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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치TV
카지트는 출시 이후부터 너프와 버프가 끊임없이 반복돼왔다.
그 과정에서 소소한 부분들이 정말 많이도 깎이고 덧붙여졌기에, 이전의 사용법 중에 쓸 수 없게 된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탑카지트.
내가 방금 전 잭트를 다이브쳐서 따냈을 때처럼.
포탑을 끼고 있는 적이 고독상태가 되나, 되지 않나도 너프사항 중 하나다.
그것과 더불어 궁극기라던지.
여러가지가 바뀐 탓에 탑카지트는 사용하지 힘들게 됐지만 지금은 당연히 가능하다.
꾸직!
끄드드득!
카지트의 궁극기, 아공간 암습을 진화시키자 카지트가 겉껍질을 벗어던지며 탈피를 시작했다.
잠시간의 탈피가 끝나자 푸르렀던 카지트의 겉표면은 윤기나는 광택의 검은 껍질로 변했다.
외관만이 아니다.
진화된 아공간 암습엔 독특한 특성이 부여되기에 나는 선택했다.
└어? 방장 궁진화하네.
└카지트 궁진화 좋음?
└나도 요즘 카지트하는데 내가 보기엔 W진화가 젤 나아 보이던데.
└그래서 님 티어가?
생중계 되고 있는 토이치TV의 개인방송.
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의견들을 주고 받는다.
사실 시즌2, 3의 카지트는 W스킬 침뱉기를 진화하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그것을 벌써부터 써먹어야 아니될 노릇.
나는 일부러 궁극기부터 진화시켰다.
물론 효율을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다.
현재 카지트의 패시브, 숨겨진 독날은은 데미지와 둔화량이 상당히 높다.
이 말인즉, 패시브를 활성화시켜 주는 궁극기의 꽤나 효율이 좋다는 것.
게다가 내가 궁진화를 한데는 상대가 잭트라는 이유도 있다.
붕붕!
6레벨을 찍자 자신만만해진 잭트가 딜교환을 시도해온다.
딜교환 정도가 아니라 아예 끝을 볼 모양.
내가 짤잘이로 체력을 깎을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듯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
츄룩!
나는 침을 내뱉고 도망갔다.
이전과 마찬가지의 흐름이지만 다른 점이 한 가지.
선템으로 방어력을 올려주는 2티어 신발, 어쌔신의 신발을 사온 잭트는 아까보다 이동속도가 빠르다.
침뱉기를 맞고도 꾸역꾸역 접근해오고 있는데다 심지어.
투욱!
내가 날개뛰기로 도망가자 도약으로 쫓아온다.
그리고 몸을 단단하게 해주는 궁극기까지 사용해 결의를 다진다.
하지만 여기까지 들어온 것은 명백한 실수.
사르륵..!
주위의 환경과 완전히 동화돼 사라지는 카지트.
카지트의 궁극기, 아공간 암습을 진화시키면 최대 3회까지 짧은 시간 은신할 수 있다.
하나 더, 은신 지속시간동안 받는 데미지를 반절 가까이 감소시킨다.
그렇게 도약과 함께 꽂힌 잭트의 공격을 흡수해낸 나는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콰흑!
쿠직!
한 번 사라졌던 카지트가 갑자기 나타나 평타와 함께 갈고리를 내려찍는다.
무리하게 들어온 탓에 아군 미니언들과 떨어져 고독상태가 돼버린 탓에 뭉텅 깎여버리는 잭트의 체력.
일단 고독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미니언쪽으로 도망가지만 놓치지 않는다.
샤르륵..!
두 번째 아공간 암습을 사용해 잭트를 쫓아간다.
어쌔신의 신발덕에 조금 빠르다고 할 수 있는 잭트지만 아공간 암습을 사용하는 동안은 내가 한 발 빠르다.
유령화 이상의 속도로 잭트의 뒤를 잡아 다시 한 번.
쿠직!
갈고리로 잭트의 후두부를 찍어버린다.
그러나 자신도 반격의 때를 노렸다는 듯 봉을 돌리며 공격해오는 잭트.
