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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81화 (28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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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눈은 L.A보다 빠르다

준결승전을 이틀 앞두고 마진 공격대는 회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째선지 분위기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가 넘쳐 흐른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어떻게 8강보다 준결승이 더 쉽게 생겼냐?"

"그래, KTX 롤러코스터는 만만치 않았는데.. 그 보상이라 생각하자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이런 것 또한 롤챔스의 별미.

간간히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어야 노력하는 보람도 있는 법이다.

마진 공격대는 8강에서 KTX 롤러코스터 B팀을 만났다.

경기의 결과는 2승 1패.

물론 세간의 평은 마진 공격대를 높게 점쳤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KTX 롤러코스터 B팀은 스크림에서 꽤나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는 현재 롤챔스에 진출한 프로팀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정보.

자신들 마진 공격대를 상대로 한 세트를 가져갔을 정도다.

어쨌거나 최후의 승자는 자신들 마진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8강을 넘어서 만난 상대가 삼선 블루라니.

마진 공격대의 입장에선 가소로울 따름이었다.

최근에 조금 기세가 좋다고는 하지만 그래봐야 신생팀이다.

조별 리그에서 불밤을 꺾었다는 게 약간은 걸리기도 했지만.

"어차피 거미여왕을 밴하면 끝나잖아? 말카림은 카운터치면 되고."

"그러게나 말이야. 그런데 거미여왕도 그 판이 흥한 거지, 내가 해보니까 별 볼일 없더라고."

마진 공격대의 탑라이너, 마크눔의 확언이 결정적이었다.

어지간한 챔프들을 다해본 마크눔의 입에서 거미여왕은 그다지라는 말이 나왔다.

그냥 내뱉은 게 아니라 뚜렷한 이유 또한 존재했다.

까놓고 말해 라인전이 센 탑챔프들은 꽤나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탑미달리나 빵테온같은 챔프들.

하지만 이런 챔프들은 한타에 가면 존재감이 극히 줄어든다.

차라리 광전사나 전기쥐, 파이어뱃처럼 라인전과 한타를 전부 잡는 챔피언을 하는 편이 옳다.

기껏해야 논타겟 단일 스턴기 하나 있는 거미여왕으로 어딜 비비겠는가.

더군다나 거미여왕은 제대로 된 분석도 끝나지 않았다.

물론 그럼에도 삼선 블루는 불밤을 꺾었다.

그것도 명실상부한 탑차이.

그 이유또한 마크눔은 분석했고 결론을 내렸다.

바로 잭트를 픽했기 때문이라고.

"멍청했지. 스킬딜 위주의 챔피언을 상대로 잭트를 하다니."

"하, 웃기기야 웃기지만 설마 불밤도 신챔한테 카운터를 맞을 거라 상상을 했겠어?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는 법이겠지만."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삼선 블루에 대한 대처는 방금의 대화가 전부였다.

솔직히 얕보기도 하거니와 이래도 될만한 이유가 있었다.

마진 공격대는 성향이 완전히 굳혀진 팀이니까.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약팀을 상대로 질 가능성은 없었다.

"평소처럼 스프레이 지키기만하면 무난한 승리지."

"탑솔러 혼자 뭘 할 수 있겠어?"

설사 떼로 몰려 든다고 한들 스프레이를 무는 건 무리다.

문다고 쳐도 엄청난 대가를 치뤄야 한다.

그도 그럴 게 스프레이는 현존 최강의 원딜.

북미의 트리플리프트에 비하면 손색이 있지만 적어도 한국 내에선 알아준다.

아무리 평가라는 게 상대적이라지만 이미 커뮤니티 사이트의 투표를 통해 입증이 된 사실이다.

마진 공격대는 스프레이라는 하나의 원딜러를 중심으로 굳건하다.

원딜러인 스프레이만 지키면 캐리가 가능.

그렇다고 다른 팀원들의 기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어느 누가 캐리를 이상하지 않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선 블루 이야기는 이쯤하고 얼밤이 이길지, 불밤이 이길지 결승전 상대나 예상해 두자고. 아, 나는 얼밤에 피자 한 판!"

"피잇짜? 당연히 주사위 피자겠지?"

그냥 툭 터놓고 안중에도 없는 분위기.

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팀이 어느 쪽인가에 더 관심이 많았다.

얼밤과 불밤은 얼만큼 대비를 해도 부족하지 않을 강팀이니까.

더욱이 형제팀임에도 성향이 완전히 달라서 대비책 또한 따로 준비해야 했다.

이긴 거나 다름없는 삼선 블루에 할애할 시간 따위 없다.

내일 있을 첫 번째 준결승전에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올라오게 될 얼밤과 불밤.

자신들 마진 공격대의 결승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만큼.

