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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치TV
나이즈가 왕귀형 챔프라고는 해도 초반 라인전이 약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강한 편에 속한다.
평타와 더불어 꽂히는 짧은 쿨타임의 뇌구.
지속적인 짤짤이는 상대를 미칠 듯이 괴롭게 만든다.
톡.
치직!
겨우 두 번, 뇌구를 맞았을 뿐인데 벌써 반피가 나가버린 발렐리아.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어안이 벙벙할 거다.
일반적인 나이즈 대 발렐리아의 라인전 구도에서 나이즈가 주도권을 가지는 건 고작해야 1레벨뿐이다.
그렇다고 그게 마냥 고통스럽다고 보기도 힘들다.
평타 견제라는 게 보통 적당히 들어오는 법이니까.
미니언이 깡패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미니언 무서워서라도 평타 견제를 거세게 넣는 상대는 없다.
하지만.
'내가 두란검을 괜히 간 게 아니지.'
평타를 치자 조금씩 차는 나이즈의 체력.
강해진 공격력은 미니언이 나를 보복하는 데미지 이상을 발렐리아에게 돌려줄 수 있다.
나이즈가 상대라고 방어룬을 들고 오지 않은 발렐리아의 얕은 갑옷을 가볍게 뚫고서.
└헐.. AD나이즈가 마스터에서 먹히네.
└아직 먹혔다고는 보기 힘들지. 게다가 후반가면 안 좋을 걸?
그건 모르는 소리다.
일단 나이즈자체가 주문력에 의한 데미지 증가율이 상당히 낮다.
일반적인 나이즈 특성과 비교해 눈에 띌 정도의 데미지 차이까진 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차이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상성인 챔프를 상대로는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감으로서 얻는 이득이 훨씬 와닿는다.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시작아이템.
일반적으로 나이즈는 신발 혹은 마나수정을 선템으로 간다.
마나계수라는, 마나를 올릴수록 스킬데미지가 올라가는 나이즈의 특성상 가능한 선택이다.
덕분에 여제의 눈물방울 등의 필수 아이템을 빨리 뽑을 수 있고, 이는 라인전에서의 마나관리로 이어진다.
마나소비량이 상당히 부담되는 나이즈이기에 이 차이는 두고두고 영향을 끼친다.
'대신에 CS를 평타로 잘 챙기면 되니까.'
공격력이 높다는 소리는 미니언 막타를 치기에도 용이하다는 소리다.
본디 평타가 약한 마법사 챔피언들은 CS를 수급할 때 스킬을 사용하는 일이 왕왕 생긴다.
이는 나이즈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이렇게 평타 데미지가 올라가면 아깝게 스킬 쓸 일이 줄어든다.
그렇게 아끼고 아낀 마나는 발렐리아를 괴롭히는데 환원된다.
톡.
치직!
톡.
평Q평.
앞무빙을 하며 견제를 우겨넣는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멈추지를 않는다는 것.
티링!
내 견제에 쫄아 라인푸쉬를 게을리 한 시점에서 솔킬은 정해졌다.
어떻게 보면 고작 미니언 하나 차이.
그 하나의 차이로 인해 선2레벨이 결정되고 동시에.
챠륵!
2레벨을 달성함과 동시에 배운 W스킬 돌감옥.
적을 속박시키는 효과가 있는 돌감옥이 펼쳐지며 발렐리라를 가둔다.
그 속박의 유지시간은 고작 1초가 안된다.
하지만 나이즈의 패시브는 스킬을 쓸 때마다 다른 스킬의 쿨타임을 1초 줄어들게 해주는 효과가 있기에.
치직!
화르륵!
톡.
패시브에 의해 빠르게 쿨타임이 돌아온 뇌구와 더불어 발화까지.
속박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미친 듯이 누른 점멸이 사용된 직후에는 이미 늦었다.
