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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천상계로
AP애꾸사자의 파괴력을 선보일 수 있는 시발점.
그 스타트를 끊는 아이템은 누가 뭐래도 죽음의 불타는 손길이다.
강력한 라인전과 입이 떡 벌어지는 라인클리어로 압도적인 성장력을 보유하는 AP애꾸사자이기는 해도.
AP계수가 있는 스킬이 W, 하나 밖에 없다는 건 결국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부족함을 아이템을 통해 보충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죽음의 불타는 손길.
크허어엉!
타겟팅으로 날아가는 죽불손의 액티브는 적의 최대체력에 비례한 데미지에 더불어, 4초간 가하는 마법피해를 20%올려준다.
여기에 무려 1.0AP계수에 높은 깡뎀을 가진 야성의 외침을 두 번 연달아 터트린다면 어지간해선 버틸 수 없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모든 챔프 0.1초 컷!
지속딜러인 노텀처럼 탱커는 잡지 못하해도 딜러진에 한해선 말 그대로 순살이다.
어흥! 소리 들리더니 눈 떠보면 회색화면.
[All]─WHERE'S TOP MIA??
또 다시 내 로밍에 당한 르풀랑이 애꿎은 개서스에게 화풀이 한다.
탑로밍에 두 번이나, 그것도 반항조차 못하고 당하니 어이가 털릴 노릇이겠지만, 따지고 보면 탑탓으로 돌리기는 애매하다.
솔직히 말해서 미아콜을 쳐줬다 해도 어차피 죽었을 텐데.
AP애꾸사자의 강제로밍은 눈뜨고 코베이는 수준이다.
그런 불합리한 궁극기가 애꾸사자에게는 존재한다.
와드도 없는 먼 거리에서 은신을 쓰고 다가오면 눈치도 못 챈다.
애꾸사자가 스킬샷을 날리기 직전까지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크허엉!
체력관리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헛수고.
죽불손과 달려든 애꾸사자의 풀콤보는 자비없이 녹여버렸다.
'슬슬 쿨타임감소 아이템도 갖춰기 시작하고.'
아이우에오의 신발과 죽음의 불타는 손길만 갖춰도 쿨타임이 30%.
곧 궁극기가 2레벨에 도달하면 죽불손의 액티브와 궁극기의 쿨타임이 동시에 돈다.
1분에 1킬, 연금술처럼 만들 수 있다.
쿨타임 아이템의 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라인전에서의 효율이 어마어마하다.
스킬을 쓰면 쓸 수록 분노 스택이 모이는 애꾸사자의 특성상 견제가 한층 매서워진다.
어흥!
슬슬 마법저항력 아이템이 갖춰지기 시작한 개서스였지만 부족하다.
애꾸사자의 Q스킬과 E스킬은 물리데미지.
스킬레벨이 올라갈 수록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
게다가 견제와 동시에 야성의 외침으로 체력까지 회복하니 반격해봤자 헛수고.
계속해서 얻어 터져야 하는데 아이템차이까지 나는 상황이니 여간 녹록지 않을 거다.
크워어어어!
결국 위협을 느낀 개서스는 궁극기를 사용해 체력을 뻥튀기한다.
체력을 올려주는 궁극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킬각이 나올 수도 있던 상황.
어차피 쓸 거를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발화를 걸지 않았다.
'일단 궁극기는 뺐고.'
차근차근 사냥감의 목줄을 조여 나간다.
그것이 백수의 왕 사자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냥법이라고 할 수 있다.
타워에 기대 우물로 귀환하려고 하는 개서스.
소용없다.
목줄을 던져 귀환을 막는다.
개서스를 무시하고 대놓고 포탑을 건너 오버파밍을 해버린다.
크허엉!
야성의 외침을 연속해 터트리니 깔끔하게 정리되는 미니언 웨이브.
적 1차 포탑과 2차 포탑 사이에서 대놓고 파밍을 해도 막을 방도가 없다.
이미 적 정글러의 위치는 파악해 놨다.
설사 온다고 해도 이미 한 번 갱승을 낸 상황에서 두려워할 이유가 무엇이 있으랴.
슬금슬금 다가가 개서스에게 사형을 선고할 일만 남았다.
휘리리리릭!
타겟팅으로 날아가는 목줄.
느려진 개서스에게 다가가서 발톱을 내려찍는다.
