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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33화 (13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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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천상계로

머릿속 한 구석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영어공부.

하도 고민이 되다 보니 마우스를 다시 잡는 것이 썩 내키지가 않는다.

안 하던 걸 하다보니 몸에 거부반응이 이는 건가.

이럴 때는 유쾌하게 기분전환이 필요한 법이다

농사를 짓자.

이전에도 여러 번 플레이했던 개서스.

한 땀, 한 땀 땀흘려 쌓은 스택은 마음의 풍요를 가져다준다.

단순 재미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괜찮은 비밀병기가 하나 탄생할 지도.'

정말 흥미 본위로 플레이했던 귤선장은 사실 챔프의 한계부터가 명확하다.

1레벨이 아무리 막강하다 해도 상대가 잠깐만 사리면 넘어가는 타이밍인데다 결정적인 약점.

라인클리어가 너무 부족하다.

스토커의 단검이 완성된다고 해도 준수하다고는 할 수 없다.

티아매트는 라인클리어만 올려줄 뿐 실질적인 데미지 효율은 좋지 않아 패스.

성장을 잘 한다고 해도 후반 기대치가 높은 것도 아닌지라 대회픽으로서의 기용은 힘들다.

하지만 개서스라면.

'원래 후픽으로 잘 쓰면 괜찮은 챔프기도 하고.'

사용법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라인을 당겨 차곡차곡 파밍만 잘 한다면 20분가량부터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게 개서스다.

그러나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아무리 조심히 파밍을 한다고 한들, 적 정글 혹은 서포터의 로밍에 휘둘리게 되면 스택을 쌓을 시간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가 이전에 AP애꾸사자로 보여준 것처럼.

개서스를 완전히 무시하고 로밍만 다녀 다른 라인을 터트리기 시작하면 팀원들의 불만이 폭주한다.

팀게임이라고 다를 건 없다.

솔랭에서도 안 먹히는 걸 대회에서 쓸 수 있을 쏘냐.

내가 종말전과 LCL에서 개서스를 사용했던 건 어디까지나 상황이 받혀줬기에 꺼내글 수 있었던 거다.

아무때나 선픽을 박을 수 있을 정도로 개서스는 무작정 좋은 픽이 아니다.

이 고질적인 약점을 파훼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상대 라이너가 로밍을 가지 못하게 붙들어 놓고 파밍구도를 만들 거나.

다른 하나.

상대가 로밍을 가서 게임을 터트려도 혼자서 뒤엎을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무력을 손에 넣거나.

원래라면 후자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1천 스택씩 쌓는다 해도 개서스의 데미지에는 엄연히 한계점이 존재한다.

탱커는 물론이거니와, 원딜도 방어아이템 사슬 갑옷과 피흡템을 갖추기 시작하면 카이팅을 통해 어찌어찌 버틸 수가 있다.

그래, 원래라면 말이다.

'크리티컬에 의한 압도적인 한 방..!'

도저히 버틸 수가 없는.

심지어 콩머스의 두터운 등딱지마저 쪼개버리는 천지개벽의 위력을 가진 개서스가 지금은 존재한다.

바로 치명타 개서스.

무려 딱밤에 치명타가 터진다.

치명타 개서스의 딱밤 앞에서는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평등하게 두개골을 으깨준다.

'하지만 탑으로는 애매하단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플레티넘 티어에서는 그냥 AD개서스를 해도 라인전을 이길 자신이 있다.

그러면 뭐하는가.

앞서 귤선장을 했던 것처럼 단순한 즐겜이나 다를 바가 없다.

실질적으로 효용이 있는 픽을 연구하는 게 목적.

때문에 라인을 바꿔보기로 했다.

탑에서 정글로.

─Welcome to Summoner's field.(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게임에 들어오자마자 조금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내 화려한 전적을 보고 기대에 부푼 팀원들이 픽창부터 여럿 있었다.

종종 귤선장같은 즐겜픽도 꺼냈기에 전승까지는 아니여도 상당하다.

누가 봐도 부캐.

승률만 봐도 잘하는 유저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그런 사람이 꺼낸 픽이 듣도 보도 못한 개서스 정글이라니.

그래도 귤선장같은 챔프도 하는 사람이던데 뭘 하든 알아서 잘 해주겠지.

얼핏 본 채팅에서 우려하는 말은 있었지만 부정적인 의견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게임에 들어가자마자 그 기대를 가볍게 배신했다.

