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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16화 (31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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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매미비아를 호되게 패서 CS차이를 두 배까지 벌렸다.

견제를 잘하기도 했거니와 매미비아 자체가 평타로 CS를 먹기 쉬운 챔피언이 아니기 때문.

차후 패치가 되긴 하지만 현재 매미비아는 평타 모션이 극악하다.

'일단 할 수 있는 최대한은 해뒀어.'

안타깝게도 디나이가 가능한 건 어디까지나 6레벨 이전.

서로가 궁극기를 배우게 되면 라인푸쉬력 차이가 현저하게 벌어진다.

그것도 내가 안 좋은 쪽에 속한다.

광역으로 미니언 웨이브를 감싸는 매미비아의 궁극기는 피지컬로 극복 가능한 부류가 아니다.

더 이상 평타견제로 매미비아의 체력을 깎긴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3, 2, 1. 바로 지금이다!'

거대한 반달 모양의 금빛 화살.

이즈레알의 궁극기, 정조준 사격은 제대로 맞힐 수만 있다면 상당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블루를 먹으러 간 매미비아를 향해 정조준 사격이 쏘아졌다.

샤라락!

역시 예상대로.

블루를 먹으려던 매미비아는 정조준 사격에 크게 긁혀 체력이 1/4이나 달았다.

이마저도 부수적인 수확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진정으로 노리려고 했던 건 매미비아가 아니다.

바로 상대팀의 블루 골렘.

적 정글러 콜라곰이 야무지게 리시한 블루 버프가 목적이었다.

"적 블루 13분 42초에 리젠."

<오, 아주 명사수 납셨어?>

블루 버프를 뺏었다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다른 챔피언이면 최근에 상향된 두란링으로 어찌저찌 버틸 수가 있었겠지만 상대 미드라이너는 매미비아.

우월한 라인클리어 능력과 비례해서 마나를 엄청나게 잡아먹는 챔피언이다.

블루 버프가 없다면 궁극기를 마음대로 쓸 수 없다.

복날 개패듯 맞던 6레벨 이전으로 매미비아는 회귀했다.

피융!

피융!

뺏어버린 블루 버프의 마젠을 바탕으로 슈팅 게임만 해대도 이득이다.

라인을 프리징한 채 마법 화살을 계속해서 쏜다.

매미비아한테 적중하면 좋은 거고 안 해도 그만.

여제의 눈물방울 스택을 쌓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탑은 잘 버티고 있고.'

귤선장 대 거미여왕의 라인전.

귤얌얌을 선마스터한 압도적인 라인유지력에 현 탑라인의 지배자 거미여왕이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서로가 견제를 포기하고 평화협정을 맺은 채 파밍에 몰두한다.

문제가 있는 건 봇라인 정도일까.

솔킬까진 나오지 않았지만 정글 개입에 킬이 나왔다.

적팀의 정글러 콜라곰이 점멸로 갱킹을 가니 라인전이 밀리고 있던 봇라인은 킬을 하나 내주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상정 내.

슬슬 쏟아질 시간이 왔다.

쿠! 챠앙!

아군 정글러 예은의 탈리반.

1세트에선 밴이 됐지만 2세트 이후로는 밴이 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 대신 자드가 봉인 됐으니까.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을 잡은 예은이 날라다닌다.

터엉!

깃창-점멸을 사용해 미스터 포텐을 띄우고 순금의 방벽으로 둔화시킨다.

멋진 콤보지만 솔로랭크가 아니다.

한 쪽의 정글러가 움직이면 다른 쪽의 정글러 또한 당연스레 받아친다.

조금 늦긴 했지만 콜라곰이 당도했다.

그럼에도 탈리반은 망설임없이 뛰어들었다.

<버거킹!>

넓다란 흙벽이 일으켜 세워지며 미포와 콜라곰, 서포터인 랄라까지 가둬버렸다.

그 위에 아름답게 떨어지는 궁극기.

달빛 포격에 세 명의 적을 향해 투하된다.

밤하늘의 검을 꽂아 흙벽 안에 뛰어들기까지 하자 아주 개판이 따로 없다.

하지만 이겼다고 보기엔 한참은 이르다.

적팀은 아직 궁극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랄라의 궁극기 거대화가 미포를 키워내며 실드를 덧씌운다.

심지어 콜라곰은 맞딜이 지나칠 정도로 강력한 챔피언.

갇히게 된 사람이 과연 어느 쪽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하늘에서 난데없는 포탄 세례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말이다.

콰광! 쾅! 쾅!

탑라인에서 조용히 파밍을 하고 있던 귤선장의 궁극기, 엄호 포격이 봇라인을 덮친다.

탈리반이 세운 흙벽보다 더욱 넓은 범위에 사정없이 떨어지는 포탄들은 인정사정이 없다.

