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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45화 (1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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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마술사

─Welcome to Summoner's field.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언제나의 메세지.

하지만 이번엔 솔로라인에 가지 않는다.

내가 맡은 포지션은 서포터.

아군 정글러를 위해서 리시부터 해줘야 한다.

툭. 툭.

힘아리없는 배티의 평타.

아군 정글러 셀줄아니가 치고 있는 도마뱀을 같이 두들겨 준다.

평타 날아가는 모션이 뭐 이리 느린지.

이것때문에 미드 배티를 하면 미니언 막타 놓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배티를 서폿으로 서게 되면 완전히 달라진다.

단점이 장점으로.

언뜻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이 느리디 느린.

답답하기 그지없는 배티의 평타가 견제를 할 때는 이토록 좋을 수가 없다.

툭.

봇라인에 도착해 시작하는 라인전.

배티의 평타를 날려 상대 원딜러를 두들긴다.

이러한 평타견제.

원래라면 코스트가 크다.

두 가지.

상대도 자신을 때릴 수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미니언에 의해 보복을 당한다는 것.

미니언이 깡패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상대 챔피언을 때리면 미니언이 대신 복수해준다.

하지만 배티에 한해서는 그러한 걱정이 없다.

최소한 평타가 적을 때려야만 미니언이 반응해주는데.

도착하는데 한 세월 걸리는 배티의 평타가 상대 챔피언에게 데미지를 주기 전에 배티는 부쉬 안으로 숨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를 볼 수 없는 미니언은 그저 멍하니 제 할일하기 마련.

이 말인 즉.

배티는 미니언을 신경쓰지 않고 적 챔피언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배티의 평타 사거리는 625.

일반적인 원딜러의 평군 사거리가 550 안팎이다.

심지어 사거리 하나는 괜찮다는 애씨마저도 배티보다는 짧다.

초반 사거리가 가장 긴 헤이클린을 제외하면 배티의 견제를 막을 수 있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

이 일방적이라 할 수 있는 평타 짤짤이는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심지어.

배티의 패시브는 스킬을 쓸 때마다 스택이 쌓인다.

그리고 풀스택이 모이면 다음 스킬에 1.75초간 스턴 효과가 부여된다.

이 스택이 모였을 때야 말로 견제의 핵심.

우핫!

Q스킬과 W스킬, 그리고 평타를 툭!

사거리 차이까지 나는데 스턴까지 걸리니 옴짝달싹 못하고 맞아야만 한다.

차곡차곡 쌓인 견제는 토이치의 체력을 뚝 깎아버린다.

다음 배티의 패시브가 모였을 때 킬각.

토이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물러날 수 없다.

몰려오는 미니언 웨이브를 받아 먹지 못하면 골드차이는 물론 경험치 차이가 심각하니까.

그러나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부르는 법.

화르륵!

공격할 의사가 없는 척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점멸을 사용해 스턴을 걸고 발화 그리고 평타를 툭!

아군 원딜러 애씨가 점멸 평타, 분무기로 호응하자 토이치는 죽은 목숨이다.

점멸을 쓸 거라고는 기대도 안 했건만 덕분에 딜계산을 할 것도 없었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발화에 의해 치유감소가 걸린 토이치.

스펠인 힐을 사용하고.

서포터인 쏘냐가 회복시켜줘도 역부족이다.

이미 힐량까지 고려해서 내린 킬각이니까.

100골드를 추가로 주는 퍼블이야 말로 서포터 캐리가 가능한 밑바탕이라 말할 수 있다.

로드 오브 로드의 모든 라인 중 퍼블의 확률이 가장 높은 라인은 과연 어디일까.

그 물음에 어떤 이는 탑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정글이라고 답한다.

모두 틀렸다.

바로 봇라인이다.

원딜과 서포터.

2:2의 게임을 진행하는 유일한 라인.

어떻게 보면 솔로라인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두 명이 한 명을 점사하게 되는 순간.

동수의 이론은 무너지기 마련.

사실상 2:1이나 다름 없어진다.

때문에 퍼블의 빈도수는 봇라인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점사를 받아 죽게 되면 멘탈은 와르르르.

[All]─BOTTOM OPEN. REPORT SSONYA.

솔랭에서 서폿 캐리가 가능한 또 한 가지 이유가 바로 이거다.

솔직히 말해서 원딜러들 멘탈이 순두부다.

탑신병자, 탑신병자 하는데 원딜러들도 그에 뒤지지가 않는다.

서폿차이가 조금만 나도 게임 못해 먹겠다고 부르짖는 경우가 부지기수.

물론 이해는 가는 노릇이다.

적 서포터 배티는 CS를 먹을 때마다 두들겨 대는데 쏘냐는 뭐 하는 것도 없다.

사리자면 CS를 못 먹고, CS를 먹자니 또 맞게 생겼고.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다.

그러다가 한 번 따이고

빅 웨이브를 통째로 잃어버리면?

사람 이성 맛 가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복되는 순환에서 탈피하려면 탈주 혹은 아군이 갱을 와주는 경우밖에 없는데.

