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47화 (24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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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카운트다운

-아, 가게문 닫을 시간이라고 치킨배달 취소됨;

-우리동네는 1시까지 배달되는데ㅋㅋ

-머리를 써라 머리를! 난 맥날시켰듬~

오늘도 흥행하고 있는 타임끝의 방송.

원래라면 BJ본인은 꿈나라에 가있을 시간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연장이 됐다.

뿐만 아니라 채팅창의 분위기가 평소의 곱절은 활발하다.

현재 타임끝의 방송은 말도 안되는 특수를 맞아서 시청자수가 1만을 훌쩍 돌파했다.

그나마 본방에 제한인원 수가 걸려있고 나머지 인원들이 중계방 쪽으로 갔기에 곱절로 그칠 수 있었다.

타임끝의 평소 방송규모를 생각하면 가히 이례적인 일.

그나마 1만으로 그친 것도 타BJ들이 시청자수를 조금씩 뺏어갔기 때문이다.

-다른 BJ들도 얌체처럼 올마스터 관전하네ㅋㅋ 꼰질러야지~

-걔네들은 주전파나 도차 관전이라고 방제넣었음.

-ㄷㄷ머리굴렸네;

주전파, 도차 심지어 올마스터까지.

세 명이 하나의 게임에 잡히는 치킨각이 제대로 터져나오자 도의적인 부분이든 뭐든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당장 이 컨텐츠가 타임끝 하나에게 몰아진다면, 그리고 그게 며칠이나 지속된다면 파프리카TV의 BJ랭킹 순위가 대격변을 맞게 된다.

상위권의 게임BJ들은 눈물을 머금고,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평소에 잘 하지도 않던 관전 컨텐츠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파프리카TV에서 오래도록 인기를 유지하던 타BJ들은 두터운 골수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비단 골수팬들이 아니여도 관성적으로 해당BJ 방송을 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아무리 타임끝이 지금껏 올마스터 관전방송으로 잔뼈가 굵었다고 한계가 있기 마련.

그런 기존BJ들과 타임끝이 경쟁을 하려면 오직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 필요한 법이었다.

"주전파가 미드가고 올마형이 정글 간다네? 형들, 이런 거 내 방송에서밖에 못 듣는 거 알지?"

한 발 빠른 정보통.

남들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먼저 알게 되는 것은 상당한 희열이다.

올마스터와 친분이 있는 파프리카BJ라니.

인간조아라와 타임끝밖에 없는데 그 타임끝만이 관전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를 포함해 타임끝은 타인기BJ들을 제치고 동시간대 최대의 시청자수를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BJ들이 소소한 신경전이 끝나고 진행되는 게임.

주전파의 모스트 챔피언, 르풀랑과 도차가 플레이하는 파사딘이 마주쳤다.

평소라면 반반이라 했을 터다.

주전파가 먼저 라인을 터트리느냐.

도차가 그걸 버텨내느냐.

아무래도 르풀랑은 초반 라인전이 세고, 파사딘은 버티는 류의 챔프니 그러한 구도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올마스터 정글.. 할 줄 아냐?

-올알못들 많네ㅋㅋㅋ 아웃섹킥 올마스터가 만든 거 모르나보네.

-올마스터 요즘 겜을 안 해서 아웃섹킥 이름 뺏김ㅋㅋ

-엥? 리심을 그렇게 잘해?

올마스터가 플레이하는 정글이라니.

정말 간만이고 간만이다.

분명 BJ로서 방송을 할 때만해도 정글로 더욱 유명했던 올마스터.

그 올마스터는 이제 BJ보다는 LCL대회의 준우승자, 그리고 차세대 스타 프로게이머로서 이름이 높다.

과거의 잔향을 기억하는 이 많지 않으리라.

그럼에도 올마스터에 대해 아는 듯한 이들이 속속들이 터져 나오는 이유는 하나.

풀숲위키에 친절하게 정리돼 있기 때문!

올마스터에 대한 일련의 정보들을 수고스럽게 정리한 풀숲위키의 작성자 덕분이다.

늦깎이 팬들 또한 어디 가서 올알못 소리를 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는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법.

현재 올마스터가 플레이하는 챔프는 리심이 아니었다.

.

.

.

* * *

'5픽에 걸릴 때 직감했지.'

굳이 픽창에 있는 사람의 점수를 체크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현재 내 점수는 거진 1100점에 달하니까.

상위권이 1천 점, 최상위권이 1200점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중간.

랭킹으로 따지면 20위권대에 들었을 정도다.

까놓고 점수가 상당히 높은 내가 5픽이라니, 본래라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이나 현재 잡힌 1픽의 점수가 말도 안되게 높다는 걸 의미한다.

즉, 1위 혹은 2위가 아니라면 설명이 안된다.

'주전파가 미드라니…. 믿음직스럽다고 해야 할지.'

아는 사람만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하나 있다.

물론 지금 일은 아니라 차후의 일.

