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10화 (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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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솔로랭크

현재 봇라인은 진작에 교전이 끝나있는 상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번 싸우고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달까.

체력이 달대로 달아 있고 스킬들도 빠진 주제에 후퇴만큼은 생각지 않고 있다.

당연하다.

딸피는 로드 오브 로드 최고의 CC기.

그 누구도 이견을 말할 수 없는 군침 돋는 먹잇감이다.

하지만 양 팀이 모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

방금 전, 정글러를 낀 봇라인의 3:3 교전은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서로가 모두 살아남은 채 자신들의 진영으로 복귀했다.

목숨이 붙어있을 뿐이지 어느 쪽도 성하진 않은 상황.

스킬 한 번 잘못 맞으면 누구 하나 끔살 당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아직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쉬움이 남았다기 보단 양팀 다 충분히 킬을 노릴 만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카서트라는 팀원을 가진 적팀은 미묘하게 웃고 있다.

어떻게 더 양념만 친다면 카서트가 줏어 먹을 수 있을 테니까.

적팀의 입장에선 어떻게 걸지 못해서 안달이 나있다.

적원딜 꼬그모는 간간히 궁극기를 날리며 간을 보고, 적 정글러 리심은 음파를 부단히 쏘아대며 큰 그림을 노린다.

그러한 3:3 대치의 상황에서 양 팀의 미드라이너가 합류해온다.

나와 카서트가 말이다.

'체력을 채우고 있을 텐데.'

적 서포터 쏘냐는 유일한 CC기, 파워센도가 아까의 교전으로 빠지긴 했지만 마나가 충분하다.

회복량이 많지는 않아도 세미힐러의 역할을 겸할 수 있는 쏘냐.

자신과 아군의 체력을 조금씩이나 회복시키고 있다.

물론 아군 또한 서포터가 비슷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방향성이 다르다.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지.'

바람을 조종하는 한나는 아군에게 보호막을 덮어줄 수는 있어도 체력을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물론 궁극기가 회복의 효과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교전 중 사용을 한 모양.

때문에라도 나는 발걸음을 서두른다.

적팀이 그럭저럭 회복을 마치기 전에 승부를 내야 할 테니까.

'오히려 이 구도가 나한테는 괜찮다.'

적팀은 자신들의 우세를 믿고 싸우려 들 테고.

나는 그 오만을 역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현재 카서트는 나를 따라잡는 걸 포기하고 뒤에서 거리를 유지한 채 쫓아오고 있다.

그리고 그 거리는 점점 더 벌어진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단 이동속도의 차이.

이러니저러니 주문력 아이템을 올리게 되긴 했어도 일단은 AD암살자로 기획된 마스터 오브 이다.

일반적인 마법사 챔피언들에 비해 기본적인 스펙이 우월할 수밖에.

특히나 이동속도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마이는 로드 오브 로드에 존재하는 모든 챔프들 중 기본이속이 가장 빠르다.

더욱이 부자베인이란 아이템.

이동속도를 올려 주는 아이템은 결코 신발 뿐만이 아니다.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곤 하지만 몇몇 아이템들은 속도를 %로 올려준다.

내가 착용한 부자베인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나는 우월한 속도 차를 이용해 카서트보다 한 발 더 빨리 봇라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적팀의 스펠,  그리고 궁극기 상황은 이미 체크를 마쳐 놓은 상황.

파밍을 하면서 다른 라인의 상황을 파악해 두는 건 미드라이너의 기본 소양이기도 하다.

자기 라인전에만 집중하는 탑라인과는 당연 다르다.

<진격에 섰다!>

봇라인에 도착하자마자 다짜고짜 발동하는 궁극기.

그 효과로 안 그래도 발걸음이 빠른 마이에게 부스터가 붙으며 공격속도 또한 크게 상승한다.

물론 AP마이에게 있어 공속은 별 의미가 없다.

평타에 마법데미지를 추가하는 부자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1.5초에 한 방이라는 제한이 있으니까.

