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199화 (19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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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솔로랭크

양학은, 특히나 한국 서버에서의 양학은 누가 뭐래도 미드다.

정글도 상당히 괜찮긴 하지만 게임의 흐름에 따라 간혹 꼬이게 될 때가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아군의 호응에 기대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어쩔 수 없다면 없는 일이다.

그나마 북미 쪽은 팀워크의 비중이 높기에 키워준 값을 평균적으로 해내지만 한국 쪽은 영 믿음직하지 못하다.

개인기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솔랭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키워주면 자신의 강력함을 적팀에게 과시하다 '크~ 분하다!' 라는 느낌으로 죽어주는 일이 흔하니까.

때문에라도 자기 자신이 잘 클 수 있으면서, 로밍으로 다른 라인에 영향까지 줄 수 있는 미드가 솔랭에서 제격이라 말할 수 있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한국어 음성.

조금 반갑기는 하지만 간만에 서는 미드, 그것도 독특한 메커니즘을 가진 챔프를 픽한지라 손을 풀어야 한다.

첫 게임에서 내가 꺼낸 챔프는 흔히 보기 힘든 녀석이다.

최소 몇 년은 티몽 이상으로 잘 나오지가 않는 챔피언.

꿀이냐, 아니냐를 따진다면 조금은 꿀.

그럼에도 내가 아깝지 않게 꺼낸 데는 당연 이유가 있다.

'르풀랑 상대로 솔킬 따기, 쉽고 스노우볼도 굴리기 좋고, 그러면서 버려도 아깝지 않은 카드.'

저 세 가지 조건을 스무스하게 만족 시키는 챔프는 이 하나밖에 없다.

출시된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쓰이지 않고 있는 산다라.

검은 구체를 조종하는 마법사 챔피언이다.

'구체라고는 해도 코리아나랑 다른 느낌이지.'

산다라는 RPG게임의 마법사처럼 테크니컬한 느낌이라 상당히 좋아한다.

그럼에도 현재, 아니 차후 몇 년은 비주류일 수밖에 없는 이유.

테크니컬하다는 게 곧 챔프 난이도이기도 하거니와 궁극기가 단일 타겟이라는 이유가 클까.

현재 미드 챔피언들은 광역딜을 기본으로 한다.

코리아나도, 카서트도, 구리가스도 궁극기가 다수의 적을 맞히는데 특화돼 있다.

그 편이 한타에서 변수를 만들기도 좋거니와 캐리력도 좋으니까.

하지만 산다라의 궁극기는 단일 타겟팅.

스플래쉬 데미지 또한 없기에 변수를 만들 수 없다.

라인전에서 다소 이득을 본다고 해도 한타에 가면 주류 미드 챔피언들이 훨씬 좋다.

그럴 수밖에.

코리아나가 3인궁만 맞춰도 지고 있던 한타가 비벼지는 일이 흔하다.

그에 비해 산다라는 변수고 뭐고 무조건 한 놈밖에 노릴 수 없다.

그 단점에 더해 생존기가 없다는 점도 작용해 거의 쓰이지 않는 챔프라지만.

궁극기가 단일 타겟팅인 만큼이나 1:1이 세다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다.

즉, 솔킬에 최적화 돼있기에 꺼냈다.

꽈득!

산다라의 Q스킬, 검은 구체.

생성되는 검은 구체는 적에게 피해를 입히며 6초간 그 자리에 남아있는다.

르풀랑 또한 자신의 스킬로 맞받아쳤기에 여기까지는 서로가 동수.

아니, 르풀랑이 조금은 더 위다.

순수한 데미지만 따지면 르풀랑의 W스킬, 날조가 약간은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딜교환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앞무빙을 밟으며 치고 나갔다.

꽈득!

또다시 검은 구체가 생성되며 르풀랑을 잡아 뜯는다.

검은 구체는 한 방, 한 방의 데미지도 결코 나쁘지 않지만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쿨타임.

