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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치TV
최근 래딧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두말할 것 없이 Unknown Error다.
마스터티어를 거진 박살내다시피 하며 수직상승하고 있는 그의 활약상은 평가절하할 건덕지를 찾기 힘들 정도.
Unknown Error가 프로무대에 서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뭐, 핫숏의 발언이 맞다면 그를 롤드컵에 볼 수는 없겠지만서도 CLC소속의 프로게이머가 맞다면 언젠가는 나오게 될 터.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지금 개인방송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롤드컵 이제 3일남았는데 시간 드럽게 안 가네~
└크, Unknown Error만 믿고 롤드컵까지 버틴다.
└REAL Unknown Error 없었으면 심심해서 죽었을 듯
폭풍전의 고요랄까.
롤드컵을 목전에 둔 시기인만큼 딱히 대회도 없고 이렇다 할 이벤트도 열리지 않고 있다.
종종 방송을 하던 인기있는 프로들조차 자신들의 연습때문에 두문불출하고 있으니 무료하기 짝이 없게 흘러가는 나날.
한가한 래딧유저들에게 Unknown Error의 방송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
재미있는 게임들을 매일매일 선사해주고 있으니 어찌 고맙지 않을 리가.
└이 기세대로면 내일모레면 그마찍겠다.
└ㄴㄴ연승 제대로 하면 오늘내일 안에 가능.
└이 정도면 역대 최단기간 그랜드마스터 달성아니냐?
Unknown Error가 마스터 티어에 승격한 후, 고작 4일가량만에 마스터 중반점수대를 돌파했다.
현재 그의 점수는 정확히 360점.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의 컷이 평균 500점 정도라는 걸 생각한다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계속해서 순항만이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니다.
마스터 초중반점수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아마추어 유저들이 상주하고 있지만 상위권부터는 격이 다르니까.
북미의 프로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마스터 상위권 이상의 점수대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정말 실력 좋은 프로들은 그랜드 마스터겠지만서도.
2군팀의 프로들을 포함해 부캐의 연습등으로 마스터 상위권에서 게임을 하는 프로들 또한 제법 존재한다.
실제로 Unknown Error가 마스터 상위 점수대에 도달한 후로는 승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그의 게임을 본 시청자들 중에서는 실망한 이가 없지만 말이다.
승률이 낮아진 건 게임의 수준이 올랐기 때문.
그가 실수해서 진 판은 거의 없다.
심지어 정말 손도 쓸 수 없게 말린 판에서조차, 암걸리는 팀원들을 데리고 꾸역꾸역 몇 번씩이나 역전승을 일궈냈던 그를 질타할 사람은 적어도 래딧에는 없다.
특히나 시청자들을 배려해 매판매판 색다른 챔피언들을 보여주며 재밌는 게임을 보여주는 그다.
이블퀸을 제외하면 잘 나오지 않는 은신챔프들로 기막힌 플레이를 해내는 것이 인기몰이의 비결 중 하나.
└토이치TV에서 토이치하는 거 완전 컨셉아니냐?
└글쎄, 굳이 따지자면 은신챔프 위주로 잘하는 게 컨셉아닐까?
└REAL~ 배인,세코도 그렇고 은신챔프 존잘러 납셨네.
오늘은 Unknown Error가 이걸 하고 있다.
지금 Unknown Error가 뭐뭐로 하드캐리를 하고 있더라.
그렇게 Unknown Error가 방송을 시작한 후부터 래딧유저들은 하루종일 그의 방송을 보며 떠들어댔다.
Unknown Error를 모르면 래딧질을 하기가 힘들 정도로 그에 대한 떡밥만 돌고 있다.
그렇게 매일매일 Unknown Error를 응원해준 보람이 있었을까.
롤드컵이 이틀 남은 수요일 날의 늦은 오후.
해가 완전히 저문 밤중이 돼서야, Unknown Error는 제대로 삘받은 연승흐름을 타고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을 결정하는 판에 왔다.
차곡차곡 지난 시간들은 드디어 그를 그랜드 마스터 턱밑까지 도달시켰다.
└이번 판만 이기면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뜬다!
└18P이상 받아야 승격전 뜨는 거 아님?
└지금 MMR보면 최소 20P다 IT'S REAL 무조건 뜸.
래딧자체가 완전히 Unknown Error 팬카페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덕일까.
그의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는 벌써 1만명에 육박했다.
그랜드 마스터를 향한 여정이 거의 막바지에 도달한 만큼 쌓이고 쌓였기에, 웬만한 프로방송인도 꿈꾸기 힘들만한 숫자가 모였다.
같이 게임을 하고 있는 유저들조차 모를 수가 없는 지라 저격이 아주 흔하게 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캬아! 일단 이블퀸 밴됐고요.
└이블퀸은 원래 필밴이긴 한데 토이치랑 세코까지 잠기네ㅋㅋ
└은신챔 승률이 높아도 어지간히 높아야지ㅋㅋㅋ 나같아도 무서워서 밴하겠다.
