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57화 (157/803)

157====================

학살의 공연

도라이븐으로만 벌써 3연승 째다.

1승 1패로 아쉬움이 남았던 다이아2티어로 향하는 승급전을 무사하게 올라갔음은 물론이거니와.

도저히 막을 용기가 나지 않을 불도저와도 같은 기세로 연승가도를 지폈다.

파앙!

파앙!

파앙!

시원하게 내리꽂히는 삼연도끼.

적 원딜러 크레이브즈의 머리통에 쑤셔 박힌다.

크레이브즈는 내 말도 안되는 도라이븐 전적을 검색해 봤는지 초반부터 엄청나게 사리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는 형편없는 선택이다.

도라이븐을 상대로 소극적인 라인전을 한다는 것.

그것은 나 잡아 잡숴라, 군침 도는 식단을 차려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

파앙!

원딜러치고는 몸이 상당히 단단한 크레이브즈의 특성상 죽지는 않았다지만 점멸과 힐이 빠졌다.

부랴부랴 어떻게 살긴 했어도 미래가 없다.

이 미니언 빅웨이브를 놓치게 되는 순간 레벨차이는 현저히 벌어지고 강제 킬각을 잡을 수 있게 되니까.

때문에 도라이븐을 상대로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

맞서 싸워 쟁취하거나.

정 쫄리면 갱을 부르거나.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면 라인전에서 희망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판에서 상대는 이도 저도 하지 못했다.

'뭐, 덤볐으면 퍼블로 승화했겠지만.'

애초에 숙련된 도라이븐이라니.

랭크게임은 커녕 유튜부에서조차 보지 못했을 터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챔프, 픽률이 낮은 챔프.

따지자면 뒤에서 언제나 세 손가락에 드는 게 도라이븐이니까.

안 그래도 숙련도가 필요한데 하지도 않으니 만날 기회조차 없다.

대처법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알았다고 해도 결과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터니 무의미 한 노릇이지만.

서포터와 잘 연계해서 나를 협공하려 했다고 해도.

그러한 틈을 내가 줄 턱이 없다.

딱히 아군 서포터의 도움이 없어도 이 정도 수준의 게임에서 나 혼자 라인전을 터트리는 게 가능할 정도니.

'다른 챔프면 아무리 나라도 힘들지.'

괜히 배인을 포기한 게 아니다.

일반적인 챔프라면 솔직히 힘에 부친다.

하지만 이 도라이븐으로는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다.

원딜러의 꿈과 희망과도 같은 챔피언.

나 혼자 다 때려부순다.

티링!

적팀이 하도 사려 초반에 킬을 못 먹었기에, 나는 어쩔 수없이 흡수의 칼을 사왔다.

때문에 공격력은 조금 낮다.

하지만 평타로 준 데미지에 비례해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흡칼은 라인유지력을 기가 막히게 올려준다.

회전도끼로 평타 하나하나가 강력해지는 도라이븐과 효율은 찰떡궁합.

파앙!

적 라이너의 머리통에 도끼가 박힌다.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듯 스킬 세례를 퍼붓고 도망가지만 상관없다.

파앙!

파앙!

미니언을 칠 때마다 눈에 띄게 차오르는 체력.

도라이븐의 흡혈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다.

고작 흡수의 칼 하나뿐임에도 이 정도.

체력이 순식간에 회복되고 6레벨에 도달한다.

적팀은 빅웨이브를 놓쳤기에 5레벨.

더군다나 점멸도 힐도 없다.

완벽하게 잡히는 다이브각.

노리는 것은 크레이브즈다.

적팀의 서포터는 크브와 그렇게 상성이 좋다는 루나.

해이애나가 해를 상징한다면 루나는 달을 상징한다.

라인도 완벽히 달라 서포터다.

CC기 덩어리라고 불리우는 챔피언 중 하나.

하지만 스킬 구조만 정확히 카운터친다면 도라이븐에게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파앙!

타워에 숨어 조마조마.

설마 때릴까하는 크레이브즈에게 그 설마가 들이닥친다.

머리통에 꽂히는 도끼.

체력이 움푹 패여나감과 동시에 접전이 시작된다.

과장없이 1 대 3.

적팀의 봇듀오는 물론 포탑까지 나를 공격한다.

아군 서포터는 소리커기에 뒤에서 힐만 준다.

내 전적을 보고 조용히 버스타려고 힐러를 골랐다.

내 공격이 쏟아짐과 동시에 적팀도 반격.

역전의 실마리를 잡기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하는 것은 루나의 밤하늘의 검.

그러나 예상하고 있는 이상 무의미하다.

카라락!

도라이븐의 E스킬, 밀쳐내라로 돌격해오는 루나를 튕겨낸다.

탈리반 3세의 깃창을 튕겨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돌격스킬에 대해서는 면역이 있는 게 도라이븐이다.

물론 이도 꽤나 센스가 필요한 플레이긴 하지만 나는 당연히 가능하다.

소리커의 힐을 받으며 크레이브즈만을 점사.

