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03화 (2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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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솔로랭크

타악! 타악!

시원하게 박히는 카드소리.

지금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챔피언은 양학의 대명사, 트와이스 페이크다.

원래 하고 있던 산다라도 당연 양학에 일가견이 있는 챔프지만, 밴이 풀린 OP챔프를 안 쓸 이유가 없으니까.

현재 미드에서 가장 핫한 챔피언은, 그리고 밴이 많이 되는 순위는 이블퀸, 나이즈, 트페순일까.

성장형인 나이즈는 그렇다 쳐도 트페는 확실히 양학에도 좋아서 사용할 만하다.

그럼에도 역시.

'부족한 감이 있단 말이지.'

나는 현재 마스터 티어 승격전의 첫 번째 판을 치르고 있다.

전전 판에서 팀원의 어이없는 탈주로 한 판 진 바람에, 지금까지의 솔로랭크 성적은 10승 2패.

남들이 본다면 과연 억소리가 나올 정도다.

듀오도 아니라 순수 솔로랭크이니.

나라고 딱히 불만이 있는 승률은 아니지만.

'더 빨리, 올라가야 할 텐데..'

그냥 올라가기만 할 뿐이라면 충분하고도 남는 속도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올라가야 한다.

현재 게임을 하고 있는 다이아1 점수대에서야 뭘 뽑아도 비슷한 느낌으로 양학이 가능하겠지만.

이보다 더 올라간다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팀운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내가 노리는 목표는 그랜드 마스터 1위.

즉, 한국 최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별한 카드가 필요하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순식간에 발돋음할 수 있을만한 카드가.

'찾아보면.. 분명 있겠지만 말이지.'

주문력 아이템을 가는 트린다조아만 해도 상당하다.

그 외에도 손에 꼽기 민망할 수준으로 많은 꿀챔프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제한이 걸려 있다.

'미드아니면 정글, 버려도 상관이 없는 카드여야 해.'

이 조건에 해당하는 챔피언 중 하나가 산다라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산다라 하나로는 부족하니까 하는 말이다.

산다라 라는 챔프가 가진 성장기대치란 결정적인 약점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야 라인전을 하도 뭉개놔서 티가 안 났지만.

더 올라가 그랜드 마스터 근처에 간다면 특별하게 잘 성장하지 못하는 판도 심심치 않게 나올 것이다.

심하면 갱킹이나 로밍등의 변수에 의해 평균보다 말릴 수도 있다.

때문에라도 무언가 특별한 카드가 필요하지만.

'일단은 게임에 집중하자.'

아직 그랜드 마스터는 커녕 마스터도 채 달성하지 못했다.

벌써부터 생각이 꼬여서야 될 것도 안되는 노릇.

오늘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면 될 터다.

띠잉!

가벼운 금속음이 울리며 적팀의 미드라이너 나이즈에게 황금카드가 적중한다.

그 효과로 스턴 상태에 걸린 나이즈에게, 세 갈래로 나가는 카드를 던진다.

적당한 딜교환과 미니언 푸쉬를 동시에.

이번 판은 사실 픽밴에서 OP미드챔피언인 나이즈와 트페가 전부 살았다.

내가 더 픽순위가 빨랐기에 나이즈도 트페도 어느 쪽도 가져올 수 있었지만, 나는 굳이 트와이스 페이크를 가져왔다.

마나소드를 올리는 나이즈의 위력은 당연 알고 있지만 그 시간을 기다릴 수가 없었기 때문.

마나소드가 마나바라기로 진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무리 빨라도 20분 이후다.

그럴 바에야 트페로 빠르게 전라인을 터트리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물론 트페가 라인전이 약하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지만.

'양학이라는 게 꼭 솔킬을 따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이기에, 다이아1 구간이라면 트페를 할 지라도 충분 솔킬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실력차이가 난다고 해도 트페로 솔킬을 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할까.

할 수 없다기 보다는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표현이 맞다.

평타기반의 미드라이너인지라 짧은 사거리를 가진 트페는, 딜교환을 해대는 것만으로도 갱킹의 위협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트페의 기본은 안정적으로.

그러면서도 얕보이지 않는 선에서 딜교환을 나누고 궁극기를 배우는 6레벨을 노린다.

이것이 트페유저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기.

내가 믿고 있는 것은 여기에서 또 두 가지가 더 있지만.

티링!

6레벨 이전의 나이즈는 라인푸쉬가 느리다는 단점을 활용, 라인을 푸쉬한 나는 집으로 귀환했다.

구입하는 아이템은 신발.

그것도 아이우에오의 신발이다.

거기에 더해 의병대 업그레이드까지 한다.

의병대의 효과는 빠른 회복과 순간적인 이동속도 증가.

내 라인으로 귀환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물론 그 하나만을 생각해 골드를 들여서까지 의병대를 구입한 건 아니다.

슈우웅..!

내가 점멸과 함께 들은 스펠은 발화가 아닌 텔레포트.

