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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72화 (17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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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치TV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적 정글의 동선을 예측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여기에 한 번만 기억하면 언제라도 도움이 되는 짤막 상식이 존재한다.

갱승을 한 정글러는 반드시 버프를 찾으러 온다는 사실.

마치 범인은 사건 현장에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법칙과도 같다.

그러다가 한 번 더 역갱을 당하는 경우도 흔하다지만 이곳은 마스터티어.

적정글 리심도 바보는 아니다.

아군 정글러인 나무카이가 맵에 노출된 후에야 움직인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뻔할 뻔자지.'

버프가 식기 전에 되찾아가려는 속셈.

이미 알고 있는 나이기에 대비하는 것은 손 쉬운 일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구입한 것이기도 하고.

슈욱!

먼저 그어지는 건 쇈의 도발.

합리적인 선택이다.

쇈이 OP라고 불렸던 이유, 그리고 차후에 저평가가 받게 되는 이유가 바로 도발의 판정때문이니까.

현재 쇈은 도발의 판정이 상당히 좋아, 어지간히 이상하게 긋는 게 이상 못 맞힐 수가 없다.

그런데다 네네톤은 기본적으로 몸집이 큰 챔피언.

내가 아무리 무빙을 한다고 해도 피하기가 힘들다.

그렇게 나를 붙잡아 놓은 후에야 리심이 음파를 날린다.

발차기로 들어온 리심은 땅을 찍고 평타를 후려 갈겼다.

한 명, 한 명의 적은 만만하지만 두 명이 뭉치니 무시할 수 없는 데미지가 들어온다.

이쿠! 이쿠!

도발의 지속시간동안 1/3까지 깎여버린 내 체력.

충분하다.

쇈과 리심에게 희망을 주기에는.

꾸뤄러러럭!

내 네네톤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울부짖는다.

도발에서 몸이 자유로워 지자마자 발동하는 네네톤의 궁극기, 앙신강림.

그 효과는 체력의 추가, 흔히 말하는 피뻥이다.

더불어 휘몰아치는 흑구름은 불타는 망토마냥 주위의 적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준다.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특징 또한 있다.

안 그래도 큰 네네톤의 몸집이 더욱 거대해진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뽐낸다.

그 위엄은 결코 단순한 위협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궁극기만으로도 적팀의 희망을 잘근잘근 밟아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한 가지 더.

네네톤의 힘을 한층 더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 나는 구입해 놓았던 아이템을 사용했다.

치잉..!

체력과 공격력을 올려주는 힘의 영약을 복용한다.

앙신강림과 힘의 영약은 리심과 쇈이 열심히 깎아낸 네네톤의 체력을 원상복구 시켜냈다.

적팀의 스킬쿨타임은 아직 한참은 남아있는 상황.

반격이 시작된다.

꾸드득!

먼저 물어뜯는 건 리심일까.

천옷을 두 개나 구입한 쇈은 한 번에 먹다간 배탈나는 수가 있다.

확실하게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먹잇감부터 섭취한다.

급할 것 없는 상황이기에 먼저 들어가는 건 평타.

그 다음, 야성에 의해 강화된 참혹한 난도질로 물어 뜯는다.

그것만으로도 반피가 까이지만 1.5초간 지속되는 스턴동안 멈추지 않고 몰아붙인다.

쿠러렁!

천참만륙으로 쇈과 리심을 한꺼번에 훑자, 그나마 빠졌던 체력이 다시금 차오른다.

미니언이 아닌 챔피언을 때리면 3배나 오르는 회복량.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뒤늦게서야 눈치채지만 로드 오브 로드는 바둑이 아니다.

물러주는 건 당연히 없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이 학살 중입니다.

스턴의 효과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평타를 갈기는 것으로 리심은 가볍게 마무리.

나를 부단히 치고 있던 쇈 또한 찰과상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천참만륙의 광역데미지에 더해서.

앙신강림이 몰고 온 흑구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쇈을 갉아먹고 있다.

흑구름은 물리데미지가 아닌 마법데미지.