나이즈에 비견될 정도로 스킬 쿨타임이 초반부터 상당히 짧다.

쿨타임이 짧으면서도 묵직한 데미지를 가진 검은 구체를 1레벨부터 난사할 수 있다.

꽈득!

1레벨부터 솔킬각을 잡을 수 있는 미드챔피언은 없다.

미드챔피언이라는 것 자체가 스킬딜 위주이기에 탑라인의 광전사나 귤선장처럼 1레벨 솔킬은 힘들다.

딜링 차이가 조금 난다고 해도 미니언 데미지는 결코 무시할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산다라는 1레벨부터 높은 깡뎀과 낮은 쿨타임을 가진 검은 구체로 강제 솔킬이 가능하다.

르풀랑과 미니언이 나를 때리던 말던 앞으로 나가면서 검은 구체와 함께 평타를 툭툭.

발화가 걸리고 분신이 터지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한 르풀랑이 부랴부랴 점멸을 사용해 도망간다.

그 르풀랑의 뒤를 정확히 잡아 뜯어버린다.

꽈득!

점멸로 따라가 평타와 함께 검은 구체.

터트리자 르풀랑이 정확히 마무리된다.

르풀랑의 입장에선 어이가 빠질 수 있는 1레벨 솔킬.

이 1렙 솔킬이야 말로 내가 산다라를 잡은 이유기도 하다.

모르는 상태에서 상황 파악까지 늦다면 당하는 수밖에.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검은 구체가 강력하긴 해도 결국 논타겟 스킬이다.

앞무빙까지 하다 스킬을 맞히지 못하면 역으로 내가 위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나와 상대 미드라이너의 역량 차이는 명명백백.

무조건 맞힐 자신이 있기에 앞무빙을 밟았고 퍼블을 따는데 성공했다.

'산다라를 상대로 1레벨에는 무조건 사렸어야지.'

막말로 그냥 사리는 게 답이다.

1렙 솔킬의 강제성이 너무 높은 바람에 검은 구체의 초반 데미지가 너프먹게 될 정도니까.

물론 머나먼 나중의 일이지만 말이다.

현재 산다라는 당연 너프따위 되지 않았다.

더욱이 나는 파괴력을 더하기 위해 고정 주문력룬까지 들었다.

당하는 르풀랑의 입장에서는 한 방, 한 방이 살가죽을 잡아 뜯는 느낌이었을 터.

괜히 산다라에게 발화를 걸고 평타를 때리면서 검은 구체 4번 맞히면 킬각이라는 공식이 있는 게 아니었다.

티링!

나는 라인을 쭉 밀고 귀환해 와드와 두란링을 사서 복귀했다.

생존기가 없다는 단점때문에라도 와드는 필수.

게다가 나는 공격적인 라인전을 지향하기에 갱킹을 더더욱 신경써야 한다.

'6레벨만 찍으면 갱킹에 면역이 되니까 그때까지만 사리면 된다.'

조금 복잡한 의미가 녹아 있다지만 정말로 갱킹에 면역된다.

특히나 지금처럼 라인전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다.

꽈득!

한 번 솔킬을 당한 탓인지 르풀랑이 심각할 정도로 사리고 있다.

검은 구체의 사거리 밖에서 우물쭈물 눈치를 본다.

만약 서로의 챔프가 바뀐 상태라면 크게 상관이 없었을 테지만.

'르풀랑으로 사리기 시작하면 미니언 챙기기가 정말 지옥과도 같을 텐데.'

특히나 Q스킬, 침묵의 표식을 선마스터하는 지금의 르풀랑은 미니언 먹다가 혈압 오르는 수준이다.

타워에 먹혀 들어가는 미니언이 평타 한 대에 안 죽어버리면 정말 게임하기가 싫어진다.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프겠지만 나는 봐주지 않고 몰아붙였다.

파아앙!

산다라의 E스킬 검은 파동.

검은 구체를 마치 볼링공마냥 굴려버린다.