연이어 터지는 야성의 외침에 발화.
나에게 노화를 걸어 발목을 붙잡으려고 해도 헛수고다.
야성의 외침에 의해 올라간 방어력과 회복되는 체력.
타워의 공격을 가뿐히 받아낸다.
발화에 의해 마무리 되는 개서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전장의 절대자!
그대로 미니언을 몰아 타워를 부수고 라인전을 끝내버린다.
개서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겠지만.
적팀이 맞이하는 진정한 지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언제 어느 때 엄습해올지 모를 압도적인 포식자.
탑라인에서 개서스가 솔킬 따이는 꼬라지를 볼 때가 오히려 행복했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실감시켜 준다.
크허어엉!
궁극기를 쓰고 직선으로 가는 봇라인 로밍.
굳이 뛰어들 필요도 없다.
마치 세코가 갱킹을 갈 때처럼.
먹잇감의 지근거리까지 접근해 야성의 외침을 터트린다.
그 광역딜링은 적원딜러와 서포터, 두 명의 적에게 모두 피해를 가한다.
아주 공평하게.
콰직!
원딜러에게는 죽불손을, 서포터에게는 길게 자란 발톱과 목줄을 선사한다.
평등하게 내려지는 죽음의 선고.
─더블 킬!
전설의 출현!
[All]─WHAT THE.. WHAT?
적팀의 원딜러와 서포터에게 이미 떠오른 회색화면.
남은 것은 의문 뿐이다.
미니언을 먹고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옆에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어흥! 소리를 질렀고 사이좋게 사망했다.
서포터와 함께 나란히 시체가 되었다.
멈출 수가 없다.
막을 방도가 없다.
한타조차 할 수가 없다.
두근! 두근!
어떻게든 모여야 산다는 생각에 개서스를 빼놓고 하나하나 미드에 모이는 적들.
하지만 궁극기를 쓴 애꾸사자에게 비밀이란 없다.
아군에 의해 시야가 밝혀지지 않은 곳조차 뻔히 보인다.
그것이 애꾸사자의 궁극기, 포식의 시간이 가진 또 다른 효과니까.
크허엉!
낙오돼 있는 적을 한 마리 물어 뜯어버린다.
사냥감으로 선택된 불쌍한 녀석은 적팀의 원딜러 미스터 포텐.
─Unknown Error님은 전설적입니다..!
어떻게 모인다고 해도.
아무리 잘 규합된 집단이라 할지라도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허점을 애꾸사자의 눈은 여실히 꿰뚫어본다.
원딜러가 죽은 적팀은 한타를 꿈꾸지도 못하고 또다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애꾸사장의 궁극기 쿨타임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돈다.
두근! 두근!
테자이의 재능약탈자에 의해 쌓이고 쌓인 주문력.
잇따른 연속킬에 의해 쌓이고 쌓인 골드는 또 하나의 코어템을 탄생시킨다.
부자배인.
평타 사용시 0.75AP계수에 비례한 마법피해를 줄 수 있다.
AP챔프 전용의 삼종신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전에 내가 9서클 대마법사 귤선장으로도 갔었던 아이템.
주문력템을 가는 애꾸사자에게도 코어템이다.
크허엉!
포식의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끝남과 동시에 사냥감을 덮친다.
동시에 세 마리.
모여 있으면 안전하겠지 착각한 적은 한 발자국 늦게 대응하고 만다.
부자배인으로 인해 무시할 수 없게 진화한 발톱의 데미지.
타겟팅으로 날아가는 죽불손의 액티브까지.
야성의 외침이 연달아 터지며 두 명의 적을 한 순간에 녹여낸다.
휘리리리릭!
목줄이 던져지며 미포의 발목을 꽁꽁 묶는다.
지켜줄 아군이 없는 원딜러는 암살자의 밥.
천천히 다가가 발톱을 내려찍는다.
꽈직!
원딜러 미포, 두 눈 뜬 채로 반항도 못하고 애석하게 사망.
부자배인과 발화의 데미지가 더해지자 스킬이 다 빠진 애꾸사자라고해도 원딜러 한 명 찢어발길 데미지는 충분하다.
─트리플킬!
Unknown Error님은 전설적입니다..!
'점수대가 점수대라 핑와대처가 늦긴 하지.'
어차피 핑와를 깔아놨다고 쳐도 아주 약간 늦고 빠르고의 차이일 뿐이다.