하지만 한나가 보호막을 걸어준다면 어떨까?

한나[0/1/2]-보!

애씨[1/1/0]-호!

쇈[0/1/1]-막!

실드가 유지되는 동안 공격력을 크게 상승시켜 주는 한나의 바람 보호막.

궁극기를 발동한 AP마이에게 부족한 공격력을 깨알같이 제공해준다.

그 시간은 길지 않지만 찰나면 족하다.

단 하나의 적만 죽일 수 있으면 되기에.

당연한 소리지만서도 알파 슬래쉬는 신중의 신중을 기대 사용해야 한다.

아무리 적팀의 체력이 절반쯤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막 달려 들어서야 아니되는 노릇.

내가 첫 번째로 사용한 공격은 단순한 평타였다.

마스터 오브 이의 패시브는 AD암살자라는 그 본질에 걸맞게 평타의 강화.

일곱 번째 공격이 적을 두 번 가격한다.

이미 라인전 단계에서 패시브 스택을 쌓아두었기에 그냥 치기만 하면 두 번의 공격이다.

그러나 근접챔프인 마이는 평타를 치려면 당연 적에게 붙어야만 한다.

때문에 나는 점멸을 사용해 가장 돌출돼 있는 적팀의 정글러 리심에게 붙었다.

사샥!

점멸을 써도 그냥 쓰진 않는다.

리심이 나에게 음파를 날리는 순간을 정확히 노려 뛰어넘는다.

그리고 들어가는 2연속 평타.

W스킬 회복을 순간적으로 사용하면 평타캔슬의 효과가 있다.

한나의 보호막에 의해 올라간 공격력은 내가 플레이하는 마이의 평타를 묵직하게 만들어줬다.

부자베인의 효과로 마법피해까지 추가되자 어마어마한 순간 데미지를 자랑한다.

치지직!

세 번의 평타에 발화까지 걸리자 순식간에 깎여나가는 리심의 체력.

한 번의 교전에 의해 절반 가까이 깎였던 리심의 체력은 또다시 그 반절로 깎여버렸다.

만약 궁극기인 범의 일격이 있었다면 나를 뻥 까버렸을 리심이지만 그럴 수 없다.

리심의 궁극기와 점멸이 빠졌다는 사실을 계산하고 들어간 거니까.

궁극기도, 음파도 전부 빠진 리심은 땅치기로 나를 때린다.

하지만 땅치기의 효과는 이동속도와 공격속도의 둔화.

마지막 전사를 발동한 마이에게 전혀 먹히지 않는다.

안된다는 걸 파악한 리심은 본능적으로 방로를 사용해 아군에게 도망갔고, 나는 그 순간을 노려 알파 슬래쉬를 갈겼다.

사샤샤샥!

위험상황에 빠진 리심이 자신도 모르게 사용한 방로는 팀을 파멸로 이끌 것이다.

적팀의 봇듀오 꼬그모와 쏘냐는 내 알파 슬래쉬에 함께 긁히지 않기 위해서 산개를 하고 있었건만, 리심이 방로를 사용함으로서 그 거리가 한 번에 좁혀졌다.

따라간 탓에 적팀의 포탑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꼴이 되긴 했지만 상관없다.

마이만큼 다이브가 좋은 챔피언이 또 없으니까 말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첫 번째 킬.

나는 리심을 처치하자마자 바로 회복을 사용했다.

궁극기인 마지막 전사의 효과로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기 때문.

체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며 방어력과 마법저항력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꼬그모의 평타와 포탑의 공격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 공격이 닿기 전에 나는 다시 한 번 알파 슬래쉬를 긁었다.

노리는 대상은 당연히 꼬그모부터.

사샤샤샥!

1.0 AP계수를 자랑하는 알파 슬래쉬가 벌써 두 번이나 꼬그모를 스쳤다.

그런데다 부자베인의 평타강화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쏘냐의 부단한 힐링으로 제법 많은 체력을 회복한 꼬그모였건만 끔살당한다.