잭트가 머리 위로 봉을 붕붕 돌리고 있는 한 평타공격을 전부 무시하는데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에게 스턴까지 걸 수 있다.
평타기반의 챔프들에게 있어선 가히 카운터와도 같은 잭트의 상진과도 같은 스킬.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적미니언들까지 나를 공격해온다.
하지만.
샤르륵..!
세 번째 아공간 암습을 사용해 모습을 감춘다.
상대를 잃은 잭트가 두리번두리번 날 찾지만 온데간데 없다.
사라진 카지트에게 흥미를 잃은 미니언들이 제 할 일 하기 위해 돌아선 순간.
츄룩!
잭트의 코앞에 붙어 날리는 침뱉기는 내 체력을 회복시켜줌과 동시에 물리피해를 선사한다.
내가 은신을 하며 시간을 질질 끄는 사이에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궁극기 시간이 끝난 잭트는 이제 맛있는 먹잇감.
이미 모든 스킬이 빠진 잭트를 평타로 천천히 잭트를 두들기며 갈고리의 쿨타임을 기다린다.
어떻게 러브샷이라도 노리기 위해 잭트가 발화까지 걸며 응전해 오지만, 그보다 한 발 먼저 쿨타임이 돌아온 갈고리로 내려찍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
쿠직!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이 강한 시기에는 피하고 내가 강한 시기가 오면 과감히 공격한다.
병법의 기본과도 같다지만 막상 해내는 것은 당연 어렵다.
하지만 카지트의 궁극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그 입롤을 실현시키는 게 가능하다.
잭트가 봉을 돌리면 숨어버리고.
잭트가 궁극기를 사용해 몸을 단단하게 만들면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내 딜만 박다가 궁극기가 끝난 후에 요리한다.
숙련자의 손에서 터져나오는 궁진화 카지트는 1:1에서 어마어마한 우위점을 자랑한다.
티링!
솔킬을 따고 유유히 귀환해 구입하는 아이템은 오직 공템.
유틸성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궁진화 카지트다.
순수하게 딜템만 가는 편이 오히려 좋다.
서로의 차이가 심할 수록 더욱 압도적으로 적을 유린하는 게 카지트라는 챔프다.
그렇게 아이템을 사고 다시 라인에 도착한 나는 차근차근 견제를 시작했다.
급할 것은 없다.
이렇게 아이템과 레벨차이까지 나는 이상 적은 절대 나를 이길 수 없고.
적 정글러는 탑라인에 올 생각이 없는지 봇라인만 집요하게 노리고 있다.
차근차근 미니언들을 이끌고 포탑에 몰아넣는다.
콰흑!
쿠직!
츄룩!
포탑을 끼고 겨우겨우 파밍을 하고 있는 잭트에게 콤보를 우겨 넣고 빠져 나온다.
그러자 잭트가 포탑을 믿고 나에게 봉을 돌리며 반격해오지만 오히려 이것을 노렸다.
날개뛰기를 사용해 잭트에게서 한 번 거리를 벌린 나는 다시 잭트에게 되돌아갔다.
봉돌리기가 빠진 이상 다이브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
쿠직!
포탑이 있건 말건 잭트를 공격한다.
주위의 미니언들은 전부 처리했기에 고독상태가 된 잭트.
갈고리찍기가 무겁게 내려찍히며 체력을 뜯어낸다.
잭트의 입장에선 어이가 없을 수도 있다.
아무리 두 번 따였다고 해도 다이브를 하는 건 무리일 텐데.
역으로 기회라고 생각한 잭트가 포탑과 함께 반격해온다.
하지만.
샤르륵..!
아공간 암습의 효과로 1초간 들어오는 공격을 반절 가까이 흡수해낸다.
주위를 밝히는 포탑때문에 은신은 전혀 쓸모가 없지만 데미지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여전하다.
마치 궁극기를 광우스타가 다이브를 치는 것처럼 포탑의 공격을 흘려낸 카지트가 잭트를 요리한다.
궁극기에 의해 활성화된 독날로 잭트를 후려갈기며 차근차근 체력을 깍아낸다.
선템으로 신발을 간 잭트의 데미지는 위협이 되지 않는 상황.