한 번 더 톡, 건드리는 것으로 딜계산은 완벽하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체력포션을 계속해서 빨아대는 발렐리아를 견제를 우겨넣어 솔킬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확실한 실력차에 의한 견제의 우위, 그로 인해 만들어진 억척같은 솔킬.
채팅창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나이즈로 발렐리아 솔킬 땄어ㅋㅋㅋㅋ
└이걸 두란검이 캐리하네.
└AD나이즈 하러 갑니다.
라인전에서의 실력 차이는 상성을 극복할 수 있는가.
답은 YES기도 하고 NO이기도 하다.
상대보다 강한 구간에 조금 더 몰아붙이는 것이 한계.
하지만 절묘한 계산이 맞아떨어지면 이 조금의 차이는 솔킬을 만들어낸다.
단언컨데 나이즈는 발렐리아를 상대로 약하다.
그러나 나이즈가 상대적으로 강력한 타이밍도 존재한다.
서로 스킬이 하나밖에 없는 1레벨에는 발렐리아보다 우위에 선다.
원래라면 그냥 지나치고 마는 구간.
이렇게 기회를 살릴 수만 있으면 솔킬을 따내고, 상성이고 나발이고 찍어 누를 수 있다.
퍼블을 먹은 나이즈.
그 자체만으로도 무시무시한 하나의 대명사라는 사실은 로드 오브 로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모를 수가 없다.
티링!
상점에 귀환해 구입하는 아이템은 여제의 눈물방울.
이제는 평타데미지뿐만이 아니라 스킬데미지까지 막강해진다.
일반적으로 딜로스 아이템에 지나지 않은 여눈이지만.
마나에 비례한 계수를 가지고 있는 나이즈에겐 명실상부한 무기다.
다시 탑라인으로 향해 견제를 시작한다.
톡.
치직!
부단히 평타를 후려갈기며 발렐리아의 체력을 깎아낸다.
라인전이 정상적으로 흘러갔다면, 3레벨부터 나이즈를 무진장 밀어붙이고 6레벨이 됐을 땐 솔킬까지 노려볼 수 있는 발렐리아.
하지만 레벨과 아이템차이가 턱도 없는 마당에 딜교환이 성사될 수가 없다.
'그래도 방심하단 훅 가는 수가 있지.'
카운터챔프가 괜히 카운터라 불리는 게 아니다.
6레벨을 찍은 발렐리아의 원콤, 그리고 갱호응 능력은 결코 경시해서는 안된다.
아니나다를까.
적팀의 정글러 리심이 탑라인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맵에 노출됐다.
'역시, 안 올 리가 있나.'
탑나이즈는 한 번 갱킹을 당하기 시작하면 맛집이 되기 십상이다.
나이즈가 캐리해 이기는 게임도 많다지만, 역으로 갱킹을 밑도 끝도 없이 당해줘 아군 멘탈을 터트리는 게임도 흔하다.
이렇다 할 생존기가 없는 나이즈.
라인이 짧은 미드에 서는 것만이 그나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비교적 라인이 길다고 할 수 있는 탑에 서면 언젠가는 한 번 갱각이 나올 수밖에.
그것은 이렇게 흥한 상태에서조차 마찬가지다.
어지간히 잘 컸다할 지라도 가진 바 체력이 물렁하기 짝이 없는 딜챔프.
적 두 명이 궁극기를 꽂아 넣으면 버틸 수 없는 게 당연한 지사다.
탱커들처럼 우직한 갱회피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딜챔프에겐 딜챔프만의 방법이 있는 법.'
어지간한 챔프로는 꿈도 꿀 수 없는 발상.
나이즈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감히 상상이나 했을 법한 입롤이다.
그러나 당장은 데미지가 부족하다.
궁극기를 사용해 라인을 한 번 쭉 밀고 상점에 귀환해 수호자의 유리수정을 사온다.
흔하디 흔한 주문력조차 없이 체력과 마나만이 있는 아이템.
다른 챔피언들에겐 딜로스를 유발할 뿐인 마나템이 나이즈에겐 찰떡궁합의 무기라는 사실은 말해서야 입만 아프다.