궁극기를 발동해 갈아버린다.

콰라라라락!

거대한 회전톱날이 크레이브즈를 앞뒤로 쓱싹!

두 번 스치며 산산조각 찢어버린다.

점멸도 없는 크레이브즈는 곧이 곧대로 얻어 터지는 수밖에 없다.

터엉!

어떻게든 크브를 살려보기 위해.

루나가 점멸을 사용하며 나에게 스턴을 때려 박는다.

그리고 탈력까지.

하지만 그를 위한 클린즈다.

파앙!

파앙!

스턴과 탈력을 풀어버리고 강제로 딜을 쑤셔 박는다.

적팀의 서포터와 원딜, 그리고 타워에게 협공을 당하고 있음에도 멈추지 않는다.

흡수의 칼로 인한 평타 한 방, 한 방의 체력회복.

그리고 소리커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기어코 크레이브즈의 목을 따내고야 만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포탑에서 숨어 나오지 않는다면 포탑을 낀 채로 죽여버린다.

거진 어거지로 목표를 달성해냈다.

가히 무자비한 학살자.

최소한의 도의조차 킬에 굶주렸다 도라이븐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

도끼로 미니언을 쪼개며 다시 피흡.

소리커가 힐까지 주자 체력이 차오른다.

다시 한 번 다이브각을 노리던 찰나에 눈치가 빠르다.

루나는 아예 언감생심, 포탑을 지킬 꿈도 꾸지 못하고 내뺐다.

또 한 번 저 미친놈이 다이브를 할까.

할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도망갔다.

꿩대신 닭, 나는 포탑을 파괴했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순식간에 쌓이는 골드.

상점으로 귀환해 피를 마시는 칼을 구입한다.

게임시간 10분대에 이 아이템이 나오게 된 순간 봇라인전은 답안지가 없어진다.

파앙!

1차 포탑은 이미 밀어낸지 오래.

적진형에 가까운 2차 포탑 앞에서 시위를 한다.

이제는 타워에서 사린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대놓고 때리다 적당히 물러선다.

그러고나서 다시 피흡.

미니언을 몇 대 치는 것만으로도 내 도라이븐의 체력이 원상복구된다.

피를마시는 칼의 권능이다.

로드 오브 로드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템 중 최대치에 달하는 체력 흡수능력과 더불어 공격력까지 가장 높다.

그에 비해 크레이브즈는 피를 마시는 칼의 하위템인 VF소드를 살 돈조차 나오지 않아 아이템창이 밋밋하기 그지없다.

공격속도의 신발과 흡수의칼 달랑 하나.

사실상 정상적인 딜교환은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그 뿐이면 다행이련만.

타악!

타악!

유감스럽게도 포탑엔 회전도끼가 박히지 않는다.

하지만 W스킬, 광란의 피바다로 공격속도를 계속해서 높이면 타워철거는 한 순간이다.

적팀의 서포터 루나가 반항을 하려 하지만 의미가 없다.

일단 밤하늘의 검을 던진다고 해도 내 밀쳐내라에 막히니까.

그나마 발악의 여지가 될 수 있던 크브와 루나의 궁극기.

타워가 깨지는 순간을 늦추기 위해 라인클리어를 하는데 사용하고 만다.

조금 시간이 끌리게 되긴 했지만.

이렇게 되면 오히려 내 쪽에 웃어주는 상황이다.

갱을 온다 해도 나를 잡을 딜링이 도저히 나올 수가 없기에.

뀨웅!

적팀의 정글러, 나무카이가 인삼을 던지며 나에게 접근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다.

미드라이너인 르풀랑 또한 나를 노려오고 있다.

골치가 아픈 상황.

다른 챔프면 몰라도 나무카이의 일그러진 전진은 순간적으로 무적판정이 되기에 밀쳐내라로 막을 수가 없다.

꾸루룩!

일그러진 전진.

그것도 점멸까지 사용해 나를 덮친다.

훌륭한 판단이다.

아군의 합류는 아직이고, 적의 수는 2배나 많으니.

하지만 나는 나무카이에게서 도망갈 생각따위 없다.

오히려 전진한다.

속박이 끝나자마자 나무카이를 도끼로 찍고 광란의 피바다를 사용해 내달린다.

앞에 보이는 건 르풀랑.

나에게 표식을 던지고 앞대쉬를 해온다.

이미 예상했던 바.

나는 밀쳐내라로 르풀랑의 자세를 무너뜨렸다.

카라락!

일반적으로 원딜 암살에 일가견이 있는 르풀랑이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표식을 터트렸을 때의 얘기다.

도라이븐의 E스킬.

밀쳐내라는 잘만 사용한다면 르풀랑이 나에게 닿지도 못하게 만들 수 있다.

탈리반의 깃창이나 루나의 밤하늘 검을 막아냈을 때처럼.

물론 나머지 스킬만으로도 위협적이라지만 상관없다.

그 전에 죽이면 되니까.

콰직!

콰직!

도끼를 두 대 연이어 찍자 르풀랑의 패시브가 터진다.

