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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37화 (23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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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듀오

헤일의 궁극기는 미드라이너치고 지나치게 수비적이다.

극수비, 수비를 넘어서 무적상태에 달한다.

스킬레벨에 따라 적게는 2초, 많게는 3초까지 무적상태로 만들어준다.

'뭐, CC기의 영향은 그대로 받지만.'

아예 파훼법이 없는 스킬은 아니라는 뜻.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무적만으로도 충분하다.

정확히 3초가 지나 완성된 두두의 궁국기, 얼음폭풍.

내 궁극기를 받은 두두는 충분히 제 할 일을 끝낼 수 있었다.

화면 너머로도 오한을 느낄만한 막대한 데미지가 한순간에 터졌다.

쩌저저저정!

아무리 주문력을 올리지 않았다고 해도 기본데미지가 워낙 높게 책정된 얼음폭풍이다.

무려 3초라는 시간을 집중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는만큼 당연한 리턴이다.

그나마 아링은 궁극기가 터지기 직전, 황천질주를 사용해 도망갈 수 있었지만 카지트는 다르다.

이미 날개뛰기까지 사용해 두두를 덮쳤던 카지트는 그대로 먹잇감이 되고 만다.

파앙!

파앙!

정확히 두 번의 휘두름.

타오르는 격노를 활성화한 헤일의 불방망이가 카지트를 후려팬다.

풀차징된 얼음폭풍을 제대로 맞았던 카지트가 마무리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내가 쓴 스킬이라곤 아직 아무것도 없다.

단순히두 번 평타를 갈겼을 뿐.

이제 시작이다.

파앙!

파앙!

헤일의 불빠따가 다음 대상을 두들긴다.

카지트를 백업하기 위해 왔던 모르피나.

한 방, 한 방 맞을 때마다 눈에 띄게 체력이 뜯겨나간다.

당연하다.

타오르는 격노의 효과는 단순한 광역피해뿐이 아니니까.

피격된 대상에게 추가데미지를 입힘은 물론이다.

모르피나는 부랴부랴 다크실드로 몸을 보호하며 속박을 던져왔다.

점멸을 사용해 뛰어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헤일이기에 드는 스펠이 있었다.

챠랑!

헤일을 중심으로 상큼하게 퍼지는 파동.

제압을 제외한 모든 CC기를 풀어낼 수 있는 클린즈다.

그렇게 모르피나가 던진 속박을 풀어내고 빠르게 접근한다.

<전진하라!>

W스킬, 찬란한 환희를 사용한다.

체력의 회복됨과 함께 헤일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이동속도 차이로 금새 좁혀져 버린 나와 모르피나의 거리

한 번 더 불빠따를 휘둘러 다크실드를 없엠과 동시에 뿜어냈다.

촤앗!

헤일의 Q스킬, 홍염.

한 줄기 불꽃이 뿜어져 나가 모르피나에게 스며든다.

그 효과는 상대를 둔화시키며 가하는 데미지의 양을 증폭시키기까지 한다.

후속으로 가해지는 불방망이가 더욱 화끈해졌음은 물론이다.

다급해진 모르피나는 점멸로 도망가지만 헛수고.

4초나 지속되는 둔화는 평타를 때리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

─더블 킬!

적을 처치했습니다.

내가 두 명의 적을 마무리하는 사이에 아군도 손실이 있었다.

내 궁극기를 받았다고는 해도 실피까지 체력이 떨어졌던 타임끝.

두두가 아링에 의해 마무리 당했다.

그렇다고 허무하게 당해줄 타임끝은 아니었지만.

<형, 아리 노플이야.>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점멸을 뺐다는 건 스킬을 피해냈다는 뜻.

미드라이너의 점멸을 뺀 건 당연 의미가 적지 않다.

마지막까지 제 몸을 불살라 내 성장을 밀어주고 있다.

'그 값은 톡톡히 해야겠지.'

더블 킬을 먹고 귀환해 구입하는 아이템은 조금 뜬금없다.

바론의 송곳니 템트리가 보편화된 헤일이지만 나는 생각을 달리했다.

순수 주문력 아이템인 겁나 쓸데없는 지팡이였다.

'지금 상황에선 이만한 아이템이 없지.'

현재 시점에서 헤일을 플레이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가장 보편화돼 있는 공속에 취중한 AS헤일.

더불어 하나 더 존재한다.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극AP헤일이.

차후 패치를 통해 몇 가지 부분이 바뀌게 되는 헤일.

조정되는 부분이야 이러저러 자잘한 게 있지만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두 가지.

W스킬, 차오르는 환희로 증가하는 이동속도에 계수가 붙어 사용시 상당히 빨라진다.

명실상부한 상향.

그 대가로 가져간 것이 있었다.

'홍염의 AP계수가 반토막 났으니….'

헤일의 유일한 누킹 스킬인 Q스킬, 홍염의 AP계수가 거진 반절 가까이 너프됐다.