물론 느릿느릿 다 보이는 속도가 아니라 굉장히 빠르게.

열심히 미니언을 챙기던 르풀랑이 봉변을 맞았다.

굴려진 구체를 맞은 상대는 1.5초동안 행동불가의 스턴상태에 빠진다.

CC기가 있는 챔피언들은 당연 많다지만, 산다라의 검은 파동은 사거리가 길고 맞히기 쉽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토옹!

스턴상태에 빠진 르풀랑을 향해 떨어지는 검은 구체.

산다라의 W스킬, 구체 투척은 검은 구체를 잡아서 던져버린다.

그렇게 구체 투척을 맞은 상대는 잠시간 둔화된다.

잊지 않고 검은 구체를 또다시 생성해 잡아 뜯자 르풀랑의 체력이 절반이 넘게 깎여버렸다.

'스턴을 한 번만 더 맞히면 킬각이 나오겠는데.'

솔킬에 의한 레벨차이.

라인푸쉬까지 현저하게 차이나자 르풀랑은 자신이 가진 라인전이 강하다는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라인전이 강한 건 르풀랑 뿐만이 아니니까.

르풀랑과 달리 생존기가 없는 산다라는 라인전에 조금 더 힘이 실린다.

결정적으로.

내가 산다라를 뽑은 데는 당연 이유가 있다.

라인전만 따지자면 상당히 OP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의 르풀랑을 상대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챔프가 없다고 나는 단언한다.

타앗!

포션을 두 개나 빨아 체력을 회복한 르풀랑이 내 레벨을 따라잡자마자 딜교환을 시도해온다.

당하고만 있다간 평생 라인전 주도권을 내주기 때문에 어거지로 해오는 딜교환.

확실히 르풀랑 또한 일방적인 딜교환으로 유명한 챔피언인지라 방심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침묵을 맞아주지 않는다면?

파아앙!

검은 파동을 사용해 들어오는 르풀랑을 밀쳐낸다.

그러자 르풀랑의 접근기 자체가 취소돼 버렸다.

산다라의 E스킬, 검은 파동은 구체를 굴려 적을 스턴시키면서 밀어내기까지 하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원래라면 적당히 딜교환 이득만 봐도 되겠지만 나는 보일 듯 말 듯한 킬각을 날카롭게 캐치해냈다.

티링!

궁극기를 제외한 모든 스킬이 광역 딜링인 산다라.

나는 르풀랑에게 스킬을 날리면서 주위에 있는 미니언까지 정리했다.

르풀랑과 내 레벨이 잠시나마 동수를 이루었다고 해도 얻은 경험치의 양은 우월하니까.

미니언을 정리함으로서 내 산다라가 6레벨에 도달했다.

나는 스턴이 풀리기 전에 재빠르게 궁극기를 배운 후 쏘아냈다.

파바바밧!

산다라의 주위에 있던 4개의 검은 구체가 르풀랑에게 박힌다.

단일 타겟의 궁극기, 검은 급습.

광역기가 아니라는 점은 한타에서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1:1 상황에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4개의 구체가 르풀랑을 향해 시원하게 틀어박힌다.

퍼엉!

첫 번째 구체가 맞은 시점에서 르풀랑의 패시브가 터지며 분신이 생성된다.

하지만 산다라의 궁극기는 타겟팅.

나머지 세 개의 구체가 은신상태인 르풀랑에게 적중하며 확실하게 목숨을 빼앗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단일 타겟팅 궁극기이라는 단점이 있는 대신 광역궁극기보다 조금은 데미지가 높다.

서로가 비슷한 상황이라면 애매할 테지만.

이렇게 킬 하나 차이가 나버리면 거의 강제로 솔킬을 만들어낼 수 있다.

라인전 스노우볼을 굴리기에는 최적화된 챔피언.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 게 중요해.'

라인전이 강력한 챔프만을 선호하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로드 오브 로드는 한타가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니까.

