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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85화 (28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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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눈은 L.A보다 빠르다

걱정과 기대 속에 시작한 네 번째 세트.

하지만 경기의 내용은 앞서 있었던 두 번째 세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말카림 대 네네톤의 라인전.

말카림은 어찌저찌 버티고는 있지만 CS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라인전이 지극히 강한 네네톤을 상대고 버티고 있는 것만 해도 용하기는 하지만, 이대로 라면 이전 판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맥형, 탑라인 버틸 만해?>

"괜찮아, 괜찮아. 탑은 진짜 혼자서 이길 수 있다."

정글러 명진이의 걱정을 씨지맥은 받아넘겼다.

현재 삼선 블루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가 않다.

봇라인이 갱킹을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을 뿐더러 미드나 정글도 밀리고 있다.

정글 동선을 탑으로 돌릴 여력도 없을 뿐더러, 간다고 해도 성과를 내기 힘들다.

네네톤은 라인전도 강력한데다가 생존기도 좋으니까.

물론 그 대신에 네네톤은 성장기대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다른 라인이 저렇게 성장을 잘하면 네네톤은 탱커의 역할만으로 충분히 1인분을 해낸다.

사실 삼선 블루의 나머지 팀원들은 이미 반쯤 마음을 내려놨다.

여기까지 올라오 게 해준 씨지맥의 슈퍼플레이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면 주장인 씨지맥이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닐까.

씨지맥이 갱킹도 거부하면서까지 라인전을 이기려고 하는 이유.

밀리고 있는 나머지 라인을 어떻게든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그렇게 무리해서 경기를 치루다 이번 결승전이 끝나고 리타이어를 해버리는 게 아닌지, 팀원들로선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기에 괜시리 긁어부스름은 만들지 않았다.

물론 씨지맥 본인의 생각은 전혀 달랐지만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이긴다. 정말로.'

씨지맥은 네네톤을 상대로 라인전을 밀리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감만은 충만했다.

정글러가 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오히려 자신이 세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정글러가 와선 곤란했다.

"명진아, 바로 봇 갱킹 시도해봐."

<어? 지금 타이밍에 가면 무조건 역갱맞을 텐데?>

역갱을 제대로 쳐도 이길까말까한 상황이다.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선 블루의 주장 씨지맥의 오더.

명진이는 마지못해 따른다.

"시도만 하고 싸우지는 말아봐."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오케이.>

씨지맥은 자질구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중요한 건 액션을 취하는 것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따라만 준다면 굳이 복잡하게 살을 붙일 이유가 없었다.

<빼! 리심오고 있어!>

<무조건 음파 피해! 점멸 아끼지 말고!>

팀원들의 보이스 채팅이 급박하다.

봇라인은 이미 한 번의 갱킹을 당해 불리한 라인이다.

더군다나 불밤의 정글러 빅태양맨의 리심.

초중반에 엄청나게 강력한 챔피언이다.

맞붙는다면 당연 이길 수 없다.

설사 자신이 텔레포트를 탄다고 해도 적팀은 여유롭게 빼낼 터.

리심이 궁극기로 차내기만 해도 헛수고가 된다.

씨지맥의 노림수는 당연 다른 곳에 있었다.

'한 눈을 팔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씨지맥은 말카림으로 유령화를 들지 않았다.

이동속도가 곧 공격력이라 할 수 있는 말카림으로 어째서?

의문이 들겠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유령화 대신 선택한 텔레포트라는 스펠.

그 기묘한 선택이 지금의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씨지맥의 말카림이 행동을 개시했다.

봇라인이 아닌 미드라인에서.

씨지맥의 말카림이 텔레포트를 타서까지 노리는 상대는 적팀의 미드라이너 해이애나였다.

띠리리리링~!

잔상을 남기며 이동하는 한 마리의 전투마.

미드1차의 포탑에 텔레포트를 탄 말카림이 쏘아졌다.

씨지맥의 말카림이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달려나가 들이박았다.

퍼억!

일어난 참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교통사고.

씨지맥의 말카림이 해이애나의 명치를 제대로 으스러뜨렸다.

불밤의 미드라이너 빅빠따맨의 해이애나를.

쿠워어어어!

해이애나는 점멸을 사용해 도망갔지만 그래봐야 생명연장의 꿈이다.

점멸로 이동한 자리에 떨어지는 유령마들.

말카림의 궁극기, 그림자의 습격이 발동되며 해이애나를 행동불가의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물론 해이애나는 단단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미드라이너다.

마무리를 하기엔 데미지가 조금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띠이잉!

삼선 블루의 미드라이너 키나키나의 호응이 드디어 닿았다.

트와이스 페이크의 황금카드와 세 갈래 카드가 흩뿌려지자 해이애나는 더 버티지 못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봇라인에서 교전이 일어나면 트페는 궁극기를 쓰기 위해 이동하기 마련이다.

당연하게도 해이애나는 궁극기를 못 쓰게 막으려고 한다.