테이커라는 이름값이 전세계적으로 미드절대자의 대명사가 된 후지만 서도, 당시에서조차 솔랭에서의 테이커는 복불복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

슈퍼플레이, 잉벤 화제글에 영상이 올라갈 만한 플레이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기회비용이 필요하다.

트롤과 캐리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테이커는 유난히 슈퍼플레이에 집착하는 편이니까.

그런만큼 성장을 해 대회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솔랭에서는 아군에게 민폐를 끼칠 때가 잦다.

되도 않는 킬각을 노리다가 역으로 죽는 일이 부지기수.

전체 게임을 따져보면 테이커 혼자 게임을 말아먹은 판이 적지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설마 세기말인데.

주전파도 1위를 노려야 할 텐데.

'믿을..게?'

아직은 서로 간에 신뢰가 부족하다.

부디 이번 판에서 그 증명을 해주기를.

때문에라도 나는 주전파의 르풀랑을 키우기 좋은 정글을 픽했다.

적팀의 미드라이너.

현 그랜드 마스터 2위에 빛나는 도차가 플레이하는 챔프는 파사딘이다.

파사딘은 나도 몇 번이나 해봐서 알지만 그 캐리력이 골때리는 챔프.

그 대신에 약한 초반 라인전이 요구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르풀랑은 초반라인전이 강하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를 않고 조화도 공멸도 마다한다.

사실상 이번 게임의 승패는 미드에서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미드라인의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기적으로 르풀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글러는 많지가 않다.

르풀랑이라는 챔프가 지나치게 솔로플레이 위주이기도 하겠지만 갱킹의 성공률.

'대부분의 정글러들은 미드갱이 썩 좋지 않으니까.'

탈리반 3세와 리심같은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파사딘을 상대로는 영 애매해다.

대놓고 타워를 끼고 미드에서 사리는 파사딘을 말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되는 판도 있겠지만 안되는 판도 잦다.

더군다나 6레벨 이후의 파사딘은 갱킹에 면역이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니까.

우월한 이동기를 바탕으로 어지간한 갱킹에선 단숨에 벗어난다.

그렇게 사리기만 해도 르풀랑은 유통기한이 오고 파사딘을 성장을 거듭한다.

르풀랑이 자체적으로 라인전을 압도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까다로워진다.

단순히 운에 기대기에는 이번 게임의 중요도가 높다.

때문에 나는 꺼냈다.

시즌2에는 대부분 미드로 쓰이던 챔피언.

시간이 지나 시즌3에 OP챔피언의 한 페이지를 당당히 장식하는 끠들스톡을 말이다.

'서포터도 괜찮았지만 정글끠들…. 그것도 LTE끠들이 정말 사기스러운 면모를 보였지.'

룬과 특성으로 추가 경험치를 얻어 빠른 6레벨을 도모하는 통칭 LTE끠들.

하지만 이번 판에서는 꺼내서야 곤란하다.

보는 눈이 많기 때문도 물론 있지만 초반 갱킹의 중요도가 높기 때문.

파사딘을 말리기 위해서라도 딜링이 필요하다.

룬과 특성으로 추가 경험치를 얻는다는 말은 데미지를 포기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니까.

파사딘을 말리기 위해서는, 그리고 칼같은 킬각을 잡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높은 딜링이 필요하다.

꾸엑! 꺅! 꺅! 꺅!

끠들스톡의 E스킬, 까마귀 바람이 날아가 미니언을 강타한다.

까마귀바람은 주변의 적들을 튕겨나가며 최대 다섯 번이나 때리는, RPG게임에서 흔히 말하는 체인 라이트닝같은 스킬이다.

정글링을 도는데 부단한 도움을 주며 침묵이라는 CC기가 부여돼 있다.

나는 시작템으로 정글템을 사지 않고 두란링 스타트를 했다.

어차피 끠들스톡이 정글을 도는데 평타는 중요치 않다는 판단.

두란링으로 부족한 스킬데미지를 보충함과 동시에 마나관리와 늘어난 체력까지.

망자의 혼령등, 정글 아이템과 상성이 맞지 않는 끠들스톡에게 유일한 해답같은 아이템트리다.

츄우웅….

W스킬, 빨대로 블루버프를 쪽쪽 빨아 처리한다.

그렇게 달성하는 3레벨.

나는 천천히 늑대를 먹으며 미드라인을 주시했다.

갱각이라는 게 당연 쉽게 나오는 게 아니니까.

상황을 보아하니 갱각이 나오려면 최소 1분.

다음 웨이브가 도착해 라인이 밀리고 나서야 노려 볼 만하다.

꾸엑! 꺅! 꺅! 꺅!

까마귀를 흩뿌리며 부단히 정글링을 돈다.

끠들스틱만큼 레벨업이 보람찬 챔피언이 없으니까.

하나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Q스킬에 있는 공포라는 CC기에 색이 진해진다.

스킬레벨이 하나일 때 1초. 마스터일 때 무려 3초.

