝만했던 칼이 어느 새 리픈의 몸을 뒤덮을 정도로 자라난다.

하아!

물흐르듯이 점멸 W를 때려 박는다.

넓어진 범위기 스턴에 의해, 덩쿨에서 내려오자마자 또 다시 기절하는 리심과 이즈레알.

터엉!

평타를 꽂아넣으며 동시에 티아매트의 광역딜이 울려 퍼진다.

스턴과 평타, 티아매트.

한 순간에 세 개의 데미지가 중첩되어 들어가자 절반이상 깎여나가는 이즈레알의 체력.

하아앗!!

아직 제대로 된 딜링을 꽂지 않았는데 이 정도의 데미지라니.

깜짝 놀란 이즈레알이 비전 점프와 점멸, 온갖 생존기를 활용하며 도망가려고 해도 헛수고다.

너프되지 않은 리픈의 궁극기 속도.

눈 깜짝할 사이에 바람을 가르며 쏘아진 숙청자의 칼은 이즈레알의 목숨을 확실하게 빼앗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평캔까지 넣을 것도 없다.

티아매트와 피를 마시는 칼, 그리고 최후의 숨결까지.

깡AD를 무진장 올린 리픈에게 원딜은 식후의 달콤한 푸딩만도 못한 존재니까.

하지만 원딜을 죽였다고 끝이 아니다.

구리가스와 리심의 궁극기에 의해 튕겨 나간 미포와 우콩.

그들이 돌아오기 전에 나를 잡아내려는 적팀의 협공이 시작됐다.

이쿠, 이쿠!

쿵! 쿵! 따!

리심과 더불어 잭트까지.

썰려 나간 이즈레알의 한을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강렬하게 매섭게 타격한다.

리심을 둘째 치더라도 잭트의 공격은 3타가 터질 때마다 뼈가 울린다.

삼종신기가 나온 잭트의 딜링 또한 리픈 못지 않다.

물론, 하나.

다른 점이 존재하지만.

짧은 쿨타임의 실드.

리픈이 딜템만 올려도 딜탱을 해낼 수 있는 원천.

1.0 AD계수라는 어마어마한 실드량으로 한 번 버텨낸다.

그리고.

터엉!

다시 한 번 쿨타임이 돌아온 티아매트.

리심과 잭트를 동시에 울리며 체력을 흡수한다.

자신이 준 데미지에 비례해 체력을 회복하는 효과.

내가 착용하고 있는 피를 마시는 칼은 로드 오브 로드에서 피흡을 가장 많이 올려주는 아이템이다.

티아매트로 리심과 잭트를 동시에 치자 체력이 뭉텅 차오른다.

끝이 아니다.

챠락! 챠쟉! 타앙!

리픈의 거대한 칼이 중력을 무시하며 빠른 속도로 궤도를 수놓는다.

평캔에 의한 무자비한 도륙.

그 평타 하나하나에 티아매트의 광역딜이 적용되자 리픈의 체력이 순식간에 차오른다.

분명 실피까지 떨어졌던 체력바가 절반 가까이 회복됐다.

지금 이 순간에 잭트가 매섭게 3타를 때려 넣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한 번 더.

챠앗!

돌아온 리픈의 실드.

CC기가 없는 상황에서의 리픈은 상대하는 입장에서 불합리함이 느껴진다.

공격력도 어이가 빠질 정도인데 탱킹도 말이 안된다.

묵직한 평타 한 방, 한방에 체력이 뭉텅뭉텅 차오르고 실드쿨타임이 계속해서 돈다.

어떻게 도망치고 싶어도 산토끼를 방불케 하는 기동력때문에 발을 뺄 수도 없다.

한 순간에 점사해 CC기를 다닥다닥 박아 넣어 녹이는 것만이 리픈을 상대하는 유일한 해답.

그렇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이토록 잘 커버린 리픈에게 상성따위 적용되지 않으니까.

혼자서 광역누킹부터 시작해 CC기까지 모든 것이 가능.

게임사의 딸 리픈은 거대한 칼로 불합리함을 휘두른다.

아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정도가 아니다.

궁극기도 써버린 상황에서 1:2를 압도해내고 있는 내 리픈.

리픈의 궁극기, 숙청자의 칼을 비단 흩뿌리는 용도만이 아니다.

그 패시브 효과는 깡공격력을 20%나 올려준다.

높은 공격력에 의해 효과가 배가 된 피흡과 실드.

어느새 상황은 역전돼 있다.

더군다나.

야하하하하하!

흐난님의 미스터 포텐.

수백 발의 탄환이 리심과 잭트를 덮친다.

내 공격까지 더해지자 부단히 3타를 꽂아넣던 잭트는 목숨을 잃는다.

적팀에서 남은 건 리심 혼자.

안되겠다 싶었는지 와드 방로를 사용해 도망가려 하지만 헛수고다.

하아!

또 다시 돌아온 4단 대쉬로 리심의 멱살을 잡는다.

추적전에서의 리픈은 그야말로 끝을 모르는 추살자.

AD계의 파사딘이라고 할 수 있다.

-트리플 킬!

올마스터님이 학살 중입니다!

계속해서 쿨타임이 돌아오는 대쉬기로 지칠 줄 모르고 적을 추격한다.

스턴과 티아매트를 터트리며 리심을 마무리.

한타의 결과는 대승이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용을 내줬다는 사실이지만.

'문제도 안되지.'

애초에 용을 친 목적 자체가 적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오히려 그 후에 이어진 아모모의 깔끔한 이니시.

생각도 안했는데 쏘냐까지 녹여버리자 한타가 이토록 수월할 수가 없었다.

내가 날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다.

킬까지 쓸 어담았으니.