씨지맥은 그 순간을 노려 텔레포트를 탔고 이렇게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당연 텔레포트를 타는 3.5초의 시간을 기다려줄 정도로 해이애나는 바보가 아니다.

<맥형, 의병대를 벌써 올렸어?>

의병대.

라인복귀를 빠르게 만들어주는 신발 업그레이드다.

하지만 2티어 신발에 근 500골드를 투자해야만 한다.

때문에 보통 중반 이후에나 볼 수 있는 아이템.

그럴 텐데도 씨지맥은 처음으로 선택했다.

'의병대부터 올린 말카림의 로밍능력이란.'

텔레포트를 타서 의병대의 순간 가속도로 들이박으니 그 위력은 상상초월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씨지맥이 마지막까지 숨겨왔던 필살기.

모두가 위기라 점쳐왔던 네 번째 세트에서 드디어 꺼냈다.

'네 번째 세트를 잡고 마지막 5세트, 블라인드픽에서 한 번 더.'

씨지맥은 일부러 네 번째 세트까지 버티고 나서야 이 카드를 사용했다.

4세트와 5세트, 두 판을 연달아 휘몰아치기 위함이다.

상대가 제대로 된 대처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두 번의 승리를 가져간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세 번째 세트에서도.

무력하게 패배하는 순간에 씨지맥은 어찌나 사용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참고 또 참아왔다.

그 인내가 마침내 열매를 맺는다.

띠리리리링~!

씨지맥이 의병대를 빠르게 올린 이유는 비단 텔레포트 로밍 하나뿐이 아니었다.

라인복귀가 엄청나게 빠르다.

로밍의 대가로 포탑에 먹혀 사라지는 미니언 웨이브.

원래라면 받아먹지 못하고 사라질 골드와 경험치다.

의병대로 인한 빠른 라인복귀 속도가 두 마리의 토끼를 전부 잡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것을 반복한다.'

이 의병대 로밍이야 말로 씨지맥이 자신감을 가질 수밖에 없던 근원이다.

로밍과 라인복귀, 이 일련의 행위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승기를 굳힐 자신이 있었다.

네네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던 라인전.

위기의 순간에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말카림은 씨지맥에게 있어 특별한 챔피언이었다.

'내 비장의 카드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지.'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

거미여왕도 애꾸사자도 싱나드도 아니었다.

롤챔스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만들어준 말카림.

적팀이 자신의 카드들을 모두 봉인해 버려도.

그나마 남은 말카림조차 카운터를 맞아버려도.

말카림이라면 분명 자신을 우승으로 이끌어주리라.

단 한 번도 믿어 의심했던 적이 없었다.

씨지맥은 롤챔스에 임하는 처음부터 말카림으로 시작해 말카림으로.

모든 것을 끝마칠 작정이었다.

.

.

.

* * *

<트와이스 페이크는 쎄면서 약합니다.>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는 네 번째 세트.

라인전이 끝나고 이미 한 차례의 용한타가 끝났다.

용한타 후에 들어가고 있는 운영구도에서 트페의 스플릿 푸쉬를 본 강빈 해설의 한 마디였다.

<보충하자면 트페가 쎄려면 이 스플릿 구도에서 이득을 봐야 한다. 하지만 못 본다면 한타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라는 말씀을 강빈 해설이 하려고 하셨던 거 같네요.>

<예, 하지만 지금 스플릿을 선택하는 건 독이 될 수 있거든요..>

지난 롤챔스 8강 무대, 거미여왕의 픽을 예상한 이후로 강빈 해설은 꽤나 말이 많아졌다.

긍정적인 변화긴 하지만 가끔 뜬금없는 강소리를 해대는 게 문제.

그 부분을 김은준 해설위원이 보충해주자 중계에 탄력이 붙었다.

<두 해설위원분들의 말씀따나 지금 트페가 쪼오금 위험한 상황이 됐거든요? 아~!! 조금만 더 가면 뒤 잡혀요! 뒤!>

전범준 캐스터의 마디마디에 안타까움이 묻어나온다.

그도 그럴 게 트페는 모르겠지만 관전하는 입장에선 다 보인다.

트페가 지금껏 해오던 스플릿 푸쉬.

아직까진 실수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었다.

불밤은 트페가 스플릿을 할 거라 예상한 라인을 와드로 장악해 놓았다.

트페의 행동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꿰고 있다.

그리고 이미 행동을 시작했다.

불밤은 트페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빙둘러 뒤를 잡았다.

<앞에선 해이애나! 뒤에선 쏘냐! 궁써도 무조건 끊기거든요! 트페 잡히면 바론나갈 수 있습니다 바론!>

결코 과장이 아니다.

게임시간대는 이미 30분을 지났다.

그런 후반에 미드가 잡히면 정말 바론이 나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바론이 나가면 억제탑 하나 챙기는 건 여반장.

어쩌면 게임의 승패가 여기서 정해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말이다.

슈우웅..!

불밤 전원의 시선이 트페 하나에 쏠린 순간.

삼선 블루에서도 움직임이 있었다.

정글과 봇듀오가 커버를 오고 있다.

