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88화 (188/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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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

└CRAZY! 대박 레전드 매치 열렸다ㅋㅋㅋ

└에러갓 상대팀에 독나타스 듀오ㅋㅋㅋㅋㅋㅋㅋㅋ

└독나타스 듀오는 어제도 만났잖아? 왜 또 뜬금없이 화제.

└NONO 오늘은 루베리랑 싼티가나 납셨다!

어제 Unknown Error가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을 향해서 하루 종일 방송을 했을 때.

팀독나타스를 몇 번이나 상대로 만난 탓에 꽤나 고전을 했었다.

정확히 말하면 서로 주고 받았다는 표현이 맞을까.

결코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았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적은 듀오인데다 솔로랭크라는 특성상 팀운도 작용했기에 썩 좋은 승률이 나오기가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반반을 가져갔기에 Unknown Error를 깎아내리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어제  Unknown Error가 만났던 독나타스 듀오는 순수한 주전 선수들이 아니었다.

흔히 말하는 밴치 선수들.

혹은 2군 선수들이 섞여있었다.

당연 계속해서 각기 다른 독나타스 선수들을 만나자 이야기가 화제거리가 된 건 사실이지만.

정말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는 일인데다 연속해서 만난 것도 아니기에 적당한 선에서 그쳤다.

그런데 오늘은 독나타스의 주전듀오.

그것도 독나타스에서도 가장 메인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루베리와 싼티나가 Unknown Error를 상대한다.

그것만으로도 재미진 매치지만 포인트가 한 가지 더.

루베리와 싼티나는 사실 다이아에서 부캐를 키울 때 Unknown Error를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듀오를 했음에도 그에게 패배했었다.

이는 얼마 전에 루베리 본인이 래딧에 글을 올렸던 사실이니 틀림이 있을 수가 없다.

당시 루베리는 Unknown Error를 팬을 자칭하며, 간접적으로 독나타스에 영입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게 판을 짜놨는데 순식간에 뒤엎어졌다.

그 핫숏디디가 Unknown Error는 CLC의 일원이라고 주장한데다가, Unknown Error 본인이 토이치TV에서 CLC의 이름을 달고 방송을 하기까지 했으니까.

루베리 입장에서는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 후로 루베리가 래딧에 Unknown Error관련으로 언급을 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다소의 악연이 있는 Unknown Error와 그들이 만났다.

과연 우연인지,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저격인지.

적어도 지금 관전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후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찌 됐건 중요한 건 재미기에 지금 당장은 큰 신경을 쓰진 않는다.

이러한 속사정을 모르던 시청자들에게는 방송을 해설하는 몬테소리가 친절하게 해설까지 해줬다.

그로 인해 더욱 시청자들의 기대는 들끓게 되었다.

안 그래도 1만명에 가깝던 몬테소리의 시청자는 지금 이 순간 Unknown Error와 독나타스의 힘을 빌어 1만 5천 명를 넘어섰다.

그로서는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하지만 순간 맥이 빠진다.

목소리에 힘을 붙이며 해설을 나아가던 몬테소리의 억양이 아주 살짝 낮아졌다.

"솔직히 조금 아쉬운데요."

제 할 말을 마친 몬테소리가 장난스런 목소리로 푹 꺼져 나가는 한숨을 연기한다.

물론 듣는 사람의 힘이 빠질 듯한 그러한 종류의 한숨이 아니다.

말 그대로 연기.

말꼬리에 힘이 들어간 한숨은 오히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레게 만든다.

과연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아쉽다는 건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으로 시청자를 유도시키기 위한 방송센스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까지. 래딧을 뜨겁게 달군 카지트를 했다면 정말 재밌는 정글 싸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에러갓은 참 같은 챔프 연달아 하기 싫어한단 말이죠~."

몬테소리가 억양에 다소나마 늘어진 이유가 이해가 되는 노릇이다.

Unknown Error는 정말 이상하게도 특정 챔프를 잘 하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그만둔다.

그러다가 나중에 꺼내는 일이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나중의 일.

독나타스 듀오를 상대로 카지트를 했으면 정말 볼만한 경기가 나왔을 텐데.

특히나 루베리가 정글러인 만큼 카정 눈치싸움이 정말 재밌었을 지도 모르는데 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몬테소리의 목소리가 힘이 유지되는 데는, 시청자들을 조금이라도 실망시킬 말을 꺼낸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판에서 Unknown Error가 카지트 대신 뽑은 챔피언 또한 흥미가 일기 때문.

당연 은신챔피언.

