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52화 (25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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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윈터시즌

당연하다면 당연할 한 가지 사실.

롤드컵이 끝나면 선수들은 더욱 바빠진다.

아니, 그 여하와 상관없이 쭈욱 바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스타급 프로게이머들.

예를 들어 이번 롤드컵에서 활약하신 얼밤이라던가.

하다 못해 본선까지 진출한 마진 공격대라던가.

그들은 해낸만큼의 대우를 받지만 아직 아무런 결과도 만들지 못한 새내기들은 당연 찬밥 신세다.

삼선 MVP 블루팀에 속한 그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맥아, 곧 롤챔스 첫 출전인데. 기분이 어때?"

"저야 늘 똑같지 않겠습니까. 무난무난합니다요."

맥이라 불린 선수, 씨지맥은 코치의 물음에 담담하게 대꾸했다.

하지만 속내는 그러지를 못했다.

곧이라니 가당키나 한 소린가.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롤챔스의 윈터시즌은 이제 겨우 한달이 안되게 남은 시점이다.

더욱이 씨지맥은 무려 두달 전부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다가오는 롤챔스 윈터시즌에 그야말로 올인했다.

그런 첫 출전 기회를 어찌 가볍게 여길 수 있을까.

"그래서 연습은 잘 돼? 재밌는 픽 많이 준비했었잖아. 애꾸사자라던지."

"최선을 다할 뿐이죠. 결과야 좋으면 저도 좋고 코치님도 좋고."

씨지맥은 삼선 블루와의 계약이 앞으로 반년 이상이 남았다.

때문에라도 급급할 이유가 하등 없다.

조급할 필요 없이 천천히 프로게이머로 적응하는 게 순서.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씨지맥은 빠르게 결과를 만들고 싶었다.

'아무래도 내가 이 짓을 오래하진 못할 거 같단 말이지.'

씨지맥은 자신의 장기가 게임을 보는 눈이라고 생각했다.

그 중에서도 꿀챔프를 찾는 현안.

문제는 이 현안이란 게 오래도록 아군이 돼주질 않는다.

그러한 사실을 프로게이머를 지망한 후로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남들보다 앞선 카드라는 건.. 분석되기 시작하면 끝이니까.'

솔로랭크에서야 마냥 좋을 수 있다.

꿀을 다 빨고난 후에야 저격밴을 받아서 무엇하겠는가.

이미 빨만큼 다 빨고 난 후인데.

설사 그 꿀이 다 퍼진다한들 다음 꿀을 찾으면 그만인 일이다.

언제까지 꿀만 찾을 수 있을진 몰라도 씨지맥은 자신의 현안에 꽤나 자부심이 있었다.

그럼에도 씨지맥은 프로로서의 자신을 낮게 평가했다.

프로무대는 솔랭과는 다르니까.

분석이 안된 카드라고 해도 한 번 당하면 다음 판에서 밴될 수 있다.

더욱이 경기가 끝난 이후에 분석되기 시작하면 역으로 카운터를 맞을 수도 있다.

아직 프로무대에 정식으로 출전한 이력이 없는 씨지맥이라고 해도 알 수밖에 없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 같이 하던 팀원, 올마스터.

그가 아마추어 대회인 LCL에서 당하고 당했던 일이다.

'그럼에도 올마스터는.'

마치 4차원 주머니라도 되는 것처럼 끊임없이 쏟아냈다.

상대가 예측을 하고 대비를 해도 그 이상의 수를 계속해서 꺼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자신 또한 걱정이 없었으리라.

당연한 소리지만 안된다는 게 문제였다.

'내가 가장 활약하기 좋은 시기는 바로 이번 윈터시즌이다.'

기회라는 건 묵묵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언제라고 눈치챌 겨를도 없이 떠나가 버린다.

그러한 기회.

다름아닌 이번 롤챔스 윈터시즌이 적기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시즌이 종료되고 새 시즌이 시작됐다.

아직은 프리시즌이라지만 윈터시즌은 당연 시즌3 패치를 기준으로 열린다.

새로운 시즌이니만큼 당연 꿀챔프들이, 꿀템들이 미개척지의 금광마냥 숨어있다.

일례로 말카림.

코어템인 삼종신기가 상향됐다.

본디 25%확률로 둔화를 애매하디 애매했던 옵션이 이동속도 상승으로 개변되었다.

이는 속도가 공 공격력인 말카림에게 과연 제격이다.

이 뿐만 아니라 꽤나 여러가지.

메타의 변화, 근본적인 패치등과 더불어 지금껏 주목받지 못하던 많은 챔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리라.

씨지맥은 자신의 현안에 자신이 있었다.

이러한 사정이 있어 씨지맥은 현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얼밤의 연습생 자리를 거절했을 정도다.

그리고 신생팀에 불과한 삼선 MVP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것도 1군이 아닌 2군이란 말이 들리는 블루팀.