─더블 킬!

적을 처치했습니다.

또다시 돌아온 알파 슬래쉬의 쿨타임.

하지만 나는 곧바로 쓰지 않았다.

만약 여기서 흥분한 채 스킬을 남발한다면 나는 쏘냐를 따자마자 죽게 될 것이다.

그동안 받은 데미지가 결코 적지는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꼬그모의 패시브.

꼬그모는 사망하면 원한이 서린 좀비가 된다.

그리고 일정시간 후에 폭발해 주위의 적에게 큰 고정데미지를 선사한다.

고정데미지이기는 당연 회복을 사용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퍼엉!

나는 꼬그모의 좀비가 폭발하기 직전에 알파 슬래쉬를 사용해 쏘냐를 가격했다.

한 순간이나마 무적판정이 있는 알파 슬래쉬로 꼬그모의 폭발을 회피함과 동시에 쏘냐를 마무리.

내가 머릿속에서 그렸던 그림이 정밀하게 재현됐다.

─트리플 킬!

올마스터님이 학살 중입니다!

마지막 전사의 빠른 이동속도로 나는 포탑 밖으로 유유히 빠져 나왔다.

뒤늦게 도착한 카서트가 통곡의 벽을 깔고 애타는 마음을 달래보지만 그 본인이 더욱 잘 알고 있을 터다.

궁극기를 발동한 마이에게 둔화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한나[0/1/5]-캬아 마이갓..! 그동안 벌레라 놀려서 죄송합니다. 실드 어시 개꿀!

애씨[1/1/0]-저건 마이가 잘하는 게 아니라 걍 올마스터가 잘하는 거지. 마이는 벌레가 맞음;

쇈[0/1/1]-LCL 간판스타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네.. 그마는 그냥 찍겠다.

마이라는 챔프는 정말 매 판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쓸어담으면 우리마이고, 벌레마냥 죽으면 느그마이.

방금처럼 없는 각 억지로 비집고 틀어 학살을 하면 팀원들은 당연 열광한다.

게다가 자신들도 제법 뿌듯할 거다.

내가 잘해서 트리플 킬을 먹었다고 해도 밑바탕을 짜준 건 자신들이라고 생각할 테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일단 체력을 깎아 놓은 건 아군들이니 말이다.

기세를 타고 봇라인의 1차 포탑을 파괴했다.

용을 먹는 것도 생각을 했지만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어 포기.

다름 아닌 카서트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양념 조금만 쳐지고 궁극기 맞으면 그대로 몰살이다.

'용을 살려두면 한타도 할 수 있고, 여러모로 나한텐 좋으니까.'

상점에 귀환해 구입하는 아이템은 마법관통력의 신발.

그리고 겁나 쓸데없는 지팡이 또한 올린다.

원래라면 라둔의 죽음투구 하위템들만 구입했을 테지만 당장의 한타를 바라본 아이템 선택이다.

나는 곧바로 봇라인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용을 향해서.

적팀은 이미 용을 치고 있을 것이다.

도착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아슬아슬 할 수 있다.

아니, 늦었을 지도 모른다.

─적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적팀의 판단이 좋았다.

아군이 정비를 하고 있을 때 부활한 적팀은 서둘러 모였다.

한 발 빨리 합류한 적팀의 탑라이너 발렐리아가 결정적이었을까.

정비를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카서트와 함께 용을 잡았다.

그 날카로운 판단 덕에 적팀은 용을 챙겨갈 수 있었다.

이전에 내준 트리플 킬로 인한 글로벌 골드의 격차는 좁혀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직이다.

'돈은 쓰지 않으면 그저 금덩이일 뿐이지.'

적팀이 정비를 하기 전에 한타를 연다.

노렸던 대로.

아군 탑라이너 잭트가 머리 위로 봉을 회전시키며 뛰어들었다.

타라락!