그 갱이 와주지 않으면 탈주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원딜러들이 은근히 많다.

저 토이치처럼.

이렇게 말하면 원딜러의 멘탈이 약한 게 잘못이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원딜을 하는 사람이라면 늘상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기도 하다.

봇라인전이 2:2라고는 해도 사실상 그 비율은 원딜러와 서폿이 공평하지 않기에.

프로게이머들한테 물어보면 백이면 백.

서폿의 기량에 따라 라인전 승패가 정해진다고 말한다.

그 비율은 일반적으로 7:3, 심하면 8:2까지 단정짓는 이도 존재할 정도.

봇라인전 승패의 7할은 서폿의 기량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치우쳐져 있다.

로드 오브 로드의 모든 라인 중에서 자존심이 유난히 강한 원딜러들.

서폿차이 때문에 라인전을 지게 되면,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대로 게임을 안 해버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마음 내가 잘 알고 있다.

알고 있으니까 멘탈부터 뽀개버린 거고.

그래도 설마 오픈할까 싶었는데 단 한 번에 멘탈이 쪼개져 버렸다.

TOICHI[All]─FUCKING BRONZ SSONYA.

SSONYA[All]─TOICHI, ARE YOU CHILD?

AMOMO[All]─PLZ, REPORT BOT DUO. PLEASE!!!

랭크게임을 하다보면 굉장히 흔히 볼 수 있는 피해자.

적팀의 정글러 아모모의 입장에선 어이가 털릴 노릇이다.

지들끼리 라인전 솔킬 따인 주제에 서로 싸우기까지 하다니.

한 명이 안 한다고 뻐팅기니 자연스럽게 오픈되는 게임.

뭔가 깔끔하진 않지만 10분도 되기 전에 적 넥서스를 밀어버렸다.

서폿배티 첫 판부터 가볍게 승리.

─GG. REPORT BOT DUO.

결국 대전기록창에서 나와 서로가 사이좋게 리폿을 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토이치와 쏘냐의 기분을 말하자면 그러할 것이다.

'허무하게 끝나버렸네.'

기껏 완벽한 서폿캐리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너무 쉽게 이겨버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도 하지만 이게 또 기분이 묘하다.

아군의 입장에서는 서폿캐리라고 보기에는 또 애매하니까.

한 번 더 돌리는 랭크게임.

서폿캐리.

그것도 배티서폿의 진수를 보여주지 못했다.

어째서 배티서폿이 다른 일반적인 서포터들과 궤륻 달리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엔 이번 판으론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서폿이 캐리가 안된다고 하는 이유.

라인전 때문이라기 보단 한타에서의 비중 때문이다.

라인전에서 이긴다는 것은 결국 원딜을 키웠다는 걸 의미하니까.

그런데 그 원딜러가 한타에서 킬값을 못한다면.

게임이 답답해도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서포터 혼자서는 뭘 해보려고 해도 시간이 갈수록 힘이 부친다.

라이너에 비해 상대적으로 레벨도 딜링도 부족한 서폿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

하지만 배티는 다르다.

한 번 킬을 따기 시작하면 폭발적.

로밍에서도 그 위력이 정글러 못지 않다.

백문이 불여일견.

─미니언이 출발하였습니다.

서폿배티 그 두 번째판.

이번 라인전은 조금 힘들어 보인다.

툭, 툭.

견제를 해보고는 있지만 용의치 않다.

적팀의 원딜러는 라인전 악명 높기로 헤이클린.

그것만이면 다행인데 아군 원딜이 배인충이다.

심지어 후픽이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헤이클린을 보고 배인을 후픽박은 건지.

자신의 컨트롤로 모든 것을 피해내겠다 마음 먹은 건지는 몰라도 평타는 유도탄이다.

피하고 싶어도 못 피한다.

결국 헤이클린에게 얻어맞을 대로 얻어 맞으며 뺏기는 라인주도권.

아무리 서포터가 라인전 비중이 원딜보다 높다고는 해도.

이렇게 대놓고 상성픽을 해버리면 내가 손써줄 수 있는 게 없다.

사거리 차이부터 라인 푸쉬력까지.

라인전에서 배인은 헤이클린을 절대 이길 수가 없게 설계 돼있다.

이렇게 되면 초반 라인전이 강하다는 배티서폿의 장점이 누그러진다.

안타깝게도 이전 판의 토이치럼 톡톡 건들다 한 순간 확!

킬각을 노리는 것은 힘들다.

기다리는 것은 6레벨.

그래도 어떻게 버티고 버텨 6레벨이 된다면 해볼 만하다.

배티 서폿의 진정한 위력이 나오는 것이 바로 그쯤이니까.

물론 그 전에.

티링!

귀환해서 산 아이템은 기동력의 신발.

사실 시즌2 서폿들은 신발 2티어 업글을 잘 하지 않는다.

시즌4쯤에 돈템이 생기고 숨통이 트게 되지만 아직은 가난이 일상다반사인 서포터다.