하지만 들어 보니 2군이 아닌 형제팀이라면서 롤챔스에 참가할 수 있단다.

그저 팀원들의 수준이 레드보다 근소하게 낮을 뿐 엇비슷했다.

그 엇비슷하다는 게 과연 발린 말인지는 몰라도 결과는 하나.

이 말인즉, 자신이 팀수준을 끌어 올리기만 하면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씨지맥은 고민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삼선 MVP 블루가 신통치 않은 팀이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삼선은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삼척동자도 아는 삼선 슬리퍼를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세계 반도체 산업을 꽉 잡고 있다.

현재는 실적이 없을 지라도 확실히 믿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결정적으로.

'조건이 좋았으니까.'

돈의 힘이라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듯.

얼밤을 포함해 다른 팀들이 내세운 연봉의 배에 가까운 조건으로 자신을 꼬득였다.

롤드컵 참가와 더불어 연봉까지 좋다니 거절할 이유가 있을까.

씨지맥은 받아들였고 연봉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와중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불안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본다.'

이 이상의 발돋움판은 없으리라 씨지맥은 단언했다.

자신의 노력 뿐만 아니라 도움도 받았다.

얼마 전 솔로랭크를 화끈하게 달궜던 바로 그 올마스터에게서 말이다.

'아마추어 때였으면 나도 냉큼 참가했을 텐데.'

데뷔무대라고 할 수 있는 롤챔스가 바야흐로 코앞인데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랜드 마스터만 겨우 유지해놓는 게 고작이었다.

'LCL 이후로 성장한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없다니, 아쉬워 아쉬워.'

끽해야 그랜드 마스터 중하위권에 머물던 씨지맥이다.

물론 그랜드 마스터에 속한다는 것만 해도 아마추어 치고 대단한 실력임이 맞다.

그러나 날고 기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선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조금은 부족했던 씨지맥이지만 LCL을 거쳐 개화.

게임단에 속해 제대로 된 코치를 받으며 아마추어 때의 잘못된 습관들을 개선하자 기량이 부쩍 늘었다.

연습이 하도 바빠 솔랭에서는 그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지만서도.

만약 기회만 생긴다면 씨지맥은 최상위권에 도달할 자신이 있었다.

근거없는 공상이 아니라 실제 스크림에서의 성적이 증명하고 있다.

결과가 말해준다.

챔프폭의 문제로 사소한 불화가 있던 감독.

실력으로 증명하자 오히려 기대되는 에이스라며 자연스레 관계가 풀어졌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눈치 볼 상대가 사라지자 게임에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실력의 증진으로 이어졌다.

'그만큼이나 어깨도 무거워졌지만.'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실망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만인 일이다.

씨지맥에게 있어 이번 롤드컵 윈터시즌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분기점이기도 했다.

그러한 분기점.

당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결코 후회가 남지 않도록 씨지맥이 부단한 준비를 이어가는 와중.

롤챔스가 치뤄지는 것은 다른 지역, 특히나 북미 또한 마찬가지였다.

.

.

.

* * *

그 누구도 상상치 못했으리라.

로드 오브 로드 월드 챔피언 컵.

시즌2의 결승이 두 동방 나라의 접점이 되다니.

그것도 북미 로스앤젤레스에서 말이다.

지금껏 정점을 지키던 북미와 유럽의 입장에서는 뻘쭘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한 불만은 북미 로드 오브 로드 팬사이트 래딧에서도 터져나왔다.

─슬슬 로드 오브 로드도 저무는 해인가..

한국은 그렇다 치는데 대만은 또….

이번 윈터시즌 수준보고 마음 접던지 해야겠다.

└로드 오브 로드를 김치에 싸서 드셔보세요!

└한국이 김치면 대만은 딤섬맞냐?

[운영자]-타국가 비하발언은 삭제 및 차단 대상입니다. 부디 유의해서 글작성 부탁드립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던가.

아무리 정당한 승부에 의한 결과라고는 해도 불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특히나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사회인만큼 더욱 심할 수밖에.

종종 수위가 도를 넘는 글들이 보이게 될 정도로 양극화는 치닫았다.

북미가 과연 저무는 해인지.

그리고 동방의 나라들이 떠오르는 해인지에 대해.

원인분석도 이루어졌지만 어차피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다.

아무래도 중요한 분기점은 다음 롤챔스가 되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당연 북미도 유럽도 롤챔스가 따로 진행되니까.

이번 롤챔스 윈터시즌은 서방의 팬들에게 있어 기대치가 높았다.

─아직까지는 단순한 비기너스 럭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확실히 동방 쪽 게임 수준이 높아진 것도 사실 맞는 것 같아.

이번 롤챔스에서 과연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수준의 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롤드컵에 참가 못한 TSL은 특히나 할 말이 많을 거 같은데..

