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14화 (314/803)

314====================

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잭트와 예스틸러스를 필두로 딜러진까지 화려한 적팀의 조합은 과연 만만치 않다.

탈력도 두 개인데다 랄라라는 챔피언.

사기적인 슈퍼세이브를 자랑한다.

아직 자드의 대응법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아 금은 장식 머리띠를 모른다는 게 그나마의 다행일까.

자드의 궁극기, 죽음의 선고는 조냐의 물시계만이 대처법이 아니다.

원딜러들도 금은 장식 머리띠를 사용하면 죽음의 선고 데미지를 막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금은 장식 머리띠를 안 갔다 쳐도 크레이브즈를 따내기엔 곤욕스러운 것이 사실.

CC기 연계에 탈력까지 들어가 버리면 한 명도 제대로 못 따고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한타를 해준다고 누가 말했는가?

서걱!

서걱!

자드로 한타를 하는 건 사치에 불과하다.

이토록 잘 성장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 한타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드지만 스플릿 쪽이 더욱 알맞다.

나는 현재 봇라인을 푸쉬하고 있다.

<바론 시야 장악하고 절대 물리지 말아봐.>

<그게 말마따나 쉽나. 로크도그 저기 수풀에 부메랑 던져봐.>

내가 봇라인을 푸쉬하는 사이.

아군은 반대 편의 바론 시야를 장악한다.

이러한 양동 작전이야말로 스플릿 푸쉬의 묘미다.

나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두 명이 와야 할 테니까.

'방템 좀 두른다고 막을 수 있는 부류의 것이 아니지.'

파수병의 외투와 체력 수정.

힌두인의 철갑옷, 그 하위템을 두른 잭트다.

그 정도로 나를 막기에는 턱도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지 적팀은 두 개의 말을 움직였다.

토옹!

토옹!

카서트 또한 잭트와 함께 내 스플릿 푸쉬를 견제하기 위해 도착했다.

만약 바론 지역에서 한타가 벌어진다면 궁극기를 사용해서 지원하겠다는 속셈.

적이지만 나쁘지 않은 인원 배분이다.

그렇다고 결과가 바뀌는 없겠지만은.

티리링~!

비슷한 부류의 암살자들.

탤런이나 노텀등은 궁극기가 없을 때 암살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흔히들 착각한다.

자드 또한 조냐의 물시계등으로 궁극기를 씹으면 하룻강아지에 불과할 거라고.

그 착각을 바로 잡아주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영혼검의 액티브를 발동한 나는 카서트를 향해 달려나갔다.

나를 막으려는 잭트를 그림자 분신을 사용해 뛰어넘고 카서트에게 풀콤보를 박아넣는다.

두 개의 표창과 회전베기, 그리고 평타.

카서트의 체력이 삽시간에 뜯겨나간다.

당연 적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카서트는 탈력과 조냐를 사용했고 잭트는 봉을 돌리며 나에게 뛰어든다.

이를 궁극기를 사용해 회피한다.

구오오..!

그리고 점멸을 사용해 빠져나온다.

당혹스럽기 그지 없는 상황.

잭트는 도망가는 나를 부랴부랴 쫓아온다.

그렇게 나와 잭트의 거리가 가까워진 시점.

나는 잭트에게 회전베기를 먹이고 궁극기의 그림자와 위치를 바꿨다.

다시금 카서트의 코앞까지 돌아왔다.

서걱!

서걱!

영락검의 액티브로 카서트의 이동속도와 체력을 빼앗은 후 쑤셔박는 평타.

탈력도 조냐도 모든 생존기가 빠진 카서트에게 남은 거라곤 점멸 뿐이다.

쓰더라도 결과가 바뀌지 않으리란 사실을 예감한 카서트는 통곡의 벽을 깔고 겸허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CLC Error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적팀의 입장에선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잭트는 방향을 틀어 나를 쫓지만 헛수고.

회전베기는 적 챔피언을 가격할 때마다 그림자 분신의 쿨타임을 2초씩 줄어든다.

추적을 따돌리는 건 식은 죽 먹기.

하지만 적팀도 마냥 놀고 있지 않았다.

<커져라!>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코너길.

별안간 튀어나온 랄라가 자기 자신에게 궁극기를 사용한다.

그 효과로 내 자드는 튕겨져 나간다.

연이어 들어오는 CC기 연계는 치명적이다.

<변해라!>

상대를 동물로 변하게 만들어 둔화시키고 스킬도 못 쓰게 하는 랄라 고유의 CC기.

심술쟁이가 타겟팅으로 박히며 보라색 창이 뿜어져 온다.

이를 어떻게 무빙을 틀어 피했지만 그 다음이 남았다.

상대의 진기를 빠지게 만드는 탈력은 무빙으로 피할 수 있는 부류가 아니다.

