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03화 (3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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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산다라, 하지 않을 겁니다."

단호한 미역슨의 한 마디에 팀원들은 흠칫 놀랐다.

세 번째 세트의 밴픽 주도권은 자신들 TSK에 있었으니까.

만약 다른 픽을 뺏기는 게 부담스러운 거라면 미역슨이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정글싸움 때문이라면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

"아뇨, 그런 이유가 아니에요."

두 번째 세트에서의 패배 요인.

결코 미역슨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라인전이 조금 말렸던 건 사실이지만 극복할 수 있었던 차이다.

르풀랑이라는 챔프는 킬각 한 번만 제대로 잡으면 그 후에 숨통이 완전히 트이니까.

그런데 봇라인 4:4교전에서 산다라가 더블킬을 먹은 데다가.

연이어 미드&정글 싸움을 대패해버린 탓에 게임이 터졌다.

미역슨의 입장에선 충분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더욱이 산다라의 장인으로서도 말이다.

"제가 장인이기에 말하는 겁니다. 자드라면 산다라를 이길 수 있어요. 아무리 Unknown Error라고 해도."

미역슨은 명실상부한 산다라의 장인이다.

그런 미역슨이 생각하기에 자드는 산다라의 카운터.

라인전에 한정한다면 카운터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산다라지만 약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마나 수급.

특히 AD챔피언을 상대할 때 문제가 많다.

AP챔피언을 상대할 때처럼 아테나의 부패한 술잔을 갈 수 없다는 게 걸림돌이다.

네크로노미콘을 가기엔 마나수급이 아쉬운 감이 있고.

여제의 눈물방울은 쿨타임 감소가 달려있지 않다.

아니, 아쉬운 정도로 끝날 뿐이라면 다행이다.

"자드의 데미지를 산다라는 버텨내지 못해요."

"그러면 저쪽이 하는 노텀도 비슷한 경우 아니야?"

노텀도 단일 누킹에는 일가견이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자드보다 우월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텀은 라인전에서 산다라를 상대로 버티기가 힘들다.

4초마다 잡아 뜯는 검은 구체에 속수무책이다.

노텀에게는 스킬 실드가 있지만 쿨타임이 굉장히 긴 편이니까.

제우스에 비하면 견제력이 배 이상 빼어난 산다라를 상대로 CS를 먹는 것은 가히 지옥이다.

그런 노텀에 비해 자드는 상당히 편하다.

노코스트에 가까운 기력 코스트이기에 스킬로 파밍을 하는 게 가능하다.

더욱이 동시에 견제까지 할 수 있다.

"스킬을 남용하면 안된다는 단점은 있지만요."

그럼에도 라인전이 할만 하다는 건 엄청난 차이다.

여기에 더해 6레벨을 찍으면 궁극기로 킬각을 노리기도 용이.

신규 챔피언인 자드는 산다라를 상대로 우위에 설 수 있는 유일에 가까운 카드다.

"호오.. 그건 몰랐는데."

"산다라도 자드도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저니까 아는 거죠. 그리고 되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챔프의 장인에게서 해당 챔프를 빼앗아간 대가.

이자를 얹혀 되돌려줘야 함은 물론이다.

소심한 성격의 미역슨은 낭낭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속은 부글부글하다.

그 화를 풀어내는 건 세 번째 세트.

자드라는 챔피언에 대해서 미역슨은 자신감이 충만했다.

"오케이, 상대가 미끼를 물었어!"

TSK의 서포터 챠란드는 노련하게 밴픽싸움을 이끌어냈다.

밴이 완료된 후, 챠란드는 일부러 리심과 산다라를 고민하는 척 했다.

그러다가 픽시간이 완료되기 직전에 리심을 골랐다.

그 결과, 자신들의 픽 차례가 온 CLC는 부랴부랴 산다라를 먹어버렸다.

먹음직한 갈비를 눈 앞에서 흔들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노릇.

모든 것이 TSK에서 의도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자드는 절대 예상 못할 테니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껴두라고."

"당연하죠. 이번 판에서는 우리가 몰아쳐 버리자구요."

첫 번째 세트를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 카인트.

CLC가 곧바로 정글러를 스왑해버린 탓에 비장의 전략은 그 한 번에서 그쳐야 했다.

지인인 팀 워터의 주장 보보에라를 닦달해 얻어낸 정보가 무색해졌다.

비장의 전략이 봉인된 채 불안 속에 시작한 두 번째 세트는 패배했다.

정글러로서 미역슨의 발목을 잡기까지 한 것 같아 못내 마음이 무거웠던 카인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North America 윈터 시즌.

준결승전 TSK 대 CLC의 경기.

모두가 고대하던 산다라를 TSK가 가져가버린 가운데 세 번째 세트가 막을 올린다.

.

.

.

* * *

TSK에서 산다라를 포기했다.

선픽을 꺼리는 척 연기까지 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고를 테면 골라봐라.

그 시점에서 당연 의도를 눈치챘지만 그럼에도 강행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기도 하거니와 내가 꿇릴 게 없었으니까.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조금은 싱숭생숭한 기분이기도 하다.

