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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96화 (29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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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나라고 라인전을 파밍만하고 싶어서 파밍만한 게 아니다.

적팀의 선택이 훌륭했다.

'모르피나는 실력 차이고 나발이고 답이 없으니까.'

모르피나는 적팀의 전략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던 근본같은 픽이기도 하다.

라인전으로 한정하면 이만큼 안정적인 픽이 또 없을 정도.

아무리 나라고 해도 라인을 저렇게 막무가내로 푸쉬해대면 어떻게 변수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물론 모르피나라고 무한정 라인을 쭉쭉 푸쉬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모르피나의 W스킬, 타오르는 대지는 라인 푸쉬에 최적화된 스킬이지만 마나가 많이 든다.

그런데 그 약점이 최근 극복됐다.

바로 두란링 스타트에 의해서.

두란링으로 인해 마나가 계속 수급되자 나로서는 포탑을 끼고 CS를 받아먹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그것도 과거의 이야기.

광채의 칼이 나온 발렐리아가 킬각을 제대로 잡아버리면 한순간이다.

다크실드의 반응이 느렸던 모르피나에게 평형의 판결이 제대로 박혔다.

철컹!

발렐리아의 E스킬, 평형의 판결은 자신보다 높은 체력의 적을 스턴시킨다.

그리고 낮은 체력의 적은 둔화시킨다.

견제를 받고 있던 와중이던 나는 당연 체력이 적었고 적 모르피나는 기절했다.

기회가 왔다.

챵!

챵!

챵!

총 네 번 발동할 수 있는 발렐리아의 궁극기, 이기어검.

발렐리아의 주위를 떠돌던 네 자루의 칼날이 쏘아진다.

그 효과로 모르피나의 체력은 뜯겨져 나가고 나는 체력을 회복한다.

W스킬 파천살검류에 의해 고정 데미지가 추가되자 모르피나의 살점이 뭉텅뭉텅 썰린다.

더군다나 모르피나는 속박을 빗맞힌 상황.

킬각을 잡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싸아앙..!

하지만 모르피나 또한 궁극기가 존재한다.

주위의 적을 3초간 둔화시키며 그 후엔 1.5초간 기절까지 시켜버리는 혼령의 쇠사슬.

만약 시간이 지나 스턴에 걸린다면 절호의 킬각을 놓치고 만다.

그리고 다시는 다크실드의 반응이 늦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터.

나는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촤랏!

촤랏!

뒤에 있는 근거리 미니언을 타고, 다시 원거리 미니언을 타서 모르피나에게 되돌아온다.

막타를 정확히 노릴 수만 있다면 쿨타임이 리셋되는 발렐리아의 Q스킬, 칼날 질주다.

모르피나의 쇠사슬을 떨쳐낼 수 있었다.

반격의 시간이 도래했다.

챠랑!

마지막 네 번째 칼날.

네 개의 칼날을 날릴 수 있는 이기어검을 전부 사용했다.

굳이 한 개를 남겨두었던 이유는 스킬을 사용하면 다음 평타에 추가 데미지를 주는 광채의 칼을 터트리기 위함.

나는 부단하게 도망가고 있는 모르피나에게 마지막 일격을 때려넣기 위해 돌진했다.

방금 전 미니언을 타고 되돌아왔던 칼날 질주로.

<미드 솔킬땄네? 발렐리아로 미드가길래 불안불안 했는데 역시 주장님이야!>

"체력관리되니까 빨리 용으로 오기나 해라."

아군 정글러 프릭의 아모모를 불러 바로 용을 잡는다.

스킬딜 위주의 AP챔피언들이면 당연 불가능한 판단.

AD챔프들에겐 AD챔프만이 할 수 있는 스노우볼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초반에 오브젝트를 빠르게 챙기는 것.

주문력을 올리면 스킬딜만이 올라가지만.

공격력을 올리면 평타데미지까지 올라가니 타이밍만 잘 잡으면 챙길 수 있는 이득이 많다.

즉,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릴 수 있다.

찰칵!

광채의 칼 다음으로 구입하는 아이템은 당연 탐욕의 둔기다.

최근에 패치가 이루어진 탐욕의 둔기는 평타 가격시 이동속도 상승.

여기에 정열의 칼이 추가된다면 탄생한다.

발렐리아를 하는 이유와도 같은 삼종신기가 말이다.

촤랏!

촤랏!

내가 솔킬을 따냄으로서 라인전의 구도는 완전히 바꼈다.

아무리 모르피나가 라인클리어가 좋아도 그건 장판을 제대로 깔았을 때의 이야기.

나는 칼날 질주로 미니언 사이를 오가며 모르피나가 접근하지 못하게 견제했다.

미드라인에서 프리징을 하고 있다.

뭐 1킬 따인 정도로 이렇게까지 쫄 이유가 없겠지만 그럴 만도 하다.

나에게 레드 버프가 달려 있으니까.

<주장, 정말 블루 필요없지?>

"그래, 난 레드만 먹으면 된다."