때문에 그 이후로 재앙은 거의 둔화용도랄까.

주력 딜링은 흔히 불빠따라 불리는 평타가 됐다.

가끔가다 AP를 가더라도 주력스킬은 어디까지나 불빠따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 홍염의 AP계수는 무려 1.0.

나는 두 아이템을 앞세워 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하기로 했다.

바론의 송곳니마저 생략하는 극AP템트리를.

파앙!

파앙!

아까와 마찬가지로 라인을 쭉쭉 푸쉬하며 아군 정글이 날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슬슬 6레벨을 찍은 카지트의 갈고리가 날카로워지는 시점이지만 그만큼이나 타임끝의 두두도 성장을 했.

".........뭐냐?"

<이거 좋아요 형. 히힛!>

타임끝의 템트리가 조금 독특하다.

무슨 의미로 올린지는 알겠다.

알기에 따지기가 힘들어졌다.

'뭐....... 둘이서 게임을 끝내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긴 해.'

망자의 혼령.

AP챔프의 도마뱀 장군의 혼령이랄까.

정글링을 도는데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다.

당연 순수 탱커인 두두가 올리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노림수가 있는 모양.

그 노림수가 제법 재밌고 가능성이 있기에 어울려 주기로 했다.

.

.

.

* * *

'두두라니, 골치아픈 놈을 꺼내왔어.'

도진기는 솔직히 타임끝을 얕보고 있었다.

하지만 두두의 신묘한 카운터 정글에 휘둘린 후에는 만만치 않은 상대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게임이 무작정 불리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승산은 올라간다.'

그러한 확신.

단순한 오만이 아님을 도진기는 설명할 수 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헤일이란 챔피언은 기본적으로 성장을 목표로 한다.

애초에 스킬 구조가 솔킬을 따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렇기에 시간을 질질 끄는 게 가능하다.

성장만을 도모한다면 얼추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갈 수 있으리라.

'두두는 한타가 썩 좋지가 않으니까.'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카지트는 한타에서 알아준다.

그에 비해 두두는 조금 묵직한 고깃덩이.

애초에 타고난 성장기대치가 다르다.

초반에 조금 말렸다곤 해도 한타에서 풀 자신이 충분히 있었다.

아링[1/0/0]-하는 거 겁네 없으면 와드나 쳐박으셈.

올마스터의 저격을 위해 같이 듀오를 하게 된 도슈 녀석.

이번 판에서 자신이 약간 말렸다고 하대하는 게 꼴같잖았지만 도진기는 대의를 떠올렸다.

도차에게 부탁받은 것.

그리고 자신의 자존심과도 연결된 문제.

'어떻게든 떨어뜨려 주마.'

많이도 필요없다.

단 한 판만 꺾어버리면 승격전은 그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한 번 해낸 거 두 번 못할 리가 없다.

물론 올마스터도 바보는 아니니 저격을 피해 살금살금 올라가려 할 테지만 상관없다.

그건 또 그거대로 좋다.

주구장창 솔랭만 돌려도 올라 갈 수 있을까 애매한 마당에 저격의 눈치까지 살피다니 브레이크가 걸리기 마련.

결정적으로 눈치를 보게 된다는 사실은 패배를 시인한다는 뜻과도 같으니 썩 마음에 드는 결과다.

'일단은 이 판부터 차근차근.'

성장형 정글러인 카지트이기에 도슈의 요구따나 와드를 많이 박아줄 수는 없지만 주요골목정도는 장악할 수 있다.

특히나 용을 지나는 부근.

그 부근만 장악하면 아군 블루지역과 용지역에 대한 적의 행동방향을 알 수 있다.

카정을 들어오든, 용을 먹으려 하든 알 수 있다는 소리.

게임시간은 15분은 흘러 중반에 다가가고 있다.

슬슬 두두의 힘이 빠질 시기고 앞으로 5분이내에 자신의 카지트는 11레벨에 도달한다.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적의 약점을 이용해 해내고 있는 와중이다.

헤일과 두두는 킬 결정력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다.

그 점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기에 불리했던 게임은 조금씩 따라잡고 있다.

라고 착각했다.

자신이 용과 카정에 집착하는 사이, 적팀도 놀고 있는 게 아니었다.

<꾸어어어어!>

대체 무슨 일이.

아무리 두두가 정글몹을 유난히 잘 잡는다고는 해도 정도가 있다.

15분에 갓 젠된 바론이 햇바론이라 불리며 조금 얕잡아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그 데미지는 혼자 버텨낼 만한 수준이 아니다.

팀 전원이 모여 돌아가며 맞지 않는 한 잡는 것은 불가능할 터인데.

헤이클린[1/1/0]-??????바론 나간 거?

아링[1/0/0]-아 정글차이 오지네~~~

광전사[3/3/0]-탑에서 얌전히 CS먹고 있었는데 뭐지….

중간에 껴서 밉살스럽게 떠드는 도슈는 둘째 치고.

