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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87화 (28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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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아.. 잠시, 미모에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Unknown Error와 또 한 명의 귀인….>

대회를 진행하던 몬테소리가 말끝을 흐리게 된 것도 당연했다.

등장한 CLC의 선수들 중에 여자가 섞여있다.

그것도 아리따운 동양인.

평범하기 그지없는 캐쥬얼한 복장을 입고 있다.

아니, 옷걸이가 빼어나지 않았다면 집에서나 대충 입을 펑퍼짐한 츄리닝 수준이다.

그럴 텐데도 절로 눈이 갈 수밖에 외모의 소유자.

꾹 눌러 쓴 모자는 누군가 벗겨주었으면 하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미인은 귀한 존재다.

더군다나 게임을 잘하는 미인.

누구나 상상은 해보지만 현실에선 흔하지 않다.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잘 한다고 해봤자 어느 정도다.

그런데 잘하는 정도를 넘어 프로게이머라니?

일만 관중의 파도를 좌지우지하는 몬테소리조차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혹시 자신이 모르는 깜짝 이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머릿속에 맴돌았을 정도.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기에 몬테소리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대회를 진행했다.

<우중충한 남정네들 가운데 서있는 한 송이 꽃같은 아가씨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여쭙겠습니다. CLC에서 어느 라인을 맡고 계시나요?>

돌려 말하기는 하지만 허탄함이 느껴지는 물음이다.

관중석 여기저기에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설마, 정말로?

그저 이벤트겠거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깜짝 이벤트를 임기응변으로 능수능란하게 넘어가는 것또한 몬테소리의 역할.

그렇게 믿었지만.

<어쩌라고? 여자사람 처음 보냐? 찐따 색.. 읍읍!>

마이크로 울리는 음성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정도로 고왔다.

하지만 내뱉은 단어의 선택은 결코 곱지 않았다.

정말 방송사고가 터져 나올 뻔한 순간.

그 사고를 뒤늦게나마 방지해준 건 몬테소리가 아니었다.

여성의 옆에 서있던 남자.

그리고 맨 처음으로 등장했던 남자.

마스크를 쓴 한 명의 동양인이 여성의 입을 틀어 막아준 덕이다.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예, 건드려서는 안될 꽃같습니다. 그럼 바로 현CLC의 주장, Unknown Error의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각팀의 주장에게 아주 간단한 인터뷰를 한 번씩 마치고 바로 경기로 들어간다.

그런데 예상외의 존재가 등장.

그 존재가 휘황찬란한 존재감을 과심해준 덕에 CLC에게 조금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하지만 경기장의 관중, 어느 누구도 이을 문제삼지 않는다

오히려 진행에 탄력을 더하는 행위.

그만큼이나 몬테소리가 관중석의 분위기를 읽는 능력은 탁월했다.

타고난 진행자, 그리고 우수한 로드 오브 로드의 해설진 몬테소리다.

<콜록! 그러니까.. 콜록!>

"........"

마이크를 건넨 몬테소리는 무안해졌다.

방송사고를 슈퍼세이브 해주길래 기대했지만 이쪽도 꽤나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

감기라는 게 불가항력이라지만 불안하다.

과연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몬테소리의 사고가 회전한지 1초가 안되어 CLC의 주장, Unknown Error가 기침을 멈추고 진중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CLC의 Error. Unknown Error라는 이름이 조금 더 유명하겠죠. 어쨌든 반갑.. 콜록! 제가 상태가 영 말이 아니라 이쯤에서 마치겠.. 콜록!>

더욱 더 불안해진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니 딱 그 꼬라지.

아직 결정난 건 아니지만 심히 의심이 가는 건 사실이다.

선수가 제 몸관리 하나 못하다니.

그 이전에 Unknown Error의 얼굴이 궁금했던 팬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Unknown Error는 마스크로 반 이상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픈 사람한테 마스크 좀 벗어서 얼굴 좀 보십쇼.

하기에는 또 뭣하다.

이도 저도 하기 힘든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몬테소리의 기지는 빛이 났다.

<신비주의 컨셉! Unknown Error다운 등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혹시 본인이 감기 바이러스라는 에러에 걸린 건 아니시겠죠?>

관중석에서 새어 나오는 웃음들.

자칫 식어버릴 수 있던 분위기를 살리기를 넘어 역으로 이용했다.

더욱 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몬테소리는 이대로 잡담만 떠들어서 방송분량을 1시간 가까이 채울 자신이 있었지만 그래서야 아니된다.

여기는 롤챔스지 만담코너가 아니니까.

커뮤니티에 이변이 들이닥칠 수 있는 잠깐의 대형사고가 있긴 했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시작된다.