└그래도 저건 착한 저격이 아니냐? Unknown Error 고생하는 것 좀 보고싶다. 누군 골드도 못가는데!
라인전을 무난하게 넘기고 한타로 넘어가고 싶은 북미 유저들에게 있어서 Unknown Error는 절대 적팀으로 만나기 싫은 상대.
은신 챔프를 얼마나 잘하는지, 핑와를 두 개씩 깔아도 동선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정말 아주 잠깐 한눈 팔아버리면 쥐도 새도 모르게 찾아와 어거지로 킬을 따버린다.
그리고 스노우볼은 또 어찌나 잘 굴리는지.
한 번 킬을 먹기 시작하면 막을 수 없는 폭주기관차.
팀게임일 로드 오브 로드에서 혼자 다 해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현재 천상계에서 Unknown Error는 은신챔 장인으로 완전히 소문나 있다.
만나는 유저들마다 넌더리를 쳐대니 은신챔 밴은 합의조차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자존심이 유난히 센 극천상계 그랜드 마스터, 혹은 그에 근접하는 유저들조차 한 수 굽히고 솔선수범 저격을 하고 있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나중에 미안하다고 할 거면 저격은 왜 하는지ㅋㅋㅋㅋ
└근데 진짜 어지간히 무섭긴 한가 봐. 나라면 안 당해줄 거 같은데.
은신챔프라는 게 참 오묘하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뻔히 들어가는 거 같은데 당하는 사람입장에서는 또 틀리다.
상대의 호흡을 끊고 자연스럽게 바람처럼 닿아버리는 로밍, 혹은 갱킹.
3자의 입장에서는 저걸 왜 예측하지 못하지 하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Unknown Error를 상대하는 사람들은 엄연히 프로, 혹은 그에 준하는 실력자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당하고 혀를 내두를 정도면 얼마나 신기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는지 감이 잡힐 터.
└이번 판 진짜 이겨야 하는데 뭐 하려나?
└나이즈도 죽었고 원딜가지 않을까?
└도라이븐 또 보고 싶다.
Unknown Error의 챔프폭이 한두 개가 아닌 만큼.
밴이 된 정도로 위기라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사실 이전에는 저격밴을 역으로 이용해 엿을 크게 먹인 적도 여러 번 있는 그다.
물론 이제는 다들 신경쓰고 있지만.
당해서 비웃음을 당한 선례들이 있거니와 더 이상 어설픈 실수가 나올만한 점수대도 아니다.
└또 질리지도 않고 은신챔 꺼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이번엔 신챔임ㅋㅋ
└처음하는 거 같은데 딴 계정으로 연습해온 거겠지? 제발
Unknown Error는 정말로 뭘 꺼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
지금까지 정말 여러가지 챔프를 해버린만큼 난데없는 챔프를 꺼내더라도 이해해줄 만하다.
그럼에도 그가 이번에 선택한 챔프는 유독 관심이 일 수밖에 없다.
출시된지 1주일밖에 되지 않는 챔피언.
당연 제대로 연구도 이러어지지 않았다.
챔프의 스킬구조가 정말 뭔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기에.
최근에 나오는 챔프들이 조금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이번 챔프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더욱 사람들은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Unknown Error, 그가 하는 플레이 방식이 어쩌면 정석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노릇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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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진화란 좋은 거야.>
신챔프 카지트를 픽하자 흘러나오는 음성.
챔프의 컨셉 자체가 적을 죽이면서 강해지고 하나하나 진화해버리는 외계생명체인만큼 RM 음성 또한 소름이 끼치게 무섭다.
내가 이번 판에서 픽한 카지트는 시즌3의 중반기를 화려하게 장식할 OP챔피언이다.
나중에 대회에서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시점에서 꺼내는 건 사실 있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내가 카지트를 선택한데는 까닭이 있다.
'진화를 다른 쪽으로 하면 상관없지.'
카지트는 일정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자신의 스킬들을 선택하여 진화시킬 수 있다.
진화된 스킬마다 각각 고유한 특성이 부여되는데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건 당연 W스킬, 침뱉기의 진화다.
하지만 이걸 벌써부터 선보였다간 아니될 노릇.
그것도 내 토이치TV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가 1만에 육박하고 있는데 당연 선보일 수야 없다.
그렇기에 나는 다른 스킬들을 진화하는 카지트를 할 예정이다.
W진화의 효율이 가장 좋은 거지 다른 진화들의 효율성이 별로인 게 아니니까.
카지트가 한두 번, 세 번, 네 번 너프를 먹은 챔피언이 아닌 만큼 출시된 직후의 카지트는 여러 방향으로 쓸만한 구석이 많다.
─미니언이 출발했습니다.
다른 진화를 할 속셈으로 마음 편하게 카지트를 고른 나는 탑으로 향했다.
미드도 정글도 아닌 탑카지트.
탑을 고른 이유를 묻는다면 혼자 깽판을 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기 때문에.
툭.
툭.
내 맞라이너로 온 잭트가 미니언을 두들긴다.
카지트로 잭트를 상대하는 법은 한 마디로 짤짤이다.
