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46화 (24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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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카운트다운

타이머싱거를 필두로 한 포킹 조합.

단순히 체력회복만을 도와준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 진정한 장점은 적팀의 이니시를 받아치는 능력.

바로 타이머싱거라는 챔피언이 가진 본질에 있다.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현재 타이머싱거의 궁극기가 가지는 효과는 별 볼 일 없다.

터렛에 추가되는 건 고작 둔화뿐.

동시에  다른 스킬들을 강화시켜주긴 하지만 영 신통치 않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일까.

리메이크 전 타이머싱거의 포탑은 군디 궁극기 없어도 강력하다.

그리고 특수한 효과가 부여돼 있다.

뾰옹!

뾰옹!

강제이니시를 걸었던 말화이트와 탈리반 3세.

타이머싱거가 설치한 터렛의 공격을 받을 때마자 방어력과 마법저항력이 낮아진다.

더욱이 장벽 안에 타이머싱거를 가둔 대가로 자신들 또한 갇히게 된 두 챔피언.

뭉쳐있는 탓에 터렛의 광역피해에 제대로 노출됐다.

<번개의 힘을 느껴봐라!>

나는 원거리 무기였던 캐논포를 붉은색의 망치로 전환했다.

제임스는 궁극기를 사용시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클래스 체인지한다.

단순히 무기만 변하는 게 아니라 스킬 또한 달라진다.

그 달라진 무기, 붉은 망치로 하늘을 날아 내리찍었다.

말화이트와 탈리반 3세를 동시에.

그러면서 W스킬, 전기장을 발동해 주위의 적을 감전시킨다.

치지직!

마치 불타는 망토와 비슷하게 닿는 적들에게 마법피해를 가한다.

더불어 미리 발동해둔 원거리 폼의 W스킬.

세 번의 평타를 최대속도로 뿜게 해주는 버프를 활용해 탈리반을 가격했다.

탁!

탁!

타악!

마지막 평타와 동시에 휘둘려지는 번개홈런.

기본데미지가 사라져 제임스의 픽률을 줄어들게 만든 장본인이라지만 괜찮다.

그 부족한 데미지를 메꿔주기 위해 발화를 걸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탈리반 3세를 처치하긴 했지만 아군이라고 피해가 없는 게 아니다.

장벽에 갇힌 탓에 럭키의 스킬을 제대로 맞고 골로 간 타이머싱거.

페이스힐러 또한 전사해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욱 다급해진 쪽은 적팀이다.

구루룽!

조금 뒤늦었을까.

아군 정글러 나무카이가 한 타이밍 교전이 일어난 후에야 파고든다.

혹은 패색이 짙은 교전이라 오판했을 수도 있다.

어찌 됐건 뒤늦게라도 움직였으니 다행.

나무카이가 탈리반 3세와 함께 진입했던 말화이트를 물어버린다.

호응하고 싶어도 내 스킬들은 탈리반 3세를 잡느냐 모조리 쿨타임.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근거리 스킬이 떨어졌다는 소리는 다시 원거리 스킬의 쿨타임이 돌아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파워 슬램!>

초근접에서 쏘아져 나가는 번개포탄은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다.

아무리 방템을 둘둘 두른 말화이트라고 한들 너무 많이 맞았다.

결정적으로 타이머싱거와 나무카이의 데미지는 마법피해.

하이브리드로 쏟아져 오는 합공은 혼자 남은 말화이트가 버틸만한 수준이 아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하다 못해 점멸로 도망갈 수 있었다면.

아군 원딜러 헤이클린이 속박된 나무카이 밑에 정확히 깔은 쇠덫이 다시 한 번 발목을 잡았기에 불가능했다.

단순한 표적에 지나지 않은 말화이트는 끽소리도 못하고 마무리.

앞라인이 사라진 적팀은 위협조차 되지 않는다.

구루룽!

나무카이가 속박 쿨타임이 돌아오자마자 과감히 이니시를 건다.

설사 포탑을 끼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갈 수 없다.

나무카이의 속박스킬, 일그러진 전진은 일단 발동만 되면 우주끝까지 따라가니까.

적팀의 미드라이너 럭키는 점멸로 도망갔음에도 나무카이의 속박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원래라면 앞라인때문에 치고 나갈 수 없지만 그 앞라인은 우물에 가있는 상황.

눈치볼 상대라곤 스킬도 다 빠진 적팀의 봇듀오뿐이다.

나는 나무카이의 이니시에 과감히 호응했다.

<넌 끝났어!>

새하얗게 그어지는 선은 번개포탄의 탄속을 증폭시킴과 동시에, 지나치는 아군 챔피언의 발걸음 또한 가속시킨다

선두로 튀어나간 나는 무기를 캐논포에서 붉은 망치로 전환하며 내리찍었다.

