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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45화 (2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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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카운트다운

시즌 종료를 앞둔 시기라곤 해도 그랜드 마스터 구간에서 100여점이 넘는 점수를 털리는 건 뼈아픈 일이다.

그러한 사정이 조금 딱해서랄까,  다른 사정을 포함해 나는 페이스힐러에게 라인을 양보해줬다.

'리메이크 전 싱거는 탑보다는 역시 미드니까 말이야.'

차후 리메이크를 걸쳐 스킬구조가 복잡해지는 타이머싱거.

스킬들이 수동적으로 바뀌면서 딜링 기대치는 높아지지만 반비례로 라인전의 위력이 급감한다.

특히나 터렛의 체력이 낮아지고 유도탄이 논타겟화된 건 치명적.

미드 타이머싱거를 사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터렛도 강하고 유도탄도 건재한다.

즉, 미드에 섰을 때 제 기량을 뽐낼 수 있다.

더욱이 한 가지 더.

'...원챔충은 이래서 골치가 아프다니까.'

그나마 나라서 다행이다.

원챔충 하나 때문에 다른 팀원들이 원하는 라인을 못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한다.

안 준다고 트롤을 할만한 구간은 아니지만 저 채팅은 언제 봐도 소름이 끼친다.

-타이머싱거 원챔, 올라인

여기서 말하는 올라인이란 말 그대로의 의미다.

그나마 서포터는 양반일까.

정글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원딜까지

말도 안되는 거면 타박이라도 하는데 그럭저럭 라인전이 되긴 된다.

아무래도 타이머싱거가 어느 라인을 가도 초반엔 세긴 세니까.

하지만 당연하게도 주라인을 간 것보다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유통기한이라는 타고난 단점도 더욱 부각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드를 양보하고 내가 잡은 라인은 탑.

간만에 탑을 서게 되었다.

'타이머싱거랑 궁합이 맞는 챔피언이 생각났기도 하고.'

솔직히 타이머싱거와 어울리는 챔피언은 떠올리기가 힘들다.

말화이트같은 이니시 챔피언을 한다고 해도 타이머싱거의 호응은 영 신통치가 않다.

그렇다고 쇈같은 지키는 챔피언을 해버리면 적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싸울 수가 없다.

타이머싱거에게 웃어주는 상황은 적이 대놓고 들어와서 포탑에 맞아 주는 경우 뿐.

그런 바보같은 실수를 과연 그랜드 마스터에서 해줄까.

그나마 라인전에서야 적을 압박해서 그런 상황을 유도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힘들다.

포킹능력이 우월한 것도 아니고 CC기도 애매하기 짝이 없는 타이머싱거다.

조합적으로 보자면 타이머싱거는 이도 저도 활약할 구석이 없는 계륵같은 챔피언.

라인전이 그리 막강한데도 쓰이지 않는데는 당연 이유가 있다.

그런 타이머싱거에게도 극소수나마 맞아 떨어지는 조합이 있다면.

'이것밖에 없겠지.'

내가 꺼낸 챔피언은 얼마 전, 큰 너프를 먹어 두두와 친구를 먹게 된 제임스다.

제임스는 내가 LCL에서도 활약한 적이 있지만 포킹능력.

물론 좋지만 포킹능력보다는 E선마를 통해 강력한 탑라이너로서 주목받았다.

그도 그럴 게 너프 전 제임스의 망치폼 E스킬, 번개홈런은 너무나도 강력했으니까.

기본 데미지도 우월한 뿐더러 %데미지까지 딸려 있다.

E스킬 선마하게 되면 그냥 밀쳐내는 것만으로도 적의 반피에 가깝게 빠진다.

사기성이 짙다는 의견이 분분.

결국 얼마 전에 기본데미지가 아예 삭제가 돼버리는 뼈아픈 너프를 당하고 말았다.

당연하게도 너프 후로 픽률도 승률도 엄청나게 떨어졌다.

나는 그런 사정을 지닌 제임스를 꺼냈다.

