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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26화 (12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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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즐겜

귤선장이 가장 집중해서 궁극기 타이밍을 보는 순간은 과연 언제일까?

물론, 팀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사용하길 원하겠지만 당연히 그건 아니다.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 귤선장이 팀을 위해 궁극기 써주긴 살짝 아쉽다.

광역 궁극기를 적팀에게 예쁘게 묻힐 때도 그 정도로 집중하진 않고.

심지어 궁극기로 킬을 뺏어 먹을 때조차 아슬아슬하게 정답이 되지 못한다.

누구도 반론할 수 없는 하나의 대답.

어처구니 없겠지만 바로 미니언을 먹는 순간이다.

대박, 왕창 노다지로 쌓인 미니언들을 향해 포탄을 떨어뜨리는 순간에!

크호호호!

귤선장의 궁극기 엄호 포격은 데미지 측면만 보면 애매하기 짝이 없지만, 글로벌 국긍기에 즉시발동이라는 메리트는 사실 어마어마하다.

7초동안 가만히 맞아줄 적팀들은 당연 없겠지만, 미니언들은 고대로 맞아준다.

미니맵을 쭉 보고 있다가 엄청나게 쌓인 미니언 웨이브에 궁극기를 떨궈주면 이렇게 보람찰 수가 없다.

주르륵 수확되는 미니언들!

─MY CS?????

'크흠! 타워에 반절 정도 먹히는 것보다야 내가 먹는 게 낫지 암.'

자기합리화를 하며 1킬에 가까운 CS를 챙겼다.

착한 봇라인 분들의 양보정신 덕에 이 판에서 캐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진장 빠르게 갖춰지는 코어 아이템들.

'전황도 상당히 유리하고.'

봇라인은 정글러가 계속 갱킹을 가준 덕에 확실히 우세하다.

솔직히 이건 갱없이 잘 버틴 탑라인의 캐리라는 것을 판사님도 인정하실 부분.

탑갱을 안 온만큼 정글러가 봇을 가줄 수 있던 것 아니겠는가?

그 대신에 킬과 미니언은 내가 궁으로 먹었으니, 이 정도면 서로 섭섭하지 않은 계산이라는 게 인지상정.

솔직히 조금 탑신병자의 논리긴 하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다.

어쨌든 나 또한 탑라인을 압도하고 있으니 한타의 미래는 밝다.

치지지직!

짜릿하게 터지는 번개.

하지만 먼젓번과 달리 견딜만한 듯한 말화이트.

바위갑옷은 무너뜨렸을 뿐 치명적인 피해는 주지 못했다.

방어템뿐만 아니라 마법 저항력 템까지 맞췄다.

계속해서 나한테 골탕을 먹던 말화이트가 덕지덕지 잡템들을 올렸기 때문이다.

앵간한 견제가 듣지도 않는 맷집.

또 한 번 자연스레 탑라인의 평화협정이 맺어졌다.

내 아이템이 잘 나오긴 했어도, 사실 귤선장이라는 챔프자체가 적이 방템을 두르기 시작하면 한계가 보인다.

'부족하다, 치명타가!'

치명타라는 약빨이 부족하다.

아직 삼신기 중 2개밖에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

삼신기만 완성하면 상성도 무시하는 게 귤선장이다.

아이템빨 오지게 받는 챔프.

역으로 아이템없으면 오지게 약한 챔프.

차곡차곡 돈을 모아 후반을 바라본다.

딱콩으로 막타쳐서 모은 돈이 벌써 700골드!

궁극기로 킬어시와 미니언들을 쓸어 담아 벌은 돈이 1500골드가량!

벌써 두 번째 구입한 욕망의 칼까지 계산하면 솔킬을 제외하고도 3천골드 가까이 벌었다.

킬로 환산하면 무려 10킬!

귤선장의 챔피언 스펙이 다소 부족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아이템이 갖춰지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 선장님이다.

아이템빨에 따라 회춘이 가능하신 선장님.

꾸역꾸역 돈을 모았던 보람.

드디어 삼신기가 갖춰졌다.

스토커의 단검과 삼종신기, 그리고 치명타 아이템의 종결자라 할 수 있는 무극의 대검까지.

이제부터는 다르다.

귤선장은 다시 한 번 태어난다.

바로 용한타에서.

