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90화 (2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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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마스크를 쓰는 이유를 추가해야 하지 않겠냐는 독자님들의 의견을 받들어 이전 편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굳이 찾아볼 수고 덜으실 수 있도록 본 화 작품 후기에도 남겨 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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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포킹 챔피언 제우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번개의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실제로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에서도 컨셉을 따왔다고 밝혔다.

그런 탄생비화야 중요한 게 아니고 봐야 할 건 챔피언의 성능.

제우스는 명실상부한 최강의 포킹 챔피언이다.

그것도 리메이크가 되기 이전의 제우스라면 말이 필요없다.

쿠룽!

제우스의 Q스킬, 번개 노도는 길쭉한 범위의 파동을 쏘아낸다.

럭키 궁극기의 축소판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당연 럭키에 비하자면 데미지도, 스킬 사거리 짧지만 보조할 만한 스킬이 있다.

바로 신의 심판.

W스킬, 신의 심판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스킬 사거리가 증가한다.

더욱이 마법 관통력 또한 깨알같이 추가된다.

그 대가로 제우스는 신의 심판 사용 도중 움직일 수 없다.

마치 갤럭시 크래프트의 탱크가 보여주는 시즈모드를 연상케 한다.

쿠루룽!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길어진 한 줄기 섬전이 미니언 사이를 뚫는다.

미니언을 넘어 그 뒤에 있는 제임스에게까지 닿고 만다.

그런 내 포킹에 제임스는 반격을 하지 못한다.

제임스 또한 한가락하는 포킹 챔피언이 맞지만 미니언에 막히고 만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

그에 비하자면 제우스는 융통성이 있다.

'제우스의 포킹은 모든 것을 관통하니까.'

적팀의 미드라이너, 제임스에게 있어 포킹이 부가적인 요소라면.

제우스는 포킹, 그 자체를 위해 태어난 챔피언이니만큼 당연한 노릇이다.

물론 그만큼이나 단점도 존재한다.

포킹 챔피언들은 몸이 종잇장인지라 제임스에게 한 방 맞으면 뼈도 못 추린다.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파앙!

제임스가 쏘아낸 푸른 구슬이 마치 물풍선처럼 터진다.

지금껏 한 번도 맞지 않고 피해냈었는데 허용하고 말았다.

내가 플레이하는 제우스의 체력바가 조금 깎인다.

조금 말이다.

'제우스가 제임스의 카운터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

제우스의 포킹은 제임스보다 훨씬 맞히기 쉽다.

그런데 제임스의 포킹은 제우스에게 치명타를 선사하지 못한다.

그 이유.

바로 제우스의 패시브에 있다.

주문력의 15%가 방어력으로 치환된다.

콩머스가 단단해질수록 공격력이 올라가듯.

제우스는 비슷하게 똑똑해질수록 단단해진다.

주문력이 높다고 딱히 똑똑해지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나는 추격자의 손목 보호대가 완성된 상태다.

추격자의 손목 보호대는 주문력과 방어력을 동시에 올려주는 아이템.

여기에 패시브까지 더해지니 제임스의 공격은 간지럽기만 하다.

반대로 내 공격은 제임스의 살점을 푹푹 덜어낸다.

쿠루룽!

다시 한 번 시즈모드에 들어가 번개 노도를 쏘아낸다.

높은 방어력으로 제임스의 포킹능력을 상쇄시킨 나와 달리 제임스의 체력은 뭉텅 깎인다.

어째서일까?

제임스 또한 여제의 눈물방울과 함께 마법 저항의 망토를 구입해왔다.

마법 저항력이 올라가면 당연 내 포킹데미지를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뭣하겠는가.

제우스가 시즈모드에 들어가면 마법 관통력이 생긴다.

심지어 고정된 수치가 아닌 %로 깎는다.

'뭐, 안 산 것보다야 낫겠지만.'

