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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04화 (30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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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여유만만 도망갔던 자드에게 굴러가는 의문의 일격.

자드를 상대해보지 않은 이들에겐 당황스런 상황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나에겐 통하지 않는다.

내가 쏘아낸 검은 파동에 의해 자드는 1.5초간 행동 불능의 기절상태에 빠졌다.

토옹!

멈추지 않는다.

들고 있던 구체를 투척해 자드를 둔화시킨다.

이로써 주위에 있는 구체는 두 개.

기본적으로 산다라의 주위를 돌고 있는 세 개의 구체까지 더해져 총 다섯 개다.

파바바바밧!

다섯 개의 구슬이 쳐박히며 발화 또한 자드의 몸을 태운다.

자드는 스턴이 풀리자마자 부랴부랴 걸음을 떼지만 수가 없다.

아무리 귀신같은 생존성을 자랑하는 자드라 해도 모든 스킬이 빠진 상황.

다가가서 평타를 툭 두들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리심까진 어찌할 수 없었지만 자드를 따낸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이것으로 예은의 명복을 빌어줄 수 있게 되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나 아직 안 죽었거든?>

"쳇, 끈질긴 자식."

죽은 줄 알았던 예은의 목숨줄이 붙어있었다.

입까지 살아서 쫑알거린다.

물귀신처럼 끈질긴 녀석.

체력바가 보일듯 말듯 수준인 걸 보면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분명 발화에 죽을 체력이었는데.

'신규 특성 덕분에 살아버렸나.'

프리시즌에 들어서 새로 업데이트된 특성 목록.

그 중 눈여겨 볼만한 특성 중 하나인 아찔한 게임 덕분이다.

아찔한 게임은 적 챔피언을 처치하면 잃은 체력과 마나를 5% 회복한다.

탈리반은 내가 자드를 딴 덕분에 살 수 있었다.

<하? 내 덕에 니가 킬을 먹은 거겠지.>

"하여튼 한 마디를 안 지네."

나도 예은도 귀환 타이밍을 잡은 터라 여유가 있지만 끈질기다.

정말 기가 세도 저렇게 셀 수가 없다.

고맙다는 한 마디를 어떻게 하지를 못하는 성격.

그런 예은에게도 카운터가 하나 생겨버렸다.

<부부싸움 그만하고 봇갱이나 와줘. 힘들어 죽겠다야.>

나랑 예은이 티격대다 보면 태클이 걸려온다.

처음엔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꼴이라 조마조마했지만 의외로 그렇지도 않았다.

예은의 반응이 생각보다 싱겁다.

<헛소리말고.. 미드는 풀렸지? 그럼 봇 좀 본다.>

시큰둥한 어조로 받아치는 예은의 말마따나 아직 경기 중이다.

방금의 교전은 대세에 영향을 줄만 했지만 확정적이지 못하다.

킬을 먹은 내가 킬값을 해야만 한다.

찰칵!

겁나 쓸데없는 큰 지팡이를 구입할 수 있었음은 의미가 크다.

자칫 골드가 애매했던 마법 관통력의 신발이나 네크로노미콘을 가야 했을 테니까.

아무리 라인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태라 할 지라도 자드는 자드.

방심이 허용되지 않는 상대다.

콰득!

평타로만 CS를 챙기며 스킬은 견제의 용도로 활용한다.

마음같아서는 격하게 압박하고 싶지만 그러기가 힘들다.

점멸이 없는 이상 갱킹, 혹은 로밍의 위험에 노출되기 싶다.

하다 못해 발화라도 돌아와야 한다.

Q스킬, 검은 구체를 마스터하게 되면 적 챔피언에게 15% 추가 피해를 입힌다.

엄청난 순간 누킹력을 자랑하는 산다라에게 이 15%의 차이는 적지가 않다.

적을 원콤내냐, 내지 못하냐의 차이는 현저하기 때문.

특히 정글러에게서 나를 보호할 땐 더더욱이다.

파아앙!

라인 중간에서 아주 천천히 미니언을 먹다가 한 번에 확 깔끔하게 밀어버린다.

포탑을 끼고 미니언을 먹는 자드를 견제한다면 꽤나 곤욕스럽게 만들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갱킹의 위험은 항상 생각해야 하니까.

산다라의 카운터가 괜히 갱킹이라 불리우는 게 아니다.

CS격차를 벌리는 정도로 만족하며 더티파밍을 병행하면 그것도 나름대로 쏠쏠하다.

찰칵!

고된 농사 끝에 완성되는 조냐의 물시계.

이로써 게임은 끝이 났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승기가 굳어졌다.

내가 괜히 지루하게 파밍 위주로 사리고 있었던 게 아니니까.

이렇게 설레발을 할 정도로 자드라는 챔피언을 상대로 조냐는 의미가 깊은 아이템이다.

"바로 용가서 한타 걸자."