아군 봇라인 타워에 텔포를 사용해 로밍을 간다.

타다다닥!

도착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달려나간다.

의병대의 효과로 부스터를 킨 것마냥 미끄러지며 황금카드.

노리는 챔프는 적팀의 원딜러 미스터 포텐이다.

띠잉!

점멸로 도망간다고 해도 황금카드는 타겟팅으로 따라간다.

황금카드의 효과는 1초 스턴.

스턴시간도, 데미지도 많지는 않다.

트페라는 챔프 자체가 초반 딜이 나오는 챔피언은 아니기 때문.

하지만 스턴을 걸어준 것만으로도 킬각은 충분히 나온다.

쿵! 쾅!

아군 서포터 광우스타가 스턴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미포를 띄운다.

그러자 원딜러 이즈레알 또한 앞비전을 사용해 딜링을 박는다.

탈력까지 걸리자 느려지는 이동속도.

미스터 포텐은 도망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막타는 센스라고 하던가.

일부러 딜을 아끼고 있다가 막타를 정확히 먹는다.

갱값으로 킬을 챙긴 나는 다시 상점으로 귀환했다.

광우스타[0/0/1]-트페 의병대 타고 왔어ㅋㅋㅋㅋ 게임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저걸 벌써 사냐.

이즈레알[0/0/1]-라인전 고통받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ㅎ

의병대를 빠른 타이밍에 구입하는 것은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다.

결코 싸지 않은 500골드에 가까운 가격대, 게다가 2티어 신발을 구입해야만 살 수 있는 제한때문에 보통 20분은 넘어야 구입한다.

만약 의병대를 사고 로밍에 실패했다면 트롤에 가까운 행위.

그렇지 않다.

트와이스 페이크는 오히려 의병대 운영을 기초로 한다.

파라랑~!

의병대를 활용한 빠른 라인 복귀.

다시 미드라인에 도착한 나는 아낌없이 카드를 던지며 라인을 푸쉬했다.

트페라는 챔프가 은근히 마나가 많이 들어 마나관리가 필요한 챔피언이지만, 그러한 단점은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마나가 부족하면 그냥 집에 가면 된다.

집에 가서 마나를 채우고 의병대의 효과로 빠르게 복귀하면 그만이다.

이 간단하면서도 골때리는 운영은 상대의 틈이 많을 수록 파고들기 쉽다.

다이아1은 물론 마스터티어정도는 이곳저곳 쩌억 벌어져 있는 틈새가 빤히 보인다.

<운이 좋았다고? 이건 숙명이야!>

다시 한 번 봇라인 로밍을 노린다.

원래 아픈데 쑤시고 쑤시고 또 쑤셔야 더 아픈 법이니까!

황금색, 푸른색, 붉은색.

세 가지 빛깔의 카드가 땅바닥에  타라락! 깔리며 트페가 나타난다.

트와이스 페이크의 궁극기, 숙명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그 효과는 텔레포트의 상위호환.

이동시간이 훨씬 빠를 뿐더러 적팀의 위치를 낱낱이 알려주기에 역갱의 위험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쿵! 쾅!

광우스타가 갱호응을 위해 다이브한다.

아직 6레벨을 찍지 못한 광우스타는 타워의 공격에 오래 버틸 수 없겠지만 상관없다.

그 전에 일을 마치면 되는데다 적팀 또한 궁극기가 없으니 다이브각을 훨씬 편하게 나온다.

촤악!

날리는 것은 광역둔화의 효과를 가진 붉은 카드.

스턴 효과를 가진 황금카드보다 다소 데미지가 높을 뿐더러, 광역딜로 타워를 끼고 있는 적 봇듀오를 찰지게 때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날라가는 세 갈래의 카드.

마무리는 아군 정글러 나무카이와 이즈레알이 해낸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상황이 상황인지라 막타는 챙기지 못했다지만 충분하다.

봇듀오를 잡았는데다 부수적인 수입으로 용까지 가져갈 수 있으니.

─아군이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산다라가 적 맞라이너의 고혈을 짜냈다면.

트와이스 페이크는 그 로밍 능력으로 전라인을 터트려 버린다.

아직 터트렸다고 볼 수 있는 건 봇라인 하나 뿐이긴 하지만.

'이제 곧, 금방이지.'

스노우볼, 눈덩이를 데굴데굴 굴린다.

나는 다시 상점으로 귀환해 트페의 코어아이템인 부자베인의 하위템을 올렸다.

광채의 칼.

스킬을 사용한 후에 평타를 치면 추가 물리피해를 준다.

그 상위 아이템인 부자베인은 주문력에 비례한 마법피해를 준다.

스킬셋의 특성상 무조건 평타를 칠 수밖에 없는 트페의 필수 아이템이다.

'트페의 부족한 데미지를 보충해주는 아이템이기도 하고.'

이러니저러니 트페와 정말 딱 맞는 찰떡궁합의 아이템.

광채의 칼을 산 나는 다시 라인에 복귀했다.

