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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16화 (21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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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방꾼

원래라면 당연 옹기종기 바보같이 뭉쳐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스터티어를 대리로 받았다고 해도 이 구간에서 게임을 할 정도면 어디가서 충분 한따까리하는 유저들이니까.

그럼에도 자연스럽게 뭉쳐버린 까닭.

'무리와 계산은 종이 한 장 차이라지.'

일부러 적진에 뛰어들어 적팀의 점사를 유도했다.

잭트와 리심이 신나서 나에게 뛰어들 것을 설계했다.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하고 랄라의 궁극기와 말화이트의 연계를 노렸다.

15분 가까이 진행돼 온 게임에서 처음으로 기세가 넘어왔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부와아아아앙!

게임내내 호전적으로 플레이 한 리심의 카정에 시달렸던 아군 정글러 아모모.

쌓였던 울분을 풀려는 듯 궁극기를 펼치며 징징댄다.

아모모의 W스킬, 징징대기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적팀의 체력을 %로 갉아버린다.

사각!

사각!

그렇게 아군이 CC기 연계를 아름답게 꽂아주고 있을 때 나는 평타로 트페의 체력을 갉아 먹고 있다.

마지막 전사의 효과로 증가하는 공격속도.

우주류 도법을 키자 공격력이 제법 늘어났다.

더욱이 랄라가 나한테 실드를 걸어주었다는 부분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랄라의 실드는 한나와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한나가 순수하게 공격력을 올려준다면 랄라는 평타를 강화시켜준다는 차이일까.

매평타마다 마법데미지를 추가시켜 준다.

강력해진 AP마이의 평타가 트페의 체력을 빠른 속도로 갉아먹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트페는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전사했다.

아군 챔피언들의 CC기가 정말 적절하게 연계된 덕분이다.

말화이트와 아모모의 궁극기가 적을 3초이상 묶어버렸으니까.

특히나 평타로 딜을 해야하는 트페의 특성상 평타 자체를 봉인하는 아모모의 궁극기는 가히 치명적이었다.

'데미지는 별 도움이 안 됐긴 했지,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캐리각이 나온다.'

아군이 워낙 성장을 못한 탓에 사실상 CC기 셔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도.

광역 CC기로 입롤을 실현하면 지고 있던 게임도 뒤집을 여지가 생긴다.

당연히 CC기만 박는다고 되는 게 아니고 딜을 넣어줄 딜러가 필요하다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내 AP마이가 일당백이다.

위이이이잉..!

다시 한 번 알파를 긁기 전에 잠깐, 회복으로 체력을 회복한다.

스치기만 해도 죽을 피에서 당장 달려들긴 부담스러웠으니까.

그리고 내가 다음으로 공격할 상대가 알아서 자멸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리심이 방로로 도망가는 순간을 정확히 캐치해 알파슬래쉬를 갈겼다.

사샤샤샥!

아무리 성장을 잘했다고 한들 아군의 합공에 의해 체력이 빠질 대로 빠진 리심이다.

평타를 갈겨 부자베인을 터트리자 그대로 마무리.

알파를 돌리기만 하면 언제든 죽일 수 있는 목숨이었다.

그럼에도 조금 더 살려둔 이유는 기왕 죽이는 거 리심의 멍청함을 역이용하자는 이유가 컸다.

사각! 사각!

리심이 방로를 타 도망가려고 했던 상대는 후방에 있던 원딜러.

봇라인에서 무럭무럭 킬을 먹고 성장한 치비르다.

타겟팅한 대상이 이동해도 지옥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알파 슬래쉬의 효과로 나는 치비르의 코앞에 섰다.

타랑!

탕! 탕! 탕!

치비르가 침착하게 부메랑을 던지며 카이팅을 시작했다.

내 알파 슬래쉬를 한 대 맞고 체력이 1/3쯤 달은 치비르라지만 여유가 있을 터.

치비르의 스킬실드는 적이 사용하는 스킬 한 번 막을 수 있으니까.

공격스킬이 하나밖에 없는 마이에겐 가히 카운터 격이다.

하지만 상대를 안 해주면 그만인 일.

위이이이잉..!

킬을 쓸어담듯 잘 큰 치비르라지만 4.0AP 계수를 자랑하는 마이의 회복은 뚫을 수가 없다.

채널링 스킬인 회복을 끊어줄 아군도 없을 뿐더러 방어력 또한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니까.

아무리 때려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렇게 회복으로 벌어낸 5초의 시간.

아군들이 트페라는 주력 딜러를 잃은 적팀을 정리하고 오기에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다.

그나마 남은 원딜러조차 나에게 붙잡혀 있는 상황이니 한타의 승패는 불보듯 뻔하다.

아무리 글로벌 골드가 벌어져 있었다고 해도, 양 날개가 부러진 독수리는 조금 커다란 치킨에 불과하다.

