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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06화 (30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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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영락한 기사의 검.

차후 크게 너프를 먹고 다른 아이템들이 상향되면서 묻히게 되긴 한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자드에게 이만한 아이템은 없다.

그런데 사실 이 영락검의 옵션은 애매하다.

그 때문에 자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논란이 일었을 정도다.

표창으로 포킹이 되는 자드이니만큼 방관이나 공격력템 위주로 가는 게 맞지 않겠는가?

영락검은 공격력도 낮고 쓸데없는 공속이나 붙어있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가는 거냐 하는 뜨거운 감자.

그 의문이 풀리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자드를 제대로 플레이할 줄 아는 장인들이 생기고 나서야 답을 내릴 수 있던 논쟁이다.

─CLC Error님이 네네톤을 지목.

미드 라인을 빠르게 밀고 가는 로밍이다.

한 번의 솔킬 덕에 라인주도권을 잡은 나는 움직임이 자유롭다.

물론 대회에서의 로밍은 솔로랭크와 다르다는 사실을 잊어서야 안된다.

로밍의 여건을 만들기도 힘들 뿐더러 손해를 감수해야 하니까.

그럼에도 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내린 판단이다.

상대의 허점을 찔렀다는 것 또한 크게 작용했다.

쿠와아앙!

헤일커드의 말화이트가 네네톤에게 들이박는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데미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미 워울프의 심장이라는 체력을 1천이나 올려주는 코어템이 완성된 네네톤은 단단하다.

게다가 체력 재생력까지 미쳐 돌아간다.

순수 탱커인 말화이트가 주는 조막만한 데미지는 네네톤에게 위협도 되지 않는다

꾸드득!

천참만륙과 참혹한 난도질로 말화이트를 오히려 역관광.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말화이트는 네네톤에게 당해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말화이트가 시간을 버는 사이에 내가 도착하지 않았다면.

구오오..!

말화이트의 굴렁쇠에 의해 느려진 네네톤은 샌드백이다.

네네톤은 생존기와 점멸로 뒤늦게 내빼지만 이미 늦었다.

영락한 기사검의 효과는 4초간 상대의 이동속도를 30% 빼앗는다.

즉, 나는 빨라지고 네네톤은 느려진다.

여기에 더해 그림자 분신으로 네네톤의 뒤를 잡는다.

꾸뤄러러럭!

네네톤이 궁극기를 사용해 체력을 뻥튀기시킨다.

안 그래도 탱템계의 OP인 워울프의 심장 덕에 높디 높은 체력이 더욱 더 불어났다.

하지만 내가 첫 번째로 뽑은 코어템인 영락한 기사의 검.

탱커학살자라고는 이명이 붙은 아이템이다.

서걱!

서걱!

탱커를 잡는 건 %데미지라고 하던가.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네네톤이 순두부 썰리듯 잘려나간다.

자드의 패시브만을 이르는 게 아니다.

영락검은 매 평타에 적이 가진 현재 체력의 5%만큼 추가 물리피해를 입힌다.

이는 내가 선택한 방어구 관통력룬과도 상호작용을 한다.

챠라라락!

빠른 공격속도로 네네톤의 체력바를 썰어버린 나는 마무리로 표창 두 개를 때려넣었다.

내가 3초간 우겨 넣었던 피해량의 2할이 콰직! 하고 터져버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영락검의 패시브로 가했던 %데미지는 물론.

액티브 또한 네네톤의 체력을 15%나 빼앗았다.

여기에 더해 자드의 패시브는 8%의 체력 비례 데미지.

워울프의 심장은 확실히 현 대세라고 불릴 수 있는 탱커 아이템이지만 상성이 나빴다.

네네톤의 높은 체력만큼이나 나는 강력한 딜링을 쑤셔 박을 수 있었으니까.

<자드 진짜 쎄네. 탈론하고는 비교가 안되는 구나.>

딜교환이 성립되지 않던 단단한 악어의 죽음을 목격한 헤일커드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그만큼이나 강제로 네네톤을 때려잡은 광경은 임팩트가 대단했다.

탱커잡는 암살자라니.

로드 오브 로드의 기본적인 이치를 무시한 셈이니까.

물론 네네톤이 사슬 갑옷이라도 입는다면 더 이상 암살을 시도하긴 글렀다.

아무리 %뎀이다 뭐다 해도 결국 탱커는 암살자의 카운터.

게다가 방금의 킬에는 대가 또한 따르기에 무작정 이득인 것만도 아니다.

─적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아군 서포터 루나가 와드로 체크했음에도 적팀은 대놓고 용을 챙겼다.

내가 탑라인에 로밍을 간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아쉬워서 라도 챙길 수 있는 건 전부 챙겨간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상황을 정리하자면 적팀은 용이 주는 글로벌 골드로 고루 성장했고.

아군은 그보다 낮은 글로벌 골드를 주는 포탑과 1킬을 챙겼다.