그림자 분신을 사용해 어떻게 거리를 벌렸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크레이브즈까지 튀어나와 공격해온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CLC Error님이 제압 당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패치로 인해 학살을 하던 유저가 죽음을 맞이하면 추가 골드를 뱉게 된다.

안 그래도 성장을 잘하고 있는 적팀의 원딜러 크레이브즈가 날개를 달았다.

나 하나를 잡기 위해 적팀 네 명이 포위진을 짠 모양.

그 사이에 아군이라고 놀고만 있진 않았다.

─아군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희비가 교차한다.

내가 시간을 질질 끌고 있는 사이에 아군은 바론을 쳤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적팀은 수단이 없다.

궁극기라도 써줘야 하는 카서트가 이미 죽어버린 상황.

잭트는 나를 막기 위해 봇라인에 있었다.

때문에 한타로는 바론을 막기 힘들다고 판단한 상대는 도박수를 뒀다.

바로 바론 스틸.

결과적으로 멋지게 저지당하고 킬까지 내줬다.

만약 역으로 바론을 뺏겼다면 울상을 짓게 되는 건 우리쪽이었지만.

<내가 단타 싸움을 질 거 같냐, 짜샤!>

"그래 잘했다 잘했어."

어지간히 자랑스러운지 육성으로 외치는 예은 누님.

솔직히 내 덕이 더 크긴 하지만 바론을 챙김으로서 게임이 굳혀진 것도 사실이다.

빈말이나마 칭찬해준다.

찰칵!

영락한 기사검, 유령의 영혼검, 최후의 숨결.

3코어에 더해 금은 장식 머리띠가 나왔다.

적팀은 탈력이 두 개 다 빠졌다.

내 스플릿에 그토록 휘둘리던 적팀이 고대하던 한타.

슬슬 맞춰줘도 될 시기가 왔다.

.

.

.

* * *

한국의 해설이 호들갑을 떠는 느낌이라면 북미의 해설은 산뜻한 무게감이 있다.

각자 장단점은 있겠지만 솔직히 재미를 따지자면 전자다.

그래서인지 외국 로드 오브 로드 팬들은 왁자지껄 시끄러운 한국 해설을 부러워한다더라.

같은 말이 있기는 하지만 긴장감과 기대는 역시 무게감있는 해설이다.

<자드라는 챔피언.. 확실히 재평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진중한 어조로 말을 잇는 몬테소리.

그의 말마따나 자드는 지금껏 천대를 받아왔다.

그도 그럴 게 스킬 구조가 너무 애매했으니까.

<암살자의 데미지가 즉발이 아니라는 점, 솔직히 치명적이죠. 그광역피해도 어중간해서 한타도 썩 좋다고 보기 힘듭니다.>

비슷한 암살자로 탤런이 있다.

탤런은 비슷하게 성장했을 때 가할 수 있는 데미지가 약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즉발 피해.

즉발이냐, 아니냐는 상당히를 넘어 절대적이기까지 하다.

암살자 주제에 상대가 대비할 시간을 줘버리면 말짱 도루묵이 되니까.

자드가 암살자로서 가지는 치명적인 단점.

궁극기가 그 효력을 발하는데 3초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3초간 상대는 온갖 방비를 하는 게 가능하다.

예를 들어 랄라가 궁극기를 써주다던지.

힐이나 실드같은 스펠을 쓴다던지.

결과적으로 체력을 늘려서 죽음을 피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어중간한 궁극기인가.

심지어 단일 타겟팅이다.

탤런 궁은 그래도 주위의 적에게 약간이나마 광역 데미지를 주는데 자드는 하나 잡고 땡이다.

그 하나마저도 제대로 못 죽이면 말 그대로 1인분도 못한다.

그런 자드를 Unknown Error가 플레이하자 완전히 다른 챔피언이 돼버렸다.

3초가 지나야 터지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궁극기.

부수적으로 달린 자잘한 효과를 백분 활용한다.

아주 잠깐 달린 무적 효과로 스킬을 피해낸다던지.

궁극기 그림자를 재사용해 이동하는 효과로 적의 허를 찌른다던지.

자드라는 챔피언이 이렇게나 좋은 챔프였나?

Unknown Error가 플레이하는 자드는 문제가 있어 보일 정도로 사기스럽다.

분명 오늘 결승전의 승패와 관계없이 매드무비가 탄생하리라.

그만큼이나 Unknown Error가 플레이했던 자드는 감명이 깊었다.

그런 자드가 이전 준결승전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는 첫 세트의 와중이다.

<지금까지 스플릿에 전념하던 자드가 드디어 한타에 합류합니다. 준결승전에서도 한타 실력이 빼어났죠?>

<예, 일반적으로 AD챔피언들의 한타가 정말 안 좋다. 라인전에서 큰 이득을 봐야 한다. 그런데 Error 선수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있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바론 버프를 챙긴 CLC가 TSL을 몰아치고 있다.