심지어 LCL에서와 달리 미드가 아닌 탑으로 말이다.

헤이클린[0/0/0]-제임스 너프먹고 딜교환 성립 안되던데. 알고 픽한 거?

랄라[0/0/0]-한타도 별로인데 라인전도 털리면 음..

나무카이[0/0/0]-어련히 하겠지. 참견말고 자기 라인전이나 합시다..

팀원들의 물음에 어, 제임스 너프먹음?

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팀분위기가 아주 싸해질 텐데.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와중에 팀의 사기를 죽이는 농담을 던질 수가 없다.

너프가 되긴 했어도 원거리챔피언이라는 특성상 제임스의 라인전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럼에도 팀원들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는 당연 이유가 있다.

너프를 먹었다는 제임스의 E스킬, 상대를 밀쳐내는 효과를 가진 번개홈런은 마법피해니까.

기본적으로 AD챔피언인 제임스를 상대로 탱커들은 방템을 올린다.

평타 짤짤이가 워낙 까다로우니 당연한 이치.

그런데 번개홈런부터 선마스터해서 마법데미지로 뚜까 패니 답이 없더라.

이러한 이유로 제임스의 라인전은 무상성 탑패왕급이었다.

하지만 그 번개홈런이 너프된 지금 제임스는 원거리 챔프의 단점만이 남게 됐다.

초반 짤짤이야 똑같이 강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못 이긴다.

순수하게 방템만 덕지덕지 두르면 딜이 안 박힌다.

게다가 몸은 종잇장처럼 약해 갱각은 오질나게 잘 나온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야.'

그럼에도 내가 제임스를 픽한데는 당연 이유가 있다.

딱히 라인전을 이길 자신이 있어서라기 보단 조합시너지.

하지만 알고 픽했다고 해도 걱정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갱킹에 약하다라….'

생존기가 없어 갱킹에 엄청나게 약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는 법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군 정글러가 대단히 유능하길 바라는 것.

최소 그랜드 마스터 상위권의 정글러이니만큼 수준은 보장돼 있다.

그러나 잘하기는 상대 또한 매한가지일 수밖에.

잘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니만큼 솔랭에서는 바래서야 안되는 욕심이다.

내가 노리는 것은 다른 한 가지.

바로 타이머싱거라는 챔피언이 가지는 특성이다.

'미드를 주구장창 밀어주겠지.'

내가 어제 산다라로 미드를 개박살을 냈던 것처럼 미드를 압박하면 적정글은 자연스레 찾아온다.

즉, 미드가 관심을 끄는 사이 나는 안전해진다는 간단한 법칙.

갱킹에 약하다는 제임스의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그것말고도 두 개는 더 있지만.'

하나의 조각배를 믿고 솔로랭크라는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것은 오만이다.

그랜드 마스터 티어에서 흐르는 물살의 세기는 조각배 하나로는 당연 버틸 수 없다.

결정적으로 아무리 나라고 해도 탑라인에서 계속해서 솔킬을 따는 건 불가능.

설사 딴다고 해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탑라인의 특성상 게임을 굳혀나가는 게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일부러 조합픽을 했다.

<가속!>

새하얗게 그어지는 선과 함께 쏘아져 나가는 파란 구슬.

제임스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포킹스킬은 어마어마한 사거리를 자랑한다.

그리고 파괴력.

파아앙!

고막을 울리는 요란스런 폭음과 함께 세 마리의 원거리 미니언이 사라진다.

그 사이에 끼인 적팀의 탑라이너 말화이트 또한 데미지를 받았다.

데미지를 받은 말화이트는 꾸역꾸역 미니언 웨이브를 먹고 돌아간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라인전은 무난한 파밍구도.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조금 격전이 오가긴 했지만 적어도 현재는 그러하다.

말화이트와 6레벨 전에 격차를 벌리지 않으면 힘들어지기에 솔킬각을 노렸고 결국 따냈다.

하지만 적팀의 정글러 탈리반의 백업.