데구르르!

승승장구, 한타를 이기고 온 말화이트가 치비르에게 다가가 바위 굴렁쇠를 굴렸다.

적의 이동속도를 빼앗는 타겟팅 스킬.

치비르는 그제서야 그렇게 유리했던 한타의 패색이 짙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도망간다.

스킬 실드로 굴렁쇠를 막고서.

안타깝지만 도망가려면 진작에 가야 했다.

<진격에 섰다!>

스킬 초기화의 효과로 재차 쿨타임이 돌아온 궁극기.

마지막 전사를 사용해 치비르를 추적한다.

치비르 또한 도주 능력이 탁월하다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법이다.

사샤샤샥!

이동속도를 크게 상승시켜주는 마지막 전사의 효과로 치비르를 따라잡는다.

이미 말화이트의 굴렁쇠를 막느냐 빠져버린 스킬실드.

스킬실드가 빠진 치비르는 단순한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사각!

사각!

어느새 덧씌어진 랄라의 실드가 평타 한 방, 한 방에 위력을 더한다.

한나와는 달리 실드가 까여도 일정시간은 유지되는 랄라의 실드.

치비르가 반항을 해보지만 맞딜이 성립되지 않는다.

─트리플 킬!

올마스터님이 학살 중입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마무리..!

내가 치비르를 마무리하는 사이에 아군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적팀의 서포터를 정리했다.

글로벌 골드도 레벨도 어마어마하게 차이나는 상황에서의 용한타 완승.

이 의미는 굉장히 깊다.

다름아닌 내가 트리플 킬을 줏어 먹고 성장했으니까.

게다가 한 가지 더.

아군의 체력이 모두 아슬아슬했기에 바론까지는 트라이할 수 없었지만 용은 충분히 챙길 만했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용을 가져감으로서 지극히 불리했던 라인전에서의 손해는 메꿔졌다.

굳이 글로벌 골드를 따지자면 탑과 봇의 1차를 내준 탓에 아직까지도 뒤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킬을 거진 내가 싹슬했으니, 포탑 정도의 차이야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소리같지만서도 엄연한 사실이다.

1차 2차, 숫자가 매겨진 데는 위치의 차이도 있겠지만 더욱 두드러지는 건 철거 난이도다.

2차나 억제포탑의 경우 적팀에게 밀리면 따라잡는 게 제법 고역이지만 1차는 그렇지가 않으니까.

양 팀이 필사적으로 지키려 하는 미드 1차를 제외한다면 탑과 봇의 1차 포탑은 단순히 시간만 지나도 알아서 깨지기 마련이다.

.

.

.

* * *

올마스터의 실시간 관전 방송.

BJ의 게임을 BJ가 컨텐츠를 가져온다는 게 조금 걸리는 부분이라지만 당장 먹히는데 물불가릴 필요 있을까.

게다가 올마스터가 BJ로서의 복귀를 선언한 것도 아니고, 소문을 들어보면 프로게이머로서 마음을 굳힌 듯 하니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결정적으로.

지금 올마스터의 게임을 해설하고 있는 BJ는 한 마디 들어도 웃음으로 때울 자신이 있었으니까.

"키야아~! 봇에서 대치만 해도 탑 1차는 그냥 가져 가죠! 올마형이 이런 이지선다 운영이 엄청 깐깐하다니까요!?"

용한타에서 대승을 거둬낸 올마스터가 팀을 이끌고 봇라인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올마스터가 트리플 킬을 먹고 잘 풀린 거지, 나머지 팀원들은 아직 말려있는 상황.

레벨도 1씩 뒤쳐졌을 뿐더러 아이템 차이도 제법 난다.

1차 포탑니 살아있는 적팀의 입장에선 수비하는 게 결코 어렵지가 않다.

문제는 반대로 텅 비어버린 탑라인 쪽이었다.

─파랑팀 미니언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굳이 챔피언이 직접 가서 철거하지 않아도 미니언들도 포탑을 칠 수 있다.

아무래도 2차나 억제포탑이 미니언에 깨지는 일은 많지 않지만.

라인전 단계부터 어느 정도 손상을 입는데다 중간 라인에 가까운 1차 포탑은 미니언 관리를 조금만 안 해도 금방 깨진다.

"트페 궁이 없는 타이밍에 소소한 이득 챙겨 가네요. 내가 진짜 올마형이랑 LCL 나갔던 게 평생의 자랑이라니까! 시청자형들도 인정하는 부분?"

올마스터의 게임을 해설하는 방송인.

변성기가 끝난지 얼마 안된 듯한 높은 음성과 경박한 어조가 방송 진행에 흥을 돋군다.

만약 롤드컵같은 진지한 대회였으면 다소 마이너스가 될 수 있었겠지만 이건 순수한 솔랭방송이니까.