탑신병자 싸움으로 킬교환 3번을 얌전히 해댔다는 광전사는 셋째 치고.

확실히 어처구니가 없다.

혹시 몰라 아이템창을 체크한 이후에야 도진기는 상대가 어떻게 바론을 먹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면 확실히 몸은 되겠지만.'

망자의 혼령.

주문력을 올려주는 AP정글러 전용 아이템이다.

하지만 동시에 블러디체리의 코어아이템이기도 하다.

기본공격량에 비례해 체력을 빨아내는 피흡과 비슷한 효과를 가졌다.

차이점이 있다면 평타가 아닌 스킬이라는 것.

망자의 혼령은 스킬로 가한 피해량의 일부만큼 체력을 회복시킨다.

안 그래도 삼키기라는 스킬 때문에 체력관리가 좋은 두두가 망자의 혼령을 가다니.

무한정은 아니더라도 꽤나 오랫동안 바론의 공격을 받아내는 게 가능할 터다.

더욱이 진짜 딜링은 따로 있었다.

'확실히 헤일이라면 딜이 나오긴 했겠지.'

만약, 만에 하나.

게임 시작 전부터 이 모든 것을 염두해두고 픽한 조합이라면 혀룰 내두를 수밖에 없다.

자신이 약점으로 생각한 지나치게 무난한 라인전.

부족한 킬 결정력을 훌륭하게 메꿔냈다.

적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수싸움이다.

'제길..!'

올마스터와의 손속을 나눌수록 쌓여만 가는 생각.

더 떠올렸다간 게임에 집중할 수 없을 것만 같았기에 도진기는 무념무상 현재 상황만을 생각했다.

'아직 승산은 남아있어.'

바론을 먹혔다곤 해도 장기전을 바라본다는 계획이 틀어진 건 아니다.

팀원들도 투덜투덜 대고는 있지만 게임을 포기하진 않았다.

본래 가야 할 길을 조금 더 돌아가게 될 뿐이다.

'아주 길게, 길게만 끌고 가면 승기는 반드시 넘어온다.'

바론은 내준 건 어쩔 수 없는 방심의 대가지만 마음만 먹으면 게임을 길게 끌고 가는 건 어렵지 않다.

그도 그럴 게 적팀은 이니시가 부족하니까.

게다가 도슈의 아링이 라둔의 죽음투구만 완성시킨다면 라인클리어는 따놓은 당상이다.

아주 집요하게 조금씩 승산을 높여나가기로 도진기는 마음먹었다.

.

.

.

* * *

게임이 상당히 루즈하게 흘러간다.

바론을 먹었다곤 하지만 별달리 할 게 없다.

아링과 헤이클린을 필두로 한 라인클리어는 어지간한 이니시론 뚫기가 힘들다.

그런데 아군은 말화이트같은 강제이니시 챔피언이 없으니 무작정 성장만을 목표할 수밖에.

그래도 꽝 맞붙으면 질 수가 없는 글로벌 골드 격차인 건 사실.

나와 타임끝은 그 승기를 바탕으로 용은 물론 타워철거까지 힘내고 있다.

하지만 영 신통치가 않다.

'아주 대놓고 장기전을 바라볼 생각인가 본데.'

확실히 적팀의 입장에선 최선의 판단이다.

물론 그 가능성을 염두해두지 않은 건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아군 조합이 말썽이면 나라고 딱히 수가 생기진 않는다는 사실.

'헤이클린이 성장하면 또 골치가 아파질 텐데.'

카지트는 둘째 치고 적팀의 원딜러 헤이클린.

코어아이템이 갖춰질수록 놀라우리만큼 강력해지는 원딜러란 사실은 정평이 나있다.

그에 비해 아군 원딜러는 성장기대치가 떨어지는 고르키다.

중반 한타까지야 당연 고르키가 헤이클린보다 나은 픽이지만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좋을 게 없다.

더군다나 적팀은 후반이 될 때까지 한타를 붙어줄 생각이 없어보인다.

이대로 시간이 쭉 지나 헤이클린과 카지트가 성장을 한다면 게임은 어떻게 비벼질지 모른다.

'뭐, 극후반까지 가줄 생각은 당연히 없지만!'

적팀이 노리는 건 서로가 최소 4코어 이상씩 갖춰지는 극후반이다.

하지만 나는 30분 내 중후반 타이밍에 끝을 볼 작정이다.

딱히 수가 없다고 하긴 했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당장의 일.

정확히 3코어만 완성시킬 수 있다면 없던 수단을 만들어 내는 게 가능하다.

그 타이밍을 최대한 이르게 당기기 위해서라도 나는 더티파밍을 병행해 부단히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성장구도로 가면 자신들의 승산이 높아질 거라, 착각하는 적팀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티링!

게임을 굳히기 위한 두 번째 발걸음.

라둔의 죽음 투구를 잇는 코어 아이템은 부자베인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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