└그러게 TSL 입장에선 억울하긴 하겠다. 자기들은 참가도 못했는데 CLC랑 독나타스가 북미 이미지 말아먹었어.

└CLC는 그래도 우승팀인 TWA한테 졌잖아. 다시 붙으면 이길 걸?

└LOOOOL~ 진 거 맞잖아. 정신승리 NONO해.

비기너스 럭, 초심자의 행운.

대회결과에 따른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아예 얼토당토한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이 아닌 두 번이라면.

또다시 그러한 결과가 나온다면 합리화조차 할 수 없다.

곧 열리게 될 윈터시즌 롤챔스의 수준이 기대이하라면 더더욱이다.

그렇다고 기대해봄직 하지 않은 건 또 아닌 게 이번 롤챔스는 각별하다.

그도 그럴 게 '그' 가 출전하니까.

이는 카더라 통신이 아닌 CLC에서 나온 오피셜이니만큼 틀림없다.

저질스런 농담과 함께 어른의 사정이 섞여있긴 했지만.

─안녕하세요. CLC의 핫숏입니다!

이야, 롤드컵 죽쑨지 얼마 안되서 래딧에 글을 쓰다니 이거 참 염치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미진한 성과에도 저희 CLC를 응원해주시는 팬여러분 언제나 정말 감사하고요, 더불어 말씀드릴 게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어쩌다보니 초장부터 탈락하긴 했는데 솔직히.. 어쩔 수 없었잖아요?

8강에서 우승팀을 만나다니, 시작마을에 마왕이 출현한 꼴이니까!

네? 마왕은 CLC아니냐고요?

에이, 그건 한참때 얘기고 저도 트리플리프트도 솔직히 한물갔죠.

나이가 드니까 어깨도 삐거덕하고~ 손가락 관절도 윤활유 안 바르면 움직이지 않는 것 같고~

윤활유가 아니라 번들번들한 치킨 기름기 아니냐고?

들켜버렸네!

그래도 다행이지 않겠습니까, 저희 CLC도 드디어 두 젊은 피가 움직이게 됐거든요.

언제나 그렇듯 헛소리가 많은 핫숏디디.

보는 사람 짜증날 지경까지 주저리주저리 돌려 말한 내용은 과연 시간을 허비할 가치가 있었다.

스크롤을 내렸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말이다.

어쨌던 간에 핫숏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 크게 두 가지였다.

좋은 소식부터 말하자면 이제 한달도 남지 않은 NA롤챔스 윈터시즌.

Unknown Error가 드디어 주전멤버로서 참가하게 됐다.

그 말많은 소문의 본인이 롤챔스에 나오다니.

이만한 경사가 어디있으랴.

그만큼이나 안 좋은 소식도 있었다.

CLC 1군의 주전멤버들.

이번 롤드컵까지 너무나도 장시간을 힘들게 달려왔다.

이는 비단 롤드컵뿐만 아니라 그 전까지의 여정을 모두 포함해서다.

때문에 다음 LCF까지는 짧은 휴식시간을 가지겠다며.

핫숏은 팬들에게 얻어맞을 소리를 들고 래딧에 행차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방패가 제법 단단했기에 원망을 받는 선에서 그칠 수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 솔직히 이번 롤드컵에서 부진했던 것도 그간의 피로때문이 있지 않았을까.

└솔직히 인정. 할만큼 했으니 쉬어라. 하지만 은퇴하는 거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핫숏.

└그럼 윈터시즌에선 CLC는 에러갓을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겠구만?

└에러갓 에러갓 그래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입인데 설레발은~

여기서 생기는 두 개의 의문.

Unknown Error가 과연 어느 라인으로 출전하게 될지.

정글인지 원딜인지 미드인지 의견이 부분했던 Unknown Error니만큼 궁금증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팬들의 의문에 핫숏은 아리송한 답변을 던지고 사라졌다.

─에러갓의 포지션이요?

정글일수도 있고.

원딜일수도 있고.

미드일수도 있고.

어쩌면 탑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솔직히 팀운영에 손뗀지 좀 돼서 잘 모르겠네요. 키킥.

전 그럼 먹다남은 치킨먹으러 가보겠습니다. BYE BYE~!

└와~ 그럼 서폿일수도 있겠네. 참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휴식기간이고 나발이고 마저 알려주고 가라고!

└그런데 두 젊은 피라고 하지 않았나? 에러갓말고 또 누구 있어?

한국도 북미도.

어쩌면 누군가 활약하게 될 유럽 또한 롤챔스의 기간이 돌아왔다.

시즌3의 첫 대회라고 할 수 있는 세계각지의 롤챔스에서 일어날 이변.

결코 쉬이 넘길 수 있을 사안이 아니리라.

적자생존의 냉혹한 프로게이머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가 누굴지.

그리고 탈락하게 될 자는 누굴지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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