이번 NA롤챔스 윈터시즌의 첫 번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CLC 대 팀 투르칸의 경기가 막을 올린다.

.

.

.

* * *

북미 롤챔스 윈터시즌의. 대진표는 다음과 같다.

열하고도 네 개나 되는 참가팀들.

그 참가팀들이 반절로 뚝 갈라진다.

A조와 B조.

각 조에는 일곱 팀씩 속하며 상위 4개조는 올라가고 하위 3개조는 탈락한다.

어디로?

일반적으로 2군들이 치르는 하위리그로 떨어진다.

'CLC 2군이 여기서 못 올라왔지.'

북미에는 프로팀이 정말 많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등 또한 포함돼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노릇.

그 프로팀들의 모두 의견을 들어줘 롤챔스에 올려 보내기에는 자리가 충분치 않다.

그렇기에 존재하는 게 롤챔스의 2부 리그.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아마추어 대회가 아닌 정규 리그다.

2부 리그에서 상위 성적을 낸 팀들만이 롤챔스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당연 쉽지만은 않다.

쉬웠다면 앵간한 1군에 못지 않은 이전 CLC 2군의 멤버들이 탈락했겠는가?

북미 롤챔스에서 떨어진 여섯 개의 팀들이 섞여 들어가기에 당연 어렵다.

사실상 그 여섯개의 팀들 중 대부분이 다시 올라가게 된다.

말해서야 입만 아픈 사실이지만 1군과 2군의 격차는 현저하니까.

물론 CLC 2군에게도 기회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

<지난 시즌 대진표가 조금 안 좋았었나.>

말을 꺼낸 게 프릭이라 그다지 신빙성이 낮았지만 다른 팀원들에게도 동의가 있었다.

지난 시즌에서 정말 운이 나쁘게 떨어진 TSL을 만났다나.

TSL은 CLC와 함께 북미의 2대 강호.

운이 나빴다는 말은 과장도 변명도 아니다.

물론 2군팀이 롤챔스까지 가는 경우가 희귀한 거다.

못 올라간다 해도 생계에도 성적에도 지장이 없다.

북미는 기본적으로 개최되는 대회가 많고 2군 리그만 돌려도 충분히 일정이 빠듯하니까.

하지만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롤챔스는 상징과도 같다.

자신이 어디가서 프로게이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증표.

그렇기에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에게도 이번 롤챔스는 뜻깊다.

'1군의 대신이 아니라는 소리가 되니.'

유지만 한다면 쭉이다.

CLC 1군이 되돌아와도 이 자리를 계속 꿰찰 수 있다.

그런 이야기가 오갔으니 자칫 부담될 2군의 강제 승격을 받아들인 거다.

그리고.

'이 내가 그리 하도록 만든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서로가 공통된 목표를 하나의 팀.

단결력은 이미 증명된 바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이번 게임에서 내 플레이.

컨디션이 안 좋다 한들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

그러면서도 과감하고 정교해야 한다.

챠락! 챠르륵!

내가 플레이하는 챔피언은 탤런이다.

Unknown Error로서 첫 번째 보여주는 챔피언은 당연 은신 챔피언이 되었다.

예정된 슈퍼스타로서 팬서비스는 빼먹으면 안되는 부분.

나를 상대하는 팀 투르칸의 미드라이너는 르풀랑.

팀 투르칸은 그다지 인지도가 높은 팀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다.

라인전실력만큼은 부족하지 않으니까.

팀 투르칸은 북미 롤챔스에서도 라인전 강력하기로 손꼽힌다.

약점은 한타와 운영.

조금 밸런스가 어긋난 팀이다.

그렇다고 내가 첫 게임부터 야비하게 약점만을 후벼파서야 쓸까.

'콜록! 길게 가는 건 나도 원하는 바가 아니야.'

새어나오는 기침.

장기전으로 가면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

때문에 나는 르풀랑을 상대로 초반에 승부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적이 상대해주지 않으면 탤런으로선 킬각을 잡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다행이다.

팀 투르칸의 미드라이너는 나를 부단히 견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르풀랑은 탤런을 상대로 우위에 있으니 옳다면 옳은 판단.

나는 힘의 영약을 사용해 맞상대했다.

그 덕에 르풀랑을 상대로 딜교환을 반반까지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킬각이 잡혔다.

챠라락!

내가 부메랑 표창으로 긁기 위해 접근하자 르풀랑이 사슬을 날려온다.

사슬의 효과는 피격된 대상을 1.5초 동안 둔화시키고 그 후에 1.5초간 속박시킨다.

당연히 맞아주면 안된다.

