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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09화 (30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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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크~ 준결승전 정말 꿀잼이었다.

인터뷰까지 포함해서 LOOOOL.

나도 게임이랑 연애, 직장 동시에 하고 싶어라..

└그냥 친구라잖아. 인터뷰 못 봄?

└그럼 대놓고 우리 사겨요! 이러겠냐? 누가 봐도 그렇고 그런 사이구만.

└동시고 나발이고 어차피 안 생겨요.

의외라면 의외일까.

준결승전의 인터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선수의 개인실력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깎아내리는 매도.

적어도 래딧사이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인터뷰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준결승전에서 뮴뮴 선수가 보여준 경기력이 수준급이었기에 일어날 수 있었던 변화다.

─[브론즈]선수 까는 애들 글제목에 티어 박고 말해라.

조별 리그부터 뮴뮴 누님이 출전했던 경기들 정글 차이 압도적이었다.

미터스 상대로도 반반은 갔던 거 같고.

뮴뮴 누님 까는 놈들 티어가 어디길래 겜보는 눈이 그 모양이냐?

앞으로 글쓸 때 제목 앞에 티어 적어놔라.

일단 나부터 솔선수범 한다.

알겄냐?

└겜잘알이네. 준결승전에서 산다라한 판도 정글러가 주도권 안 잡아줬으면 라인주도권 얻기 힘들었지.

└LUUUL 브론즈가 뭘 안다고 나불대냐?

└ 글 앞에 [브론즈]를 진짜 붙임. LOLOLOL

└글쓴이 티어 마스터잖아. 브론즈는 장난이고;

└골송합니다….

뮴뮴 선수의 실력을 가장 가시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경기가 바로 준결승전.

TSK의 정글러 카인트를 시종일관 압도했다.

경기의 포인트를 미드라인에 두고 보면 입감하기 편하다.

미역슨은 첫 판을 제외하곤 라인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그 이유가 비단 Unknown Error의 실력이 미역슨보다 뛰어났기 때문만이 아니다.

바로 정글러의 개입 차이.

그리고 상황에 맞는 픽과 아이템 선택도 한몫 했다.

뮴뮴 선수는 미드 위주로 동선을 짬과 동시에 하나 더 어려운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바로 공격적인 정글 플레이.

상황에 따라 카운터 정글도 서슴지 않았을 정도다.

이는 대단히 리스크가 높은 플레이지만 성공만 한다면 게임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게 가능하다.

즉, 정글차이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더욱이 공격적인 정글러는 상대의 정글 루트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 정글에 유령이 없으니 이곳을 왔다 갔겠구나 같은 식으로.

그렇게 되면 미드 위주로 역갱을 봐도 탑과 봇라인 또한 적팀의 갱킹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프로레벨에서 카정을 시도하는 것은 말마따나 쉽지가 않다.

이를 해낸 뮴뮴 선수의 기량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미역슨이 자드 픽했을 때 방어력 무식하게 올린 것도 보기 좋았음.

리심 풀콤보랑 자드 풀콤보 다 맞고 살아나가는 거 정말 멋졌다.

나도 그런 듬직한 여자랑 사귀고 싶다..

└우리 뮴뮴 누님 미쳐..

└카정 타이밍도 좋았고 점멸로 표창 피한 센스도 쩔었다.

└응 안 생겨요.

뮴뮴 선수의 탈리반 3세는 적팀의 미드와 정글이 전부 AD챔프인 걸 보고 아이템트리를 선회했다.

도마뱀 장군의 혼령이 아닌 빨간 장갑으로.

첫 번째 코어템을 청동의 톨라리 펜던트를 간 것 또한 기가 막힌 선택이었다.

탈리반의 믿음직한 탱킹력 덕에 시야확보와 한타는 한층 수월했다.

폄하할 여지가 없는 훌륭한 플레이.

정글러로서의 클라스는 증명이 된 거나 다름이 없다.

─근데 산다라도 그렇고 자드도 그렇고..

해설 말마따나 솔랭에선 티몽보다 안 보이는 챔피언들이 왜 자꾸 나오지?

난 팀이 자드박으면 신챔충같아서 그냥 트롤했었는데 이제 마음 좀 바꿔 먹어야 하나.

└아니 그냥 밴해라. 솔랭경보 울렸다.

└아군 미드가 자드나 산다라만 안 해줘도 승률이 체감상 10%는 오름.

└피지컬빨 챔프같은데 개나 소나 우리집 강아지나 다 하니까 문제.

TSK 대 CLC의 준결승전에서 산다라는 무려 픽률 100%를 자랑했다.

양 팀의 미드라이너들이 가져가지 못해 안달이 났다.

하지만 산다라는 솔로랭크에선 극히 보기가 드문 챔피언.

출시된지 세 달이 넘은 산다라지만 랭크게임에서는 잘 픽이 되지 않는다.

성장 기대치라던지, 궁극기가 타겟팅이라던지.

여러가지의 이유를 압축하자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피지컬이고 다른 하나는 갱킹 의존도다.

그런 산다라를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쓰니까 빛을 발하더라.

그러면 혹시 나도?