크호호호호!

거침없이 떨어뜨리는 엄호 포격.

이번엔 킬을 뺏어 먹기 위한 궁극기가 아니다.

광역 슬로우로 이니시를 걸기 위한 용도.

삼신기가 갖춰진 다음부터는 용한타에 합류할 만하다.

봇에서 뺏어 먹은 킬과 미니언의 밥값을 해야 할 때!

머리 위로 총구를 터트리며 아군과 함께 달려나간다.

빵야!

콰지지직! 짜릿하게 터지는 번개.

으레 보던 허약한 귤선장님이라 오해하면 곤란하다.

적원딜러 이즈레알의 이마에 제대로 박힌 탄환은 반피를 훌쩍 넘게 까버린다.

극치명타 템트리를 선택한 귤선장의 위력!

이즈레알은 뒤늦게 허겁지겁 비전까지 써가며 도망가려 하지만 다시 한 번 총성이 울린다.

빵야!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점멸과 함께 확정으로 터지는 딱콩 한 방.

단 두 대면 원딜러를 골로 보낼 수 있는 치명타 귤선장의 위엄이다.

쿠와앙!

어떻게든 이즈레알을 살리기 위해 궁극기를 쓴 말화이트.

한 템포 늦어버린 탓에 헛수고가 돼버렸다.

껍질도 안 깐 귤을 꿀꺽 삼키자 말화이트의 에어본이 풀려버린다.

귤선장의 W스킬, 귤얌얌은 체력회복과 더불어 어떤 CC기도 무효화.

심지어 로드 오브 로드 최고의 CC기인 제압조차 소용없다.

챡! 챡!

손에 든 칼로 말화이트의 바위 몸뚱이를 써컹써컹!

마구마구 터지는 치명타에 쓱쓱 잘려나가는 말화이트의 바위살.

아이템 차이가 곱절 가까이 나는 상황인지라 어설픈 방어력은 무썰듯 벨 수 있다.

─더블 킬!

Unknown Error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다른 챔피언들이 온갖 화려한 스킬샷과 함께.

카이팅, 카이팅 멋진 모습을 보여줄 때 귤선장에게 있는 건 오직 총과 칼 한 자루 뿐이다.

괜히 미친놈들의 전장에 총칼들고 뛰어든 일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챔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총을 샷건으로 업글하는 순간 확연히 다르다.

죽창 앞에 너도 나도 한 방인 것처럼, 극치명타 귤선장의 슈퍼샷건 앞에선 상성이고 나발이고 없다.

귤선장이라는 챔프는 장점들이 여러가지 애매한 수준으로 정말 조금씩 있다.

한 마디로 짬뽕같은 챔피언!

그래도 그나마 쓸만한 점은 꼽아보자면 글로벌 궁극기, 그리고 이동속도가 빠르다는 사실!

아이템부터가 이속을 올려주는 스토커의 단검과 삼종신기를 가는데다, 귤선장의 E스킬에는 이속 상승 효과가 존재한다.

자신과 아군의 공격력과 이동속도를 올려주는 흔히 말하는 버프스킬.

치비르의 궁극기의 딱 절반 정도의 성능이다.

애매하기 짝이 없는 성능이지만 덕분에 추격전에서 약간은 도움이 된다.

이렇게!

타앙!

머리 위로 울리는 총성.

귤선장 자신과 아군의 이동속도를 살짝 올려주며 적을 추격한다.

적 원딜러 이즈레알이 죽고 시작한 한타는 답이 없다.

안 그래도 불리한데 말화이트까지 확김에 궁박고 떨어져 나갔으니 이제 남은 건 잔당의 처리 뿐!

아군과 함께 달려 나가는 귤선장은 성장하지 못했을 땐,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만 잘하면 적들이 딱콩 무서워서 도망다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빵야!

치명타가 터지면 스토커의 단검이 주는 번개데미지까지 2배이상 껑충 뛴다.

적 미드라이너 아링의 마빡에 한 방!

어떻게든 도망가기 위해 날리는 유혹은 그대로 맞아준 후 귤을 얌얌해 풀어낸다.

다가가서 칼질로 아링의 꼬리를 찰싹!

─트리플 킬!

전설의 출현!

성장시키는 보람이 남다른 챔피언이다.