얼밤과 불밤을 분석하는데에 팀의 전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회의는 그렇게 결론이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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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일 열리게 된 준결승전은 시작부터 김이 빠져버렸다.

그도 그럴 게 어쩔 수가 없다.

가장 꿀잼이 예상되던 준결승전 첫 번째 경기.

승자는 어제부로 결정이 됐으니 말이다.

<미리보는 결승전! 어제의 감동이 채 잊혀지지 않은 가운데 오늘 B조의 경기 또한 기대가 됩니다.>

전범준 캐스터가 입을 놀리며 어떻게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관객의 수는 어제에 비하자면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으리만큼 적다.

사실 절대적인 기준에서 따지면 적은 것만은 아니지만서도.

<강빈 해설이 회식자리에서 말씀이 정말 많았죠! 얼밤이 떨어졌다고 어찌나 안타까워 하던지.>

<아니, 그게 저.. 경기의 내용이 조금 아쉬웠어서 말이지요.>

중계진들 사이에서 장난스런 대화가 오간다.

어제 얼밤 대 불밤의 준결승전이 그토록 화제를 낳았던 만큼 이야기할 거리도 많다는 걸까.

그 이유도 있겠지만 떨어진 팀을 응원하던 팬들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열심이었다.

형제팀들관의 내전이었던만큼 달아오르기도 했지만 패배한 팀.

얼밤팬들의 아우성이 장난 아니었다.

잉벤 사이트가 한 번 터져버렸을 정도로 말이다.

오늘은 전범준 캐스터가 해설자들을 짜내서 이야깃거리를 만들 필요도 없었다.

그냥 있었던 이야기를 쭈욱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시간이 됐다.

오늘의 첫 번째 세트.

마진 공격대 대 삼선 블루의 제 1경기의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 상암 E-스포츠 경기장에서 결승전에서 불밤과 맞붙게 될 팀이 정해집니다. 마진 공격대 대 삼선 블루 첫 번째 세트! 밴픽~~! 보시죠!"

전범준 캐스터의 우렁찬 외침으로 시작된다.

단판제가 아닌 다전제의 준결승전.

어쩌면 삼선 블루가 한 판정도야 가져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3전 2선승제다.

이변을 생각하기 힘든 삼선 블루의 모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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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리고 경기에서는 씨지맥의 모험이 시작됐다.

앞으로 씨지맥이 나아갈 길은 정말로 험난한 여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밴픽 싸움에서 거미여왕과 말카림이 둘 다 죽었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서 씨지맥이 꺼내든 챔피언.

대회에서 하기엔 너무나도 불안정했다.

씨지맥을 믿고 따르는 팀원들 사이에서조차 우려가 컸을 정도였다.

<형, 정말로 괜찮겠어?>

보이스 채팅으로 울리는 팀원의 목소리.

씨지맥은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솔직히 씨지맥이 생각해도 팀원들의 입장에선 불안할 만했다.

코치와 감독이 믿어주지 않았을 정도다.

하지만 완고히 주장하자 마지 못해 허락했다.

삼선 블루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씨지맥의 결정이니만큼 존중해주었다.

그만큼이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일이기는 했지만서도.

씨지맥은 확고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강행했다.

현재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싱나드.

바로 올마스터가 북미서버를 종횡무진 휘저었던 챔피언이었으니까.

"괜찮아, 괜찮아. 나만 믿어."

<정말 형 말 아니었으면 난 믿지도 못했을 거야..>

씨지맥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저 챔프가 좋기 때문만이 아니다.

혼자 날뛰기 정말로 좋은 씨지맥 스타일.

바로 이 싱나드란 챔피언은 자신에게 꼭 들어맞았다.

슈우우우….

독가스를 뿌려서 미니언을 적신다.

싱나드라는 챔피언에게 있어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한 행위.

하지만 현재 씨지맥의 싱나드가 독을 뿌리는 라인은 2차 타워의 뒤편이다.

여기까지 닿기 위해서 씨지맥이 지나쳐온 여정은 가히 가시밭길을 연상케 했다.

'휴, 다행이야.'

씨지맥은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

노렸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했기 때문.

원래라면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는 제대로 미친 짓이다.

당연하다.

라인스왑이 걸릴지 모르는 프로무대에서 싱나드.

그것도 싱나드로 1렙 오버파밍을 하다니.

솔직히 말해 씨지맥으로서도 어느 정도 도박수였다.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였지만.

'보험이 있었으니까.'

크리스탈 유리병과 함께 구입한 하나의 아이템.

덕분에 씨지맥은 적팀의 라인스왑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고 그 후의 운영 또한 풀리게 되었다.