써컹!

순식간에 적의 뒤를 잡으며 1초간 침묵시키는 탤런의 E스킬, 목베기.

나는 공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사슬을 피했고 르풀랑의 목까지 베었다.

퍼엉!

부메랑 표창으로 긁어버리며 강화된 평타를 박아 넣자 르풀랑이 한 순간 사라진다.

체력이 4할 아래까지 깎이자 발동하는 르풀랑의 패시브.

르풀랑이 본체와 분신, 두 명으로 갈라섰다.

'과연 어느 쪽이 진짜일까.'

여기서부터가 문제.

이지선다를 반드시 맞춰야 한다.

맞추면 내가 이기고.

맞추지 못하면 적이 나를 쫓아와서 마무리한다.

발화라도 있었다면 확실하게 알 수 있었을 터.

안타깝게도 앞선 딜교환에서 발화는 이미 사용했다.

나도, 적도 남아있는 포션 또한 없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지.'

꼬리 대신이랄까.

한 줄기 붉은 길이 이어져 있다.

활활 타오르는 발화보다 오히려 알아보기 편하다.

똑같이 생긴 두 명의 르풀랑 중 한쪽.

지나간 자리에 피가 줄줄이 흘러있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Q스킬, 침묵의 표식을 선마하는 르풀랑은 이동스킬의 쿨타임이 길다.

나는 부메랑 표창을 맞아 둔화된 르풀랑의 본체를 따라가 평타로 마무리했다.

퍼블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성과.

'봇도 느낌이 괜찮네.'

부단한 연습으로 실력이 는 건 예은 뿐만이 아니다.

로크도그와 데이비드 리.

미숙했던 호흡이 완섬됨으로서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라인전이 강력한 타입이냐?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챔프가 챔프다.

크레이브즈와 루나는 호흡만 한 번 제대로 맞추면 한 순간에 한 명을 삭제시키는 게 가능하다.

처음 퍼블을 땄을 때도 콤보가 완벽했다.

루나가 랄라에게 칼을 던져 돌진해 스턴을 박자.

대쉬와 점멸로 튀어나간 크레이브즈가 코앞에서 폭약을 분사시켰다.

세 갈래로 나가는 크레이브즈의 Q스킬, 산탄 세례는 근접해서 맞히면 괴랄한 파괴력을 자랑.

발화까지 걸자 랄라는 찍소리도 못하고 사망했다.

그 퍼블을 바탕으로 아직까지 라인전을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내가 뒤쳐져서야 쓸까.'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팀원에게 캐리를 받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뒷좌석에 앉아 경기를 초조하게 관람하고 있는 식스맨.

예은이 불안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승기를 굳힌다.

'팀 투르칸은 운영에, 약하다.'

라인전을 밀리지 않겠다는 거지.

적팀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공교롭게도 난 어느 쪽도 자신이 있으니까.

어느 쪽도 이겨주겠다는 뜻이다.

누구의 말마따나 격차의 차이.

확실하게 보여준다.

촤락!

탤런이 킬을 먹으면 무서운 건 맞라이너가 아니다.

탤런이라는 챔피언을 상대할 때 풀체력만 유지하면 원콤당할 일은 별로 없다.

막마로 포션 많이 사들고 가서 CS만 먹으면 르풀랑은 충분 라인전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라인의 사정은 그러하지 않다.

촤라라라락!

기동력의 신발이 나온 탤런이 궁극기를 사용해 접근한다.

은신 상태인 탤런은 당연 보이지 않고 당도하는 그 순간까지 적팀은 알아챌 수 없다.

더군다나 아군 서포터 루나는 호응이 기가 막힌 챔피언이다.

터엉!

적팀의 서포터 랄라는 자신을 노리는 칼날을 피하지 못한다.

루나가 던진 밤하늘의 검만 피했어도 어찌저찌 살아볼 각이 나왔을 테지만 침묵.

탤런의 목베기에 있는 1초의 침묵이 점멸을 사용하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궁극기를 먼저 사용하고 진입하면 가할 수 있는 데미지의 총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 침묵이란 CC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

아군 라이너의 하드CC기와 적절히 연계한다면 적팀의 입장에서 대응하기 곤란하다.

찰칵!

그리고 다시 상점으로 귀환해 킬값을 아이템으로 치환한다.

이렇게 잘 풀린 탤런에게 성장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막을 수가 없어진다.

굴러가는 스노우볼.

강력한 라인전에 비해 한타와 운영능력이 낮은 팀 투르칸.

불보듯 뻔하게 흘러가는 첫 경기를 최대한 빠르게 끝마쳐야만 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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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드디어 프로데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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