안 그래도 미니언과 정글몹으로 무럭무럭 레벨링을 한 내 리픈이 아이템까지 맞추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리픈무쌍이다.

'리픈의 성장기대치는 한계가 없단다.'

예를 들어 잭트.

잭트는 삼종신기와 영락한 기사의 검 이후로는 탱템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적을 물기도 전에 자신이 녹아버린다.

하지만 리픈은 다르다.

잭트와 말카림등, 딜탱역할을 하는 다른 챔프들이 탱템을 둘러야 할 시기에.

리픈은 혼자 꾸역꾸역 딜템을 올리는 게 가능하다.

어떻게?

딜템만 올려도 탱이 되니까.

수백 씩 차오르는 피흡과 4초마다 돌아오는 두터운 실드.

방금 한타에서 보여준 괴랄한 피흡과 실드조차 서막에 불과하다.

아이템을 하나하나 맞출 수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그리고 이렇게 흥하면 하나 사주는 게 예의야.'

주술의 칼.

AD계의 테자이의 재능약탈자다.

킬이나 어시스트를 올리면 공격력이 오른다.

그리고 풀스택을 쌓으면 이동속도가 상승한다.

-어? 그거 사도 돼요? 효율 별로 던데.

씨지맥의 말마따나 주술의 칼은 확실히 테자이의 재능약탈자에 비해서는 효율이 별로이긴 하다.

20스택을 쌓아도 공격력이 110.

다소 아쉬운 면은 있지만 죽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런 게 또 팬서비스란 말이지.'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

최근 파전주가 리픈으로 유명하다고 하던가.

때문에 나도 언제 한 번 리픈으로 설욕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와 아군의 조합을 봤을 때 리픈을 꺼내기 좋은 상황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강렬하게 보여줘야 한다.

누가 뭐래도 평캔의 창시자는 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준다.

'탱템을 가는 리픈은 리픈이 아니다.'

오로지 딜템만으로 무장한 극딜 리픈으로서.

게임사가 허락한 AD의 한계치까지 달린다.

리픈이란 챔프는 무엇인지.

그리고 리픈이 어째서 사기인지.

결승전을 보는 모든 팬들에게 두 눈 똑똑히 각인시킨다.

.

.

.

* * *

"믿어 달라며요, 다대기님?"

"그게, 한 번 만 더 하면 잘 될 것 같기도 한데…."

결국 4세트는 어떻게 손을 쓸 수조차 없었다.

한타?

한타가 문제가 아니다.

리픈 하나를 막지 못하겠는데 무슨 수로 게임을?

CC기를 풀어주는 금은 장식 머리띠까지 나오니 3:1도 무서움없이 뛰어든다.

그리고 뛰어들면 3명이 리픈 하나를 못 잡아서 도망다녀야 한다.

그렇게 포탑에서 버티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한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점멸로 들어오는 리픈의 이니시에 딜러진이 녹아내리는 상황.

그리고 딜러가 녹으면 피흡과 실드로 억척같은 생명력을 자랑하는 리픈을 잡을 방도가 없다.

'살다살다 챔피언 공격력이 700이 넘는 건 처음 보네.'

주술의 칼.

꾸역꾸역 몰려오는 적들을 막기에 바빠 언제 샀는지도 몰랐다.

킬과 어시를 꾸준히 잡순 리픈은 결국 풀스택을 채워버렸고.

풀템이 나온 리픈이 궁극기가 발동하자 깡 공격력이 무려 700이다.

치명타가 터진 것도 아닌데 평타 한 방에 근거리 미니언이 죽는 광경.

얼척이 없다.

더군다나 리픈 원맨 팀도 아니다.

장판조합, 그 핵심을 맡고 있는 아모모가 탱이 아니라 딜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트롤이여야 할 템트리가 아이템이 갖춰지니 기염을 토한다.

포탑을 끼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로 들어와 조냐시에이팅을 해버리니 속수무책.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대기가 하는 구리가스가 상대진형에 가능한 많이 맞혀 보겠다고 던진 궁극기는 발암 그 자체였다.

한 번은 아모모를 배달시켜 그대로 3인궁을 허용하고 억제탑이 밀렸다.

적군인지 아군인지.

그래도 너무 어이없이 패배해 화도 나지 않는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인 노릇이다.

'야, 진짜 구리가스 하지마라. 무조건 나이즈해."

"오케이….'

그래도 마지막 세트의 진행 방식이 우리쪽으로 웃어준다.

5세트는 상대의 밴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

블라인드 픽.

흔히 말하는 일반 비공개 게임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어떤 픽을 꺼내올지 예상이 안되는 올마스터가 또 한 번 픽과 조합을 꼬아올 수도 있겠지만 어지간하면 괜찮을 터다.

구리가스를 할 때는 팔푼이가 따로 없던 다대기이긴 해도.

나이즈를 플레이하는 만큼 믿음직한 미드라이너는 없다.

게다가 나이즈는 상성을 덜 타는 챔프.

상대가 어떤 픽을 꺼내오던 무난하게 반반을 갈 수 있는 데다가, 무엇보다 다대기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챔피언이다.

5세트에서 우리팀이 선택할 조합은 대장군 캐리조합.

가장 연습이 많이 된 조합이기기에 완성도 또한 높다.

다대기의 나이즈를 중심으로 내 리심이 서포트하면 확실하게 마지막 경기를 가져갈 수 있다.

픽이 꼬이지 않고 순수하게 실력승부가 된다면.

특별한 변수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전체적인 기량이 높은 우리팀을 상대로 게임을 뒤집기 힘들다.

그래, 다대기가 또 구리가스라도 하지 않는 한.

"나 구리가스 한 번만 더하면 진짜 잘할 자신…."

"앞으로 구리가스고 나발이고 입 한 번만 더 뻥끗하면 너랑 바로 절교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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