<어? 봇은 조금 더 성장이 필요한데. 도박수가 되는 건 아니려나.>

로크도그는 조금 더 성장을 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래서야 아니된다.

우리가 성장하는 만큼 적도 똑같이 커버리니까.

목표했던 아이템이 나온 이상 썩히지 않고 써먹어야 한다.

내가 가장 강한 타이밍에 승부수를 둔다.

라인에 복귀하자마자 미니언을 정리한 나는 용으로 향했다.

그리고 탈리반이 오자마자 망설임없이 친다.

서로의 탑라이너가 합류할 틈이 없어 정식 한타는 될 수 없다.

4:4 교전, 서로의 머릿수가 하나씩 적다.

나도 자드도 활약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다.

콰득!

블루버프가 아슬아슬 유지되고 있다.

그 덕분에 안 그래도 쿨타임이 짧은 검은 구체가 용을 빠르게 잡아뜯는다.

하지만 용을 채 반도 잡기 전에 적팀의 이니시가 걸려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하앗!>

조금 앞에 돌출돼 있던 내 산다라에게 음파를 맞힌 리심이 돌격해온다.

아군이라고 이를 보고만 있진 않는다.

탈리반 3세가 칼같이 깃창을 사용해 리심의 돌진을 끊는다.

그 순간.

<커져라!>

적팀의 서포터 랄라가 점멸과 동시에 궁극기를 사용한다.

그로 인해 역으로 튕겨져 나가는 탈리반.

그 황금같은 기회를 리심은 놓치지 않았다.

이~쿠우!

리심이 매끈한 와드방로로 나를 배달해냈다.

그러자 적팀의 원딜러 미스터 포텐이 총구를 터트리며 나를 사격한다.

나를 상대로 이를 갈고 있던 미역슨의 자드 또한 부단하다.

라인전에서 받은 고통을 잊지 않았다는 듯 득달같이 달려든다.

구오오..!

자드가 궁극기인 죽음의 선고로 나를 노려온다.

아무리 탈리반의 깃창 버프에 의해 방어력이 다소 올라갔다지만 지근거리에서의 공격은 위험하다.

원딜계의 맞딜 황제라 불리우는 미포의 공격도 따갑다.

하지만 내가 반항도 없이 여기까지 끌려온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파바바바바밧!

총 여섯 개나 되는 구체가 미스터 포텐의 몸을 두들긴다.

용을 부단히 때리고 있었던 것은 검은 구체를 쌓아두기 위함도 있었다.

물론 이 이상의 딜을 때려 박기엔 내가 위험해지겠지만.

띠이잉..!

신발까지 생략하며 뽑았던 조냐의 물시계가 그 수고를 다한다.

그 효과로 점멸도 없는 내가 적진영 안에서 2.5초간 생존하는 게 가능하다.

의미없는 시간 끌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 만도 않다.

콰직!

3초가 지나 터져버린 자드의 궁극기.

죽음의 선고는 자드가 가했던 피해량에 더해 1.0AD계수를 따로 가지고 있다.

산다라의 궁극기와 마찬가지로 단일 타겟팅이라는 단점이 있긴 해도 그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그 강력함.

조냐의 물시계를 사용하면 무효화된다.

'내가 괜히 조냐의 물시계를 서둘러 올린 게 아니지.'

조냐의 물시계는 사용시 2.5초간 행동불능의 황금상으로 변한다.

그리고 적의 공격을 올곧게 씹어낸다.

이것은 자드가 나에게 걸은 궁극기와 발화도 마찬가지.

어떠한 공격도 범접을 불가한다.

이렇게 잘 막아냈다 쳐도 시간 벌이에 불과한 것 또한 맞다.

이 이상 버티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충분하다.

산다라가 궁극기로 쏘아냈던 구체가 주변 바닥을 구르고 있으니까.

파아아아앙!

여섯 개의 검은 구체가 굴러나가 적을 기절시킨다.

적팀은 당연 대비를 했지만 시전자인 나조차 어지로 튈지 모르는 구체를 무슨 수로 전부 피하겠는가.

미스터 포텐과 랄라가 봉변을 맞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전판부터 자꾸 내 목숨을 쉬이 버리는 감은 있지만 그만한 성과를 냈음은 물론이다.

RPG게임마냥 죽는다고 경험치를 떨구는 게 아니니만큼 할 때는 해주는 게 옳다.

내 희생으로 완전히 걸려버린 한타는 서로의 전멸을 원한다.

콰아앙!

루나의 궁극기가 랄라의 머리 위에 정확히 떨어진다.

그리고 밤하늘의 검이 리심을 붙든다.

이미 탈리반과 크레이브즈의 폭딜에 걸레짝이 된 리심은 접어두고 중요한 건 자드.

하지만 그 자드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버거킹!>

예은에게도 자드의 특징을 알려줬다.

자드라는 챔피언을 대체 어떻게 노려야 하는지.

