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35화 (1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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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천상계로

지옥의 개서스.

아이템트리를 정교하게 재정립해 보았다.

실질적으로 써먹으려면 최소한 2코어부터 위력이 갖춰줘야 하니까.

어차피 삼종신기의 주술검 효과가 아닌, 치명타로 데미지를 준다면 좀 더 효율적인 템트리가 존재할 터.

치명타 개서스에게 하트마 효율이 제대로라는 걸 안 이상 굳이 마지막 아이템트리로 갈 이유가 없다.

'궁극기를 쓰면 공격력이 무지막지하게 오르니까.'

흙구름에 의한 공격력 추가효과는 물론.

하트마의 칼은 최대체력의 2%만큼 추가 공격력을 제공해준다.

치명타 개서스에게 이 만큼 알맞는 아이템이 존재하기 힘들 정도.

더군다나 가격까지 저렴하다.

'뭐, 이쯤 하고.'

슬슬 천상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연승 덕에 높아진 MMR은 판당 30점씩 꼬박꼬박.

덕분에 벌써 플레티넘 1티어.

앞으로 한 판만 더 이기면 다이아로 가는 승격전이다.

깔끔하게 승격전을 따내기 위해서 다음 판에서 내가 꺼내기로 마음먹은 챔프는 말카림.

씨지맥의 주챔프라고는 하지만, 나도 말카림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

말카림 또한 애착이 있는 챔피언 중 하나.

현재 말카림에 꽤나 저평가받기는 해도 분명 사용해봄직한 픽임이 틀림없다.

'유성 말카림이라. 오랜만에 하네.'

그 사기성이 너무나 짙다.

언젠가 한 번 꺼낼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아니, 쓰지 않았다는 말이 옳다.

솔직히 이건 내가 쓰는 것보다.

'씨지맥한테 주면 딱 좋았는데.'

알려줄까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결코 유성 말카림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두 가지 이유.

시대의 흐름을 내가 나서서 앞당겨서는 안되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자존심이 상한다.

고지식한 탑솔러 씨지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다.

한 챔프에 우뚝 선 장인이 다른 이에게 가르침을 받다니.

더군다나 이것저것 아무거나 하는 내가 아는 척 떠벌이는 건 잔인한 일이다.

스스로 알아내면 좋을 테지만.

'프로의 길을 걷기로 했으니, 자기 앞가림정도는 알아서 하겠지.'

선수로서의 씨지맥을 믿고 있기에 하는 발언이다.

시즌2와 시즌3을 장식한 명실상부한 아마추어 탑패황 중 하나.

그의 가능성을 나는 믿는다.

'뭐, 믿는 건 믿는 거고.'

이 유성 말카림이 왜 사기냐.

묻는 다면 의병대라는 부여 아이템때문이다.

고작 부여 아이템 하나로 비주류가 사기가 되는 마술.

그 마술의 진면목은 바로 말카림의 패시브와 의병대의 시너지에 있다.

의병대.

어떤 2티어 신발이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부여 아이템이다.

대부분의 챔피언이 시간이 가면 필수적으로 갖춘다.

어째서?

귀환을 하자마자 체력과 마력을 급속도로 회복시켜주고.

순간적이나마 이동속도를 곱절의 곱절은 빠르게 해 라인복귀 속도를 어마어마하게 높여주니까.

빨리빨리 한타에 합류해야 하는 후반엔 반드시 업그레이드 하게 된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그 뿐이다.

'가격이 문제지.'

딱히 챔피언의 스펙을 올려주는 것도 아닌데 475골드.

근 500골드에 가까운 값어치를 초반에 투자할 리가 만무하다.

롱스워드를 사고도 남는 액수인데.

초반에 의병대를 사게 되면 적보다 공격력이 10이상 낮아지는 꼴이다.

당연히 라인전 단계에서 선택할만한 아이템이 아니다.

일반적인 관점으로는.

'말카림의 패시브와 궁합이 정말.'

한 마디로 기똥차다.