그 아이템이라 함은 다름아닌 와드, 씨지맥은 시작템으로 크리스탈 유리병과 와드를 구입했다.

과연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팀원들이 인베를 대기할 때 씨지맥은 몰래 적팀의 2차 포탑에 지척까지 갔다.

탑이 아니라 봇라인의 2차포탑.

씨지맥이 와드를 박은 위치는 블루지역이었다.

만약 적팀이 라인스왑을 한다면 그 근처에 반드시 모습을 보일 터.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적팀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봇듀오는 커녕 당연히 정글몹을 먹어야 할 정글러까지.

이는 당연하게도 적팀의 정글러가 반대쪽인 레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슈우우우….

씨지맥 덕분에 삼선 블루는 적팀의 라인스왑 유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맞라인스왑으로 호응해 훌륭히 받아쳤다.

티링! 티링!

독가스에 흠뻑 젖은 미니언들이 골드로 화한다.

그렇게 두 번의 미니언 웨이브를 받아먹고 마지막 세 번째 웨이브.

정글러가 올 수도 있음에도 씨지맥은 여유롭게 대포 미니언까지 먹었다.

'아슬아슬 하겠네.'

마진 공격대의 정글러, 노텀이 어디에 있는지 씨지맥은 정확히 알고 있다.

이전에 블루 지역에 박아둔 와드.

노텀이 블루를 먹고 슬슬 걸어오고 있다는 사실이 빤히 보인다.

씨지맥은 노텀이 도착하기 전에 생을 마감했다.

─처형 당했습니다!

포탑에게 처형되어 적에게 골드를 주지 않고 죽었다.

노텀으로 하여금 동선 또한 낭비하게 만들었다.

이러는 와중에 적팀의 탑라이너, 전기쥐는 1차 포탑을 끼고 미니언을 받아먹고 있다.

이러한 운영법.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부류였지만 씨지맥은 찾아냈다.

바로 Unknown Error의 마법 싱나드.

이번에도 올마스터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루어낼 수 없었으리라.

'그리고 여기서부턴 내 오리지날.'

처형을 당한 씨지맥은 라인을 향해 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텔레포트는 라인전을 버티는 류의 챔피언들이 종종 사용하는 스펠.

싱나드의 경우에도 왕왕 들곤 하지만 방법이 다르다.

블루지역에 박아놨던 와드로 씨지맥은 이동했다.

슈우웅..!

그리고 또다시 오버파밍을 한다.

심지어 프리시즌에 새로 아이템.

크리스탈 유리병은 충전형 포션인지라 포션값이 전혀 들지 않았다.

<형이 와드를 사주니까 이렇게 게임이 편하네!>

<그러게 평소에도 와드좀 사지 크큭.>

씨지맥은 정말 어지간한 경우 아니면 와드를 사지 않는다.

와드값은 땅파서 나오는 게 아니니까.

어지간하면 촉감만으로 갱킹을 피한다.

하지만 이번 전략에 한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더욱이 꾸준히 사야 했다.

텔레포트를 타기 위해서라도, 점멸 차이로 혹여 줄 수 있는 킬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말 눈물을 머금고 씨지맥은 와드를 샀다.

티링! 티링!

텔레포트를 타면서 구입한 두란링 덕분에 마나관리는 꾸준히 된다.

씨지맥은 오버파잉을 계속 하면서도 적팀의 상황을 주시했다.

'노텀, 전기쥐, 마지막으로 트와이스 페이크..!'

어느 쪽이든 술래잡기를 하기엔 힘든 상대다.

하지만 씨지맥은 자신이 있었다.

다른 챔피언은 몰라도 싱나드라면.

그리고 싱나드라는 챔피언과 더없이 궁합을 맞는 자신이라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처형 당했습니다.

두 번째 처형.

보이스 채팅으로 들려오는 팀원들의 목소리 톤이 조금 낮아졌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조금은 불안해 하고 있다는 사실은 바보라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씨지맥은 믿고 있다.

'벌써부터 CS차이가 10개 가량 난다.'

포탑을 끼고 먹는다고 모든 CS를 다 받아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안 그래도 초반에 라인클리어가 안 좋은 전기쥐는 손해를 보기 마련.

그에 반해 씨지맥은 독가스를 사용해 모든 CS를  깔끔하게 다 받아먹었다.

이 열 개의 미니언 격차는 1킬에 준한다.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성장의 차이는 벌어져 나간다.

그리고 씨지맥의 목표했던 첫 번째 아이템이 완성됨으로서 승기는 굳어졌다.

찰칵!

아테나의 신발.

상대 CC기 지속시간을 35% 줄여주는 강인함 효과가 있는 아이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게임의 해답이 되는 아이템.

씨지맥의 안에선 결론이 내려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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