─제발 너, 나, 우리는 아니니까 선수들 따라서 산다라 쓰지 말아줘..

그나마 자드는 생존기가 있으니까 낫지.

산다라는 뒤질 때마다 정글 탓하더라.

└자드는 키워도 문젠데? 뜬금없이 점멸 궁쓰고 들어가서 아, 이게 안 죽네 죄송; 이런다.

└점멸 궁으로 에러갓이 산다라 두 번 땄잖아. 근데 진짜 힘들더라. 나도 해봤지만 손이 네 개 있어도 부족해.

└여기 자드충 한 놈 잡았다.

Unknown Error가 자드를 플레이했던 마지막 판.

당연 화제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로드 오브 로드에는 그 정도의 피지컬류 챔피언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르풀랑과 아링 또한 플레이어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챔프지만 난이도가 다르다.

자드는 정말 한두 번 연습해서는 흉내도 내기 힘든 극 피지컬의 챔피언이었다.

그런 자드로 Unknown Error가 미역슨을 솔킬 따고.

한타에서는 궁극기 그림자 등을 사용해 적팀의 스킬을 피해버리는 신기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자 너도 나도.

바야흐로 솔로랭크는 대트롤시대를 맞이했다.

미드 발렐리아와 노텀등의 영향이 남아있었던지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팀의 미드라이너가 정상적인 픽만 해도 그 판은 실상 이긴 거나 다름없을 수준.

하지도 못하면서 롤챔스에서 봤다고 연습하는 충들이 매판 역캐리를 야무지게 해댔다.

하지만 트롤러의 탓만을 할 수도 없다.

그 트롤러를 탓하는 이들조차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번은 해봤으니까.

일반게임을 돌려도 자드충들이 득실득실해 안 보이는 판이 없을 정도다.

롤챔스때문에 완전히 개판이 돼버린 미드라인의 소동이 가라앉으려면 한참은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아직 롤챔스는 끝나지도 않았다.

결승전은 커녕 준결승전 B조의 경기.

TSL 대 CLOCK9의 승자를 결정하는 게 당연 먼저다.

그 결과는 조금 빤히 보이지만 말이다.

─뭔가 이변이라도 터져야 C9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C9는 그냥 미터스 원맨팀 수준이지.

안되는 팀원들 데리고 분투하는 미터스만 불쌍할 뿐.

└불쌍한 미터스…. 어쩌다 팀 잘못 만나서..

└미터스는 재계약이 기대된다. 제발 CLC나 TSL같은 팀가라.

└올스타 뽑으면 난 무조건 미터스다. 팀 머리끄덩이 이끌고 강제캐리하는 게 진짜 너무 멋있어!

└미드에 에러갓이 있다면 정글 원탑은 미터스야.

북미의 명실상부한 2대 강호팀 중 하나.

TSL은 전체적으로 팀의 약점이라 부를만한 선수가 없다.

그에 비해 CLOCK9는 치명적인 약점이 두드러진다.

정글러말고는 딱히 빼어난 선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그런 CLOCK9을 이끄는 주장이자 에이스인 미터스는 흔히 말하는 영고 포지션이다.

영원한 고통의 수레바퀴에 갇혔다는 은어인 영고, 팬들의 아쉬움이 터져나올 만도 하다.

조금 극심한 경우을 꼽아보자면 노데스로 전라인을 다 풀었는데 결과적으로 게임을 지더라.

솔랭에서만 경험해도 혈압터지는 게임을 CLOCK9은 종종 할 정도다.

미터스가 나가든 다른 팀원들이 교체되건 CLOCK9은 밸런스 패치가 필요한 팀.

그런 CLOCK9을 상대로 TSL을 평소의 모습만 보여줘도 지기가 힘들다.

한두 판은 몰라도 5전 3선승제인만큼 어지간한 변수로는 흐름을 뒤집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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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TSK와 CLC의 경기가 끝난 후에도 TSL의 숙소는 시끌벅적하다.

2군의 경기는 끝났지만 1군의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

준결승전 B조의 경기, TSL 대 CLOCK9의 경기가 코앞까지 다가온 시점이다.

하지만 시끌벅적하기만 할 뿐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TSL의 주전 미드라이너 맥도날드는 휴게실의 안락한 소파에 기대듯 앉아 쉬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

연습은 커녕 아주 널널하게 개인시간을 보내고 있다.

"준결승전은 정말 아쉽게 됐어. 하지만 복수는 형님들이 해줄 테니 걱정 뚝 붙들어 놓으라고."

TSL의 미드라이너, 맥도날드는 긴 소파의 맞은 편에 앉아있는 후배를 향해 자신만만 외쳤다.

그 후배라 함은 다름아닌 미역슨.

미역슨은 롤챔스 윈터시즌 이후로 맥도날드를 대신해 TSL의 미드라이너를 맡게 된다.

즉,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만큼 맥도날드가 가오를 잡을 만도 했다.

여기에 더해 맥도날드는 미드라이너로서 은퇴할 뿐 TSL을 그만두는 건 아니니까.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TSL과 함께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쭉 얼굴을 맞이할 사이이기에 맥도날드는 미역슨에게 더욱 돈독하게 대해주면서도 선배로서 위엄을 잃지 않게 열심이었다.

