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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32화 (23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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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듀오

주전파와 도차, 과연 누가 시즌2의 마지막의 1위를 장식할지 일단위로 카운트 되고 있는 세기말.

잉벤과 롤갤이라는 두 로드 오브 로드 커뮤니티 사이트의 대립까지 이어졌던 화제였지만 잠시 종식되었다.

어차피 승부는 마지막쯤에 가서야 불이 붙을 테고 지금은 별 재미가 없다는 게 그 이유.

당장 재밌는 떡밥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 떡밥이라 함은 다름아닌 올마스터.

잠깐 뜸하던 올마스터는 그저께부터 다시 솔로랭크에 액셀을 밟았다.

불도저와도 같은 기세로 마스터티어를 생태계를 파괴한다.

아니, 파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비포장도로를 뚫어 버렸다.

─크~ 올마스터 올라가는 속도 에스컬레이터 급이네.

역시 클라스가 다르다는 건가.

솔찌 파프리카 방송 보면 마스터나 그랜드 마스터나 걍 똑같이 잘해 보이기만 하던데.

난다 긴다 하는 마스터티어를 학살하는 것 보면 역시 잘하는 사람들 끼리도 차이가 나긴 나나봐.

└그러게 그 마스터티어 한 명만 우리 티어대로 내려오면 프로게이머가 따로 없는데 말이야.

└왜 우리라고 싸잡냐. 그래서 님 티어가?

└플레요.

└죄송합니다. 골드에요ㅎㅎ

솔랭계의 LTE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속도로 올마스터는 현재 수직상승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벌써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이 가까워졌다.

더욱이 한 가지 더.

말도 안되는 속도로 마스터티어를 양학하는 것만으로도 꿀잼인데 접근성 또한 높아 재미가 더욱 찰지다.

단순한 솔랭 관전이 아니다.

유쾌한 그랜드 마스터BJ, 타임끝이 해설까지 붙여가며 재밌게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지라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다 올마스터 본인도 재밌는 챔프를 꺼내 속속들이 보여주기까지 하니, 꿀챔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로드 오브 로드 유저들이라면 눈이 돌아간다.

게다가 어제는 사이다가 톡톡 터지는 상쾌한 사건까지 있었다.

─어제 '그 녀석' 쳐발린 거 오지게 속시원하다ㅋㅋ

'그 녀석' 롤갤에서도 그렇고 잘난 척은 오지게 내뱉더니 속 빈 강정ㅋㄷ

올마스터가 제발 정의구현해주길 빌면서 봤다ㅋㅋㅋㅋㅋㅋ

└타임끝이 '그 녀석' 디스한 것도 꿀잼이었는데ㅋㅋ

└어제 들어보니까 '그 녀석' 대리 뿐만 아니라 평소 인성도 오지게 안 좋은 듯.

└몰랐냐? 인성쓰레기로 겁나 유명하잖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인연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게임폐인 구간, 그랜드 마스터라 할 지라도 진실은 언젠가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몇몇 그랜드 마스터 유저들의 투정은 물론, 언제는 한 번 스크린샷까지 올라가 잉벤 화제글에 떡하니 박제돼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 녀석', 도슈의 개차반스러운 행태는 이제 인터넷 검색만 해도 나올 지경.

인간말종과도 같은 도슈에게 유일한 자랑거리가 있다면 게임실력일까.

자신이 주로 하는 커뮤니티인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 롤갤에서 도슈는 잘난 척을 일삼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게임으로까지 털려버렸다.

그것도 자신이 저격까지해서 말이다.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가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어제 올마스터를 저격했던 아링이 도슈가 맞다는 확증까지야 없다.

하지만 그럭저럭 신빙성 있는 자료들이 어제 타임끝의 방송 이후로 잉벤의 화제글에 올라왔다.

예를 들어 아이템 사용위치라던지, 챔프폭이라던가.

타임끝도 지적한 플레이 스타일도 포함해 이 정도면 거의 확증이나 다름 없는 수준으로 몰아 붙여졌다.

그렇다고 해도 도슈 본인이 묵묵부답인 데다, 원래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는 유저였으니만큼 끄떡도 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의미가 깊다.

앞으로 도슈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오면 비웃어 줄만한 거리가 차고 넘쳐졌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어제의 일은 수확이 충분하리라.

더욱이 아직 꿀잼 컨텐츠는 끝나지 않았다.

인성파탄 대리게임 유저, 도슈에 대한 정의구현은 돈까스를 시키면 나오는 양배추 샐러드에 지나지 않다.

진짜 주목해서 봐야 하는 건 올마스터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그랜드 마스터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

이 속도를 보아하니 오늘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을 치른다.