천옷을 두 개나 둘러 방어력을 올렸다 한들, 마법피해는 그대로 들어간다.

촤륵!

네네톤의 E스킬, 할퀴고 채썰기.

도망가는 쇈을 따라가 한 번 내려 찍는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포탑까지 발걸음을 옮기는 쇈.

하지만 할퀴고 채썰기는 그 이름따나 두 번 연속해서 상대를 추적할 수 있다.

게다가 앙신강림은 무려 15초동안이나 유지된다.

꾸역꾸역 쌓이고 쌓인 마법피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할퀴고 채썰기로 지속적으로 따라가 흑구름을 비비며 평타를 갈겨댄다.

거기에 더해 리심에게 뺏었던 레드버프.

둔화와 더불어 고정데미지가 있는 레드가 유독 서럽게 쇈의 몸을 녹여낸다.

불쌍하리 만큼 반항을 포기한 덕일까.

쇈은 포탑에 도착하는데까지는 성공했다.

미안하지만 안심하긴 아직 이르단다.

지옥 끝까지 따라가 다시 한 번.

쿠러렁!

쿨타임이 돌아온 천참만륙을 휘두르자 내 체력은 회복되고 쇈은 마무리가 된다.

포탑에 몇 대 맞긴 했지만 위태위태하지 않다.

앙신강림과 영약에 의한 추가 체력은 어지간한 코어템 하나에 준한다.

─더블 킬!

Unknown Error님이 미쳐서 날뛰고 있습니다.

└방금 소름돋았다ㅋㅋㅋ 다구리를 치고 있는데 오히려 체력이 차ㅋㅋㅋㅋ

└노잼톤을 침 삼키는 것도 까먹고 보는 건 처음이네.

└후원금 충전하러 간다. 기달려라 방장아!

후원금 보내준다고 해놓고 함흥차사가 되는 일은 다반사지만 어쨌던.

네네톤은 누구나 인정하는 역관광의 달인이다.

궁극기에 의한 피뻥과 힘의 영약까지 적절히 섞어 사용한다면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

라인전이 강력한데다 생존기까지 좋으니 확실히 이러저러 만능 챔피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장기대치일까.

확실히 네네톤은 알려진 바대로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발렐리아 마냥 적 딜러진을 한 번에 물어뜯어 죽일만한 딜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화이트처럼 강제 이니시가 탁월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네네톤은 솔랭에서 결코 아쉬운 픽이 아니다.

강력한 라인전에 더불어 미칠 듯한 스노우볼.

유통기한이라는 것도 결국 성장이 어느 정도일 때나 아쉬움이 남는 거지.

이 정도 컸으면 악어가죽 마를 날이 없다.

탑라인에 오는 모든 적을 촉촉하게 만들어줄 자신이 있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눈치볼 정글러는 이미 내 손에 죽어있기에 여유롭게 포탑을 파괴한다.

더블 킬과 포탑골드까지 더해지자 무지막지 성장해버린 네네톤.

티링!

상점에 귀환해 티아매트를 완성시킨다.

네네톤의 둘도 없는 코어 티아매트.

그 까닭은 네네톤의 딜교 방식을 본다면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다.

쿠!

꾸드득!

다시 탑라인에 도착해 쇈과 딜교환을 한다.

할퀴고 채썰기.

미니언을 타고 쇈에게 들어가 참혹한 난도질로 스턴을 건다.

원래라면 여기에서 천참만륙으로 한 번 더 긁어내고 빼는 게 끝이지만.

퍼엉!

원형으로 퍼지는 파동.

티아매트의 액티브가 선사하는 광역데미지는 평타 한 번에 준한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딜을 우겨 넣고 할퀴고 채썰기로 다시 빠진다.

이 한 번의 딜교환만으로도 1/3이 넘게 빠진 쇈의 체력.

사슬갑옷과 천옷이라는 순수한 방어아이템만 두른 쇈임에도 이 정도 데미지다.

쇈의 보호막과 갑옷을 뚫고 유효타를 먹여냈다.