스택 쌓는 맛이 있는 개서스와 또 다른 매력이 존재한다.

확률로 터지는 치명타.

총알이 닿을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어 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그러나 그 딱콩이 치명타로 확 터져 적 챔피언의 마빡 정중앙에 제대로 꽂힐 때의 쾌감이란.

'묵은.. 음! 시원하기 짝이 없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한타를 깔끔하게 승리하고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드래곤.

안 그래도 부자였던 귤선장의 지갑이 더욱 더 두터워진다.

'이제부터 아이템의 선택이 갈리는데.'

극딜로 갈 것인가 탱템을 두를 것인가.

사실 시즌3부터는 선택이 애매해진다.

딜템을 두르면 순삭될 위험이 있고, 탱템을 두르면 공격력이 아쉬워진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그 두 가지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괜찮은 아이템트리가 하나 존재한다.

'귤선장은 워트마가면 딱이야!'

깡체력을 1천이나 올려주는 워울프의 심장.

치명타와 함께 체력에 비례한 공격력을 올려주는 하트마의 칼.

두 아이템을 합쳐 워트마라 줄여 부른다.

워트마의 효율이 미쳐 날뛰던 시즌2.

치명타 효율만큼은 어느 챔프 부럽지 않은 귤선장이 택해주지 않는다면 섭섭할 노릇이다.

귤선장이 삼신기에 더해 워트마까지 갖춰지면 혼자 딜탱을 전부 해낼 수 있다.

여기까지 오는 게 죽기보다 힘들어서 그렇지 갖춰지기만 하면 몸도 딴딴, 체력도 빠방.

완벽에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성능을 뽐내는 게 가능하다.

'챔피언의 태생이란 게 좀… 안타깝긴 하지.'

사기챔프는 뭘 가도 사기, 안 좋은 챔프는 효율 좋은 아이템 덕지덕지 발라도 한계가 있는 게 롤이라는 게임이다.

아쉽기는 해도 애정으로 하는 챔피언.

그래도 귤선장도 이 정도 크면 밥값이상 충분히 해낸다.

타앙!

미드라인, 적 2차 포탑 앞에서의 대치 상황.

빠른 이동속도로 한 대씩 딱콩을 날려준다.

워울프의 심장을 갖추자 빠방해진 체력 덕에 순삭될 위험도 없다.

와리가리 하다 아링의 유혹같은 CC기를 맞는다고 해도.

얌얌얌!

W스킬, 귤얌얌으로 금방 풀어낸다.

집중공격에 노출되지만 않는다면 죽을 위험이 제로!

빵야!

치명타가 터지기를 고대하며 날아가는 딱총!

터지지 않으면 시무룩해지지만.

번개데미지까지 정확히 적 챔피언 이마에 박히면 아군에게 자랑할 수 있다.

─HEY! LOOKING MY SHOTGUN!!

─SHUT UP, STEALER.

킬을 뺏어먹은 원한을 아직까지 기억하는 듯, 아군 원딜러 고르키가 소심하게 투덜댄다.

하지만 속으로는 아군의 성장을 기뻐해주고 있을 마음 넓은 팀원이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게 딱콩으로 조금씩 체력을 깎다가 진행하는 한타.

질래야 질 수가 없다.

크호호호호!

적 2차포탑을 마무리하고 억제포탑 앞에서 접점이 펼쳐진다.

궁극기, 엄호 포격은 적 진형 중간에 아름답게 깔아버린다.

적 미드와 원딜은 뒤에서 딜을 넣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그 위치에 떨어지는 포탄 세례.

귤선장이 떨어뜨리는 포탄들 한 방, 한 방이 아프지 않은 것 같아도 쌓이고 쌓이면 가랑비에 옷 젖는 법이다.

슬금슬금 다가가 적 미드 체력이 반절에 가까워졌을 때 딱콩과 함께 발화를 딱!

치지직!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은 전설적입니다!

사실 치명타가 터져주지 않으면 애매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성공했다.

로또 터지듯 원할 때 정확히 터져주는 치명타 만큼 반가운 소식이 따로 없다.

완벽히 잡아버린 승기.

쭉쭉 물밀듯 적 네서스까지 밀고 쳐들어간다.

솔직히 이 판.

─MY CARRY. IN JEONG?

─SHUT UP!!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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