그리고 만약 승격전을 치르고 나서도 기세를 멈추지 않는다면 정말로 기정사실이 된다.

─주전파, 도차, 올마스터의 삼파전 구도가 꿈이 아닌데..?

시즌2 막바지에 꿀잼각 하나 탄생하나욧?

진짜로...... 진짜로 되면 이거......!!

└ㅇㅇ? 치킨각 나오냐?

└양념치킨에 치즈 듬뿍 뿌린 미트소스 스파게티각 나옴.

└주전파든 도차든 솔직히 누가 1위 되든 별 관심 없었는데 이건 또 재밌겠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른다.

풀액셀을 밟으며 그랜드 마스터를 향해 미끄러지는 올마스터가 그랜드 마스터에 도착하자마자, 응 다 왔네! 만족해서 멈춰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흥미진진 기대에 부풀 수밖에 없었다.

그랜드 마스터를 달성하고 아무 게임 없이 7일이 지나버리면 강제강등이 되는 시스템.

만약 올마스터가 정말로 그랜드 마스터의 테두리만을 목표로 했다면 굳이 지금 시점에서 랭크게임을 돌릴 이유가 없었을 터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시즌 종료가 7일 이하로 남겨둔 시점에서 솔로랭크를 돌리는 게 타당하다.

방어전을 치뤄야 하는 귀찮음 때문에라도 미리미리 해둘 이유가 없다.

올마스터처럼 실력이 탄탄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위와 같은 꽤나 그럴 듯한 의견들이 현재 잉벤은 물론 롤갤에서조차 대세를 이루고 있는 와중이다.

물론 롤갤은 이번 세기말에서 기본적으로 도차 쪽을 응원하고 있는 사이트지만 꿀잼각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막말로 도차가 피자를 돌린 것도 아니고, 도차를 지지하는 건 사이트의 성향일 뿐 개개인에게 의리는 없다.

재밌어지는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이치.

수준 높은 고수들끼리 접점은 변수가 생길 수록 더욱 재밌기 마련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일.

지금 시점에서는 무엇 하나 결정된 게 없고, 모든 것이 단순한 추측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추측이 사실일지, 아닐지 판가름이 나는 건 의외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마스터와 연락이 되는 정말 몇 안되는 지인 중 하나.

그에게 관전 방송까지 약속을 받아 독점 컨텐츠를 진행하게 된 타임끝의 입에서 오피셜이 흘러나왔다.

아니, 아직 예정에 불과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들은 이야기조차 컨텐츠로 훌륭히 써먹으며, 타임끝은 톡톡히 올마스터 특수를 이용해 방송순위를 상승시키고 있었다.

.

.

.

* * *

도진기는 혹시 몰라 그만두었던 자신을 탓해야 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도진기는 미리 도슈를 꼬드겼건만 완강히 거부했던 도슈.

그래도 어쩌다 운이 좋으면 잘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켜보기로 했던 안이한 판단이 화근이었다.

결국 도슈는 올마스터에게 쳐발렸고 이는 이미 예정돼 있던 수순.

도슈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도진기는 당연 질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더욱이 하나 더, 굳이 자존심을 굽혀가며 듀오를 부탁할 이유가 없었음에도 미리 이야기를 꺼낸데는 다른 이유가 존재했다.

당장 자신의 속을 썩게 만들고 있는 이유가.

<살다 보면 질 수도 있지. 그냥 지금이라도 얌전히 듀오해서 복수하자?>

누가 봐도 명명백백한 완패였다.

라인전도 라인전이지만 한타력 차이.

까놓고 말해 전체적인 실력차가 분명했다.

하지만 패자의 입장에서도 변명은 있는 법.

<닥쳐, 팀이 오픈한 거지 안 졌다니까! 엿이나 쳐드셈ㅗㅗ.>

게임을 진 결정적인 이유는 팀의 오픈이었다.

그런데 그 오픈의 이유가 도슈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본인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본캐로도 늘 그러했듯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면 일단 키보드부터 두들기는 도슈.

그나마 그랜드 마스터에서는 이미 칼차단의 대명사가 돼버린지라 뭐라고 떠들던 반응이 안 오지만, 올마스터를 저격했던 건 다른 사람의 계정이었으니 당연 채팅창이 열려있었다.

분당 1천타는 될 법한 속도로 줄줄이 쏟아내는 욕설들.

도슈의 막말을 참지 못한 팀원들이 협의 하에 오픈을 했다.

어차피 용한타의 완패로 게임도 기울어진 마당.