날카롭게 날이 서있는 손톱으로 견제해버린다.
나는 마치 사마귀의 낫같이도 생긴 길다란 갈고리로 미니언을 먹고 있는 잭트의 머리를 강타했다.
쿠직!
평타를 쳤다면 나 또한 잭트에게 반격을 당하는데다 동시에 미니언까지 나를 공격하기에 그럴 수 없다.
내가 잭트에게 먹인 건 평타가 아니라 Q스킬.
카지트의 Q스킬, 갈고리찍기는 평타보다 사거리가 미묘하게 길어 근접챔프를 상대로 견제에 용이하다.
└으아, 카지트 정말 징그럽게도 생겼네.
└저거 Q짤 긁어대는 거 진짜 짜증나겠다.
└그래도 결국 버티다가 6렙찍고 맞붙으면 잭트가 이기지 않을까?
잭트는 누구나 인정하는 1:1 최강의 챔피언 중 하나다.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아무래도 E스킬과 궁극기때문이 크다.
적의 평타를 2초간 막아내며 스턴까지 거는 E스킬 봉돌리기.
그리고 배인과 비슷하게 3타마다 추가데미지를 주며 사용시 몸을 단단하게 해주는 궁극기는 완벽히 1:1에 최적화돼 있다.
그렇기에 절대로 성장시키면 안되는 왕귀형 챔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잭트라지만 안 싸워주면 그만인 법.
쿠직!
평타가 닿지 않는 거리에서 계속해서 Q스킬.
갈고리찍기로 잭트의 체력을 갉아먹는다.
그렇게 계속 견제만 하다가 빡친 잭트가 봉을 돌리며 다가오면.
츄룩!
침을 내뱉고 도망간다.
적을 느려지게 만들며 동시에 자신은 체력을 회복하는 W스킬 침뱉기.
잭트와 거리를 벌리기엔 충분하다.
그리고 다시 야금야금 Q짤을 박아넣는다.
어떻게든 6레벨을 찍기 위해 체력을 포션을 쪽쪽 빨아대며 버티고 있는 잭트지만 포션은 결코 무한하지 않다.
나는 지속적인 짤짤이로 잭트의 체력을 반까지 깎은 후 접근했다.
콰흑!
지금까지 Q짤만 해대던 내가 평타로 한 대 잭트를 후려쳤다.
카지트의 패시브, 숨겨진 독날은 평타나 침뱉기에 묻어나 적을 둔화시시켜 추가피해를 입힌다.
그 효과로 느려진 잭트에게 갈고리로 찍으며 다가갔다.
붕붕!
봉을 돌리며 내 다음 평타를 막아내고 미니언에게 도약을 사용해 도주하는 잭트.
하지만 급할 수록 돌아가는 법이다.
나는 적의 시야에서 벗어날 때마다 다시 생기는 패시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잠시 부쉬에 들어갔다.
그리고.
쿠화악!
카지트의 유일한 돌진기, 날개뛰기를 사용해 봉둘리기가 끝난 잭트를 덮쳐버렸다.
다시 한 번 갈고리로 찍어버리고 독날이 묻은 평타를 후려갈긴다.
잭트는 점멸을 사용해 어떻게 타워 옆까지 피신하지만 안타깝게도.
'1초.'
기다렸다가 점멸 갈고리로 무참히 내려찍고 빠져 나간다.
이상하리 만큼 세게 들어가는 갈고리찍기.
거기에 더해 남기곤 간 발화는 뒤돌아 볼 필요도 없이 잭트를 마무리시킨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퍼블제조기 보소;
└신챔프로 솔킬내는 클라스ㄷㄷ
└저거 고독아니었으면 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저게 고독각이 나오네
카지트의 Q스킬, 갈고리찍기는 고독이라는 특수한 설정이 부여돼있다.
고독은 혼자 있는 적에게 추가 피해를 입히는 효과.
심지어 현재는 너프가 거의 되지않아, 포탑을 끼고 있더라고 고독의 효과를 먹일 수 있다.
덕분에 솔킬각을 상당히 쉽게 잡을 수 있었다.
티링!
잭트를 솔킬따고 상점으로 유유히 귀환한 내가 구입한 아이템은 방망이.
방어구 관통력과 공격력을 올려주는 미개한 방망이는 카지트와 궁합이 좋다.
물론 한 번 땄다고 라인전이 끝나는 건 아닌 법.
시청자들에게서 우려의 소리가 터져 나온다
└ 6레벨 찍으면 잭트 겁나 세지는데 방장님 조심하세요ㄷㄷ
└카지트 물몸이라 잭트에게 한 번 물리면 녹아날 듯.
└REAL 안 쓰이는 챔프는 이유가 있음.
궁극기를 찍은 잭트의 1:1은 반론의 여지가 없이 강력하다.
하지만 6레벨이 되면 유달리 강력해지는 건 잭트만이 아니다.
이번 대포미니언 웨이브를 먹으면 정확히 6레벨.
첫 번째 진화의 기회를 얻은 카지트가 탈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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