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90화 (190/803)

190====================

그랜드 마스터

두근! 두근!

완벽히도 필요없다.

아주 대강만 파악하면 된다.

이지선다조차 아닌 세 라인 중에 하나.

적 정글이 없을 것이라 확신하는 라인에 가기만 하면 갱킹 성공이다.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역갱만큼은 대비해야 한다.

아무리 궁극기 갱킹이 필킬에 가까운 애꾸사자라도 스캐너의 역갱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특히나 스캐너의 점멸궁은 알고도 대처하는 게 불가능할 지경이다.

'맞점멸로 피하는 것조차 안되니.'

시즌2에 스캐너가 대세 챔피언이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적을 2초 가까이 제압상태로만드는 타겟팅 궁극기의 판정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어느 정도냐면 스캐너가 점멸궁을 쓰는 걸 맞점멸로 피할 수 없었다.

로드 오브 로드에서 최상위 CC기라 할 수 있는 제압을 당하면 애꾸사자의 딜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쳐맞다 죽는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역갱은 당연 신경써야 한다.

'시야야 빤히 보이니, 궁극기를 낭비할 지 언정 역갱을 당할 염려는 없겠지만.'

이번에 내가 갱킹을 가기로 선택한 라인은 미드.

스캐너라는 챔프는 뚜벅이 성향이 짙어서 기본적으로 미드갱킹은 꺼려한다.

그리고 동선을 대략 예측해봤을 때 미드 근처에 없다는 확신이 섰기에 내린 판단이다.

두근! 두근!

역시나 궁극기로 확인하니 스캐너는 없다.

이제 마음놓고 적 미드라이너 럭키를 유린할 수 있다.

타워를 끼고 있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갱호응을 감안한 갱킹이니까.

띠잉..!

가벼운 금속음과 함께 럭키가 스턴 상태에 빠진다.

아군 미드라이너 트와이스 페이크 점멸 황금카드로 호응을 한 것.

황금카드가 벌어주는 단 1초의 스턴이면 럭키따위 찢어발기기 충분하다.

다다다닥!

뛰어들자마자 경쾌하게 찍히는 네 번의 사자발톱.

더해서 티아매트를 터트리고 나머지 스킬쿨까지 돌리자 럭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버린다.

스턴을 당하는 순간 실드를 사용했음에도 버티지 못한다.

그럴 수밖에.

Q스킬, 사자발톱을 네 번 연속해서 찍는 것은 단순히 평타를 네 대 때리는 게 아니다.

애초에 한 방, 한 방의 데미지를 비교할 수도 없지만 굳이 설명을 붙이자면.

공격속도를 생각해야 하는 평타와 달리 Q스킬, 사자발톱은 흔히 말하는 평캔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사자발톱 네 방을 짧은 시간에 다다다닥! 박을 수 있다.

즉, 지속딜이 아니라 순간누킹.

무려 평타로 누킹을 넣을 수 있는 게 애꾸사자라는 챔피언이다.

안 그래도 강력한 순간누킹에 버그까지 더해지자 탱템 하나 안 두른 미드라이너 따위 가뿐하게 녹여버렸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궁 한 번에 킬 하나.

하지만 진짜 주목해서 봐야할 건 애꾸사자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암살 챔피언들 중에서도 그 존재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애꾸사자가.

사실 애꾸사자는 한타에 들어가면 힘을 급격히 잃는다.

아무리 이동속도를 올려준다고 해도 핑크와드 하나에 막힐 수 있는 게 애꾸사자의 궁극기 포식 시간이다.

그런데다 유일한 진입기가 궁극기 하나뿐.

카지트처럼 궁극기 은신시간동안 피해를 덜 입는 것도 아니기에 CC기에 걸리고 점사를 당하면 그냥 찍 소리도 못하고 죽어야 한다.

그럼에도 애꾸사자의 성장이 특별하다고 언급한 이유.

바로 포탑을 부수는 능력, 타워링에 있다.

다다닥!

발톱을 내려찍을 때마다 미드 포탑의 체력이 눈에 띄게 깎여나간다.

평타 강화스킬이기도 한 애꾸사자의 사자발톱은 포탑을 깨는데 최적화돼 있다.

미드 갱킹을 성공해 럭키를 따버린 나는 트페와 함께 포탑까지 깨부숴버렸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물론 공짜로 얻는 전리품은 아니다.

스캐너가 현재 미드에 없다는 건 다른 라인에 갱킹을 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과도 같다.

적팀의 정글러 스캐너 또한 점멸궁을 써서 봇라인 갱킹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스캐너는 어디까지나 초식챔피언.

타워를 부수는 능력도 떨어질 뿐더러 아군 미드라이너 트페가 뻔히 주시하고 있는 한 무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원딜러가 죽는 불상사는 있었지만 봇타워만은 지킬 수 있었다.