<망치로 두들긴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가단 자리에 남아있는 건 럭키의 시체 뿐.

이제 남은 적은 적팀의 봇듀오 크레이브즈와 풀리츠크랭커다.

당연하게도 그들의 총구는 나를 향한다.

먼저 진입한 나무카이에 비해 내가 조금은 만만할 테니 말이다.

어차피 나는 빠져나가기 그른 상황.

풀리츠크랭커가 나에게 탈력을 걸었다.

근접해서 핵펀치를 휘두르기 위해 빠른 속도로 접근해온다.

점멸을 쓰면 그 순간에 로켓 그랩이 날아올 터.

앞대쉬를 한 크레이브즈에게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럴 바에야 희생을 해주겠다는 생각.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빈틈을 노린다.

터엉!

점멸과 함께 번개홈런.

마치 리심이 보여주는 아웃섹킥의 쁘띠버젼이다.

나를 노리던 크레이브즈는 아군쪽을 향해 배달당했고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탕!

타앙!

승리를 직감한 헤이클린이 치고 나가며 크레이브즈의 면상에 총알을 쏴재낀다.

어차피 도망치긴 그른 상황.

크레이브즈는 나를 길동무로 데려감으로서 그 생을 마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적팀의 서포터 풀리츠크랭커는 빠르게 판단해 도망갔지만 대승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적팀의 2차포탑과 억제포탑까지.

시간이 부족해 차마 억제탑까지날리지는 못했지만 충분하다.

타이머싱거를 앞세운 포킹 조합.

방금의 한타를 다시 한 번 반복해 억제탑을 부순다.

그리고 거대미니언들과 함께 스노우볼을 굴린다.

두 개의 포탑이 토해낸 글로벌 골드와 함께 굴려지는 눈덩이는 겉잡을 수 없으리라.

.

.

.

* * *

타임끝의 방송이 유일한 올마스터 관전방송이라고는 하지만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 오직 파프리TV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잉벤 다음으로 큰 롤 팬사이트인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

이곳에서도 게임에 대한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솔랭에서 올마스터 만난 썰푼다.]

아니 진짜 하아….

이 색히한테 어제오늘 100점은 빨린 거 같다.

어제까지 내가 2픽에 걔가 5픽이었는데 오늘 보니 그색히 3픽이고 내가 4픽임.

세기말 아니었으면 모니터 새로 살 뻔.

//누가 보면 그랜드 마스터라도 되는 줄. 네 다음 허언킹

글쓴이//그 말 할까봐 인증 올렸음 ㅅㄱ링~

//어 ㅁㅊ 진짜네ㅡㅡ

//그마님 저 골드 버스좀요..

//아니, 썰을 풀 거면 니 얘기만 하지말고 겜 얘기 좀 하라고!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 통칭 롤갤은 상당히 자유분방하다.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잘 쓰지 않을 뿐더러, 운영자들이 비속어의 사용을 제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막장한 감이 있지만 이 자유분방한 분위기에도 이점은 있다.

어디 가서 흔히 보기 힘든 고랭크의 유저들.

잉벤에도 물론 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걸 꺼려한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발언 한 번 잘못했다가 트집이 잡히는 경우가 있따.

특히나 프로지망하는 유저들의 경우 과거의 기록때문에 출세길이 가로막히면 인생이 쫑난다.

때문에 딱히 좋은 사이트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롤갤을 하게 되는 걸지도 모른다.

굳이 아이디를 만들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장점.

익명성을 활용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떠들 수 있으니 뒷끝이 적다.

막말로 들키면 사칭이라 잡아떼면 그만이니 말이다.

물론 모두가 익명으로만 글을 올리는 건 아니고.

개중에는 간간히 도씨 삼형제처럼 대놓고 친목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으리라.

[어제오늘 올마스터한테 점수 겁나 빨린 애가 두 명임.]

한 명은 페이스힐러라고 타이머싱거밖에 못하는 원챔충.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나다ㅎㅎㅎㅎㅎㅎㅎ

1200점이 목전이었는데 1천점대 까지 떨어짐. 거지같다 진짜..

//그러게 왜 개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쓴이//처음 만났을 때 입털어서 자존심 싸움 좀 함ㅎ

//수업료 비싸게 치뤘다고 생각해라ㅋㅋ

//떨어져도 1천 점대네 ㅁㅊ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올마스터의 점수는 오르고 올라 1100점대에 도달했다.

현재시각은 밤11시를 넘어 12시에 가까워지는 상황.

주전파와 도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오직 올마스터만이 조명받고 있다.

굉장히 재밌는 결과를 낳았다.

1,2위권 싸움에 직접적으로 참가하는 그랜드 마스터 최상위권 유저들의 생각은 모호해졌다.