그만큼이나 체력 손실이 심각하다는 증거.

르풀랑이 패시브의 효과에 의해 잠시간 은신이 된 자리에 주저없이 궁극기를 내던진다.

회전하는 톱날로 분신 채로 르풀랑을 갈아버리기 위해.

콰라라라락!

내 머리위에 +300골드가 뜬다.

더 볼 것도 없이 사망해버린 르풀랑.

앞점멸로 르풀랑을 잡아낸 건 돌발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이것도 다 노림수다.

적 4명이서 나를 노린다고 해도 일렬로 세워 하나하나 격파한다면 순간순간 만큼은 1:1이나 다름없다.

도라이븐이 아이템이 나와 순살이 가능해지면 이론상 충분히 가능한 전략이다.

그리고.

파앙!

파앙!

밤하늘의 검을 무빙을 밟아 슬며시 피해내고 크레이브즈에게 접근해 내려 찍는다.

아직 점멸이 돌아오지 않는 크레이브즈.

광란의 피바다에 의한 압도적 속도의 차이가 있는 한 도망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더블킬! 적을 처치했습니다.

정확히 딜러 두 명부터 머리통을 쪼개고 시작한다.

남게 된 루나와 나무카이가 아무리 나를 두들긴다고 한들.

이제 흡혈량이 피해량을 초월한다.

콰지직!

나무카이의 하드카운터는 도끼를 든 나무꾼이라는 농담.

지금의 상황에 더없이 적절한 표현이다.

아무리 몸이 단단하고, 체력회복에 의한 전투지속능력도 좋은 나무카이라 할 지라도, 도라이븐의 회전도끼에 찍히면 나무쪼가리가 뜯겨져 나간다.

더군다나 자랑하는 회복력도 도라이븐의 흡혈량을 넘어서지 못한다.

묵직하기 그지없는 도라이븐의 도끼.

광란의 피바다로 인한 공격속도 증가까지 더해지자 생지옥의 나래가 펼쳐진다.

─트리플킬! 적을 처치했습니다.

들어가는 능력은 좋지만 도망가는 능력은 없는 나무카이.

서포터 루나가 어떻게 스턴이라도 걸며 내빼려하지만, 그마저도 쿨타임이 돌아온 클린즈로 풀어내고 타워 안 쪽까지 들어가 나무카이를 따내고 만다.

멈추지 않는다.

계속해서 튕겨대는 회전도끼 한 방, 한 방은 어지간한 스킬의 데미지에 필적한다.

더군다나 도끼를 받기만 하면 광란의 피바다의 쿨타임이 리셋.

체력회복량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인데.

조용히 뒤에서 힐을 주고 있는 소리커까지 있으니 타워에 깡으로 맞고 있음에도 불사신이다.

─쿼드라킬!

Unknown Error님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펜타킬이 아쉬워지는 순간.

하지만 이는 탑라인에서 조용히 손가락 빨고 있던 말화이트 또한 마찬가지다.

아직 한타 한 번 하지도 못했는데 게임이 터져버렸다.

그리고 같이 평화협정 맺고 CS를 먹고 있는 네네톤은 아무것도 안 하고 게임을 이겼다.

라인전 강력하기 그지없는 네네톤을 상대로 라인전을 잘 버텼음에도 보람이 하나도 없는 상황.

탑을 하다 보면 왕왕 생기는 강제패배지만 억울함을 토로한다고 현실이 바뀌진 않는다.

쿼드라킬로 떼돈을 번 만큼 코어아이템을 하나 더 구입하고 싶은 욕망이 굴뚝같다.

하지만 상대가 막지를 않으니 그냥 게임을 끝낸다.

뒤늦게 도착한 아군 미드와 정글러.

억제탑을 밀고 미니언웨이브와 같이 쌍둥이 포탑에 테러를 가하고 있음에도 건드는 자 아무도 없다.

말화이트[All]-저 불쌍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크브 리폿 좀..

크레이브즈[All]-상대가 트리플리프트인데 솔직히 면죄부 해줘야지….

루나[All]-나도 버스 타고 싶다. 소리커로 힐 빠듯이 잘 드릴 자신 있는데 트리플리프트님 저 듀오 좀요!

봇라인을 져도 욕을 먹게 되는 건 대부분 원딜러다.

어째서 서포터에게는 그 화살이 향하지 않는지 신기한 노릇이지만 풀리지 않는 솔랭의 미스테리.

때문에 크브가 욕먹겠거니 예상을 했는데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오픈을 한다.

나쁜 일은 아니라지만 이상하다.

요즘 들어 웬지 모르게.

'트리플리프트란 오해를 자주 듣네.'

어쨌거나 적팀이 예의바르게 봇오픈을 해준 덕에 게임의 승패는 서렌조차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이번 판을 포함하면 도라이븐으로 4연승 달성.

오늘의 하루는 아직 길게도 남아있으니 지쳐나가 떨어질 때까지 내달려본다.

============================ 작품 후기 ============================

추천 부탁드려요!

부족한 작가 위해서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