그나마 조심해야 할 포탑의 공격조차 궁극기에 의해 절반을 흘려내니 맞을 만하다.
사르륵..!
쿠직!
다시 한 번의 은신.
활성화된 독날과 갈고리로 내려찍는다.
잭트가 부단히 반격은 하고 있지만 체력의 차이는 현저.
침뱉기와 함께 평타를 한 대 툭 갈기자 마무리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이 학살 중입니다..!
킬을 따내고 마지막 세 번째 궁극기를 사용해 포탑에 맞으면서 빠져나온다.
대놓고 다이브를 해 상대의 목숨줄을 끊어내는 궁진화의 위력.
사실 포탑 공격조차 막아내는 부분은 사기성은 너무나 지나쳐 차후 너프가 되는 부분이지만.
잭트에게는 안타깝게도 멀고도 먼 미래의 일이다.
└카지트로 잭트 참교육ㅋㅋㅋㅋ
└궁진화하니 포탑데미지도 줄어드네. 진짜 무식하게도 잡아낸다;
└이 판 끝나면 카지트충 드글드글 끓겠네 진짜
└난 이미 랭크 큐 돌리는 중임ㅋㅋ
조금 약을 파는 듯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도 뭐 땅파서 장사하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카지트의 궁진화는 현 시점에서도 분명 나쁘지는 않다.
내가 예은의 반의반만큼만 양심이 없었다면 더한 짓도 했을 테지만 이 정도가 한계다.
티링!
집으로 귀환해 완성시키는 아이템은 아무래도 가격대비 성능비가 가장 좋은 AD아이템, 최후의 숨결이다.
이렇게 방어구 관통력에 어마어마하게 취중하면 잭트가 궁극기를 둘렀다고 해도 뚫어낼 수 있다.
라인에 귀환하자마자 디나이를 시작한다.
잭트가 어떻게 미니언 경험치라도 먹기 위해 가까이 접근하면 사정없이 뛰어들어 갈고리로 찍어버리고 침을 내뱉는다.
그 한 번의 딜교환 만으로도 반피가 나갈 참인 잭트는 감히 CS를 먹을 꿈도 꾸지 못한다.
└또 미니언 몰고 가서 또 다이브하려고 하네ㅋㅋ
└방장 가만 보면 진짜 잔인하게 게임한다…. 피도 눈물도 없네; 경험치는 좀 먹게 해주지.
└그걸 이제 암?ㅋㅋ Unknown Error는 완전 이길 작정으로만 게임함
아니, 그럼 이길라고 게임하지 질라고 게임하나.
더군다나 이번 판은 그랜드 마스터를 승격전을 결정짓는 판이다.
절대 져서는 안되기에 평소보다 2% 더 잔인한 감도 분명히 있다.
'상황이 기분좋게 흘러갔으면 나도 잭트놔두고 로밍이나 다녔을 텐데.'
탑을 그들만의 리그로 내버려둔 덕분에 나와 잭트의 차이는 현저히 벌어졌지만 문제는 봇라인이다.
흔히 말하는 팀차이.
사실 이 정도 점수대쯤 되면 실력차라기보단 초반 실수때문이긴 하지만 어쨌던 불리하다.
아주 터진 것은 아니라지만 킬스코어와 CS차이가 제법 나고 있다.
'이래서 솔랭에서 탑하는 건 그다지 안 좋아하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
지금의 상황에서 탑차이로 게임을 비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탑라이너가 불리한 게임을 뒤지는 법은 크게 두 가지.
첫 번째는 당연 로밍이다.
탑이 여유로울 때 봇 한 번 내려가서 터트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판단이지만.
'어설프게 가면 잭트만 다시 살려주는 꼴이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간다.
나는 두 번째 방법인 성장해서 캐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시간을 참는 게 답답하기에 평소에는 어지간하면 안 하는 선택지다.
하지만 카지트라는 챔프의 캐리력을 생각한다면 충분 참아볼 가치가 있다.
나는 11레벨까지 기다리며 탑에서 묵묵히 라인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잭트가 미니언을 먹지 못하게 하며 미니언 웨이브를 크게 쌓아 다이브를 시도한다.