과연 올마스터는 주전파와, 도차에 비해 모자를까.

아니면 혹시 더 위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직접 게임을 치뤄 보니 그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은 모른다.

당사자인 주전파와 도차는 금일 오후에 게임을 돌리지 않았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라고, 자잘한 주위의 평가보다 백문이 불여일견인 법이다.

[ㅁㅊ 빅게임 잡힌 거 같다ㅋㅋㅋㅋ]

난 멘탈 나가서 큐 쉬고 있는데 친창에서 연락옴.

지네 1픽 주전파인데 5픽 올마스터라고.

그리고 상대팀은 도차라카던데.

친창끼리 주거니받거니 한 오피셜이라 확실하진 않다 참고만~

//뭐야, 지금 치킨 배달됨?

글쓴이//그걸 왜 나한테 물음;

//치킨각을 터트렸으면 치킨이 배달유무도 확인해 줘야지 멍청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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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능이라.. 정말 반년 전만해도 골치가 아팠는데.'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에게 있어 수능은 피할 수 없는 사회의 첫관문이다.

그 첫관문을 어떻게 통과하느냐.

차후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남자는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이나 들어왔다.

때문에 남자는 처음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꿈을 가졌을 때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남자의 꿈은 수능과는 전혀 연관점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남자는 용기를 갖고 과감하게 다른 길을 택할 수 있었다.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

'올마스터….'

원래부터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빨라졌을 뿐.

수능은 보고 천천히 생각해 봐야지에서 올인으로 변했다.

가장 큰 분기 점은 LCL이었을까.

LCL 준결승에서 올마스터에게 패배했을 때 남자는 분했다.

그도 그럴 게 미드라인전은 충분히 반반을 갔지만 다른 라인에서 완전히 터져버렸으니까.

뒤끝이 남는 승부는 아니었지만 원할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서로가 동등한 수준의 팀원을 갖추고 겨루고 싶었다.

복수같은 검은 감정이 싹텄다기보단 순수하게 가슴이 두근두근 댈만한 시합을 원했다.

그토록 원했던 미래.

조금 엇나갔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이야.

솔로랭크 큐에서 그를 만나고 말았다.

쿠웅!

남자는 최근 밤낮이 바뀌었다.

시즌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굳혔다고 생각했던 자리에 경쟁자가 붙었기 때문.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노력은 필수불가결이었다.

특히나 남자가 속하게 된 프로게임단.

게임단에서 시즌 종료까지 자리를 굳힐 수 있다면 보너스를 준다고 제안해왔다.

돈이라는 건 다다익선, 프로게이머라는 미래가 불분명한 직업을 꿈으로 정한 남자이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평소 게임은 즐겁게 하자 라는 게 모토인 남자였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조그만 타협점이랄까.

열심히 하되 즐기고 있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게 되자 지쳤던 것도 사실.

때마침 뿌려진 향신료는 느끼한 피자에 뿌려진 핫소스마냥 식욕을 자극했다.

'설마..!'

만약 사칭이 아니라면.

누군가 자신의 사정을 알고 놀리려는 게 아니라면.

하지만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커지기 마련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두근대던 심장의 고동을 진정시켰다.

그러고서야 남자는 확인했다.

사실인지, 아닌지 두 눈으로 직접.

'진짜, 인가!'

올마스터.

그를 다시 만날 날은 빨라도 다음 시즌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이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

자신을 등 떠밀어놓고 정작 본인은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다시 올마스터를 만나게 된 남자는 혈류의 흐름이 가속되었다.

'침착하자.'

이런 게 스타가 될 재능이라고 하는 걸까.

남자는 두근대던 가슴을 그저 생각하고 호흡을 가다듬는 것만으로 가라앉혔다.

흥분된 상태로 임했다간 게임을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

꼭 잘하고 싶었다.

첫 인상이 끝까지 간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오랜만에 만난만큼 첫 대면에서 실수해야서야 안된다.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올마스터와는 웬지 오래, 아주 오래 갈 사이가 되리라 남자는 직감했다.

-주전파님 미드 가실 거죠?

남자, 주전파라는 아이디를 쓰는 그는 팀원의 질문에 고민했다.

자신이 미드를 가도 되는 걸까.

올마스터 또한 미드라인이 주포지션으로 아는데 곤란할 수 있는 일이다.

-정글

다행히도 그한테서 먼저 언질이 떨어졌다.

그렇다면 미련없이 선택할 수 있다.

'보여주마.'

갈고 닦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잣대는 정해져 있다.

처음 만났을 때도 두 번째로 만났을 때도 플레이 했던 챔피언.

주전파가 자신있게 마우스 커서를 올린 챔피언은 당연 르풀랑일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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