미드라이너라고 꼭 블루를 먹어야 할까?

이는 선입견이다.

챔프에 따라 레드가 더 좋을 수도 있고 그 챔프가 바로 발렐리아다.

그리고 스킬딜 위주의 정글러인 아모모는 레드보다 블루를 먹는 편이 좋다.

서로가 윈윈 하는 교환이다.

나는 미드라인을 프리징하며 모르피나를 압박했다.

발렐리아는 삼종신기가 나온 이후와 나오기 전이 완전히 다른 챔피언.

미드라인에서 프리징을 하며 보내는 시간은 결코 헛수고가 아니다.

이윽고 목표하던 코어템이 완성되었다.

찰칵!

발렐리아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삼종신기가 나왔다.

삼종신기가 나오면 대체 뭐가 달라서?

보여준다.

삼종신기가 나온 발렐리아의 위엄을.

마침 시기도 적정했다.

<적팀 완전 탑에 돗자리 펴고 있다. 갈 기미가 안 보여.>

<완전 살림차리겠는데? 시간 갈수록 좋은 건 우리지만.>

루나가 자꾸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적팀의 탑과 정글을 눈치주자 생겨난 변화다.

미드야 모르피나가 워낙 CC기에 강력해 로밍각을 잡기 애매했지만 탑은 다르니까.

적팀의 탑라이너 파이어뱃은 몇몇 상성을 제외하면 라인전이 정말 강력하다.

하지만 그 대가로 CC기에 너무 취약하다.

원래 맛집은 계속해서 가줘야 하는 법이라고 루나가 완전 탑과 정글을 들쑤셔 놓으니 적팀의 입장에서도 맞로밍밖에 대처가 없었다.

때문에 지금 탑은 완전 핫플레이스.

그 핫플레이스인 탑을 향해 나는 우물에서부터 일직선으로 달려가 도착했다.

촤랏!

촤랏!

기본적으로 뚜벅이인 발렐리아라지만 미니언을 타고 돌진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 미니언을 탈 때 완성된 코어아이템이 삼종신기가 빛을 발한다.

파천살검류를 키자 고정데미지가 추가되면서 미니언 두 마리를 삽시간에 잡아내고 적팀의 지척까지 닿는다.

그 직전에 헤일커드의 말화이트가 궁극기를 들이박는다.

쿠와아앙!

4:4 한타에서의 2인궁이다.

잘 박았다면 잘 박았고 못 박았다면 못 박은.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마무리는 내가 할 테니까.

챵!

챵!

챵!

세 개의 칼날이 일직선으로 쇄도한다.

그 칼날은 말화이트에 띄워진 두 명의 적을 향한다.

먼저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건 적팀의 정글러 나무카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무리 나무카이가 탱커라곤 해도 탱킹엔 한계가 있다.

말화이트와 루나의 CC기 연계, 내 폭딜까지 더해지니 맥을 추리지 못한다.

적팀의 앞라인인 나무카이를 한 순간에 녹여버린 건 엄청난 수확.

하지만 적팀이라고 허수아비처럼 있진 않는다.

적팀의 미드라이너 모르피나가 점멸과 함께 궁극기를 걸어왔다.

싸아앙..!

그러면서 나를 향해 정확히 속박을 던져왔다.

더욱이 쇠사슬로 옭아맨 상대는 나 뿐만이 아니다.

루나와 말화이트까지.

3초가 지나 스턴 상태에 빠진다면 치명적이다.

그 전에 움직여야 한다.

철컹!

점멸과 함께 평형의 판결.

나를 부단히 때려대던 적팀의 원딜러 미스터 포텐에게 스턴이 박힌다.

본래라면 속박 지속시간 후에 꼼짝없이 쇠사슬에 묶여야 했지만 패시브의 덕에 빠르게 떨쳐낼 수 있었다.

'한타에서의 발렐리아는 싱나드 못지 않으니까.'

발렐리아는 주위에 포진해 있는 적의 수에 따라 강인함 수치가 올라간다.

나무카이가 죽어버린 지금에도 주위의 적은 세 명이다.

패시브가 최대치로 터지며 강인함 수치가 40%까지 올라갔다.

근 3초에 가까울 모르피나의 속박이 본래 수치의 절반 정도밖에 효력을 보지 못했다.

콰아앙!

점멸로 모르피나의 쇠사슬을 떨쳐낸 나는 스턴에 미포를 가격했다.

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 루나가 궁극기를 떨어뜨렸다.

나이스 플레이다.

화르륵!

발화를 걸고 마지막 네 번째 칼날을 쏘아내며 미스터 포텐을 찢어발긴다.

파천살검류를 킨 발렐리아의 평타는 한 방, 한 방이 정말 살점을 도려낸다는 느낌.

이 고정 데미지라는 건 딜러 탱커 가릴 거 없이 그냥 아프다.

─더블 킬!

CLC Error님이 학살 중입니다!

점멸을 사용해 도망가는 미포를 칼날 질주로 따라가 마무리한다.