'다이브각이 나오는 구만.'

체력을 한 움큼 빼버린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

이미 두 번이나 갱승을 해버린 리심은 탑라인은 나몰라라 다른 라인에만 얼굴을 비추고 있다.

안타깝게도 쇈에게 도움을 줄만한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꾸뤄러러럭!

괴상한 울음소리와 함께 거대해지는 네네톤의 몸집.

궁극기를 발동함을 신호로 퍼지는 흑구름이 쇈을 갉아먹는다.

그로 인해 나를 위험인자로 판단한 포탑에게서 공격이 날라오고 있지만 상관없다.

꾸드득!

쿠러렁!!

야성이 모여 강화된 참혹한 난도질은 1.5초간 스턴을 때려박는다.

동시에 울려퍼지는 티아매트의 파동에 쇈은 반항도 꼼짝없이 얻어터지고 있다.

뒤이어 들어가는 천참만륙과 흑구름의 광역데미지는 그나마 쇈의 유일한 아군이라할 수 있던 미니언들까지 몰살시킨다.

슈욱!

도발을 그어 도망가려 하지만 소용없다.

도발은 확실히 좋은 CC기지만 단 하나, 문제점이 있다면 적이 자신을 공격하게 된다는 거다.

스턴과는 달리 도발의 지속시간동안 나는 꾸준히 쇈을 따라간다.

더군다나 할퀴고 채썰기는 쓰지도 않은 상황.

쿠!

한 번 따라가 쓰다듬어 준다.

그리고 최대한 몸을 비비다가 다시 한 번.

확!

꾸역꾸역 포션을 빨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쇈이지만 3초 남았다.

몸을 아슬아슬 붙인 채 따라가 천참만륙.

네네톤의 거대한 칼이 원형으로 휘둘러지며 광역데미지를 흩뿌린다.

거기에 더해.

화르륵!

마스터티어의 쇈다운 딜계산능력일까.

이 경우 조금 애처롭긴 하지만 굳이 애써서 마우스를 움직일 수고가 줄었다.

아무리 방템을 둘둘 두른다 해도 발화의 고정데미지는 자비가 없기에.

모든 것은 단념한 쇈은 눈을 감고 운명을 받아들인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쇈을 처치하긴 했지만 앙신강림에 의해 꾸역꾸역 차오른 야성은 남아있다.

이 넘치는 힘을 미니언에 쓰긴 아쉬운데.

아직 희미하게 남아있는 힘의 영약이 안타깝게도 느껴질 와중에 알맞은 먹잇감이 찾아왔다.

반피 이하로 떨어진 내 네네톰을 보고 어디 한입할 수 있을까.

르풀랑이 들뜬 기대를 안고 탑라인에 로밍을 왔다.

나를 보자마자자 자신의 이동스킬인 날조를 사용해 코앞까지 접근하는 르풀랑.

침묵의 표식과 연계되는 스킬을 날리려 하지만 멈춰버린다.

내 스턴은 눈보다 빠르니까.

꾸드득!

퍼엉!

네네톤의 W스킬, 참혹한 난도질.

1.5초간 지속되는 스턴이 풀리기도 전에 르풀랑의 운명은 결정됐다.

고개를 들이밀어도 어지간히 잘못 들이민 거다.

상어의 아가리에 나 잡숴라하는 먹이를 준 꼬라지니.

스턴상태에서 한 번 평타를 갈기는 것으로 르풀랑이 사라진다.

잠깐의 은신과 더불어 분신을 만들어주는 르풀랑의 패시브.

도주에 굉장히 용이한 건 맞지만, 여기가 네 묘자리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쿠러렁!

쿠! 확!

강화된 천참만륙과 할퀴고 채썰기가 선사하는 어마어마한 광역딜.

은신이고 나발이고 모조리 죽여버리면 헷갈릴 필요도 없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은 전장의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냥 오는 족족 다 죽여 버리네ㅋㅋ

└르풀랑 멍청하게 왜 들어간 거지?