'이렇게 성장만 해도 적팀의 입장에서 골머리를 썩을 수밖에.'

AD아이템을 가는 애꾸사자는 어지간히 잘 커도 한타보다는 역시 스플릿이다.

물론 현재 메타가 한타에 취중된 만큼 스플릿 구도에서 아군이 잘 해주리란 보장은 없다.

어쩌다 한 번 잘못 삐끗 나버리면 억제탑까지 쭉 밀려버릴 수도 있으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적 4명이 타워를 미는 속도는 어지간히 잘 큰 스플릿챔프라 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예외가 여기서 애꾸사자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사실은 설명할 필요까지 있을까.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지.'

애꾸사자가 말도 안되는 타워링 속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공격력과 쿨타임 감소가 필요하다.

아직 아이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혼자서 압도적인 스플릿 푸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

라인전 단계에서 킬을 쏙쏙 빼먹어야 한다.

때문에.

티링!

티아매트 다음으로 구입하는 아이템은 기동력의 신발.

갱킹의 성공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 구입했다.

어차피 정글링은 티아매트와 QQQ버그를 사용하면 충분하다는 판단.

크허엉!

레드를 먹고 쌍둥이 골렘을 잡으면서 분노 스택을 가득 채워 놓는다.

방금 전 미드에서 럭키가 사라졌던 걸 보아하니 스캐너는 블루 지역에 있었다.

원딜러인 싼티나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봇갱을 올 터.

그 순간을 노린다.

애꾸사자 또한 잘 크기만 하면 역갱에 일가견이 있으니까.

쿠웅!

광우스타가 이니시를 열었다.

점멸 땅치기를 사용해 아군 원딜러 이즈레알을 띄운 것.

아군 서포터 쏘냐가 파워센도를 적 봇듀오에 적중시키며 흐름을 끊긴 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궁극기를 사용해 스턴을 풀어낸 광우스타가 이즈레알을 밀쳐내 자신의 진형 쪽으로 배달했다.

그러자.

<굵고 아름다운 꼬리 맛 좀 봐라!>

나와 마찬가지로 기동력의 신발을 신고 날쌔게 뛰어온 스캐너가 이즈레알을 그대로 낚아챘다.

당연히 점멸 반응을 했겠지만 시즌2 스캐너의 궁극기 판정은 점멸보다도 위다.

일단 사정거리에 들어간 이상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촹!

촹!

스캐너의 꼬리에 걸린 이즈레알에게 토이치의 화살 세례가 쏟아진다.

박히고 박히는 독화살들이 확 터지는 순간 이즈레알의 목숨은 확실히 끝난다.

굳이 토이치가 마무리 하지 않아도 스캐너와 광우스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 전에 해결을 본다.

어흥!

궁극기를 사용해 빠른 속도로 도달했다.

뛰어들자마자 내려 찍는 건 강화 사자발톱.

동시에 터지는 티아매트는 그것만으로도 토이치의 체력을 절반이나 깎아냈다.

콰지직!

토이치가 보호막을 사용해 생명연장의 꿈을 꾸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세 방 더 남았다.

처참하게 분쇄돼버리는 토이치 고기.

하지만 내 배는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눈 앞에 전갈고기와 한우가 맛깔나게 차려져 있다.

'아니, 북미서버니까 미국산 소고기려나!'

세세한 원산지 따위 신경쓸까 보냐.

1+1로 따라오는 서비스에 클레임 걸 정도로 깐깐하지 않은 나다.

다음으로 노리는 것은 광우스타.

궁극기는 곧 끝나가는 마당인데다 CC기는 전부 빠졌다.

심지어 점멸까지 없으니 맛있는 먹잇감이다.

스캐너가 어떻게든 나를 말리기 위해 투닥투닥 두들기고 있지만 궁극기가 빠진 스캐너는 위협도 되지 않는다.

정글링 속도에서 비롯된 레벨차이까지 나는 상황.

나를 평타로 두들겨서 죽이려면 한 나절은 걸릴 거다.

휘리릭!

목줄을 던져 광우스타의 이동속도를 빼앗고 야성의 외침을 터트려 스택을 쌓아 놓는다.

아직은 데미지 감소 효과가 있는 궁극기가 끝나지 않은 광우스타라 건들지 않는다.

고기가 맛있게 숙성될 때까지 조금만 참다가, 궁극기가 풀리는 순간 바로 부쉬에서 뛰어든다.

다다닥!

4스택 상태에서 순식간에 찍히는 세 번의 발톱.

나름 탱챔프인데다 체력수정을 간 광우스타라 버텨내긴 하지만 쏘냐의 데미지까지 들어온다.

견제형 서포터인 쏘냐는 나름 데미지가 나오는 편.

한 번 더 부쉬에서 뛰는 것으로 광우스타는 마무리된다.

─더블 킬!