포션을 쭉쭉 빨며 라인전을 버티는데 도움을 주기는 할 거다.

그러나 벌어지는 CS 격차는 어쩔 수가 없다.

CS차이만 벌어지면 다행일까.

후반 성장 기대치가 어마어마한 내 제우스가 성장하고 있다.

원거리에서의 포킹만으로 챔피언 한 명을 의문사 시켜버릴 수 있는 제우스가 성장한다면?

그 이전에 나를 말리기 위해 적은 안간 힘을 써올 게 분명하다.

.

.

.

* * *

생각 이상 영 찜찜하게 흘러가는 경기.

문제의 선수, Unknown Error의 탤런을 밴한 건 다름 아닌 자신의 선택이었다.

미터스는 그 선택을 이제 와서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드가 생각보다 많이 밀리는데..'

솔직히 미터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게 당연하다.

자신의 팀 미드라이너인 제임스는 라인전이 상당히 강력한 챔피언.

그 대가로 갱킹에 약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내가 역갱을 그리 봐주고 있건만.'

Unknown Error에게 밀리지 말라고 탤런을 밴해주고 제임스까지 잡게 했다.

그리고 미드역갱을 최우선으로 동선을 짜고 있다.

그럼에도 라인전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솔킬을 따이는 등 위험한 상황까진 치닫지 않지만 CS차이.

이대로 계속 제우스의 성장을 허락했다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어떻게 한 번 따내고, 그 후에 궁극기가 돌아자마자 한 번 더 따내서 완전히 말려야 한다.

'제우스 또한 제임스 못지 않게 갱킹에 약하니 가능하겠지.'

C9의 주장인 미터스는 스스로 북미 최고의 정글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 그에게 있어 적 정글의 동선을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상대에 따라서는 거의 확실하게 역갱을 쳐버린다.

물론 상대 정글러가 신진치고는 제법이었다.

그 탓에 탑갱킹을 한 번 허용하긴 했지만 자신은 봇갱킹을 성공시켰으니 주고 받은 셈.

하지만 더 이상의 실수는 하지 않는다.

미터스는 미드갱킹을 확실하게 성공시킬 자신이 있었다.

근거없는 오만이 아니다.

'리심으로 제우스를 처리하는 건 손쉬운 일이니까. 적어도 나에게는.'

로드 오브 로드에 존재하는 챔피언들 중에서 제우스의 포킹 능력은 손에 꼽는다.

그러나 안 쓰이는 챔프가 안 쓰이는데는 이유가 있는 법.

제우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그것도 두 개씩이나.

하나는 포킹을 하는 동안 자리에 멈춰서 버린다는 사실.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스턴의 발동 조건이다.

제우스는 CC기를 하나 가지고 있다.

E스킬, 능멸의 대가를 던지고 다른 스킬로 터트리면 상대를 1.5초 동안 기절시킨다.

르풀랑 Q스킬이 무려 스턴버젼이다.

하지만 제우스에게는 르풀랑과 달리 타겟팅 스킬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우스의 스킬은 논타겟이라 충분히 피할 수 있지.'

능멸의 대가를 제외하면 제우스가 가진 모든 스킬들은 전부 논타겟이다.

그러한 논타겟 스킬.

북미 최고의 정글러인 자신이라면 피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다른 챔피언이면 몰라도 리심이다.

미터스는 과감히 행동에 옮겼다.

하아!

굳이 미니언 사이에 끼어있는 제우스에게 음파를 맞힐 필요는 없다.

요는 접근하는 것.

제우스가 아닌 미니언에게 음파를 맞힌 미터스는 날아갔다.

제우스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뻔할 뻔자였다.

발차기로 날라오는 자신을 기절시키고 유유히 도망갈 속셈.

그렇게 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대응 또한 손쉬웠다.

타앗!

날아가는 와중에 동선을 꺾는다.

음파를 맞힌 미니언에게 채 당도하기도 전에, 미터스의 리심이 직각으로 꺾였다.