자드는 나 또한 준비를 해왔던 카드.

그런데 롤챔스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기회를 뺏겨버렸다.

분한 마음이 살짝 샘솟지만서도, 그보다 미역슨의 자드가 어느 정도인지 기대가 된다.

─미니언이 생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세트에서 그렇게나 정글을 뒤집어 놓더니.

그 이후로는 별다른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이나 TSK는 미역슨에게 의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런 미역슨이 이제서야 꺼낸 자드라는 챔피언.

그 자드에게 몹시 높은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8강 무대에서와 마찬가지라면 여기까지다.

'확실히 자드는 산다라를 카운터치기 좋지만.'

만에 하나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다면 훌륭하다.

자드는 산다라를 상대하기 좋은 픽이 맞다.

그러나 플레이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또 달라지기 마련.

더욱이 산다라를 플레이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콰득!

1렙부터 아주 거세게 몰아친다.

아예 CS를 건들 시늉도 하지 못하게 해야만 한다.

물론 자드라고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챠락!

자드가 날카로운 표창을 던져온다.

표창은 관통하는 모든 적에게 피해를 주지만 첫 번째에게 더 큰 데미지를 입힌다.

그렇기에 나와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미니언을 동시에 노려 던졌겠지만.

'뻔한 노림수.'

뻔하게 던져오는 표창은 뻔하게 피할 수 있다.

애초에 노리고 싶어서 안달이 날 위치에 서있었다.

자드의 표창 쿨타임은 6초.

그 6초간 이제 자드는 미니언을 건들 시늉도 하지 못하리라.

만약 가까이 오기라도 한다면.

콰득!

근거리 미니언이라도 한입 먹어보려던 자드는 호되게 혼나서 쫓겨난다.

검은 구체와 평타를 동시에 때리는 산다라의 견제는 두 번만 제대로 맞으면 킬각이 나올 정도로 매섭다.

'그래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

다른 근접 AD챔프였다면 정말 숨도 못 쉬게 압박할 수 있었을 터다.

하지만 자드는 저렇게 기력코스트의 표창을 계속해서 던져 최소한의 CS를 챙기는 게 가능하다.

더군다나 그 표창에 계속해서 긁히면 라인주도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것이 산다라가 자드를 상대로 까다로운 이유.

때문에 산다라 유저들은 자드를 상대로 쫄아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야 아니된다.

'멀리 내다보고 라인전을 이끌어야 한다.'

굶주린 짐승은 사나워진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굶주리고 굶주려서 대들 기운도 나지 않게 만들면 오히려 얌전해진다.

자드는 그렇게 조련해야 한다.

아주 끈덕지게 견제해 자드를 CS에 굶주리게 만든다.

평타로 미니언을 먹을 시늉도 할 수 없게 해버린다.

그러면 자드는 당장 나를 견제하는 것보다 눈 앞의 CS에 고개가 돌아가기 마련이다.

배고픈 이상 먹어야 할 테니까.

자드의 표창은 미니언에게만 향하게 된다.

토옹!

산다라의 W스킬, 구체 투척은 긴 사거리를 가졌다.

자드가 표창을 날리려 올 때 한 대 먹여준다.

쿨타임이 길어 자주는 날릴 수 없지만 이렇게 조금씩 체력을 깎아 놓으면 자드의 행동이 소극적으로 변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라인전을 아주 편하게 만들어준다,

라인주도권을 완전히 틀어 잡고 압박하기만 하니 당연 편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자드가 얌전해진 데에는 예은이 선택한 챔피언 때문도 있다.

쿠! 챠앙!

예은이 플레이하는 탈리반 3세가 미드에 간간히 들린다.

자드는 그림자 분신이란 이즈레알 뺨치는 생존기가 있어 갱킹을 성공시키긴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위협만 줘도 자드는 라인전이 무척이나 어려워진다.

그림자 분신은 공격기로도 활용할 수 있는 스킬.

그 스킬을 생존기로만 써야 하니 당연한 노릇이다.

<됐냐?>

"그래, 잘했다 잘했어."

탈리반의 깃창과 내 스턴이 한 번이라도 연계되면 그대로 킬각이라는 사실을 모를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자드는 그림자를 견제하는데 쓰지 못하고 있다.

나도 자드를 해서 알지만 이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기력 코스트라는 장점을 활용해 견제를 퍼붓는 자드는 상당히 까다롭다.

내가 잘난 덕분에, 그리고 예은이 쪼오금 도와준 덕분에 라인주도권을 확실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초반에 빡견제를 해서 CS를 차이를 벌려 놓으면 6레벨 이후가 편해진다.

찰칵!

자드를 상대로 아이템 선택이 엄청 난감한 건 맞다.

한 마디로 이거다 할 만한 게 없다.

이렇게 고민이 될 때 가장 좋은 템트리.

바로 가성비 좋은 두란링이다.

나는 두란링 세 개에 방어력을 올려주는 천옷을 들고 있다.

다시 라인에 복귀한 자드의 아이템은 장검 두 자루와 마법 저항의 망토.