물론 이렇게 라인을 쭉 밀고 집에 가버려도 적정글러 리심은 계속해서 탑을 노려 올 거다.
한 번 이상은 갱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웃어주고 있는 건 아군 미니언이 많다는 사실일까.
'이 미니언 자체가 변수가 될 확률도 생각해야 하겠지만.'
발렐리아는 Q스킬로 미니언을 타고 상대에게 접근하는 걸 주전법으로 삼는 챔피언이다.
하지만 탈 수 있는 건 오직 체력이 적은 미니언 뿐.
막타를 치면 쿨타임이 리셋되는 효과를 받으려면 조건이 제법 한정된다.
때문에 직접 때려서 체력을 깎거나, 미니언들끼리 공격하기를 바래야 하지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밀고 있는 상황인지라 아군의 원거리 미니언들은 전부 풀피다.
그럼에도.
챵!
챵!
챵!
없는 각을 억지로 만들기 위해 발렐리아가 궁극기를 사용한다.
일직선을 쇄도하는 칼날을 날리며 미니언의 체력을 깎는다.
자신의 Q스킬로 탈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이 점이 발렐리아가 갱호응이 좋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그 만큼 상대 입장에서도 알아채기 쉬울 수밖에 없지만.
'갱킹이 왔다고 광고를 하는 구만.'
상황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나에게 들어가야 할 궁극기를 고작 미니언 체력 깎는데 소비한 상황이니.
이 갱킹을 잘 회피할 수 있을지는 이제 나에게 달렸다.
후!
아래 쪽에서 방호로 들어오는 리심.
하지만 천천히, 조급해 하지 않으며 거리부터 좁힌다.
마스터티어의 리심답게 음파를 먼저 사용해 갱각을 놓치고 마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는다.
'중요한 건 거리유지.'
리심이 나를 점멸을 사용해 까는 것 또한 계산을 해야 한다.
와, 점멸까지 써서 나를 죽이네!
하는 소리는 마스터티어에서 통할 변명이 아니다.
부쉬의 이점을 사용해 몸을 숨긴다.
아직까진 조금 멀리 있다고 할 수 있는 발렐리아.
나에게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리심에게 콤보를 우겨 넣는다.
톡.
챠쟈장!
치직!
비교적 사정거리가 길다고 할 수 있는 평타, 그리고 E스킬과 뇌구.
대상의 마법저항력 수치를 깎아주는 E스킬 아쿠아볼은 먼저 맞혀 놔야 한다.
그래야만 후속타가 더욱 세게 들어가니까.
톡.
톡.
평타를 두들기며 다음 부쉬 안에 숨는다.
확실하게 나를 포위해서 섬멸하려는 속셈의 리심.
코앞보다는 조금 먼 지점에 도착했을 때.
리심의 궁극기 사거리가 닿지 않는 아슬아슬한 위치에서 다시 한 번 콤보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정식으로.
챠륵!
치직!
돌감옥으로 리심을 멈춰세우고 뇌구로 후속타를 가한다.
아직 절반은 남았기에 여유롭다고 할 수 있는 리심의 체력.
당연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톡.
평타를 섞으며 궁극기를 발동한다.
나이즈의 궁은 버프계열의 스킬.
가장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건 나이즈의 이동속도 증가 효과다.
그리고 주문흡혈을 줌과 동시에 모든 스킬에 광역 효과가 추가시켜 준다.
치직!
궁극기도 결국은 스킬이다.
패시브에 의해 뇌구의 쿨타임이 줄어든다.
다시 한 번 날리며 리심의 체력을 깎아냄과 동시에, 나는 늘어난 이동속도로 거리를 벌렸다.
'이건 조금 많이 아플 거다.'
아쿠아볼에 의해 마법저항력이 줄어든 상황에서의 데미지는 더욱 와닿는다.
슬슬 발렐리아 또한 접근하지만 상관없다.
이 또한 하나의 노림수.