미터스가 아니었다면 해내기 힘들었을 찰나의 반응속도.

흔히 말하는 입롤의 실현이다.

이~쿠우!

혹시 제우스가 점멸반응을 하지 않을까.

아주 잠깐 뜸을 들인 미터스는 확신을 갖고 차냈다.

이미 제우스는 생을 포기했다.

점멸을 쓰지 않고 죽을 속셈.

적이지만 훌륭한 판단에 미터스는 혀를 찼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미드라인에 갱킹을 성공키는 건 어렵게 될 테니까.

하지만 정말 포기한 것일지.

승부는 끝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쿠! 챠앙!

미드라인을 반으로 가르는 듯한 용맹한 돌진.

CLC의 정글러, 탈리반의 깃창이다.

그 탓에 배달된 제우스를 망치로 내려찍으려던 제임스의 공격이 캔슬되었다.

한 발 늦게 도착한 탈리반 3세가 맹공을 퍼붓는다.

터엉!

순금의 방벽이 원형으로 퍼지며 제임스를 둔화시킨다.

그리고 창을 들어 제임스를 뚜까 패기 시작한다.

탈리반의 정확한 콤보가 만들어낸 잠깐의 시간.

그 사이에 제우스는 점멸로 뒤쪽까지 대피했다.

하지만 훼방꾼이 끼어든 정도로 전세가 역전된 건 아니다.

자신이 제임스와 함께 탈리반을 협공한다면 금새 마무리 시킬 수 있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미터스의 머리에 별안간 위험신호가 울렸다.

'아차! 제우스가 궁극기를 사용하게 두면 안돼!'

제우스의 궁극기, 뇌전 폭격은 한 방, 한 방은 약하지만 세 번 연속해서 떨어진다.

신의 심판 상태에서 마법 관통력을 추가로 얻는다면 배로 위협적.

세 방을 전부 맞는다면 제임스는 끔살이다.

미터스는 점멸을 아끼지 않고 사용해 벽을 넘었다.

이쿠, 이쿠!

리심의 패시브는 스킬 사용시 공격속도 40% 증가.

덕분에 초반에 높은 DPS를 자랑할 수 있는 리심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데미지가 생각만큼 박히지를 않는다.

얼핏 확인하니 제우스의 방어력이 무려.

'세 자리라고?!'

방어력이 100이라는 소리는 물리데미지를 반절이나 상쇄시킨다는 소리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본질이 미드 누커.

시간만 있으면, 그리고 다음 음파의 쿨타임만 돌아온다면 미터스는 제우스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미터스의 편이 아니었다.

<버거킹!>

점멸을 사용해 도망가는 제임스에게 탈리반 3세의 궁극기가 박힌다.

원형의 흙벽이 제임스를 완전히 가둬버린다.

자신과 제우스에게선 꽤나 떨어진 거리.

하지만 이 정도의 거리라면 어쩌면 닿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정말 불길한 생각은 곧이 곧대로 잘 들어맞았다.

콰릉!

콰릉!

콰르릉!

제우스의 궁극기, 뇌전 폭격이 쏟아진다.

그것도 세 번 연속으로.

탈리반의 궁극기에 갇힌 제임스는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보지만 도망갈 구석이 없다.

제우스가 선사하는 일방적인 포격이 흙벽 안을 가득 메운다.

.

.

.

* * *

─적을 처치했습니다!

제임스는 탈리반의 궁극기에 갇힌 채 끔살.

나를 부단히 때려대던 리심은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자 도망갔다.

'결과가 좋았어.'

솔직히 말해 상당히 아찔한 상황이었다.

적팀의 미드라이너.

미안한 소리지만 기량이 조금 떨어진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과감히 점멸로 깃창을 피했다면 나를 데려갈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리심에게 차이고 배달 됐을 때.

해머로 찍는 것을 욕심내면 안됐다.