오히려 라인전이 약한 챔피언으로 한타를 바라보고 성장하는 편이 좋을 때도 있다.

라인전이 강력한 챔피언을 픽한 플레이어는 그 장점을 살려, 한타 타이밍 전까지 성장차이를 벌려야 한다.

티링!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기에, 나는 마법 관통력의 신발을 구입했다.

당장 박히는 데미지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데다 이동속도를 증가시켜 주는 점이 역시 크다.

이동속도는 갱킹 회피는 물론, 로밍이나 라인전 솔킬등 여러 방면에서 조금씩 도움이 된다.

꽈득!

내가 검은 구체를 생성하는 기미만 보여도 부리나케 꽁무니를 빼는 르풀랑.

신발때문에 벌어진 이동속도 차이는 안 그래도 힘든 라인전을 더욱 더 갑갑하게 만들어 버렸다.

현재 나와 르풀랑의 CS차이는 감당을 못할 정도.

과장 조금 보태자면 CS가 서포터와 별 차이가 없는 르풀랑이다.

물론.

이렇게 피를 말릴 정도로 라인을 압박하다 보면 갱킹이 오기 마련이지만 상관없다.

아까 말했던 대로 6레벨을 찍은 잘 성장한 산다라는 갱킹에 면역이 되니까.

그 의미가 조금 특이하긴 하다.

<하앗!>

개나 소나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이아 상위권에서는 당연하게 되어버린 리심의 와드방로.

리심이 나에게 접근해 음파를 맞췄다.

그것을 신호로 내 눈치를 보던 르풀랑까지 접근해왔다.

하지만.

파아앙!

미리 생성해둔 두 개의 검은 구체.

검은 파동을 사용해 굴려버린다.

그러자 나에게 돌진해오던 리심과 르풀랑이 그 자리에서 스턴상태에 걸려 멈춰 버렸다.

이제 골라서 죽이기만 하면 되는 상황.

나는 골드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리심 쪽을 선택했다.

검은 구체는 전투 전에 가능한 많이 생성해두는 게 좋다.

검은 구체가 주위에 많을 수록 산다라의 궁극기, 검은 급습이 진정한 모습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

그냥 쓰면 3개의 구체만이 날아가지만 주위에 생성해둔 검은 구체가 있다면 데미지가 증폭된다.

앞서 검은 구체를 두 개 생성해 놨기에 총 5개의 구체가 날아가 리심을 두들겼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올마스터님이 학살 중입니다!

라인전에서 2킬이나 먹고 성장한 산다라다.

지속딜도 필요없이 스킬쿨을 한 번 돌리고 발화를 걸자 리심이 그 자리에서 녹아난다.

르풀랑이 건재하긴 하다지만 아까의 스턴때문에 돌진기가 빠져버렸다.

사슬만 맞아주지 않는다면 당할 껀덕지가 없다.

꽈득!

내 궁극기가 빠진 걸 믿고 르풀랑이 사슬각을 잡아보려 하지만, 산다라의 검은 구체는 쿨타임이 빠르게 돈다.

접근해오는 르풀랑을 검은 구체로 잡아 뜯어버린다.

궁극기는 빠졌다지만 성장차이와 검은 구체의 데미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당연 위협적.

르풀랑은 어쩔 수 없이 방향을 튼다.

갱승을 낸 리심이 원망스럽겠지만 라인전을 져버린 자신이 자초한 일.

여기서 조금 더 압박을 해도 괜찮겠지만 골드가 제법 쌓여버렸기에 나는 라인을 깔끔하게 푸쉬하고 상점으로 귀환했다.

티링!

상점에서 구입하는 아이템은 겁나 쓸데없는 지팡이.

평범하게 성장했다면 마나 회복 아이템인 아테나의 부패한 술잔부터 올리는 게 맞겠지만.

'시원하게 원콤을 노린다.'

상황에 따라 아이템을 달리 선택해주는 센스도 필요한 법.

첫 번째 코어아이템인 죽음의 불타는 손길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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