가장 아니꼬운 미드가 입까지 털어대니 세기말이고 나발이고 게임을 하기 싫어지는 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패배를 인정치 못한 도슈는 한 번 더 올마스터를 저격했지만 결국 비슷한 흐름으로 패배.

어떻게 변명을 할 여지가 없음에도 도슈는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떼를 쓰고 있다.

게임을 진 것보다 이쪽이 더욱 문제였다.

<안해. 안해. 안해. 안해. 안해. 응 니 혼자 해~~~~~~~>

이 도슈의 꼬라지가 미리 듀오를 하자 이야기를 꺼냈던 두 번째 이유다.

지 자존심 때문에 꽁하게 될 거란 사실을 도진기는 짐작하고 있었다.

도진기는 터져나오는 한숨을 참지 못하면서도 부단히 손가락을 놀려 스마트폰을 두들겨 까톡을 보냈다.

어떻게든 이 철부지를 꼬셔야 하니까.

바로 어제까지는 몰라도 이제는 한시가 급했다.

<올마스터 그 자식 그랜드 마스터가 코앞이야. 그 전에 어떻게든 한 번 기세를 꺾어야 하지 않캈냐? 그 녀석 우쭐대는 꼬라지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현재 그랜드 마스터의 컷라인은 대략 600점대 중반, 평상시보다 150점 가량이 높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하나.

그랜드 마스터 컷이 올라갔다고 그랜드 마스터의 상위권 점수 또한 올라간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등용문은 좁아졌는데 윗구간 수준은 똑같다니 대체 무슨 소리인지 의아할 수 있겠지만 정말이다.

현재 중하위권 이하에서는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 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게, 막 그랜드 마스터에 올라온 200위와 중하위권인 150위는 채 100점이 차이나지 않는다.

평시에는 하위권부터 중위권까지 고르게 점수가 올라가지만 현재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이유.

정확히 무슨 연유일까?

그마에 준하는 실력은 가지고 있었지만 개인사정이라던지 기타이유로 솔로랭크를 돌리지 않던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600점내지 700점의 실력을 갖고 있던 이들이 너도나도 그랜드 마스터에 도전해 유독 그 구간만이 미어터졌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기있는 가게에만 손님이 몰렸다는 느낌.

도전하는 이는 많은데 그랜드 마스터의 정원은 200명으로 한정돼 있다 보니 컷라인만 높아져 버리는 요상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그 손님들의 목표는 오직 그랜드 마스터 테두리라는 시즌 보상.

턱걸이도 상관없으니 테두리를 받는 게 목표이니만큼 굳이 그 이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더욱이 애초부터 철밥통으로 테두리를 받을 수 있던 그랜드 마스터 중위권 이상의 유저들 또한 솔랭에 거의 손을 놓았다.

이러한 이유로 윗구간은 점수변동이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이 말인즉 상황은 올마스터에게 웃어준다는 거다.

<마스터 최상위권, 지옥헬구간만 넘기면 상위권까지는 금방인 거 알잖아? 지금 당장 안 막으면 큰 일 난다고.>

<.....그런데 뭐 어쩌라고….>

어떻게 그랜드 마스터 승격전을 통과만 하면 위로 올라가는 속도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

중위권까지는 그야말로 한 걸음.

녀석의 실력을 감안한다면 상위권까지 물밀듯 올라갈지도 모른다.

상황을 냉정하게 곱씹은 도진기는 쉼호흡을 한 번 크게 쉬고 도슈의 비위를 최대한 맞춰주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대답은 한 만큼 아예 마음이 없는 건 아니리라 믿으며.

<그래, 니가 운이 좀 안 좋아서 결과적으로 진 건 그렇다 치고. 녀석의 실력도 우습게 볼 수준은 아니잖아?>

<.........즐!>

반 시간에 가깝게 진행된 설득.

터지는 혈압을 부여잡고 도슈를 달랜 보람이 있었을까.

도진기는 가까스로 듀오를 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낼 수 있었다.

이것이 과연 잘하는 일인지 걸리는 부분은 많았지만 말이다.

사이가 좋은 듯 하면서도 미묘하게 나빠 만나기만 하면 치고 박고 싸우는 도진기와 도슈의 사이.

솔랭에서 우연히 만나도 팀원들이 알아서 닷지해주는 탓에 같이 손발을 맞추는 게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과연 호흡이 맞을지는 해보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일.

하지만 적어도 혼자 하는 것보단 낫겠다는 판단일까.

서로의 발목을 잡을지 멱살을 잡을지.,어디로 튈지 모를 기묘한 듀오가 올마스터를 막아서기 위해 결성되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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