그리고 다시 칼날 질주를 사용해 모르피나에게 되돌아온다.

기본적으로 뚜벅이인 발렐리아라지만 막타 계산만 할 수 있다면 이리도 자유롭다.

삼종신기가 나온 발렐리아가 괜히 다른 챔프가 아니다.

부와아아앙!

조금 늦게 도착해버린 프릭의 아모모가 넓다랗게 궁극기를 펼친다.

슬픈 좀비의 재앙에 의해 모르피나와 쏘냐가 묶여버린다.

아무리 다크실드에 의해 어지간한 CC기를 막아내는 모르피나라지만 이미 말화이트와 루나에 의해 깎여진 후다.

그렇게 속박되어 버린 두 명의 적을 유린한다.

타악!

타악!

강빈 해설이 옳았다.

쏘냐의 약점은 약하다는 것.

6초가 지나 W스킬, 파천살검류의 효과가 끝났지만 쏘냐를 농락하는 것은 이리도 쉽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트리플 킬!

CLC Error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모르피나의 발화에 의해 루나가 마무리되긴 했어도 더할나위 없는 승전보다.

서로의 성장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음에도 4:4 교전에서 대승을 일궈냈다.

더욱이 탑 1차 포탑까지 철거해 버렸다.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

'AD챔프의 장점이지.'

비단 내 성장이 모르피나보다 나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초반 1코어가 나온 시점에서 AD챔피언은 AP챔피언보다 뿜을 수 있는 딜링 기대치가 훨씬 높다.

평타에 의한 지속딜이라는 건 그만큼 무시무시하다.

게다가 발렐리아의 경우 여건만 갖춰지면 폭딜과 지속딜을 동시에 뿜어낸다.

미니언까지 타버리면 부족했던 기동성 또한 온데간데없다.

방금의 4:4교전은 정말 발렐리아가 날뛸 수 있는 최상의 무대였다.

하지만 상대가 방금과 같은 실수를 또 한 번 해주리라는 건 너무 긍정적인 기대다.

"치비르는 합류하고 나는 봇라인 스플릿으로 빠질게."

잘 큰 AD챔피언들에게 스플릿은 흔하면서 좋은 선택이다.

특히 발렐리아같은 슈퍼플레이가 가능한 챔피언에겐 스플릿만큼 괜찮은 선택이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발렐리아의 한타는 애매한 감이 있다.

돌진기가 하나 밖에 없어 적팀의 입장에서 점멸만 써도 손쉽게 대처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적팀이 나보다 체력이 많아야만 스턴을 걸 수 있는 평형의 판결도 사용하기 껄끄로워진다.

하지만 스플릿을 돌 때는 그러한 단점이 싹 다 사라진다.

미니언을 잘만 활용하면 하나의 돌진기로도 적을 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촤랏!

촤랏!

내 스플릿을 막기 위해 온 건 파이어뱃.

봇라인의 2차 포탑에서 눈치를 보며 수성하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파이어뱃 혼자가 아닐 터다.

'파이어뱃 혼자면 손쉽게 따낼 수 있을 테지만.'

시야에 보이지 않을 뿐, 꽤나 높은 확률로 적이 잠복해있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파이어뱃을 공격하는 순간에 적팀들이 튀어 나와 합공을 당하면 위험해진다.

라인만 밀고 빠져서 다음을 기약하자.

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겠지만.

챵!

챵!

다음 미니언 웨이브가 도착하자마자 궁극기를 두 번 쏘아낸다.

근거리 미니언과 함께 파이어뱃이 칼날에 긁힌다.

나는 체력이 낮아진 근거리 미니언에게 칼날질주를 사용했다.

촤랏!

철컹!

나를 유혹하기 위해 조금은 돌출돼 있던 파이어뱃.

그 탓에 평형의 판결을 허용했고 스턴에 걸려버린다.

스킬 레벨이 높아져 버린 평형의 판결은 스턴시간이 2초.

파이어뱃의 두터운 장갑이 순식간에 뜯겨져 나간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CLC Error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흔히 발렐리아는 잭트와 비교되며 지속딜 챔피언이라 생각된다.

단언컨대 그것은 잘못된 상식.

잭트와 발렐리아는 방향성이 완전히 다른 챔피언이다.

3타 딜을 때려 넣어야 제대로 된 딜이 박히는 잭트와 달리 발렐리아는 순간누킹이 가능하다.

발렐레이아의 궁극기와 평형의 판결은 깡뎀이 상당히 높은 스킬이다.

여기에 더해 삼종신기와 또 하나의 아이템.

내가 트리플 킬을 먹고 구입한 빌지워터 해군칼의 액티브까지 사용하면 어지간한 누커 이상의 폭딜이 가능하다.

파이어뱃이 한 순간에 녹아버린 것은 당연한 이치.

여기부터가 문제겠지만 말이다.

꾸루룩!

역시나 잠복하고 있던 적팀.

나무카이가 일그러진 전진으로 나를 속박함과 동시에 한 명 더.

숨어 있던 모르피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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