사전정보없이 상대하기엔 자드는 까다로운 챔피언이다.

그런 자드라도 이제는 도망갈 구석이 없어 보인다.

쿠! 챠앙!

탈리반의 궁극기에 갇힌 자드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자드를 모르는 이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탈리반은 판단을 망설이지 않았다.

탈리반의 깃창이 자드를 정확하게 둘로 쪼갠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더블 킬!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 또한 만신창이가 됐지만 적팀은 전멸이다.

원딜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덕에 용 또한 챙겼다.

얼핏 압도적으로 이긴 한타지만, 내가 허무하게 죽어버렸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한타를 유도한 사람이 나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조냐의 물시계가 나오자마자 무리하게 용한타를 건 이유는 당연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

즉, 모든 것이 의도대로다.

'차인 것도 포함해서 말이야.'

리심의 이니시에 랄라의 스킬이 모두 빠진 것을 확인한 나는 적의 노림수대로 순순히 차여줬다.

만약 랄라에게 W스킬 심술쟁이가 남아 있었다면 검은 파동으로 리심을 밀어내든, 아니면 차이는 각도를 조정하든 반항을 했을 것이다.

CC기에 걸려버리면 조냐의 물시계를 쓰는 타이밍조차 잡을 수 없기에 당연한 일.

하지만 결과적으로 상황은 나에게 웃어줬고 슈퍼플레이를 하려던 리심은 역으로 아군을 터트린 꼴이다.

'이제는 뒤집을 수 없다.'

가속화되는 스노우볼.

안 그래도 유리했던 승기는 이제 겉잡을 수 없다.

이미 내 머릿속에서 이번 게임을 어떻게 끝마칠 지는 구상이 완료돼 있다.

지루할 틈도 없이 화끈하게 몰아붙여 끝장을 본다.

"정비 빠르게 마치고 적 블루로 가자."

슬슬 적팀의 블루가 젠이 되는 타이밍이다.

용처럼 글로벌 골드는 주지 않아도 블루 또한 가치가 높은 오브젝트다.

한타를 할만한 가치가 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선택지정도는 된다.

블루 버프를 지키려고 하면 교전을 불사해야 하고.

포기하면 블루버프를 뺏기게 된다.

자신의 것을 뺏으려고 하는데 반항하지 않을 리가 있나.

하지만 적팀은 신중했다.

성장을 하기 위해 과감히 블루를 포기했다.

자드의 블루의존도가 아주 높지는 않다는 이유도 한몫했을 터.

미안하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블루 지역을 장악한 건 그저 한타를 열 건수를 만들기 위함이었으니까.

파아앙!

블루를 강탈했음에도 멈추지 않고 탑라인을 향해 압박한다.

마법 관통력의 신발과 블루 버프까지 있는 잘 큰 산다라의 위엄.

어쩌다가 볼링공에 맞기라도 하면 그대로 끔살이라는 사실을 적팀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제대로 된 방어가 되지 않는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탑라인의 2차 포탑까지 공짜에 가깝게 파괴했다.

이쯤 뺏었으면 좀 돌아가주지.

적팀은 염원하고 있겠지맘 멈춰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공세를 이어나간다.

화락!

챠라락!

자드와 분신이 각각 하나씩 표창을 쏘아낸다.

몰려오는 미니언 웨이브를 막기 위함.

자드는 AD챔피언 치고 라인클리어가 제법 되는 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법인 수준.

생존기이자 진입기인 그림자 분신도 빠지는 데다가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에 비해 잘 큰 산다라의 라인 클리어는 사기에 가깝다.

파아아앙!

라인클리어와 포킹이 동시에 된다.

두 개의 구체를 쏘아내 하나는 미니언을, 다른 하나는 적팀의 챔피언을 노린다.

살짝 애매한 타이밍.

우리 화끈한 누님이 아니라면 뛰어들 생각도 하지 못했으리라.

<버거킹!>

점멸이 빠진 미스터 포텐이 탈리반의 궁극기에 갇힌다.

양 팀의 운명을 결정하는 한타가 열려버렸다.

물론 적팀이라고 수가 없는 건 아니다.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적팀의 탑라이너.

전기쥐가 백만볼트를 사용하며 점멸 이니시를 걸어온다.

파바바바밧!

등장과 동시에 이별이다.

지나치게 잘 큰 산다라의 궁극기와 발화, 그리고 검은 구체와 투척까지 꽂히며 그대로 사망한다.

아직 조냐의 물시계가 나올 타이밍이 아닌 전기쥐는 그걸로 퇴장.

올AD에 가까운 적팀으로서는 방템을 둘둘 두른 탈리반 3세를 녹일 딜링이 충분치 않다.

이대로 마무리가 지어지는 게임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굴만큼 임펙트가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리라.

이조차 다가올 네 번째 세트의 예고편에 불과하는 사실을.

심지어 두 가지 의미로 말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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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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