─JUNGLE NO GANK. GOOD LUCK!

─..??

─WHAT'S WRONG?

의도치 않은 트롤 선언.

자세히 설명하기엔 내 영어 어휘가 한없이 부족하기에 어쩔 수 없다.

대충 갱을 안 가겠다는 뜻정도까진 설명이 되겠지.

그거면 충분하다.

시즌2엔 흔치 않다고 할 수 있는 성장형 정글러.

사실 트롤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 시기의 정글러는 오직 2가지 유형뿐.

리심이나 신짜장처럼 극초반부터 갱을 가거나, 아모모처럼  6레벨을 찍은 후에 필갱을 노리거나.

어느 쪽이건 초중반 라인전에서 무조건 갱킹을 가주는 게 정글러의 역할이다.

그러나 내 개서스는 갱킹을 가지 않는다.

라이너가 알아서 버티게 유도한다.

그리고 나는 정글링에 몰두.

코어 아이템을 하나하나 맞추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따악!

대형 몬스터는 스택을 두 배로 주기에 세심히 노린다.

물론 자투리 몬스터도 잊지 않는다.

하나하나 개서스의 스택이 되어 힘을 보태주니까.

목표는 20분에 500스택.

탑이나 미드에서 작정하고 농사만 지을 때보다 조금 낮다고는 할 수 있어도 안정성이 보장된다.

개서스의 스택을 방해할 맞라이너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갱킹이 올 일도 없으니까.

작정하고 딜템위주로 올려도 된다.

주의해야할 건 오직 카정뿐.

하지만 개서스의 카정 대처능력은 상당한 편이다.

이동속도와 공격속도를 무려 5초동안 감소시켜주는 노화는 평타기반의 챔프들에게 치명적.

어차피 카정을 올 상대라고는 육식정글러들 밖에 없으니 사실상 정글돌다 훽까닥 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정적으로 파밍, 파밍.

정글에서 얌전히 농사를 짓는다.

단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아군이 최대한 갱킹을 당하지 않고 오래오래 버텨주기를.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탑솔킬…. 살다 보면 당할 수도 있지, 뭐.'

사람이 어떻게 늘 잘하겠는가.

게임을 하다 보면 솔킬을 딸 수도 있고, 역으로 따일 수도 있고.

나중 가면 의외로 캐리하실 수도 있다고 믿는 게 속편하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그, 그럴 수도 있겠..지?'

두 번째로 솔킬을 따인 라인은 미드라인.

원래 악재라는 건 겹치곤 하는 법이다.

아예 터진 정도는 아니니 라인 당겨서 꾸역꾸역 버텨주기만 한다면.

─더블 킬!

아군만 당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 희망이었던 봇라인에서조차 적신호.

아직 게임이 시작된지 5분도 안됐는데 스타트가 굉장히 안 좋다.

도미노처럼 와르르르.

탑에서부터 봇까지 죄다 솔킬을 따이다니.

적 정글이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이러다가 지면 억울하게 정글차이 드립이 나온다.

그렇다 해도 갱킹을 가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망한 라인에 갱킹가는 거 아니라고 어떤 분께서 누누히 말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아군이 이렇게 밀리는 상황에서는 적정글이 갱다니기도 쉬워지는데.

─아군이 또 당했습니다.

희생은 역시나 탑라인.

이 탑신병자들은 한 번 당했으면, 그것도 점멸도 없으면 사려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앞뒤 구분 안하는 상남자 컨셉, 물론 멋있지만 게임 내에서는 조금 자중해 달라고.

'그래도 이 정도 쯤이야 예사지.'

충분히 해봄직 하다.

게임이 진짜 터지는 순간은 킬스코어가 불리할 때가 아니다.

다름아닌 아군의 채팅창이 폭주할 때지.

그 전까지는 계속 정글링을 도는 게 목표.

그를 위한 빨간 장갑이다.

정글몹에 한정해서 막대한 마법피해를 주는 아이템.

빨간 장갑을 구입한 덕분에 내 개서스는 적 정글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격도 싼데다 방어력도 달려있어 초반 정글링에 상당히 효율적이다.

도마뱀 장군의 혼령처럼 챔피언을 상대로 주는 데미지는 아예 없긴 해도, 어차피 정글만 돌 거라면 이만한 효자템이 없다.

아군의 상황이 조금 안 좋은 게 걸리지만.

'조금만 더 버텨라.'

하나하나 갖춰지는 하위템들.