스킬포식자를 살 돈이 약간 부족했던 모양이다.

'일부러 노려서 귀환 타이밍을 잡았으니 말이야.'

라인주도권을 잡고 있는 측에선 귀환 타이밍을 멋대로 잡을 수 있다.

특히나 산다라처럼 라인푸쉬가 좋은 챔피언이라면 더더욱이다.

내가 귀환을 하면 자드도 어쩔 수 없이 귀환을 택해야 한다.

나는 CS의 개수롤 통해 자드가 가지고 있는 골드를 예측했고.

의도적으로 스킬포식자가 나오지 않게 귀환타이밍을 잡았다.

산다라를 상대로 스킬포식자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적지가 않으니까.

토옹!

구체 투척의 긴 사거리로 자드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하지만 이제 파격적인 견제는 하기가 힘들어졌다.

스턴기인 검은 파동을 아껴놔야 하기 때문.

자드의 반격은 둘째 치고 갱킹이 까다로워졌다.

적팀의 정글러는 리심이다.

6레벨 이전까지야 음파만 어떻게 피하면 탈리반의 역갱을 기대할 수 있었다.

탈리반이 미드 위주로 동선을 짜고 있는만큼 조금만 버티면 됐다.

그런데 서로 6레벨에 도달해 리심이 궁극기를 배워버리면 정말 한 순간의 미스로 킬각이 나올 수 있다.

아니, 데미지를 조금만 보태도 자드의 궁극기에 당해버릴 위험이 크다.

그림자 분신과 궁극기, 진입기가 두 개나 되는 자드는 정말 까다로운 암살자니까.

그런만큼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바로 AD챔피언 이라는 것.

그리고 상대 리심 또한 AD챔프다.

적팀의 탑라이너가 전기쥐인만큼 올AD조합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탈리반이다.

현재 탈리반 3세는 AD챔피언을 상대로 막강하다.

쿠! 챠앙!

예은의 탈리반이 적팀의 정글로 침입했다.

한 마디로 카정을 갔다.

그러나 1:1로 한정하자면 리심은 탈리반보다 강력한 챔피언이다.

동레벨의 상대에게 풀콤보를 박을 수만 있으면 아주 박살을 낼 정도로 말이다.

그럼에도 예은이 카정을 선택한 이유.

당연 믿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쿠우!

선공을 허용하긴 했지만 리심의 반격은 매섭다.

Q평E평RQ평E처럼 깔끔한 콤보는 아니긴 해도 가진 바 스킬을 전부 때려넣는다.

그로 인해 들어가는 데미지는 의외로 치명적이지 않았다.

탈리반이 착용한 빨간 장갑은 정글링 전용 아이템.

부수적인 효과로 방어력을 20 올려 준다.

물론 이 뿐이라면 리심의 공격이 먹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바로 탈리반 3세의 E스킬, 이마시야의 깃발 덕분이다.

이마시야의 깃발은 패시브로 방어력을 상승시켜 준다.

그런데 사용하면 그만한 수치의 방어력을 한 번 더 올려주는 버프를 활성화 시킨다.

E스킬부터 선마한 탈리반 3세의 방어력은 110.

물리 데미지에 한해서 어마어마한 탱킹능력을 자랑한다.

퍼억!

퍼억!

1:1 싸움에서 탈리반이 리심을 압도한다.

이마시야의 깃발을 선마스터한 탈리반은 공격속도 또한 리심에 뒤쳐지지 않는다.

맞상대가 안된다고 생각한 리심은 어쩔 수 없이 점멸을 사용해 도망간다.

탈리반은 추적하지만 함정이었다.

구오오..!

그림자 분신으로 벽을 넘은 자드가 탈리반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자드의 궁극기, 죽음의 선고가 발동됐다.

그 효과는 3초간 자드가 가한 피해의 일정수치만큼 추가 데미지를 입혀버린다.

더욱이 죽음의 선고를 사용한 자리에 하나의 그림자를 남긴다.

탈리반은 재빨리 흙벽을 일으켜 자드를 가둔 후 점멸로 탈출했지만 부족하다.

이쯤에서 놔주는 게 현명한 판단일 텐데도 자드는 과감하게 점멸로 따라가 딜을 우겨 넣었다.

화르륵..!

방어력이 워낙 높았던 지라 탈리반은 자드의 원콤을 버텨냈다.

그럼에도 방어력을 그대로 뚫고 들어가는 발화의 고정데미지만큼은 어찌할 방도가 없다.

그렇게 자신이 넣을 딜을 다 넣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자드.

자드는 궁극기를 사용해 남긴 그림자와 자신의 위치를 바꾸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무리해서까지 적을 따라가도 다시 도망갈 수단이 있다.

과연 훌륭한 암살자 챔피언.

파아앙!

하지만 수법이 드러난 암살자는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다.

자드가 자신의 개인기를 자랑하는 사이.

나 또한 과감히 점멸해 벽을 넘었고 그 덕분에 늦지 않을 수 있었다.

자드가 도망간 위치에 검은 구체가 정확하게 쏘아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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