'역시 도망가버리나.'
이미 한 번 당해버린 지라 내가 막무가내로 다이브를 칠 생각이라는 건 잭트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내가 미니언 웨이브를 몰고 도착하자마자 그냥 쭉 빼버린다.
저렇게 망설임없이 빼버리는 것 보면 얄밉기도 하다.
나는 어떻게든 킬을 따서 스노우볼을 굴려야 하는 상황인데 잭트 녀석은 사리기만 해도 이기니까.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최대한 포탑에 미니언을 낭비시킨 후에야 깨버렸다.
솔킬도 솔킬이거니와 미니언을 상당히 디나이시킨 탓에 잭트와 나는 2레벨 차이.
아이템 차이는 더욱 심각하다.
이 정도면 정글러가 와도 위험하지 않겠다는 판단.
슬슬 적팀의 정글로 침투하기로 했다.
정글은 미니언이라는 훼방꾼이 없는 카지트의 무대다.
'운영에 들어간다.'
딜템을 가는 암살형 탑솔러가 잘 컸을 때의 승리공식이 있다.
나는 사왔던 와드로 적 레드지역의 시야를 장악했다.
그리고 정글몹을 빼앗는다.
츄룩!
침뱉기를 내뿜어 잔챙이를 처리하고 큰 유령을 고독상태로 만들어 녹여버린다.
이렇게 적팀의 정글을 뺏어버리면 적정글러는 먹을 게 없어지고 장기적으로는 레벨링이 뒤쳐지게 된다.
그것 뿐이라면 다행일까.
눈치없게도 나타난 적팀의 정글러 탈리반 3세와 조우해버렸다.
쿠! 창!
깃창으로 벽을 넘어 유령에 도착한 탈리반 3세가 두리번거리는 광경을 부쉬 속에서 지켜본다.
유령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주 잠깐 거리를 멈친 탈리반은 골렘쪽을 향해 발을 옮긴다.
탈리반 3세가 정글 안으로 깊숙히 들어왔을 때.
나는 아공간 암습으로 은신한 채 돌진했다.
쿠직!
탈리반 3세의 머리를 날카로운 갈고리발톱으로 다짜고짜 내려찍는다.
주위에 아군이 없는 고독상태이기에 더욱 아프게 들어가는 갈고리.
평타에 묻은 독날이 추가데미지와 함께 탈리반을 둔화시킨다.
이대로 천천히 요리할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탈리반의 반응이 빨랐다.
버거킹!
탈리반 3세가 4초간 장벽을 형성하는 궁극기로 나를 가두고 점멸을 사용해 도망갔다.
미지의 적을 조우한 탈리반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
문제가 있다면 내가 조금 심하게 잘 컸다는 거다.
쿠화악!
날개뛰기로 벽을 넘으며 탈리반을 향해 침을 뱉는다.
그리고 또다시 아공간 암습을 이동속도를 상승시킨 채 탈리반에게 붙어 후려치는 평타.
독날에 의해 느려진 탈리반 3세를 멈추지 않고 평타로 툭툭 건드리다 다시 한 번.
쿠직!
갈고리를 내려찍고 발화까지 걸자 탈리반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발화를 거는 것은 조금 오바같지만 잭트의 합류를 고려한 판단이다.
탑에서 눈치보며 CS를 먹던 잭트가 뒤늦게 탈리반의 위험을 확인하고 내려온 것이 미니맵에 스쳤다.
사르륵..!
잭트가 도착하자마자 탈리반을 살리기 위해 허겁지겁 나를 덮쳐온다.
그것을 마지막 세 번째 궁극기를 사용해 회피해낸다.
두리번 거리던 잭트가 내가 드러나자마자 금새 공세를 이어오지만 안타깝게도 렙빨이란 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결정적으로.
'고독사라고 들어는 봤나.'
토끼는 외로우면 죽고 만다고 하던가.
잭트가 토끼처럼 귀엽게 생기진 않았지만 여기는 아무도 살지 않는 정글이다.
주위에 미니언을 포함한 아군따위 한 명도 없다.
고독이 잭트를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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