목적은 달성했지만 점멸까지 쓰며 쫓아오는 탈리반에게 킬을 내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점멸이 없는 나는 어쩔 수 없이 사리게 되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라인전 구도.

미니언을 먹으면서 틈틈이 말화이트를 견제한다.

'치명적이진 않아.'

방금 전 내 포킹을 먹은 말화이트는 제법 데미지를 먹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게 말화이트의 패시브, 바위갑옷은 포킹스킬을 받아내기 제격이다.

최대 체력의 10%에 해당하는 보호막을 계속해서 재생해내기에 유효타를 먹이기 힘들다.

그렇다고 맞딜을 했을 때 진다는 건 아니지만 사려야 한다.

특히나 아까의 갱킹으로 점멸이 빠진 지금은 더더욱이다.

상당히 먼 거리를 순간돌진해 상대를 확 띄워버리는 말화이트의 궁극기는 필킬에 가까운 갱호응 스킬.

강력한 포킹딜에 반비례해 몸이 종잇장인 제임스는 반항도 못하고 죽을 수 있다.

'그래도 버틸만은 해.'

만약 한 번 더 너프를 먹게 된 이후의 제임스였다면 고통의 연속이다.

하지만 지금의 제임스는 포킹 쿨타임이 엄청나게 짧다.

팀원들이 우려했듯 번개홈런의 데미지는 너프됐지만 포킹은 아직 건재하다.

여제의 눈물방울을 올려 수급되는 마나.

멀리서 포킹만으로 충분히 CS를 챙길 수 있다.

물론 이 짓을 주구장창하라면 못해먹을 짓이겠지만 앞으로 조금이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미드라인의 포탑이 파괴됐다.

예정됐던 미래가 조금 더 빨리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또한 결코 우연도, 운도 아니다.

내가 탑라인에서 제대로 버텨낸 보람이다.

아군 타이머싱거가 미드라인을 쭉쭉 푸쉬하는 사이 예측되는 위험.

적팀의 정글러 탈리반 3세가 갱킹을 갈 가능성을 내가 줄였다.

조금 무리해서 솔킬을 따냈지만 갱킹을 당해 죽은 것.

의미없는 1:1교환일 수 있음에도 굳이 한데는 이러한 까닭이 있었다.

타이머싱거[0/0/0]-탑부터 밀게요.

타이머싱거라는 챔피언은 지극히 수동적이다.

챔피언의 능력치가 순수하게 라인전에 몰빵된 까닭에 로밍도 별로고 성장기대치도 낮다.

때문에 라인전을 이겨도  별달리 할 게 없는 타이머싱거지만 내가 오더를 했다.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미드를 밀자마자 바로 탑라인의 포탑을 철거하기로 말이다.

별게 아닌 것 같아도 의미가 크다.

해당 라인의 1차 포탑이 허물어졌다는 의미는 라인전이 끝났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니까.

내가 주구장창 라인전을 진행했다면 갱킹의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터다.

하지만 이렇게 타이머싱거가 포탑을 밀어줌으로서 탈리반의 위험에서 해방됐다.

이것이 내가 노렸던 나머지 두 개 중 하나.

하나의 조각배만으로는 힘들겠지만 세 개의 조각배를 엮으면 어지간한 세기의 물살은 버틸만 하다.

이제 나머지 하나의 조각배가 무엇인지 밝혀지는 순간만이 남았다.

<넌 끝났어!>

탑라인의 포탑을 부서뜨리고 자연스럽게 잡는 용타임.

따라온 적팀에 의해 5:5 대치 구도가 성립됐다.

그리고 대치 구도에서 내가 부단히 쏘아내고 있던 포킹이 드디어 유효타를 만들어냈다.

물풍선이 터지는 듯한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적팀의 원딜러 이즈레알의 체력바가 파삭 줄어들었다.

물론 적팀이라고 눈 뜬 장님이 아니다.

적팀의 미드라이너 럭키가 간간히 던져오는 빛구슬에 스치면 꽤나 쓰라리다.

서로가 주고받는 상황인 건 맞지만 전세는 아군쪽으로 확실하게 웃어주고 있다.