첫 번째 목표는 삼종신기다.

아이템 하나만 두고 봤을 땐 가장 효율이 좋으며 개서스의 부족한 기동성까지 보충시켜 준다.

최선의 루트로 정글만 돌았음에도 킬을 주워 먹을 구석이 없어 아이템이 나오는 게 예상보다 늦었다.

15분 타이밍.

이제부터는 슬슬 움직여 줘도 괜찮을 터.

스코어는 1:9.

까놓고 말해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하기 힘들 정도로 불리하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대로 쭉 시간이 흘러 20분에 서렌을 치는 흐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아군의 사기는 그야말로 땅에 내려가 있다.

그나마 한 가지 캐리할 맛이 나는 이유는.

'징징대는 녀석이 없네.'

패배를 직감한 꼬리내린 개인지.

아니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하이에나인지.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갱킹을 안 가준 내 미안한 마음을 자극하기는 충분하다.

'반드시 이겨주지.'

단순 솔랭이라 할 지라도 나를 믿어주는 팀원은 배신하지 않는다.

15분간 지은 농사의 성과는 300스택.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선템으로 삼종신기를 맞춘 개서스의 위력은 상상이상이다.

양 쪽이 탑라이너를 끼지 않은 4:4의 용한타.

처음 보는 적팀의 정글러, 개서스의 모습에, 상대팀은 왜 이제와 나타났냐고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용을 공격하던 손속을 멈추진 않는다.

스코어는 1:9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한타를 거부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러한 방심이 만들어낸 허점.

사양치 않고 노려준다.

먼저 사용하는 건 사거리가 비교적 긴 개서스의 E스킬 장판.

깐다고 해도 주문력템을 올린 것도 아닌데 킬을 먹고 잘 커버린 상대팀에게 쥐뿔이나 들어갈 쏘냐.

내가 노린 것은 데미지가 아닌 장판에 달린 방어구 관통력의 효과다.

조금이라도 가하는 데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따악!

아껴두었던 점멸을 유감없이 사용해 내려 찍는다.

목표는 에이 설마 날 치겠어 여유롭게 용을 공격하던 적팀의 원딜러 이즈레알.

조금 부족했다.

순식간에 딸피까지 체력이 떨어진 이즈레알이 화들짝 놀라 점멸에 비전까지 아낌없이 사용해 도망갔기에 마무리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

쿠워어어어!

개서스의 궁극기는 비단 체력만 올려주는 게 아니다.

개서스를 둘러 싼 흙구름은 주위의 적에게 최대체력에 비례한 마법피해를 입힌다.

그리고 흙구름으로 가한 마법피해는 공격력으로 치환된다.

첫 번째의 목표는 리심.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용을 마무리 하기 위해 지금 이 상황에서도 부단히 용을 공격하던 적팀의 정글러 리심이다.

갱킹을 부단히 다닌 탓에 아이템이 나쁘지 않게 나왔다지만 안타깝게도 운이 나빴다.

말 그대로의 의미.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빠지직!

설마 개서스 하나 합류했다고 이길 수 있을까?

우물쭈물 내 뒤에서 한타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아군들이, 내 딱밤이 만들어 버린 결과를 보고 한 순간에 마음이 바뀐다.

삼종신기에 달린 10%의 치명타 확률.

단 한 번 터졌을 뿐인데 리심의 두개골이 두부가 으깨지듯 부서져 버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소환자의 전장에 불어온 한 순간의 고요.

분명 체력관리가 꽤나 잘 됐었던 리심이었는데 툭 치니 억 하고 사라졌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말도 안되는 데미지.

적팀도 아군도, 심지어 드래곤조차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

얼음땡이 돼버린 용한타 중에서도 흙구름은 차곡차곡 제 역할을 다한다.

주위의 적들, 특히나 드래곤에게 막대한 피해를 가하며 공격력을 멈추지 않고 빨아들인다.

챔피언에 비하면 수 배는 높다고 할 수 있는 드래곤의 체력.

퍼센트로 가해지는 흙구름의 피해는 기하급수.

개서스의 공격력은 순식간에 200을 돌파했다.

============================ 작품 후기 ============================

추천을 부디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작가 위해서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북미에서도 미아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기본적으로 해당 소설에서 용어가 틀릴 일은 거의 없습니다.

믿고 보셔도 돼요!

틀린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해를 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포기한 경우가 많아요.

최근 BJ의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은 문제가 없는 게 아닌 지라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마 수정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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