└침묵걸라고 했던 거 아님? 근데 걸기 전에도 죽여버림ㅋㅋ

그 말대로다.

르풀랑의 입장에서야 궁극기도 빠지고 체력도 없는 네네톤은 만만했을 터.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는 직접 찔러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아무리 그래도 설마, 찔러보기도 전에 죽을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치 못했겠지.

<내가 살아있는 한, 모조리 끝이다!>

픽창에서 네네톤을 선택할 때 나오는 음성은 네네톤이라는 챔피언을 설명하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갱승의 제왕.

어설픈 로밍이나 갱킹따위 역효과다.

사냥하러 갔다가 역으로 사냥당하고 만다.

티링!

미리 구입해놨던 롱스워드의 상위아이템 최후의 숨결을 구입한다.

이것으로 쇈의 두터운 방어력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재미는 볼 만큼 봤으니.'

어차피 쇈은 포탑을 끼고 나오지도 못한다.

라인을 미는데도 한 세월 걸려 기다리다간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네네톤으로 게임을 오래 끄는 건 그다지 좋지가 않기에.

스노우볼을 굴리기로 했다.

첫 번째 제물이 되는 건 언제나 봇라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고도 명료.

'두 명이니까.'

똑같이 터트려도 봇라인에선 더블킬을 딸 수 있다.

게다가 경험치를 두 명이서 같이 먹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레벨도 낮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적팀을 절망에 빠트려버린다.

꾸드득!

봇라인을 빙둘러 돌아가 뛰어드는 생다이브.

점멸까지 사용해 원딜러를 참혹한 난도질로 물어뜯는다.

솔랭 캐리의 법칙 중 하나.

원딜을 죽일 땐 가능한 잔인하게 죽여라.

다소 비효율적이더라도 솔랭에서 항복을 받아내기엔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없다.

원딜을 할 때, 괴물이 되어버린 적 탑라이너가 자신을 강제로 물어뜯을 때만큼 허무함이 느껴지는 순간이 없기에.

자신을 지켜주지 않은 서폿은 물론이고, 괴물이 되게 놔둔 정글러, 그리고 키워버린 탑까지.

하나하나 원망스럽지 않은 아군이 없다.

게임을 하기 싫게 만들어준다.

퍼엉!

연속해서 울려퍼지는 티아매트의 광역딜에 적원딜러의 체력이 당장 꺼질듯한 촛불 신세가 돼버린다.

하지만 아직 주 공격기라고 할 수 있는 천참만륙은 들어가지도 않았다.

우우우웅..!

얼마 남지 않았던 적 원딜러의 가느다란 촛불에 희미한 도움의 손길이 닿았다.

탑에서 우직하게 미니언을 먹던 쇈이 궁극기를 사용한 것.

희망을 얻은 적팀의 서포터 쏘냐가 파워센도를 사용해 잠시간 내 발목은 붙잡는다.

'편의점이 생각나는데.'

1+1의 행사가 펼쳐질 뿐이다.

파워센도에 의한 스턴 시간이 끝난 후에도 차분히 기다려준다.

평타만 기분나쁘게 툭툭 건들면서.

쿠러렁!

쇈이 도착하자마자 크게 휘갈긴다.

3명의 적을 맞힌 강화된 천참만륙은 500에 가까운 체력을 회복시킨다.

더군다나 그 위력에 원딜러는 즉사하고 쏘냐와 쇈의 체력이 눈에 띄게 깎였다.

거기에 더해.

꾸뤄러러럭!

궁극기까지 발동하자 포탑의 공격을 버텨내는 건 여반장이다.

그 사이에 우물쭈물하던 아군 봇듀오가 드디어 도착했다.

유일한 딜러를 잃고 도망가는 쏘냐와 쇈을 가볍게 마무리.

뒤늦게 지원을 온 적팀의 정글러 리심이 초토화가 된 봇타워 주변을 허탈하게 바라본다.

게임의 승패는 한타까지 가지도 못한 채 허무히 결정지어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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