헤이클린[0/0/0]-대치만 해도 용 먹을 수 있겠는데?

나무카이[0/0/0]-걸리면 원딜러 위주로 지킬게요.

지금처럼 양 팀이 포킹을 주고 받을 때.

힐러라도 있지 않는 이상 체력이 깎였을 때 복구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 타이머싱거라는 챔피언의 가진 패시브.

자신을 포함한 아군의 체력재생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빛을 발한다.

그 효과는 개별로 보면 보잘 것 없어도 그 다섯 배.

모든 팀원들에게 적용되는 순간 훌륭한 버프가 된다.

<끼히, 요오!>

나 뿐만 아니라 타이머싱거 또한 유도탄을 날리며 조금씩 적팀의 체력을 갉아먹는다.

말화이트가 하도 단단해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시간문제.

꾸준히 체력이 회복되는 아군과 떨어지기만 하는 적팀은 차이가 있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결국 체력이 너무 빠진 적팀은 용을 포기했다.

하지만 과연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까.

더욱이 상대는 이니시가 훌륭한 조합이다.

말화이트 뿐만 아니라 탈리반 3세.

강제이니시로는 정평이 나있는 두 챔피언이다.

포킹을 당해 갉아먹히기 전에 이니시를 한다면?

대치구도에서 가지는 타이머싱거의 패시브, 체력재생 버프의 효과가 무의미해진다.

그렇게 될 거란 사실을 과연 내가 상정을 못했을까.

<가속!>

적팀의 생각대로라면 우리는 한타를 피해야 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아군을 규합해 적팀의 미드 2차를 압박한다.

럭키보다 한 수 위, 압도적인 사거리를 제임스의 포킹으로 적팀을 향해 번개포탄을 날려대고 있다.

파아앙!

이전과는 다르다는 걸까.

안 그래도 단단했던 말화이트가 1코어를 완성시키자 데미지가 잘 박하지 않는다.

바위갑옷을 앞세워 자진해서 포킹을 받아내는 말화이트의 판단은 훌륭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달려들기까지 했다.

꽈아아아앙!

궁극기로 무작정 박아버리는 말화이트의 강제이니시.

심지어 탈리반 3세 또한 연이어 들어온다.

나야 안전거리에서 포킹을 갈겨댔기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지만 타이머싱거는 그렇지가 않다.

비교적 앞라인에 돌출돼 있던 타이머싱거를 향해 적팀의 공격이 쏟아졌다.

그나마의 다행일까.

타이머싱거는 그랜드 마스터라는 자리를 도박으로 따낸 게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점멸을 사용해 말화이트의 궁극기를 피해냈다.

덕분에 말화이트의 궁극기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같이 진입한 한 명이 남았다.

<버거킹!>

장벽을 형성해 3.5초동안이나 상대를 가두는 탈리반 3세의 궁극기가 타이머싱거를 애워싼다.

점멸도, 조냐의 물시계도 완성되지 않은 타이머싱거는 속수무책.

한 마디로 갇혀버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한타의 성립으로서 아군에게도 위험신호를 울린다.

물론 대비책은 차고 넘치지만 말이다.

<커져라!>

랄라의 궁극기가 타이머싱거를 키우며 약간의 시간을 벌어낸다.

글자 그대로 고작 한 타이밍, 찰나에 지나지 않다.

곧 들이닥치게 될 적팀의 쇄도를 버텨낼만큼 타이머싱거는 단단하지도 않거니와 유틸성도 부족하다.

하지만 제역할은 다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다.

<유레카아!>

타이머싱거의 궁극기.

자신의 터렛을 강화시키는 기술진화와 함께 섬광탄이 터져나온다.

섬광탄은 하도 맞히기가 힘들어 마법사 챔피언을 상대론 데미지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러나 AD챔피언들을 상대론 다르다.

가장자리에 맞은 적들을 실명시키는 섬광탄의 두 번째 효과가 발동되며 찰나의 시간을 연장시킨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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