탈리반의 깃창을 보자마자 바로 점멸로 나에게 접근했다면.

개싸움이 되면서 나와 제임스 둘 다 죽을 수밖에 없었다.

순간적인 판단력이 아쉬운 선수다.

그에 비해 CLOCK 9의 정글러 미터스, 명불허전이랄까.

리심이라는 챔피언이 주류가 된지 얼마 안된 지금 시점에서 저런 피지컬이라니.

나중가서야 골드 실버도 아웃섹킥을 하게 된다지만 지금은 천상계에서조차 극찬받는 플레이다.

그런데 그를 뛰어넘는 응용 플레이.

음파로 날아가는 도중에 와드방로로 궤도를 꺾어버리는 신기는 과연 극찬해줄 만하다.

모르긴 몰라도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을 터.

하지만 이렇게 팀이 못 받쳐준다면 어쩔 수가 없다.

'게임은 고맙게 가져 가도록 할께.'

미드라인도 미드라인이지만 탑라인.

탈리반에 의해 애꾸사자가 한 번 숨통이 트이자 라인전이 쉬워졌다.

애꾸사자의 회복력이 파이어뱃의 견제력을 넘어서버렸다.

이렇게 애꾸사자가 한 번 풀려버리면 갱킹으로도 잡는 게 쉽지가 않다.

궁극기를 허무하게 쓰지 않는 한 사실상 못 잡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비적인 성향의 헤일커드이기에 더더욱.

그만큼이나 솔킬은 기대할 수 없겠지만 무럭무럭 성장만 해도.

'탱템을 가는 애꾸사자의 한타능력은 기가 막히니까.'

씨지맥처럼 다채로운 운영이 가미된다면 더욱 좋긴 하겠지만.

순수하게 탱커로서의 능력만 따져도 애꾸사자는 충분히 사기챔프다.

꾸준하게 회복하며 한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물론 탑라인이 풀린 대신에 봇라인에서 손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

어떻게 보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의문사를 보여주마.'

아주 먼 거리에서 떨어지는 포격만으로 한 명이 죽고 시작한다.

그리고 애꾸사자와 탈리반 3세가 강제로 덮쳐버린다.

스노우볼을 굴리기에 최적화된 조합.

찰칵!

방금 제임스를 따낸 킬로 블루 버프를 리셋한 나는 망설임없이 구입했다.

테자이의 재능약탈자.

킬, 혹은 어시스턴트를 먹을 때마다 책장을 넘기며 똑똑해지는 아이템이다.

그리고 똑똑해지면 똑똑해질수록 제우스는 단단해지기까지 한다.

쉽게 물기 힘들 정도로 단단한 데다 압도적인 사거리.

제우스만큼 테자이라는 아이템에 걸맞는 챔피언은 찾기가 힘들다.

그리고 프로무대에서 테자이를 올리는 경우 또한 흔하지가 않다.

'뭐, 반대로 망신살이 뻗칠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캐리와 트롤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던가.

포킹 전용 챔피언, 제우스에 한해서는 들어맞지 않는 속담이다.

잘 성장한 제우스의 위력을 뽐낼 수 있는 한타의 순간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 작품 후기 ============================

귀찮으심에도 잊지 않고 눌러 주시는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고맙습니다.

「내가 올마스터와 동일인물이라는 사실.

북미 사람들은 올마스터가 누군지 당연히 모른다.

아무리 흥행했다고 한들 한국의 아마추어 대회 준우승자에 관심 있을 리가 있을까.

알고 있는 이가 있다고 해도 소수다.

올마스터라고 밝혀서 유명세가 더욱 커지는 일은 없다.

그럼에도 굳이 신경 쓰는 이유.

나라는 플레이어에 대한 분석 때문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챔프폭이고 이를 분석 당하는 건 크다.

즉, 알려져서 적어도 좋을 건 없었는데 일이 잘 풀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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