애꾸사자의 발톱은 피할 수가 없다.
궁극기에 의해 적 위치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핑와가 어디에 깔려있는지 정도는 쉽게 예측할 수 있으니까.
그곳을 피해 돌아가 덮치면 그만인 일.
슬슬 시간이 20분이 돼간다.
적팀이 곧 서렌을 쳐올 시간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증거가 한 가지.
[All]─PLZ, REPORT GESUS.
[All]─REPORT FUCKING FARMER!
전국에서 힘들게 일해주시는 농부님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적팀의 심정도 십분 이해가 간다.
개서스가 열심히 파밍을 할 동안 게임은 완전히 터져버렸으니까.
잘 커버린 애꾸사자가 미드라인 봇라인 가리지 않고 돌아다닌다.
언제, 어느 때 덮쳐올지 예상조차 안 가니 마음놓고 게임을 할 수가 없는 지경.
포탑 뒤에 숨으면 안전하다?
크허엉!
애꾸사자의 궁극기, 포식의 사자는 발동시 이동속도까지 증가시켜 준다.
회피가 불가능한 속도로 다가가 크헝! 울부짖기만 하면.
─전설의 출현!
원딜러 미포 사자 갈기에 스쳐서 사망!
0.1초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지나가며 야성의 외침을 울부짖기만해도 시체조차 남지 않는다.
이게 무슨 불합리인지.
적팀의 입장에서는 게임할 맛 오지게 안난다.
결국.
─적팀이 찬성 4표 반대 1표로 항복하였습니다!
저 하나의 반대가 누구일지는 뻔할 뻔자다.
개서스.
팀원들이 미친듯이 빽핑을 찍는 상황에서 꿋꿋하게 파밍해 20분에 250스택을 쌓아냈다.
비록 내가 탑라인에는 가끔가다 밀린 웨이브 먹는 정도로만 방문했을 지라도.
저 정도 스택이면 한타에서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위력을 발휘하기 전에 게임은 끝난 데다가 한타를 갔다고 해도 동료들은 내 애꾸사자의 밥이 됐을 테지만!
20분간 열심히 농사를 지은 보람은 사요나라.
남은 것은 팀원들의 욕뿐이다.
'이래서 개서스가 랭크게임에서 하기는 힘든 챔피언이지.'
이번 판에서의 내 애꾸사자처럼 상대가 대놓고 로밍을 다니면 막을 길이 없다.
최소한 라인전이라도 안 밀렸으면 할 말이라도 있겠지만.
솔킬을 따인 데다 갱승까지 났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있을 수가.
게임 못하는 게 죄는 아니여도, 탑차이로 게임을 진 적팀의 입장에서 개서스를 탓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개서스도 잘만 사용하면 좋은데.'
로밍형 챔프에게 휘둘리는 약점때문에 천상계에 갈수록 개서스는 픽률이 급격히 줄어든다.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아무래도 수동적인 챔피언은 매니아성은 있어도 전체적인 인기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사자와 개.
상대할 수 없는 품종의 차이라고는 하긴 했어도, 개서스도 잘만 쓴다면 괜찮은 챔피언이다.
내가 이전에 미드 개서스를 했었을 때처럼 무식하게 쿨감을 둘러 스택 수백개씩 쌓아내는 방법을 제외하고도 존재한다.
개서스를 단순한 개가 아닌 견왕으로 만들어낼 수단이.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아이템트리 적으로 보면 조금 무리수가 있긴 하다.
그러나 갖춰지기만 한다면 이만큼 믿음직한 챔프가 없을 수준이다.
한 마디로 로드 오브 로드의 끝판왕.
그 이름이 어울린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차후 패치가 돼서 사라지는 부분이었는데 용케 기억났다.
이 한 가지로 만으로도 양학을 했던 보람이 있을 정도.
사실 천상계 이상으로만 가도 개서스는 보이지도 않으니까.
더군다나 이전에 충분히 즐겼던 챔프이니 만큼 나조차 꺼내지 않았을 지 모른다.
슈퍼 핵꿀밤을 선사하는 천지개벽 개서스.
굳이 귀찮게 장판따위 깔지 않아도, 단 한 방에 적팀을 골로 보낼 수 있는 개서스가 이 시대에는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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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추천 부탁드려요!
힘내서 쓰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