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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치TV
쥐도 새도 모르게 다가가 상대의 숨통을 노리는 토이치.
사실 토이치는 리심이나 세코에 비하면 안정적이지 못한 정글러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시도 때도 없이 카정이 들어와서 피를 말려버린다.
설사 잘 성장을 했다고 해도 몸이 약한 원딜챔프라는 단점은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다.
어쩌다 한 번, 잘못 이니시라도 당해버리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
그럼에도 내가 토이치를 선택한 데는 명료하면서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갱킹 암살 지속딜 나 혼자 다 해먹는다."
한타지향형 메타라는 건 결국 원딜러에게만 축복이다.
지속딜러인 원딜러는 시간이 갈수록 넣을 수 있는 딜링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
그렇다고 지루하게 원딜로 파밍파밍하기엔 내 참을성이 쪼오금 문제가 된다.
참을성은 둘째치더라도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기도 하다.
그렇기에 정글이다.
정글로 초반 게임 스노우볼을 굴리고.
그러면서 중간중간 암살을 톡톡히 해내고.
한타까지 가서도 싸그리 쓸어 먹을 수 있는 챔프는 오직 토이치 뿐이다.
└방장 패기 하나는 북미 원탑급이네ㅋㅋㅋ
└실력도 되니까 까기도 뭐하고 저러다 확 발렸으면 좋겠다.
└안티팬 늘어나는 소리 들린다ㅋㅋ
분명 패널티는 있다지만 약한 시기만 무사히 넘기면 하드캐리가 가능하다.
토이치는 현재 북미의 메타에 가장 잘 맞는 정글러며 ,나를 빠르게 그랜드 마스터에 보내줄 수 있는 챔프라는 확신이 있다.
그 확신을 이번 게임에서 여실히 증명해낸다.
티링!
먼저 구입하는 아이템은 빌지워터의 해군칼.
영락한 기사검의 하위템인 빌지워터의 해군칼은 피흡이 있어 정글 유지력을 높여 주는데다 갱킹 또한 좋다.
<살금살금..!>
토이치의 Q스킬, 쥐도 새도 모르게.
은신 상태에 접어듬과 동시에 이동속도를 상승시켜준다.
흔히 말하는 잠입스킬.
은신상태에서 깨어나면 공격속도까지 상당히 올려준다.
'맹독폭발이 너프당하지 않은 시점이니 Q선마가 꿀이지.'
아무리 멀리 와드를 깔아도 은신으로 지나쳐 버리면 그만이다.
Q선마를 하고 있는 덕에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되는 은신은 와드를 철저히 생까고 갱킹을 성공시킨다.
스킬 이름 그대로, 쥐도 새도 모르게 다가가서 덮쳐버린다.
노리는 라인은 당연히 점멸이 빠진 봇라인.
원래 아픈데 쑤시고 쑤시고 또 쑤셔서 덧나게 만들어야 죽을만큼 아픈 법이다.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솔랭에서 이만큼 확실한 승리공식이 없다.
<내가 왔다!>
난데없이 나타나서 뿌려대는 독화살.
소리커가 침묵반응을 하기 전에 빌지워터의 해군칼을 먹인다.
2초간 지속되는 약간의 둔화.
점멸이 없는 소리커를 잡기엔 차고 넘친다.
투욱!
아군 서포터 두두가 눈덩이를 던지며 점멸궁으로 호응한다.
큼지막한 범위의 적들을 둔화시켜버리는 눈폭풍.
이미 생을 포기한 소리커는 물론 치비르의 발목까지 붙잡는다.
치비르는 자신이라도 살아보겠단 생각에 소리커를 버리고 점멸로 도망간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굳이 무리해서 치비르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토이치는 적어도 1코어 전까지는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1코어가 나오기 전과, 후의 토이치의 딜링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코어템빨 제대로 받는 챔피언.
그전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크크, 슬슬 움직여 볼까?>
소리커만 얌체같이 잡아내고 또다시 어둠속으로 잠긴다.
적팀의 입장에선 골때리기 그지없을 터다.