잭트는 봉을 돌려 적팀의 평타를 모조리 튕겨냄과 동시에 1초간의 스턴을 걸 수 있다.

물론 하드한 CC기라고 보기엔 애매한 수준이지만 연계가 준비돼 있다.

아군 정글러 쇈이 궁극기를 사용해 잭트를 타고 나타났다.

쇈[0/1/1]-잭트한테 일단 궁썼어!

대한민국 프로게임단 얼밤의 자랑스런 정글러, 클끼리로 인해 생겨버린 유행어.

내가 얼마전 직관을 했던 롤드컵에서 터져버린 사건 때문이다.

솔랭에서 드립으로 나올 정도인 걸 보면 소문이 나도 상당히 난 모양.

슈욱!

잭트가 봉을 돌려 스턴시킨 두 명의 적.

쇈이 바톤을 이어받아 한 번 더 CC기를 건다.

도발이 그어지며 두 명의 적이 1.5초간 행동이 제한됐다.

쿵! 쿵! 따!

잭트의 삼타가 제대로 꽂히며 카서트의 체력이 무서운 속도로 줄어준다.

과연 삼종신기가 완성된 잭트다운 위력이다.

쇈 또한 단검을 던지며 카서트를 점사.

그렇게 카서트가 마무리되기 직전에 내가 뛰어들었다.

사샤샤샥!

내 마스터 오브 이가 알파를 긁어 얌체처럼 킬을 뺏어먹었다.

하지만 아무도 트집잡진 않는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한 마이, 그것도 다름 아닌 내가 플레이하는 마스터 오브 이다.

그렇게 한 명의 적이 죽은 이상 나머지 적들은 그저 도미노.

이른 타이밍에 뽑힌 마법관통력의 신발과 높은 주문력은 놀라운 데미지를 선사하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올마스터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케이스 바이스 케이스.

카서트를 잡아내 스킬쿨타임을 초기화시켰지만 곧바로 공격을 잇지는 않는다.

적 탑라이너 발렐리아가 날리는 칼날들이 일직선으로 쇄도하며 나를 노려오고 있다.

발렐리아가 때리는 확정스턴에 맞으면 아무리 잘 컸어도 그대로 끔살이다.

나는 빠른 이동속도를 살려 뒤로 내뺐다.

그러자 약이 올라 쫓아오는 발렐리아와 리심.

두 명의 적에게 한나가 몰고 온 회오리가 충돌한다.

휘리리릭~!

시간을 기다려 크기를 키울수록 에어본 시간이 늘어나는 한나의 회오리.

발렐리아와 리심에게 적중하며 1.5초간 무력하게 만들어버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나에게 한나의 보호막이 덧씌워지자 나는 평타를 후려갈겼다.

샤샥!

에어본이 풀리기 전에 가능한 많은 평타를 꽂아넣는다.

마지막 전사의 효과로 크게 오른 공격속도.

더불어 부자베인의 데미지가 두 번 꽂힌다.

첫 번째 평타에 한 번, 그리고 1.5초 후에 부자베인의 쿨타임이 돌아왔을 때 다시 한 번.

최대한 체력을 깎아내고 발렐리아부터 마무리한다.

사샤샤샥!

상태이상이 풀리고 제정신을 찾은 발렐리아지만 이미 나는 사라졌다.

마이의 Q스킬, 알파 슬래쉬는 사용시 잠시동안 무적판정.

엄밀히 따지자면 순간적으로 맵에서 사라진다.

발렐리아는 확정스턴과 높은 공격력이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맞아야 했다.

─더블 킬!

적을 처치했습니다.

이 이후의 한타는 볼 것도 없다.

한 명만 무너져도 도미노인데 벌써 두 명.

발렐리아를 잡음으로서 쿨타임이 돌아온 알파 슬래쉬가 긁어진다.

아직 궁극기는 커녕 나한테 평타 한 방 스치지 못한 리심이 분통터지는 목숨을 그대로 마감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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