"예 뭐.. 당연히 해내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데 CLOCK9의 경기는 준비 안 해도 돼요?"

미역슨이 할 수 있는 반응이야 뭐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더 있을까.

하지만 조금 갸우뚱한 것도 사실이다.

결승전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아직 시기가 애매하다.

TSL은 아직 준결승전을 치르지도 않았다.

그런데 팀의 분위기도 그렇고 전혀 준비가 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프로게이머로서의 경력이 햇병아리에 지나지 않은 미역슨의 눈에는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맞는 소리야. 근데 준비가 안돼 있는 건 아니야."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되어 있다니.

변명으로도 들리지 않는 헛소리다.

그러나 TSL 대 CLOCK9의 상대전적을 안다면 반 정도는 고개가 끄덕여지리라.

"한 마디로.. 우리 정글러 오드아이가 미터스를 상대로 안 꿇린다는 거지. C9는 정글 원맨팀이고 우리는 아니잖아? 이거 하나로 게임셋이야."

로드 오브 로드와 역사를 함께 하는 TSL만큼은 아니지만 CLOCK9 역시 창단 시기가 제법 되었다.

정확히는 시즌1 후반.

1년 전부터 TSL과 CLOCK9은 수십 차례 경기를 치뤄왔다.

롤챔스를 포함한 모든 경기에서 상대 전적은 25승 6패.

그나마의 패배도 대부분 시즌2 중반까지였다.

그 이후로의 경기는 9할 이상의 확률로 TSL이 가져갔다.

변수가 생길 여지가 거의 없다는 의미.

여기에 더해 믿는 바가 한 가지 더 있다.

미터스가 초반에 킬을 먹고 흥해서 난리를 피게 되는 게임의 비율은 낮지 않다.

하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TSL이 대부분 뒤집는다.

그 밑바탕은 TSL의 믿음직한 정글러 오드아이 덕분.

미터스와는 정반대로 수비적인 성향의 정글러인 오드아이는 스노우볼을 굴리는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

그 대신에 이미 얻은 이득을 지키는 능력과 가능한 손해를 덜 보면서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피지컬이 좋은 클끼리다.

TSL이 여유만만한 태도로 게으르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까닭은 CLOCK9에 대한 사전준비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너무 여유가 넘치는 거 아닌가요..? 명색이 준결승전인데.."

"우리 후배님이 열정이 넘치셔~. 근데, 그거 알아? 학교 시험기간에 보면 시험시작 전까지 열심히 준비하는 놈보다 친구랑 수다 떨던 놈 성적이 높은 거?"

연습을 안 한 게 아니다.

진작에 마쳐놓은 거지.

즉, 맥도날드가 하고 싶은 소리는 다음과 같다.

TSL이 북미의 명문팀으로서 포스를 유지해올 수 있던 까닭은 벼락치기가 아니다.

평소에 탄탄히 쌓아놓은 기본기가 있기에 TSL은 어느 팀이 상대로 와도 여유로울 수 있다.

"매 경기마다 긴장하면서 이 짓 오래 못 해먹어. 컨디션 유지 또한 프로게이머의 기량이다 이 말씀. 알겠어, 신입?"

"예에.. 마음 속 깊이 새기겠습니다."

누가 보면 연봉 먹는 도둑.

생양아치가 따로 없는 태도의 맥도날드였지만 성적이 증명하는데 무어라 딴지를 걸 수 있을까.

어쩌면 그의 말마따나 느슨하게 경기를 임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는 법이었다.

"그래도 네 말마따나 많이 논 것도 사실이지. 슬슬 시동을 걸어보자고 친구들."

장난스럽게 시작했던 맥도날드의 말이 무겁게 떨어짐을 신호로 급변한다.

휴게실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나머지 TSL의 팀원들.

맥도날드와 마찬가지로 나태하기 그지없어 보였던 그들의 눈빛에 생기가 흐른다.

동시에 일어나서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좋은 말로 하자면 연습과 휴식이 철저히 구분돼 있는 거고.

나쁜 말로는 지나치게 여유가 넘치는 나태한 자만이다.

그러한 TSL의 1군 멤버들의 태도에 미역슨은 맥이 빠질 만도 했지만 금새 마음을 고쳐잡았다.

'Unknown Error를 따라잡기 위해선.. 난 하루도 쉬어서는 안된다.'

잠자는 호랑이.

과연 TSL에 어울리는 비유다.

하지만 아직 늑대새끼에 불과한 자신 또한 그 분위기에 섞여 들어선 안된다.

미역슨은 자신 나름대로 빠듯한 훈련 일정을 짜기로 마음먹었다.

Unknown Error와의 결전은 지난 준결승전이 끝은 아닐 테니까.

윈터시즌이 끝나고 나면 LCF가 다가온다.

TSK가 아닌 TSL의 미드라이너로서 부족하지 않은 모습.

이전과는 다른 자신이 되기 위해서 미역슨은 일분일초도 게을리 할 시간이 없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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