Unknown Error가 루베리와 싼티라르 상대로 플레이 하는 챔피언은 정글 애꾸사자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꾸사자가 정글로 모습을 간간히 내비췄었죠. 너프 먹은 이후로 뜸해지긴 했지만 은신챔프 장인인 에러갓의 사전엔 불가능은 없습니다. 뭐, 아마도지만요?"

애꾸사자는 출시 직후에는 도저히 못 써먹겠다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정말 의외의 방향으로 사용된 챔피언이다.

암살자로 기획된 챔피언이니만큼 암살자로 쓰이긴 했지만 문제는 아이템 트리가 전혀 달랐다.

AD도 AS도 아닌 뜬금없는 AP로.

주문력 아이템을 올리는 애꾸사자가 한동안 흥했다.

하지만.

로드 오브 로드의 게임사는 자신들이 만든 챔피언이 기획대로 쓰이지 않는 것을 정말 넌더리나게 싫어한다.

게임사는 AP애꾸사자가 흥하는 꼴을 못보겠따는 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킬에 달린 주문력 계수도, 깡뎀도 낮췄다.

애꾸사자의 W스킬, 야성의 외침에 칼질을 제대로 그어놨다.

그 대신에,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꼭 챔피언을 사용해달라면서 AD계수를 올려줬다.

이런 느낌으로.

─최근 상단 공격로에서 주문력 아이템을 올리는 애꾸사자가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AD암살자로 기획된 애꾸사자가 주문력을 올리고 펑펑 울으며 소환자의 전장을 누비는 모습은 저희가 의도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패치에서는 애꾸사자의 W스킬, 야성의 외침을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대신 AD암살자로서 본래의 구실을 할 수 있도록 Q스킬 사자발톱을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애꾸사자가 주문력 아이템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힘든 성장 과정을 인내해야 할 것입니다.

챔피언 애꾸사자.

Q스킬 - 사자발톱

발톱아 자라나라! : 애꾸사자가 본래의 AD암살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계수와 피해량이 늘어납니다.

W스킬 - 야성의 외침

울지마 사자야! : 주문력 아이템을 가는 애꾸사자가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지나친 힘을 쓸 수 없도록 계수와 피해량이 즐어듭니다.

돌려 말하기는 하지만 한 마디로 애꾸사자를 AP로 쓰지 말라는 게임사의 참견이다.

그래서 유저들은 게임사 말마따나 AD암살자로 썼다.

그런데 위 패치로 애꾸사자의 Q스킬, 사자발톱의 데미지를 너무 늘아난 탓에 이번엔 AD애꾸사자가 OP가 되었다.

그러자.

─최근 상단 공격로와 정글을 가는 애꾸사자가 지나치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어아이템이 완성되지도 않은 애꾸사자가 적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녹여내는 모습은 암살자라는 포지션을 감안했을 때 형평성에서 어긋납니다.

오늘 패치에서는 애꾸사자의 Q스킬, 사자발톱을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이제는 애꾸사자가 적챔피언을 순식간에 난도질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성장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챔피언 애꾸사자.

Q스킬 - 사자발톱

발톱깎이 : 애꾸사자가 초반부터 지나치게 강력하지 않도록 계수와 피해량이 줄어듭니다.

줬던 거 뺏는 놈이 세상에서 제일 아니꼽고 치사한 법인데.

극악무도한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다.

이 두 번의 패치로 인해 결국 애꾸사자는 완전히 이빨빠진 사자꼴이 돼버렸고 픽률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궁극기가 워낙 갱킹에 좋은 바람에 간간히 정글러로서 연구되기는 한다.

하지만 결국 암살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 정도의 약한 데미지때문에 모두가 포기해버린 애꾸사자.

그런 애꾸사자를 Unknown Error가 꺼냈다.

명실상부 은신챔프의 최고 장인이라 불리우는 그가!

전혀 상상지도 못한 은신 플레이의 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설렜다.

몬테소리도, 그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저건.. 뭐죠?"

이상을 발견한 건 게임이 시작하고 3분이 안 돼서였다.

몇몇 시청자들로부터 시작된 의문은 방송을 시청하던 수많은 시청자들을 발칵 뒤짚게 만들기 충분했다.

대체 어떠한 연유로?

"정글몹이.. 저렇게 약했던가요?"

.

.

.

* * *

나는 무난하게 정글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꾸사자라는 6렙 궁극기가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챔피언.

카지트 이상으로 6레벨의 중요성이 크다.

문제가 있다면 그 과정이 결코 녹록지가 않다는 사실.