언제 또 저 쥐새끼가 들어올지 몰라서 CS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상황이니.
그렇게 전라인이 긴장의 끊을 놓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는 사이에 나는.
└방장 또 RPG시작함ㅋㅋ
└겁나 여유롭게 정글만 도네. 저래도 되는 겨?
된다.
정확히 말하면 코어템이 안 뜬 토이치로는 아무리 2킬씩 먹었다고 해도 막 돌아다닐 수 없다.
최대한 정글링만 빙글빙글 돌면서 코어템을 최우선으로 완성시켜야 한다.
그렇게 정글을 돌기 수 분, 묵묵한 RPG가 결실을 빚었다.
티링!
└얼마나 정글만 돌았으면 CS가 라이너급이네ㅋㅋㅋ
└정글이 10분대에 영락나왔음. 이것이 RPG의 힘인가
└이젠 갱킹 가냐?
간다.
영락한 기사검의 유무는 토이치의 딜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뎀이니까.
그것도 현재 체력에 비례한 데미지를 주는 %뎀은 토이치의 E스킬 맹독폭발과 상성이 지극히 좋다.
이제는 심지어 솔킬까지 노려볼 만하다.
<살금살금..!>
킬을 노리기 위해서 굳이 라인을 갈 필요는 없다.
적팀이 바보도 아니고.
이미 핑크와드를 있는 대로 사서 도배했을 게 분명하다.
그래도 직선갱을 간다면 성공가능성이 높겠지만 이제는 역갱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6레벨 이전까지야 뻔하게 정글돌고 있을 아모모의 동선을 예측하는 건 쉽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기 힘들다.
분명 어딘가에 숨어 궁갱만을 노리고 있을 게 뻔한 아모모다.
역갱에 약한 토이치의 특성상 운나쁘게 한 번 꼬여버리면 지금까지 쌓아 둔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적이 역갱을 노리고 있다면 나 그 뒤통수를 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토이치.
이미 스킬레벨이 오를 대로 오른 은신은 오랜 시간 유지될 뿐더러,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곳은 들킬 염려가 없다.
왜?
비싸딘 비싼 핑크와드를 자신의 정글에 깔아놓을 멍청이는 없을 테니까!
내가 살금살금 숨어들어온 곳은 적팀의 진영이라 할 수 있는 정글.
은신상태로 아모모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다니고 있다.
역갱을 노리고 있다면 역으로 너부터 노려주겠다는 생각.
아모모가 붕대를 던져 늑대를 때림과 동시에 내 공격 또한 시작된다.
쨍그랑!
토이치의 W스킬 끈적끈적 독병을 던져 아모모의 발을 느리게 만든다.
그리고 영락한 기사검의 액티브를 사용해 체력과 이동속도를 훔쳐내며 파바바박!
영락검의 효과로 현재체력에 비례한 %뎀을 주는 토이치의 평타가 아모모의 몸을 사정없이 꿰뚫는다.
체력템을 둘둘 두른 아모모라지만 한 방, 한 방이 아프게 박힐 수밖에 없는 체력비례 데미지.
현재 체력에 비례한 데미지인만큼 때릴수록 약해지는 건 아쉽지만 그를 위한 맹독폭발과 중독이다.
상대의 현재체력을 와장창 깎아내고 맹독폭발과 패시브의 고정데미지로 정확한 딜계산을 해 마무리를 노린다.
이것이 영락검을 뽑은 토이치의 암살공식.
부와아아앙!
아모모가 궁극기를 사용하고 도망가려 하지만 소용없다.
궁극기 사거리 정도야 당연히 계산하고 있었다.
멍청하게 맞아줄 턱이 있나.
그래도 나름대로 단단한 아모모인지라 꾸역꾸역 도망가 거리를 벌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내가 다잡은 먹잇감을 놓칠성 싶나.
촤앙!
촤앙!
사거리와 공격력을 순간적으로 늘려주는 토이치의 궁극기, 무차별사격이 발동되며 아모모를 쏴재낀다.
본래의 사정거리 이상에서 날아가는 독화살이 아모모의 뼈를 깎는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벽까지 도달한 아모모는 점멸을 사용해 벽을 넘었다.