나와 말화이트는 성장의 계기가 됐지만 다른 라이너들은 손해를 본 셈이다.

이렇게 나열해 보면 썩 웃어주는 상황이 아닌 것 같지만 이 또한 운영의 한 방식.

이번 판에서는 내가 잘 크는 게 중요하기에 내린 판단이다.

서걱!

서걱!

탑 1차가 나감으로서 더 이상 라인전을 진행할 명분이 사라졌다.

팀원 네 명을 미드로 돌린 나는 봇라인에서 스플릿을 시작했다.

지금도 잘 큰 상태지만 더욱 더 무럭무럭 성장하기 위함.

어차피 자드는 대치 구도에서 할 수 있는 게 산다라보다 적다.

'조냐의 물시계가 나왔기도 하고.'

이전 판의 나와 비슷한 템트리를 가고 있는 산다라는 뒤늦게나마 조냐의 물시계를 완성했다.

이렇게 되면 나는 산다라를 한순간에 녹여버린다는 선택지를 잃고 만다.

이만큼이나 산다라 또한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존재한다.

마나회복템을 구입하지 못했기에 산다라는 대치 구도에서 위력적인 포킹을 할 수 없다.

그 덕분에 아군은 대치상황을 무리없이 버틸 수 있다.

한 마디로 시간을 끌기 괜찮은 상황이다.

그렇게 아군이 벌어준 시간 동안 나는 더욱 더 성장해야만 한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나를 막으러 네네톤이 오는 사이에 이미 포탑은 철거됐다.

자드는 스플릿 빠르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챔피언.

아주 잠깐만 한눈 팔아도 치명적이다.

'사슬갑옷에 어쌔신의 신발이라.'

이전에는 워울프의 심장 하나만 달랑 들고 있어 %데미지를 믿고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방템을 두르기 시작하면 난감하다.

1:1로는 절대 죽일 딜이 나오지 않는다.

그것 뿐이면 다행일까.

체력 회복력도 좋은 네네톤은 포킹에도 강하다.

산다라처럼 야금야금 체력을 깎아 잡아먹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서로 맞파밍을 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

챠라락!

그림자 분신을 사용해 라인을 쭉 밀어버린 나는 우물로 귀환했다.

목표했던 아이템을 살 돈이 나온 이상 라인에 있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

두 번째 아이템은 새까만 양날도끼다.

'탱커를 상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지.'

유령의 영혼검이 자드에게 더 알맞은 건 맞다.

그러나 현재 새까만 양날도끼는 명실상부한 OP아이템.

방템을 둘둘 두르는 탱커를 상대로 이만한 아이템이 또 없다.

자드는 이전에 플레이했던 노텀과 스킬구조가 다르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

꾸드득!

다시 라인에 도착하자 미니언 웨이브를 한 보따리 몰고 온 네네톤이 딜교환을 걸어온다.

할퀴고 채썰기로 돌진해 나에게 스턴을 걸고 천참만륙을 내리긁는다.

자신감이 충만한 딜교환.

미니언을 믿고 설칠 수 있는 행패다.

섣불리 반격했다간 미니언들의 공격만으로 반피가 나갈 수 있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는 사리는 게 옳은 판단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언제나 예외가 존재하는 법.

자드는 일반적이다, 라는 말과 거리감이 있는 최흉의 암살자다.

화락!

챠라락!

할퀴고 채썰기를 재사용해 내빼는 네네톤에게 표창과 회전베기가 적중한다.

이어서 그림자 분신을 재사용한 나는 네네톤의 코앞까지 당도했다.

연이어 평타를 가격한 순간 적팀의 미니언들이 나를 노린다.

'역시 미니언이 깡패는 깡패야.'

내가 가한 데미지보다 오히려 미니언의 공격이 매서울 정도다.

실제로 표창에 그인 네네톤의 체력은 얼마 달지도 않았다.

상대의 입장엔 가소로기 짝이 없을 반격.

그렇지만 진짜는 이제부터다.

서걱!

서걱!

느려진 네네톤을 따라가 평타를 긁어댄다.

아까와는 달리 묵직하게 박힌다.

새까만 양날도끼의 효과.

적에게 물리피해를 입혀 방어력을 감소시킨다.

그 효과가 최대 중첩까지 쌓임으로서 네네톤은 사슬 갑옷 하나를 벗어던진 셈.

네네톤은 미니언들을 믿고 광오하게 반격을 하려 하지만 난 아직 궁극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구오오..!

자드의 궁극기, 죽음의 선고는 데미지만 놓고 봐도 훌륭하지만 부수적인 효과가 각별하다.

나를 향해 화살을 쏘아내던 미니언들.

그 미니언들의 공격이 오갈 데를 잃는다.

더 이상 나를 노리지 않는다.

죽음의 선고를 사용하면 마치 마스터 오브 이의 알파 슬래쉬처럼 일순간 미니맵에서 사라진다.

그 효과가 있어 미니언들은 나를 더 이상 포착하지 못한다.