북미 굴지의 강팀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이를 이룩해낸 건 한 명의 챔피언, 그리고 선수.

Unknown Error의 자드가 소환자의 전장에서 가장 빛나고 있다.

물론 Unknown Error만이 CLC의 전부가 아니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CLC의 탑라이너 헤일커드가 과감하게 다이브했다.

<애꾸사자의 강제 이니시! 괜히 현 탑패왕 중 한 명이 아니죠. 회복량이 정말 말이 안 나오게 차오릅니다.>

궁극기를 사용한 애꾸사자.

은신상태에서 뛰어들 타겟팅으로 휘감기는 속박이 크레이브즈를 묶는다.

동시에 하늘 위에서 루나의 궁극기, 달빛 폭격이 떨어지며 CC기를 연계한다.

보통 이렇게 무리하게 이니시를 하면 일을 벌인 탱커가 집중포화를 맞고 사망하는 경우가 있지만 애꾸사자는 그렇지 않다.

워울프의 심장과 정령힘의 향상, 더욱이 방템까지 두른 애꾸사자를 순식간에 녹이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 애꾸사자가 점멸로 시간을 끌면서 스킬쿨을 한 번 더 돌린다.

애꾸사자는 강화된 야성의 외침을 사용하면 체력을 20% 가까이 회복한다.

아군의 합류를 기다리고도 남는 놀라운 탱킹능력이다.

<이렇게 되면 자드의 학살타임이죠. 자드를 막아낼 CC기가 이미 애꾸사자에게 다 들어갔고 탈력 또한 없습니다.>

<시간을 1분만 더 기다려 줬으면 탈력의 쿨타임이 돌아왔을 텐데, 그 잠깐을 기다려주지 않는 CLC! 신생팀이라고 볼 수 없는 노련함을 보여줍니다.>

현재 CLC가 TSL을 유린해대는 한타가 벌어지기 전.

TSL은 자드의 스플릿 푸쉬를 막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뺏기고 말았다.

구체적으로는 카서트와 랄라의 탈력, 그리고 바론 백작까지.

자드 또한 점멸이 빠지긴 했지만 언뜻 봐도 단위가 다른 장사다.

그런데 애꾸사자 또한 골치 아프다.

자드를 마크하기 위해 탈력을 두 개나 든 TSL은 애꾸사자를 효율적으로 막아낼 발화가 부족하다.

더욱이 자드는 금은 장식 머리띠를 들고 왔다.

하나의 CC기 정도는 여유롭게 풀어내고 적진영을 마음껏 휘젓는다.

이렇게 첫 번째 세트를 CLC가 챙겨갔다.

퍼스트 블러드로 끊은 기분 좋은 스타트가 무색해진 TSL.

이대로 두 번째 세트까지 연이어 내주게 되면 7전 4선승제의 장기전이라 한들 마냥 긍정적으로 보긴 힘들다.

때문에 TSL은 강수를 뒀다.

시작되는 두 번째 세트의 밴싸움부터 자드를 봉인하고 시작했다.

<자드가 밴됐어요. 이러면 봇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겠는데요?>

<맥도날드 선수 또한 아까와 같은 방심은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두 번째 세트의 시작은 아주 흥미진진 합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첫 번째 세트 승리의 일등공신은 바로 자드다.

자드가 없었다면 CLC가 과연 TSL을 상대로 역전을 일구어 낼 수 있었을까?

솔직히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의문이 근거가 없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두 번째 세트는 TSL이 웃어주며 시작하고 있었다.

봇라인의 차이.

CLC의 라인스왑을 예측해 맞스왑을 걸은 TSL은 과연 역사가 녹아있는 강팀이다.

결코 쉽게는 경기를 내줄 수 없다.

CLC는 피해를 최소화하며 어떻게 버티고는 있지만 안타깝다.

게임을 굳히는 운영에서 CLC의 1군보다 뛰어난 팀이 바로  TSL.

자드와 같은 변수가 없는 두 번째 세트의 승기를 재차 가져오긴 힘들어 보인다.

<이길 수 있는 한타만 하면서 글로벌 골드 차이를 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아무리 날고 기는 Error 선수라 할 지라도 변수를 만들어낼 여지가 솔직히 없네요.>

뱀의 집요함과 곰과 같은 굳건함.

TSL은 먹잇감을 휘감은 아나콘다처럼 한 번 잡은 승기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사실상 넘어가 버린 두 번째 세트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세 번째 세트에서조차 같은 실수를 한 번 더 되풀이 한다면 치명적이다.

두 번째 세트는 TSL이 CLC에게 던진 질문이다.

아무리 Unknown Error라 할 지라도 혼자서는 결승전을 지탱할 수 없다.

CLC에 변화가 없다면 세 번째 세트, 그 이후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경기로 TSL은 CLC의 에이스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다.

============================ 작품 후기 ============================

추천 버튼이 바꼈음에도.. 잊지 않고 눌러 주시는 추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