순간.
<독냄새, 좋은데에!?>
맹독폭발이 타겟팅으로 따라가며 아모모를 실피까지 쪼아댄다.
일단은 탱커인 바람에 아주 마무리까지는 못했지만 상관없다.
"FIVE, FOUR, THREE, TWO, ONE, ZERO!"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이 학살 중입니다!
패시브의 고정데미지가 아모모의 숨통을 정확히 끊어낸다.
독뎀까지 고려해 딜계산을 할 수 있다면 암살의 폭은 비교할 수 없게 넓어지는 토이치다.
└캬아.... 딜계산 클라스보소..
└아모모 살아간 줄 알았는데 점멸까지 쓰고 죽었네;
└방금 카운트다운 센 게 아모모 딜계산한 거였어? 소름돋는다..
슬슬 도착할 타이밍이다.
아모모가 당한 걸 확인한 적팀의 탑과 미드가 나를 향해 오고 있는 것은 미니맵을 통해 확인했다.
굳이 싸워줄 이유가 있을까.
다시 한 번 은신으로 살금살금 어둠 속으로 사라짐과 동시에 귀환을 눌렀다.
뒤늦게 도착한 적팀이 두리번두리번 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부쉬 속을 샅샅이 뒤지지만 온데간데없다.
사실 난 대놓고 적앞에서 귀환을 타고 있지만 적팀은 나를 찾지 못한다.
└은신귀환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토이치 저깄다고 알려주고 싶다.
└개얄밉게 게임하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Q선마 토이치의 장점.
집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적팀은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은신상태로 귀환하는 게 가능하기에.
우물로 귀환하자마자 부단히 갱각을 노린다.
적팀의 정글러 아모모는 궁까지 빠졌으니 감히 역갱을 생각하지 못하리라.
영락검 액티브의 짧은 쿨타임만 기다렸다가 미드에 파고든다.
적 미드라이너는 르풀랑.
생존기가 상당히 좋기에 지금까진 갱킹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쪽에서 들어온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착실히 숨어 있다가 아군이 딜교환 연기를 하는 타이밍을 정확히 노린다.
<까꿍! 숨어 있는지 몰랐지!>
아군 카서트와 르풀랑이 맞붙는 순간에 난데없이 나타난 불청객.
르풀랑입장에서야 한 번 딜교환을 하고 빠질 속셈이었겠지만 그럴 수 없다.
촹!
촹!
영락검으로 르풀랑의 체력과 이동속도를 쪼옥 빨아내고 달라붙어 독화살 세례를 먹인다.
그렇게 스택을 쌓고 맹독폭발을 터트려 깔끔하게 마무리.
카서트와 함께 미드포탑을 부수고 라인전을 강제로 종료시킨다.
라인전에서 재미는 충분히 본데다 한타에서 캐리각이 나올 거란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티링!
귀환해서 완성시키는 아이템은 유령의 영혼검.
일반적으로 원딜러가 선택하는 아이템이 아니라지만 토이치에겐 걸맞는다.
차후 영락검이 너프가 되기 전까지는 모든 토이치 유저들의 사랑을 받을 만큼 상성이 괜찮다.
└토이치로 공속템 안 감?
└영혼검은 좀 오바같은데.
모르는 소리다.
한타에서 영혼검만큼이나 토이치를 돋보이게 해주는 아이템 선택은 없다.
토이치 원콤을 강하게 해주는 방어구 관통력의 효과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액티브.
한타에서 보여준다
드디어 서로가 그토록 원하던 한타를 맞붙는다.
양팀이 용을 앞에 두고 대치를 하고 있다.
스코어만 따지자면 아군이 다소 유리한 상황이라지만 방심할 수 없다.
적팀은 아모모를 필두로 한 한타 조합.
확실히 토이치 정글은 라인전에서 다소 이득을 챙기더라도 한타에 들어가면 말릴 때가 많다.
탱커의 부재라고 할까.
일단 아군 탑라이너 말화이트는 명실상부 하드탱커지만 혼자서는 빠듯하다.