뒤늦게 위기감을 느낀 네네톤이 부랴부랴 걸음을 옮기지만 이미 늦었다.

서걱!

서걱!

미니언의 공격을 회피했을 뿐만이 아니라 네네톤의 뒤를 잡기까지 한다.

자드의 궁극기는 돌진기의 성격까지 지녔다.

그만큼이나 사용자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지만.

'플레이어가 바로 나니까..!'

지옥 끝까지 따라가 네네톤을 추살한다.

그 시작 단계로 영락검의 액티브를 사용해 네네톤의 체력과 이동속도를 빼앗는다.

서걱!

화락!

이제 와서 도망가려고 해봤자 헛수고다.

느려진 네네톤은 조금 단단한 샌드백에 불과하다.

그 단단함마저 새까만 양날도끼의 효과로 깎여진 상황.

그렇게 취약해진 상태에서도 역시 네네톤은 단단하다.

초중반의 패자라 불릴 만한 챔피언이다.

우직하게 탱템만 올린 보람이 있어 네네톤은 내 궁극기 데미지를 버텨냈다.

콰직!

표창 데미지가 포함되지 않은 궁극기인지라 다소 약한 감이 있다.

네네톤은 당장 목숨을 부지하지만 어차피 곧 꺼질 촛불.

다시 한 번 표창의 쿨타임이 돌아왔다.

깨닫지 못했을 뿐 네네톤은 이미 죽은 목숨이다.

화락!

챠라락!

자드의 회전베기로 적을 가격하면 그림자 분신의 쿨타임이 2초씩 줄어든다.

그리고 이미 회전베기로 세 번이나 네네톤을 그었다.

그림자 분신으로 재차 네네톤을 따라간 나는 결정타를 박아넣었다.

지옥 끝까지 추격을 한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CLC Error님이 학살 중입니다!

확실히 어지간한 암살자들이 상대라면 워울프의 심장 하나만 둘러도 충분하다.

그렇기에 네네톤은 당당했고 나에게 죽을 거라는 전제는 세워놓지도 않았을 터다.

하지만 이게 웬걸?

결과는 두 눈 뜨고 보기 참담한 지경이다.

자드를 일반적인 암살자라 생각한 어리석은 네네톤의 말로다.

여건만 주어지면 탱커조차 씹어먹는 게 바로 자드라는 챔피언.

그리고 그 여건은 이미 갖춰졌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아군 네 명이 더욱 더 거세게 미드 라인을 압박하고 있는 사이.

나는 적팀의 2차 포탑을 파괴했다.

아무리 적팀에게 용을 내줬다고 해도 포탑 세 개에 비하자면 새 발의 피다.

글로벌 골드의 무게추는 확실하게 기울어졌다.

<용 30초 남았다. 같이 시야작업 좀 해줘.>

<산다라 조냐 있고 리심 톨라리 펜던트 떴으니 다들 주의해.>

이번 용은 아까처럼 마냥 내줄 수 없다.

용을 내줬다간 기껏 벌린 글로벌 골드의 격차가 따라잡힌다.

결정적으로 네네톤이 구입한 아이템을 확인한 나는 한타를 하고자 마음먹었다.

'바늘 갑옷을 벌써 뽑다니 제정신인가.'

바늘 갑옷은 방어력이 100이나 달린 대 AD챔피언 전용 아이템.

까놓고 나만 마크하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방어력이 200을 넘어가는 괴물딱지를 잡느니 차라리 한타를 하는 편이 속 편하다.

챠라락!

대치 구도에서 자드가 산다라보다 아쉬운 건 맞아도 나름대로 반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부족함이 드러난다.

슬슬 이니시가 필요하다.

그것도 화끈한 이니시가.

아군 말화이트와 탈리반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쿠! 챠앙!

깃창으로 돌진한 탈리반 3세가 점멸을 사용해 궁극기를 내리 꽂는다.

대상은 적팀의 미드라이너 산다라.

산다라는 검은 파동을 사용해 밀어내지만 멈출 수 없다.

탈리반 3세는 궁극기 사용 중 모든 CC기를 무효화하니까.

흙벽에 갇혀버린 산다라는 어쩔 수 없이 점멸을 사용해 거리를 벌린다.

그 순간.

쿠와아아앙!

똑같이 점멸을 사용한 말화이트의 궁극기가 산다라와 리심을 한꺼번에 띄워버린다.

한타의 이니시가 제대로 걸렸다.

물론 이니시를 걸었을 뿐이지 승기가 넘어왔다고 보기엔 이르다.

적팀은 아직 궁극기를 쓰지도 않았거니와 주력 딜러인 고르키가 건재한다.

그 건재한 고르키의 눈앞에 별안간 검은 그림자가 솟아났다.

구오오..!

나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서 생존기를 사용해버리는 고르키.

반에 반박자 늦게 발동한 자드의 궁극기가 고르키에게 죽음을 선고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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