의병대의 효과로 빠르게 말이다.

파라랑~!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라인을 푸쉬한다.

맞라이너 나이즈는 안정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안달이 난 상태일 거다.

트페가 벌써 두 번이나 봇라인을 가서 로밍을 성공시켰으니까.

어떻게 한 번 나를 잡아 따고 싶을 테지만 당연 당해주지 않는다.

멀리서 세 갈래 카드를 던져 라인만 푸쉬하고 빠진다.

타악!

광채의 칼을 빨리 뽑으면 더티파밍이 무척 쉬워진다.

추가 물리피해는 당연 중립몬스터에게도 박히니까.

나는 스킬을 교대로 써가며 광채의 칼 효과를 백분 활용해 빠르게 유령을 잡았다.

조금 느긋하게 가는 감이 있는 것 같아도.

'이렇게 더티파밍을 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이득이 생기는 게 트페라는 챔프지.'

다음 궁극기의 쿨타임은 조금 남아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적팀은 언제, 어느 때 덮쳐올지 모르는 로밍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가 늑대를 잡으러 가면 위쪽의 탑라인이.

유령을 잡으러 가면 아래쪽의 봇라인이 자연스럽게 사리게 된다.

이번에 나는 위쪽 방향으로 사라졌다.

그 나비효과로 적팀의 탑라인은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고, 적팀의 봇라인은 공격적으로 변했다.

당연 안달이 나있을 거다.

미포와 쏘냐는 라인전이 엄청나게 강하다.

그런데 로밍때문에 이즈레알과 광우스타라는 라인전이 약한 조합에 사리고 있어야 했으니.

내 위협이 사라지는 것을 계기로 쏘냐가 이니시를 걸 만도 하다.

타라랑~♪

적팀의 서포터 쏘냐가 궁극기를 사용한다.

2킬을 먹고 기세등등해져 있던 이즈레알에게 파워센도가 제대로 꽂히며 스턴 상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미스터 포텐이 호응하며 이즈레알에게 총을 쏴재끼려 하지만.

쿠웅!

콰앙!

당연 아군 서포터 또한 놀고 있지 않는다.

광우스타는 이즈레알을 지키기 위해서 쏘냐를 띄우고 미스터 포텐을 밀쳐냈다.

두 명의 적 모두에게 딜로스를 만들 수 있는 합리적인 판단.

하지만 미포는 생각 이상으로 필사적이었다.

트페의 눈치를 보느냐 얼마 되지 않는 킬각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일까.

점멸을 써서 밀치기를 피한 미포는 이즈레알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우두두두!

둔화효과가 있는 미포의 E스킬, 하늘에서 떨어지는 총알비.

동그란 범위의 적들을 둔화시키는 미포의 유일한 CC기가 이즈레알의 발을 늦춘다.

그리고 맞딜의 제왕이라 불리우는 미포의 장점을 살려 이즈레알을 쏴재낀다.

'위기일발의 상황이구만.'

나는 분명 탑라인 방향으로 사라졌지만 시야는 봇라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타이밍을 재고 있었을 뿐.

슬슬 타지 않으면 이즈레알의 목숨이 위험해 보인다.

야하하하하!!

괴랄한 웃음소리를 내며 3초간 총알 세례를 흩뿌리는 미스터 포텐의 궁극기, 킬링 타임.

이즈레알은 점멸까지 사용해 도망가긴 했지만 킬링 타임의 범위는 엄청나게 넓다.

앞으로 1초만 더 맞으면 확실하게 죽지만, 그 전에 내가 나타났다.

띠잉!

꼭 궁극기만 쓸 필요는 없다.

궁극기를 쓰는 척 텔레포트를 사용해 봇라인에 나타났다.

이미 앞점멸까지 사용한 미포는 뺄 수도 없는 상황.

내 황금카드에 궁극기가 끊기는 것으로 희비가 교차한다.

하아앗!

이즈레알이 멀리서 정조준 사격을 가하며 내 트페의 부족한 딜링을 보충해준다.

나는 미포를 여유롭게 따라가며 카드를 던져댔다.

세 갈래 카드의 쿨타임이 돌아오자마자 카드와 함께 광채의 검이 묻은 카드로 마무리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남아있는 건 쏘냐일까.

포탑 안으로 도망가지만 광우스타를 앞세워 과감히 다이브 한다.

띠잉!

황금카드로 스턴을 걸고 평타 세례.

딜링은 화끈하지 않지만 지속적이다.

트와이스 페이크의 E스킬, 조커 카드는 공격속도와 스킬쿨타임을 줄여준다.

게다가 네 번째 공격마다 추가데미지까지, 이게 크다.

파아앙!

여러 겹의 카드가 흘날리며 쏘냐의 체력을 부단히 깎아낸다.

그렇게 다시 한 번 황금 카드의 쿨타임이 돌아왔을 때.

세 갈래 카드와 조커 카드, 그리고 황금 카드가 한 번에 박히자 쏘냐의 질긴 목숨이 끝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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