챠자장!
궁극기의 효과에 의해 광역으로 들어가는 아쿠아볼이 겹쳐있는 모양새가 된 리심과 발렐리아를 훑는다.
최대 5번까지 튀기며 주위의 적에게 피해를 주는 아쿠아볼.
고작 1레벨의 스킬이라고는 해도 궁극기의 광역효과가 들어가자 그 데미지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마법저항력 수치를 깎는 효과가 중첩이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부터 단 5초동안은 리심에게 거진 트루데미지가 들어갈 예정이다.
치직!
톡.
챠륵!
내 스킬의 주 대상은 리심.
발렐리아는 그저 근처에 있었을 뿐인데 궁극기의 광역딜로 인해 체력이 깎인다.
치명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지만 리심 본인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조금씩 깎이다가 어느 순간 뭉텅뭉텅 깎여나가고 있는 체력은 리심의 머릿속에 위험신호를 세차게 울린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지만.
고작 스킬만 난사하면 이런 데미지를 줄 수가 없다.
계산해서 날리는 콤보.
더욱이 중간중간 섞인 평타는 한 방, 한 방은 스킬쿨 사이에 딜로스가 생겨야 하는 나이즈의 지속딜에 힘을 보태준다.
챵!
콰락!
그러나 나는 한 명이고 적팀은 두 명이다.
발렐리아가 리심을 대신해 나에게 뛰어든다.
흔히 말하는 바톤 터치.
골때리는 상황이지만 타겟팅만 엇갈리지 않는다면 괜찮다.
'리심부터 처치한다.'
체력이 깎이고 깎인 리심.
발렐리아가 나에게 접근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킬각이 나올 정도로 얻어 맞은 건 명백한 실수다.
다름아닌 내가 그 딜계산을 못할 리가 없다.
나는 앞점멸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딜을 전부 쑤셔 박았다.
치직!
톡.
화르륵!
어떻게 나를 궁극기로 차내고 도망가려하지만 헛수고다.
이미 타겟팅으로 날아가 버린 뇌구와 평타.
발화까지 더해지자 리심의 목숨은 확실하게 결정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티링!
리심을 처치함으로서 얻은 막대한 경험치.
절묘한 타이밍에 높아진 레벨은 단순한 스펙의 증가뿐만이 아니다.
내가 상점에서 구입했던 수호자의 유리수정.
체력과 마나를 올려주는 다소 쓸데없는 아이템이지만 라인유지력 하나는 기가 막히다.
레벨업을 할 때마다 체력과 마나를 회복시켜 준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효과가 마치 생명줄과도 같다.
갱킹을 왔던 리심의 목숨줄이 끊기자 남은 건 발렐리아.
그래도 리심 덕에 나에게 접근하는데까지는 성공했다.
돌진기로 나를 덮쳐옴과 동시에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고정데미지를 나에게 쑤셔 넣는다.
원래라면 버티기 힘든 상황.
그러나 수호자의 유리수정, 그 체력회복효과와 맞물리자 발렐리아의 생각만큼 체력이 빠지지 않는다.
화르륵!
궁여지책으로 발화를 사용해 내 치유력을 줄이지만 이미 늦었다.
돌아온 스킬의 쿨타임.
뇌구를 사용함으로서 다시 한 번 돌감옥으로 발렐리아의 발을 묶는다.
챠륵!
1초도 안되는 속박시간.
하지만 내가 포탑까지 도주하는 시간을 벌기엔 충분하다.
'조금 아쉽기는 해도.'
채 성장을 하지 못한 나이즈이기에.
더블킬각까지는 노리기가 힘들다.
근거리에서 때려대는 발렐리아의 고정데미지 평타는 아이템이 없더라도 살을 깎듯 아프기에.
그대로 싸웠다면 분명 내가 졌을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과거의 이야기지만.'
상점에 귀환하니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억겁의 스태프 가격.
서서히 왕귀를 준비하는 나이즈에게 장군의 칭호가 내려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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