오히려 가벼운 분위기가 시청자들도 웃고 즐기기에 좋았다.

-크 우리 초딩끝 신났네ㅋㅋㅋㅋㅋ

-초딩끝 무시하냐?ㅋㅋ 이래 봬도 LCL 준우승 출신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딩초 돈까스 사먹으라고 엉아가 100개 쏜다!

초딩끝은 현재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타임끝이라는 BJ의 별명이다.

BJ명은 우윳빛깔 타임끝이지만 하도 귀여운 짓을 많이 하는 바람에 초딩끝이란 별명이 붙었다.

정신연령이 낮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지만 딱히 나쁜 의미로서가 아니다.

방송이 재밌는데다 실력마저 출중하다.

여타 BJ들에 비해 타임끝은 안티가 적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크아앙! 딩초사랑해 형님! 별풍선 100개 고마워용! 뿌잉뿌잉~!"

별풍선을 받으면 양 쪽 볼따구를 두 주먹으로 문질문질 해대는 리액션.

어지간한 항마력을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작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이었던 타임끝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애교였다.

물론 본인 자체의 활기찬 성격 탓이 가장 크겠지만 말이다.

-으아아아!!! 그랜드 마스터가 초딩컨셉이라니! 초딩끝 방송보다가 그마에 대한 환상 다 깨짐ㅋㅋㅋ

-난 친근감 있고 좋구만ㅋㅋ 다른 잘 하는 BJ들은 허세작렬인데 초딩끝은 그런 게 없어서 좋다.

-윗분 멀 좀 아네ㅎㅎ 퀵부스터 하나 드릴게요~

타임끝은 파프리카 TV의 방송을 시작한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고정팬층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그 성장세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러이갓과 철꾸라지의 뒤를 잇는 차세대 스타BJ가 될 거라 주목하고 있을 정도.

그러한 밑바탕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열혈팬들이 있다고 타임끝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방금 전처럼 유익한 채팅을 치는 이들에겐 상을.

채팅의 질을 떨어뜨리는 관심종자들에겐 철퇴를.

다소 귀찮을 수 있는 역할을 솔선수범 해주는 것은 BJ에 대한, 자신에 대한 사랑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하기에 타임끝은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었다.

"귀욤초딩타임끝 누나! 채팅창 관리 고마워용~! 누나 덕에 방송하기가 너무 편한 거 있죠?"

언제나 하이텐션의 타임끝.

그의 방송이 잘되고 있는 거야 당연 축하할 일이지만 그 이전에.

일단 올마스터의 게임이 채 끝나지 않았다.

많이 따라 잡았을 뿐이지 아직까진 게임이 어떻게 비벼져도,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가 않은 상황이다.

"레드팀도 이제 슬슬 조급해졌거든요. 올마형이 또 한 번 쓸어담으면 게임 그대로 끝나거든요. 뭐 하나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올마스터의 팀은 흔히 말하는 한타 지향형 조합이다.

말화이트도 그렇고, 아모모도 그렇다.

하지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조합이 으레 그렇듯 한타가 좋은 대신에 스플릿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적팀에는 스플릿의 달인 트와이스 페이크가 있다.

그 트와이스 페이크가 탑라인을 스플릿해 온다.

"올마형팀에서 막을 만한 사람이 있으려나.. 아! 한 사람있네. 시청자형들도 보여요?"

탑라이너인 말화이트는 물론, 정글러인 아모모 또한 스플릿을 막기에 적절한 챔피언은 아니다.

봇듀오는 당연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 네 명을 제외한 나머지 한 사람이라면 올마스터 뿐.

올마스터의 마스터 오브 이가 트페의 스플릿을 막아섰다.

어째서일까?

-마이는 한타챔인데 한타해야지. 말화이트가 가는 게 낫지 않나?

-나도 이번 만큼은 초딩끝 말에 동의 못하겠다.

-ㅉㅉ 겜알못들아 올마스터 템창 봐바 템창을.

시청자들의 말은 정론이다.

올마스터 팀에는 딱히 스플릿을 막기에 좋은 챔피언이 없었으니까.

마이가 흔히 백도어 챔프라고 불리기는 해도 그건 어디까니 AD템을 올리는 경우.

현재 올마스터가 하고 있는 마이는 주문력템을 올리는 한타지향형 템트리다.

아무리 트와이스 페이크가 1:1에서는 다른 미드 챔피언들에 비해 약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AP마이만큼은 아니니까.

단순 공격스킬의 갯수만 비교해봐도 마이와는 세 배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올마스터의 마이는 트페를 막아섰고 일부 시청자들에 의해 신빙성을 얻어냈다.

아이템트리를 보면 직감이 가리라.

"극 암살자 AP마스터이! 이거 진짜 꿀챔각 인정해야 하는 부분인데. 시청자형들 이 겜 끝나고 저도 한 판 고고?"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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