적팀의 정글아모모와 탑네네톤이 강제로 파고 들면 막을 방도가 없다.
때문에 내가 선택한 건 도망이다.
<크크, 슬슬 움직여 볼까?>
어차피 정면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낮다면 개인행동을 택한다.
살금살금 은신상태로 아무도 모르게 적의 측면까지 파고든다.
그렇게 내가 움직인 사이에.
투욱!
아모모의 점멸 붕대가 카서트에게 꽂혔다.
앞라인의 카서트가 물려버리자 그 여파로 주위의 아군까지 꽁꽁 묶였다.
슬픈 좀비의 재앙이 펼쳐지며 3명의 아군을 속박한다.
적팀의 입장에선 상당히 성공적인 이니시.
그렇게 불리하게 한타가 시작되자 물밀듯 들어오는 네네톤과 아모모를 저지하기 힘들다.
어차피 내가 저기에 있었어도 앞라인만 때리다 끝났을 상황.
지금의 상황에선 뒷라인을 노려버리는 게 정답이다.
적의 측면, 저 멀리에서 갑자기 나타나딜러진부터 쏴재낀다.
압도적인 사거리 차이가 선사하는 일방적인 유린.
뜬금없는 위치에서 나타난 토이치에게 치비르와 르풀랑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씹고! 뜯고! 맛보고! 꿰뚫고! 끄하하하하하!>
토이치의 궁극기, 무차별사격을 발동하자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 사거리.
이동속도와 공격속도를 올려주는 영혼검의 액티브까지 발동하자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그나마 소리커가 궁극기인 전체힐을 발동해 조금 더 버텨보지만.
구오오오오!!
가장 먼저 물려서 죽었던 카서트의 종말곡으로 가볍게 상쇄된다.
오히려 그 이상의 데미지로 적팀 다섯을 한꺼번에 덮쳐버림과 동시에 나 또한 폭발시키자 버틸 수가 없다.
<독냄새, 좋은데에!?>
소리커의 힐로 아슬아슬 생명을 이어나가긴 했다지만 버틴만큼 내 독스택이 더 쌓여버렸다.
6개나 중첩된 독스택이 한꺼번에 터지자 르풀랑과 치비르가 한꺼번에 사망한다.
힐러인 소리커는 다가가서 톡톡 치기만 하면 마무리.
─트리플 킬!
Unknown Error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적팀의 후방을 싸그리 정리했다.
이것이 잘 큰 토이치가 단순한 원딜러가 아닌 이유.
지속딜러임과 동시에 암살자.
적팀이 절대 예측할 수 없는 거리에서 마구마구 쏘아대는 독화살은 한 방, 한 방은 가히 치명적이다.
아무리 앞라인이 두텁다고 해도 후방의 지원이 없으면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법.
생존한 아군과 함께 적팀의 잔당, 아모모와 네네톤을 마무리한다.
전리품으로 용까지 챙겨버리자 안 그래도 벌어져 있던 글로벌 골드의 격차는 절망적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암살이 가장 잘 통할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당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에 덮쳐올 때다.
내가 용을 먹고 귀환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을 때 다시 한 번 움직인다.
바론 쪽을 향해.
용한타를 생각해서 시야를 장악했다면 당연 그 반대 방향인 바론 쪽엔 핑크와드가 깔려있지 않다.
결코 도박이 아닌 계산된 움직임.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바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와드를 박으려고 하는 소라카를 암습한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상당히 수준높은 판단이지만, 오히려 마스터티어다운 판단력 덕분에 예측하기가 편했다.
<오우~! 안녕? 끄하하하!>
부활지 30초도 안된 소리커를 또다시 잡아먹는다.
이렇다 할 CC기 하나 없는 소리커는 그저 반항도 못하는 먹잇감.
물고! 뜯고! 맛보고! 터트리고!
맹독폭발을 사용해 가볍게 처리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은 전설적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암살자의 기본은 절대로 예측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러면서 나 자신은 상대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꿰뚫어 본다.
그 불합리함이 상대의 전의를 철저하게 상실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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