안 쓰이는 챔피언이 괜히 안 쓰이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애꾸사자가 가진 분노스택이라는 유니크한 코스트를 백분활용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나쁘지 않게 정글링을 도는 게 가능하다.

상당히 높은 숙련도를 필요로 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라지만 나는 당연히 할 수 있다.

어흥!

애꾸사자의 패시브.

수풀 속에 숨으면 다음 기본 공격시 도약을 할 수 있다.

나는 유령에게 뛰어든 후 발톱을 세 번 연속해서 내리찍었다.

다다닥! 찍히는 발톱에 큰 유령이 순식간에 넝마가 돼버린다.

큰 유령을 처치하자 옆에 쫄따구처럼 달려 있는 세 마리의 작은 유령이 반항을 이어오지만 두 마리만 죽이고 한 마리를 남겨 놓는다.

저 한 마리로 분노 스택을 마저 쌓아야 하니까.

써컹!

스킬쿨을 기다려 분노스택을 다시 4개까지 쌓은 나는 늑대로 이동했다.

스택의 유무로 정글링 속도와 피관리가 상당히 차이나기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약간의 기교가 더해진다면 애꾸사자는 체력 손실을 최소화하며 정글을 돌 수 있다.

'뭐, 겨우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애꾸사자를 꺼낸 이유도, 그리고 정글몹이 엄청나게 빠르게 녹아난 이유도 단순히 비교적 잘 활용할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은신 갱킹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

얼마 전 패치를 통해 주스킬인 사자발톱이 너프돼버린 애꾸사자.

내가 그런 애꾸사자를 중요하디 중요한 승격전에서 재미삼아 픽할 바보가 아니니까.

'슬슬 소비할 시기지.'

원래 사람 일이라는 게 원하는 대로는 잘 되지 않는 법이다.

특히나 꼭 중요한 순간만 되면 마가 끼더라.

그래서 나는 이번 판에서 애꾸사자를 소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쓰는 게 아니라 소비하는 거다.

'어차피 곧 픽스될 버그니까.'

현재 애꾸사자에게는 버그가 있다.

그 버그를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따면 최근에 너프된 사자발톱의 데미지를 메꾸고도 남는다.

굳이 내가 사용하지 않더라도 얼마 안 있어 긴급픽스가 될 터.

그 시기는 롤챔스 윈터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다.

픽스가 안된다 해도 대회에서 버그를 사용할 수는 없는 일이니, 나는 과감히 소비하기로 결정내렸다.

'약간 양심의 가책이 있었는데…. 상대가 독나타스 듀오라면 꺼릴 것 없이 사용해도 상관없겠지.'

내가 지금 사용할 애꾸사자의 버그는 그냥 대놓고 버그가 맞다.

리픈의 평캔이나 탈리반의 깃창점멸처럼 게임시스템의 틈을 노린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버그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게임사가 수정을 하지 않고 냅둘 리가 없다.

그렇기에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에서 꽁승을 먹고 버리기에 딱 알맞은 용도.

이걸 써버리면 솔직히 치사한 감이 있어서 애꾸사자를 픽하면서도 양심이 찔렸었다.

하지만 독나타스를 만남으로서 일말의 가책은 사라졌다.

저 쪽도 나한테 분명 찔리는 게 있을 테니까.

'호오, 역시 저격이었던 말이야.'

내가 현재 적팀으로 만난 상대는 이전에 다이아 랭크게임에서 만난 적이 있는 독나타스 듀오.

루베리와 싼티나다.

그때는 상대의 초반 방심 덕에 스노우볼을 굴려 게임을 이길 수 있었지만.

정식으로 붙는다면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실력자들이 맞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실이 있다.

독나타스는 결코 어중이떠중이 팀이 아니다.

단 한 점의 과장도 과장도 없이 독나타스는 북미 최고의 프로팀 중 하나.

CLC와 TSL과 더불어 북미 3대 강호라 칭해질 정도다.

그런 팀의 주전.

심지어 간판스타나 다름없는 루베리와 싼티나.

CLC에 핫숏과 트리플리프트가 있다면, 독나타스에는 루베리와 싼티가가 있다고 비견될 정도다.

그들의 실력은 농담으로라도 평가절하할 대상이 아니다.

솔직히 인정한다.

내가 카지트를 뽑았다면 절반보다 높은 확률로 패배하게 되었을 거란 사실을.

그만큼이나 이 정도 점수대에서 듀오와 솔로랭크의 차이는 현저하다.

하지만 애꾸사자를 뽑음으로서 상황은 역전됐다고 확신할 수 있다.

내가 반드시 이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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