Unknown Error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우월한 정글링을 바탕으로 잘 큰 애꾸사자가 킬까지 쓸어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팀의 중요 딜러진 토이치를 두 번이나 말려 놓았다.

기분 좋게 흘러가고 있는 게임.

너무 잘 커버린 탓에 정글아이템인 도마뱀 장군의 혼령을 갈 필요성이 없어졌다.

어차피 정글몹은 티아매트만 터트려도 순식간에 녹여버릴 수 있으니까.

AD애꾸사자의 필수 아이템인 해골 목걸이를 구입하기로 했다.

티링!

차후 패치를 통해 패시브 비스무리하게 변하는 해골 목걸이지만 현재는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800골드.

초반 효율성이 낮은 탓에 나중에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골 목걸이는 애꾸사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마치 테자이의 재능약탈자처럼 킬어시를 챙길때마다 애꾸사자를 강하게 만들어주니까.

단순히 공격력만 올려주는 게 아니라 여러 스킬에 특수한 효과를 부여해준다.

'스택을 쌓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

차근차근 확실한 킬만을 노리며 성장한다.

이렇게 내가 성장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을 굳힐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두근! 두근!

궁극기가 돌아오자마자 노리는 것을 탑라인 갱킹.

절대 아무렇게나 가는 게 아니다.

궁극기 한 번, 한 번이 중요한만큼 계산을 끝내고 움직인다.

당연 갱킹을 성공한 이후까지 말이다.

촤아앙!

이전 판에도 크게 활약을 해줬던 블러디체리.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때가 왔다.

블러디체리가 붉은 감염으로 적팀의 탑라이너 네네톤을 오염시키며 풀딜을 꽂아 넣는다.

발화까지 걸리자 세차게 타기 시작하는 네네톤.

하지만 스킬포식자와 궁극기까지 있는 네네톤을 잡아내기엔 한참은 부족하다.

네네톤이 맞딜은 자신있다는 듯 뛰어들어 블러디체리를 난도질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스턴이 빠지자마자.

어흥!

뛰어들어서 발톱을 내려찍는다.

블러디체리를 상대하기 위해 구입한 마법저항력은 템은 무쓸모.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애꾸사자는 거의 순수한 물리피해 챔피언이다.

네네톤이 궁극기를 사용해 다소 시간을 벌어봤지만 의미없는 반항이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네네톤을 따내기는 했지만 이렇게 내가 15분이 넘은 타이밍에 탑라인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서 잃는 것도 있다.

그랜드 마스터까지 한 발자국도 남지 않은 구간인만큼 기본적인 운영은 칼같으니까.

더욱이 적팀의 정글러와 원딜러가 프로게이머다.

자연스럽게 용을 챙겨 가지 않는다면 이상하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이 쪽도 그냥은 내주진 않는다.

용이 상당히 많은 글로벌 골드를 주는 건 사실이지만, 포탑 또한 크게 뒤지 않는 양의 글로벌 골드를 선사해준다.

더군다나 하나가 아닌 두 개.

나와 블러디체리는 미니언들을 이끌고 탑라인의 2차 포탑까지 순식간에 파괴했다.

<크오오오..!>

2차 포탑이 파괴되기 직전.

시끄러운 울부짖음이 소환장의 전장에 퍼지며 적팀이 용을 처치했음을 알려주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원했던 흐름이다.

단순하게 포탑과 용을 교환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용이 뺏김으로서 달라진 점도 있다.

적이 우리에게 한타를 걸 수 있는 수단이 사라졌다는 사실.

'이로써 용한타는 패스할 수 있다.'

적팀이 원하는 건 당연 한타다.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원딜러 싼티나가 활약을 하려면 한타무대가 갖춰져야 하니까.

그렇나 이렇게 용이 나가면 다음 용이 젠되는 6분 동안 적팀으로서는 마땅히 할 게 사라져 버린다.

다시 흩어져서 파밍을 하거나 미드를 압박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우리팀의 조합은 다이브에도 제법 강한데다, 이즈와 트페 덕에 라인클리어 또한 좋아서 타워를 끼고 버티기가 용이하다.

때문에 적팀은 어쩔 수 없이 성장을 도모하게 됐다.

싼티나가 후반 캐리형 원딜러인 토이치를 잡았기 때문에 자신들 입장에서도 시간을 끄는 것은 나쁘지 않은 그림이라 생각하고 있을 터.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법이다.

'이 정도 컸으면 슬슬 혼자 움직여도 되겠지.'

궁극기를 생존용으로 쓰면서 스플릿을 한다.

본디 진입기가 궁극기 단 하나뿐인 애꾸사자로서는 양날의 칼과도 같은 플레이.

그러나 지금 내가 하는 애꾸사자는 가능하다.

굳이 궁극기따위 쓰지 않아도 상대가 타워를 끼고 버틸 수 없게 만드는 마술을 부린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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