하지만 도착하는 시간을 대충 계산해봐도 현저히 늦다.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씨지맥이 움직였다.

<텔! 텔탔어요! 말카림이 쏘아져 나갑니다!>

달리는 게 아니라 쏘아져 나간다.

의병대의 순간 이동속도 증가와 말카림의 E스킬.

멸망의 질주가 합쳐지자 그야말로 광속이다.

더욱이 말카림이 텔레포트를 탄 위치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해이애나가 조냐도 못쓰고 죽었어요! 이거 일 났거든요? 불밤은 자신들이 판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미니언에 텔레포트를 탄 말카림이 트페와 함께 해이애나를 따냈다.

나머지 네 명의 불밤은 빙돌아 오고 있는 상황.

그리고 나머지 세 명의 삼선 블루는 그 불밤을 추격하고 있다.

불밤은 역으로 샌드위치에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말카림이 죽지를, 죽지를 않아요! 해이애나가 없으면 방템만 두른 말카림을 잡을 딜이 안 나오거든요!>

말카림은 아직 정령힘의 향상이 완성되지 않았다.

대신에 꽁꽁 언 심장과 어쌔신의 신발.

방어아이템을 제대로 두른 말카림을 네네톤과 리심, 그리고 원딜러 잡으려면 한세월이다.

몸만 단단하면 다행일까.

삼종신기기 완성된 말카림은 불밤의 원딜러, 빅캡틴맨은 지옥끝까지 따라가 추살했다.

─트리플 킬!

삼선 CGVMAXIM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팽팽한 상황에서 승기를 잡아내기 위해선 자신들 또한 그만한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트페의 스플릿을 예측한 불밤의 함정은 훌륭했지만 삼선 블루의 대처능력이 그보다 위였다.

아니, 삼선 블루의 탑라이너 씨지맥의 기지가 빛을 발했다.

<억제탑이 무너집니다. 이러면 바론은 보너스에요, 보너스!>

<이제 와서 말하지만 말카림이 텔레포트를 든 건 기가막힌 신의 한 수였어요. 경기 이대로 굳혀져 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대로 삼선 블루가 불밤을 잡아내게 된다면 한 번 더 경기가 치뤄진다.

그리고 다섯 번째 세트는 블라인드 모드다.

블라인드 모드는 솔로랭크의 일반게임과 비슷하게 서로에게 밴이 없다.

과연 어느 쪽으로 웃어주는 흐름일지는 자명하다.

<돌려깎기를 불밤에서 막아내기엔 글로벌 골드 격차가 너무 심합니다.>

<말카림이 혼자서 딜하고 탱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는데 수호악마까지 나왔어요. 이거, 불밤은 절대 못 막습니다.>

중계진은 절대 경기의 결과를 예측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김은준 해설위원은 공과 사의 구분이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김은준 해설의 입에서 불밤이 막지 못할 거라는 단언이 떨어졌다.

롤챔스 윈터시즌의 결승전, 삼선 블루 대 불밤의 네 번째 세트.

경기의 승패가 사실상 정해진 가운데 마지막 블라인드 모드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일게 된다.

지금껏 자신이 가진 실력을 밴이라는 봉인때문에 채 발휘할 수 없었던 씨지맥.

지금껏 씨지맥을 옭아매던 모든 봉인.

족쇄가 풀리며 진정한 실력을 해방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씨지맥이 어떤 챔피언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불밤은 그것을 막아낼 카드가 존재할지.

일어난 관심이 터질 듯한 궁금증으로 변하기 이전에 네 번째 세트의 승패를 매듭짓는 한타가 일어났다.

<또! 또 원딜 죽고 시작하면 답! 없거든요~! 말카림 따내도 수호악마때문에 부활합니다.>

<봇과 미드에서 거대 미니언들이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서로 동수교환만 해도 넥서스 이대로 끝장났어요.>

요란한 해설따위 필요하지 않았다.

김은준 해설위원이 앞서 단언했던 대로 어떻게 한타를 뒤집을 구석이 없었다.

그나마 말카림을 따낸 것도 꽤나 분전한 결과지만 그러면 뭣하는가.

수호악마의 효과로 부활한 말카림이 다시 한 번 전장을 휩쓴다.

그렇게 불밤은, 불밤의 본진은 무너져 내린다.

이제 생각해야 할 것은 곧 시작하게 될 다섯 번째 세트.

삼선 블루의 에이스, 씨지맥을 상대할 카드가 불밤에게 존재할까?

그 의문에 답이 존재했다면 그토록 많은 밴카드를 씨지맥에게 소비하지 않았으리라.

============================ 작품 후기 ============================

귀찮으심에도 잊지 않고 눌러 주시는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고맙습니다.

*오늘로 씨지맥 파트는 끝났습니다.

늘어지는 감이 있어 한 번에 다 올렸어요.

그래도 작가 생각에는 차후 진행에 필요하다고 생각해 넣은 챕터입니다.

씨지맥 파트로 인해 생기는 변화 또한 당연 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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