타겟팅에 즉발스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어마어마하다.

그렇게 레벨링을 하면서도 미드라인을 살피는 걸 잊지 않는다.

라인전은 팽팽하다.

르풀랑이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흐름임에도 상대의 받아치는 능력 또한 훌륭하다.

만만하게 보여서야 더욱 더 상대가 휘몰아칠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때로는 버티며 때로는 맞부딪힌다.

미니언을 적게 먹더라도, 라인전에서 조금이라도 더 버텨야 하는 파사딘의 플레이 방식을 나무랄 부분없이 소화해낸다.

그러면서도 갱킹각은 오질나게 주지 않는다.

와드가 없음에도 분위기를 보고, 상대 정글이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그리고 이번 게임에서 어느 라인이 중요한지를 보고 행동을 결정한다.

현 그랜드 마스터 2위라는 자리가 손색이 없다.

'도차라.. 역시 잘하긴 잘해.'

로드 오브 로드를 잘한다는 것.

특히나 미드라이너로서의 역량이 높다는 것은 단순 피지컬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할 땐 하고 사릴 땐 사린다.

공수구분을 확실하게 구별한다.

하지만 빈틈이 아예 없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조금 생뚱맞은 소리를 해볼까.

주전파와 도차는 1/2위를 다투는 라이벌 관계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아무리 냉철한 심장을 가진 이라도 라이벌을 상대할 땐 가슴이 불타오르기 마련.

평소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심장은 열정을 뿜어내기도 하지만, 흥분한만큼 때때로 빈틈을 비추게 된다.

그렇다고 적 정글의 동선 파악을 게을리한다는 건 아니지만 하나의 부분에서만큼은 어쩔 수 없다.

남자인 이상, 라이벌인 이상 딜교환에서 밀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부왁!

주전파가 침묵의 표식과 함께 날조로 들어가 도차를 내려찍는다.

하지만 이를 맞아주기만 해서야 자존심이 상하는 법.

도차는 주전파의 르풀랑이 들어오는 타이밍을 정확히 예상해 스킬을 날렸다.

허무의 마격과 공허한 파동.

침묵과 둔화가 동시에 퍼지며 르풀랑을 구속한다.

더욱이 황혼의 칼날로 평타를 강화시키는 것 또한 잊지 않다.

마법피해를 줄이며 공격속도를 증가하는 패시브 또한 발동하며 르풀랑을 맞상대한다.

르풀랑은 초반의 우세함을 살리기 위해 지나치게 딜교환을 노렸고 파사딘은 훌륭히 받아쳤다.

결과는 좋았다.

받아쳤다는 게 문제지만.

'됐다..!'

차라리 현 프로 미드라이너들을 상대했다면 찰나의 빈틈도 내주지 않았을 수 있다.

미니언을, 경험치를 포기하더라도 사렸을 수 있다.

하지만 라이벌에게 밀리지 않고 싶다는 남자로서의 자존심

르풀랑의 콤보를 맞아 1.5초간 유지되는 침묵이 끝나기 전에 나는 뛰어들었다.

<두려운가?>

점멸과 함께 타겟팅으로 들어간다.

걸려버리면 더는 도망갈 수 없다.

끠들스틱이 자랑하는 하드CC기, 공포가 파사딘을 옭아맨다.

타악!

1초라도 빨리 점멸을 쓴다면 포탑까지 살아 도망갈 수 있을 터.

그러한 기회.

내가 허락할 리 없다.

평타를 때려 한 번의 레드를 묻힘과 동시에 날린다.

1.5초간 침묵의 효과가 있는 까마귀 바람이 파사딘의 입을 틀어막는다.

스킬은 물론 스펠까지.

차라리 둔화에 걸렸다면 점멸이라도 썼을 테지만 반항의 여지마저 빼앗긴다.

이 칼같은 킬각에 호응하지 못할 주전파가 아니었다.

챠랑!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미니언을 뛰어넘어 사용하는 점멸.

주전파의 르풀랑이 코앞에서 날리는 사슬이 파사딘에게 명중한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두 개의 점멸로 만들어낸 하나의 킬.

파사딘은 점멸을 쓰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였기에 썩 이득으로 보기에만은 애매하다.

그럼에도 이 1킬은 값어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먹은 값은 톡톡히 해줄 테지.'

솔랭에서 테이커를 만났을 때 굉장히 잘 해주리라 기대하는 건 정신건강에 해롭다.

하도 기괴한 플레이.

내 스킬을 다 맞히고 적 스킬을 다 피하면 이긴다고 내뱉은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거침이 없다.

잘되면 좋은 일이지만 게임을 말아먹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럼에도 단 하나, 믿어도 되는 게 있다면 킬값.

먹여주면 먹여준 값어치를 확실히 해낸다.

키우는 보람이 넘치는 파트너라니.

정글러로서 이만큼 믿음직한 아군은 흔치가 않으리라.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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