때문에 보통은 현자의 돌멩이같은 소위 돈템을 가지만.

'기동신은 로밍형의 서포터의 필수 아이템이지.'

아군 원딜러가 고통 받고 있을 때 나는 로밍을 간다.

물론 생각없이 가는 로밍이 아니다.

적 봇듀오는 헤이클린과 한나.

라인전 안정도 하나는 끝내준다.

아무리 배티서폿이라고 배인데리고는 어떻게 딜교환 각이 안 나온다.

그러나 안정적인 픽인 만큼 단점 또한 명확하다.

다이브를 하기엔 딜링이 너무 부족하다.

타워는 빨리 밀 수 있을지 언정, 실수하지 않는 한 죽을 걱정은 없다.

때문에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로밍.

기동신을 구매한 까닭을 보여준다.

적팀의 탑라이너는 블러디체리.

그리고 아군 탑라이너는 네네톤.

마법저항력 아이템이 갖춰지기 전까지 네네톤은 고통받아야 한다.

그도 그럴 게 근접챔프인 네네톤은 블러디한테 일방적으로 맞아야 하니까.

그 고통의 시간을 해결해줄 수 있는 건 오직 정글러 뿐이다.

하지만 블러디가 바보도 아니고.

다이아 티어의 천상계 유저인만큼 적정글러의 동선정도야 기본적으로 신경쓴다.

블러디의 시선은 오직 맵.

적 정글러가 어디쯤에 있나 그것만을 확인하고 있을 터다.

그런데.

뜬금없이 봇라인에 있어야 할 서포터가 로밍을 온다면.

랄랄라 랄라~♪

곰인형을 질질 끌며 뚜벅뚜벅 다가간다.

천생 뚜벅이인 배티라지만 기동력 신발을 신으면 상당히 빠르다.

예측조차 못하게 적 정글을 돌아 삼거리로.

블러디의 뒤를 노린다.

화르륵!

배티의 W스킬.

부채꼴 범위의 적에게 즉발적인 데미지를 주는 인페르노.

패시브 효과가 더해져 1.75초간 블러디를 스턴상태로 만든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챠락! 챠라락!

킬을 놓칠 새라 미니언을 타고 순식간에 호응하는 네네톤.

내 스턴이 풀리기 전에 한 번 더 스턴을 걸고 발화까지.

네네톤은 자신의 모든 스킬을 쏟아 부어 블러디를 응징한다.

지금껏 자신이 받은 고통을 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스턴이 풀리자마자 유일한 생존기인 웅덩이를 쓰고 유령화를 켠 채 도망가는 블러디지만 이미 끝났다.

발화의 치유감소 효과때문에 믿고 있던 체력회복도 바닥을 기는데 퇴로는 이미 내가 붙잡고 있다.

일반적인 서포터들과 달리 지속딜이 어마어마하게 강한 배티.

우핫!

사거리는 짧아도 스킬 쿨타임 엄청나게 짧다.

그런데다 깡뎀과 계수까지 높은 배티의 Q스킬.

화염구가 블러디를 강타하며 확실하게 목숨을 빼앗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약간 늦은 타이밍.

퍼블은 아니라지만 상관없다.

내가 킬을 먹었다는 게 더없이 중요.

캐리형 서포터 배티가 킬을 먹은 순간 굴러가기 시작한다.

네네톤과 함께 라인을 밀자 무난하게 찍히는 6레벨.

궁극기인 곰돌이는 배우는 순간 배티는 달라진다.

꼬마 마법사에서 학살자로.

다시 태어난다.

*스토리 진행 속도에 대하여.

혹여 궁금하실 수 있어 작품 후기에 납깁니다.

스크롤 밑으로 조금 내리면 있어요!

============================ 작품 후기 ============================

*스토리 진행 속도에 대하여.

주인공이 현재 언어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는 차후 스토리 진행시에 언어부분에서 마찰이 없게 위함이에요.

(이로 인해 생기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 편이 진행 가속도도 붙고 개연성도 해결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스토리는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주인공이 솔랭에서 한 행보 하나하나가 결코 의미가 없진 않습니다.

(작중 스포가 되니 세부적인 부분은 발언을 줄이겠습니다.)

날짜 또한 주인공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로 상당히 흘렀습니다.

이 날짜가 흘렀다는 것도 차후 전개에서 영향이 갑니다.

진짜에용ㅎㅎ;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오직 나만이 마스터가 타 AOS 겜판에 비해서 전투씬이 많은 편이에요.

이는 제가 독단적으로 양을 늘린 게 아니라 댓글반응이라던지, 투표라던지 여러가지를 심사숙고한 끝에 분량조절을 하고 있어요.

전투씬이 타소설에 비해 많은 만큼 진행속도는 살짝 느릴 수밖에 없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렇다고 제가 전투씬을 지루하게 쓰진 않잖아요ㅎㅎ

매화 매화 재밌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가 되겠습니다!

소심한 작가가 추천 부탁드려요 ㅠ.ㅠ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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