이동속도에 비례해 공격력이 올라가는 말카림의 패시브.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는 하지만 만약 텔레포트를 사용한다면.

보험따위 1%도 적용되지 않는 뺑소니범이 소환자의 전장에 들이닥친다.

뭐, 지금 내가 굳이 양학을 하기 위해서 말카림을 꺼낸 건 아니지만.

'이게 또 재미 하나는 굉장히 찰지니까.'

우물에서 의병대의 효과로 올라가는 말카림의 공격은 100안팎

성장형 패시브이기에 시간이 갈수록 올라가기까지 한다.

벌어진 한타에서, 삼종신기가 완성된 말카림이 의병대의 이속을 유지한 채 고대로 들이박으면 대참사.

일단 한 명은 무조건 죽고 시작한다.

그 박았을 때의 쾌감이 장난이 아니다.

손맛이 기대되기 그지 없는 유성 말카림을 하기 전에 잠깐.

'밥부터 먹자.'

현재 시간은 오후 2시를 훌쩍 넘겼다.

3시부터 런치 타임이 종료되니 서둘러야 한다.

게다가 이곳 식사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최근에 들어서는 식사시간이 기다려질 정도.

느끼한 미국 음식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했던 것도 엊그제다.

부페식으로 나오는 음식들을 적절히 조합해 먹는 게 취미가 됐다.

지금까지 만든 조합법만 다섯 가지!

그 중에서 가장 맛깔나는 마약같은 음식조합이 김치, 치즈퐁듀, 탕수육이다.

한 번은 내 옆에서 식사를 하던 미국인이 나를 지긋이 보다가 포크를 떨어뜨리는 일이 있긴 했지만 괜찮다.

그 미국인도 대체 뭐지 싶어 한 번 시도해봤다가, 식사끝나고 나가는 길에서 나를 붙잡고 악수까지 청했을 정도니까!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김치에 후식 코너에 있는 치즈 퐁듀.

그리고 탕수육 비스무리한 튀김과 제공되는 소스를 끼얹는다.

물론 보는 입장에서 너무 해괴하지 않게 섞지는 않는다.

바른다는 느낌으로 사르르르.

그렇게 완성한 김치 치즈 탕수육 한 입은 완전 밥도둑이 따로 없다.

'오늘은 무엇을 스까.. 아니 넣어볼 까나.'

김치라는 음식은 참 신기하기 짝이 없다.

어떤 음식에 넣어도 대충은 맞는다!

살짝 신 맛이 식욕을 절로 자극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절묘한 식감은 젓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마술을 걸어버린다.

꼬르륵!

맛있는 생각을 하니 굶주린 배가 배고픔을 호소한다.

나는 텅 빈 배를 문지르며 5층에 있는 객실을 나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너무나 배가 고파 내려갈 기운도 없는 탓에 간만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로 했다.

보통은 운동때문이라도 계단을 사용한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너무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는 게 결정적이지만.

'이 호텔은 다 좋은데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려.'

거북이마냥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보며 혀를 끌끌차며 신발로 바닥을 톡톡 친다.

그럼에도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엘리베이터의 숫자를 보니 한숨이 절로 푹 내리쉬어진다.

.

.

.

* * *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소개받은 호텔 앞.

이모의 지인이 한다는 호텔입구까지 왔지만, 막상 도착하니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

다름아닌 호텔의 이름때문에.

'여기가.. 이모가 말씀하신 호텔..이구나….'

GANGNAM HOTEL.

호텔의 이름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히.

'강남스타일 유행할 때 바꿨겠지.'

딱 두 달 전에 유행했던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시간이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고, 여기 사람들한테도 유쾌한 노래라고 종종 듣곤 하지만 솔직히.

'쪽팔리다고….'

두유 노우 김치와 두유 노우 강남스타일.

정말 누가 만든진 몰라도 때려주고 싶다.

한국인의 얼굴을 새빨갛게 만드는 유행어.

실제로 얼마 전에 사건이 있었다.

미국인 선생님이 역으로 물어봤었다.

그 일이 있었는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강남호텔을 맞이하니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망설여진다.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니.

'간판만 가지고 판단하는 건 실례..겠지.'

이모의 지인이 운영한다고 했으니 그래도 한 번 들어가보는 게 예의다.

예은은 침을 꿀꺽 삼키고 호텔의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의 풍경은.

'괜찮네?'

이름만 빼고 본다면 아무 이상없는 정말 정상적인 호텔이다.

혹시 국뽕이 조금 있지 않을까.

큼지막한 태극기라도 걸려 있으면 바로 문 닫고 나오려고 했는데 다행히 그런 구석은 없었다.

중간중간 동양인, 아마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직원이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호텔같기는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마음에 쏙 든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부터 중앙의 큰 계단까지.

이런 호텔에서 하룻밤 묶어보는 것도 괜찮을 지도.

'아차, 시찰하러 온 거지.'

일단은 손님의 입장으로서 한 번 쭉 둘러보기로 했다.

너무 두리번 거리지 않는 선에서 호텔 내부를 쓱 훑어본 예은은 2층으로 향했다.

중간에 있던 표지판에 의하면 2층은 분명.

'식당이라고 했나?'

점심시간이 약간 넘은 오후 두 시.

식당의 안엔 한국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보인다.

직원뿐만 아니라 손님들까지.

그런데다 식당의 음식까지 한국식이니, 대놓고 한국인들만을 겨냥한 호텔이 아닐까 걱정부터 들었다.

하지만 직접 먹어보니 한국의 요리를 현지 입맛에 맞게 어레인지한 것 같다.

비교적 한국식에 가깝게 만들어진 요리는 단 하나, 김치뿐.

아삭하게 적당히 여물어 맵지 않은 선에서 식욕을 끌어당긴다.

식사를 하며 조심스레 다른 손님들의 안색을 살펴 보니 평도 나쁘지 않아 보이고.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던 동양인들 중 상당 수에 중국인이나 일본인들도 제법 섞여 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을 지도.

'합격선 이려나?'

자신이 일하기로 한 5층 이상의 장기 투숙객들 중엔 한국인들은 없다고 했으니.

제대로 된 호텔이라면 일해볼 만하다.

아니, 해보고 싶기도 하다.

'유니폼도 괜찮았고.'

식당에 들어왔을 때, 미소와 함께 가벼운 인사를 건네던 금발의 여직원.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이 마음에 들었다.

노출없이 담백하면서 라인이 예쁘게 드러난다.

만약 자신이 입는다면 잘 어울릴 지도.

이모가 말씀하신 대로 나쁘지 않은 호텔이다.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여기서 쭈욱.

미국에 있는 동안은 신세를 져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만약 자신이 여기서 일하게 된다면 5층 이상의 장기 투숙객들이 머무는 장소를 보는 업무를 맡는다고 들었다.

원한 바 대로기는 해도 세상엔 혹시라는 게 있다.

한 번쯤 확인해서 나쁠 건 없는 노릇.

제일 꼭대기층을 둘러보기 위해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는데.

'엘리베이터가 조금 느린 게 옥의 티네.'

7층에서부터 서서히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한국사람들이 그토록 부르짖는다는 빨리빨리의 피가 자신에게도 흐르는 걸지도.

7층에서 6층, 6층에서 5층으로.

안 그래도 숫자 줄어드는 속도가 답답한데 5층에서 멈추고야 만다.

누군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모양.

엘리베이터도, 탄 사람도 정말 굼벵이가 따로 없다.

문 좀 빨리빨리 닫지.

'후, 계단으로 가보자.'

더 이상 기다리다가는 화병이 날 것 같다.

이런 굼벵이를 타고 올라갈 바에야 직접 올라가고 만다.

예은은 호텔의 비상계단을 향했다.

============================ 작품 후기 ============================

추천 부탁드려요 ㅠ.ㅠ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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