흙벽 안에 갇힌 적팀들은 어떻게 반항도 못하고 뚜들겨 맞는다.

엄호 포격은 제대로 맞힐 수만 있다면 놀라운 데미지를 자랑한다.

맵 어디에도 떨어뜨릴 수 있는 엄호 포격은 효율성이 좋은 글로벌 궁극기다.

하지만 7초 동안 떨어지는 장판딜을 어떤 바보가 맞아 주겠는가?

그런데 탈리반의 궁극기와 연계되니 그 진가가 발휘된다.

콰앙!

파아앙!

지금껏 고통받던 로크도그의 크레이브즈가 앞대쉬 후에 시원하게 포탄들을 쏟아낸다.

흙벽 안에 갇힌 세 명의 적은 여과없이 뒤집어 쓴다.

그 여파로 랄라와 미스터 포텐이 흙먼지가 되어 사라졌음은 물론.

마지막까지 남았던 콜라곰 또한 무사할 수 없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CLC ROKDOG님이 학살 중 입니다!

원딜러가 3킬을 했다는 사실은 봇라인이 상당히 풀렸다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그 3킬을 만들어준 일등공신.

과감하게 이니시를 열은 탈리반 3세는 흙벽 안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나이스 플레이 였습니다 누님!>

<..닥치고 킬값이나 해라.>

게임의 흐름은 생각했던 이상으로 잘 풀리고 있다.

귤선장을 픽한 세 번째 이유.

바로 글로벌 궁극기인 엄호 포격을 이용해 봇라인의 3:3 교전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직 승기가 넘어왔다고 보기엔 이르다.

적팀의 미드라이너 매미비아.

아무리 내가 격하게 견제해 성장이 부족하다곤 하지만 그 장점까지 퇴색되는 건 아니다.

매미비아 특유의 철벽같은 수성 능력은 게임을 아주 길게 끌고 가는 것이 가능하다.

초중반에 이렇게 이득을 봐도 적팀이 대놓고 후반을 노린다면 어떻게 게임이 비벼질지 모른다.

이는 강팀들이 즐겨 써먹는 운영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TSL은 CLOCK9을 상대로 첫 세트에서 장기전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

우리 CLC과의 경기에서 한 번 더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것을 위한 이즈레알이지만.'

나는 미드라인에서 매미비아를 상당히 말려냈다.

한 번 따내기까기 했지만 결정타로는 잇지 못했다.

매미비아 패시브는 부활의 효과가 있어 글자 그대로 두 번 죽여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으니까.

그래도 디나이의 성과는 무시할 수준이 되지 못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매미비아는 혼신의 마나를 짜내 귀환 타이밍을 잡아냈다.

우물에서 회복을 마치고 수호자의 유리수정까지 사온다면 마나가 고갈될 일은 더 이상 없다.

라인푸쉬력의 차이로 인해 이제는 내가 압박 당할 차례.

본래라면 말이다.

샤라라라락!

미드 라인을 가로 지르는 반달 모양의 금빛 화살.

방금 전 내가 우물에서 쏘아낸 정조준 사격이 미드 라인의 미니언들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체력이 조금 남은 미니언들도 있었지만 금새 타올라서 한 줌의 먼지가 된다.

내가 첫 번째 코어템으로 선택한 도마뱀 장군의 혼령이 가진 효과다.

'코어템이 나오면 누가 더 유리한지.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지.'

도마뱀 장군의 혼령은 명실상부 미드 이즈레알의 필수 아이템이다.

기본적인 가성비 자체도 훌륭하지만 주목해서 봐야 하는 점은 두 가지.

적을 가격하면 3초에 걸쳐 고정 피해를 입힌다.

둔화가 사라진 레드 버프같지만 스킬에도 묻어난다.

이즈레알의 궁극기, 정조준 사격의 라인클리어 능력을 상당 부분 보완해줌은 물론이다.

여기에 더해 더티 파밍도 용이하게 만들어준다.

본디 정글템으로 설계 된 도마뱀 장군의 혼령인만큼 몬스터에게 추가 피해를 가한다.

첫 번째 코어 아이템으로 도마뱀 장군의 혼령을 선택한 이유다.

콰라라라~!

상점에 갔다 온 매미비아는 이제 마나가 부족할 일이 없다.

눈보라 폭풍을 생성해 라인을 쭉쭉 푸쉬하고 자신팀 정글몹을 먹으러 간다.

하지만 나도 이제 라인 클리어가 그렇게까지 뒤쳐지지 않는다.

피융!

피융!

쏘아내는 마법 화살에 미니언들이 픽픽 쓰러진다.

도마뱀 장군의 혼령과 더불어 사온 광채의 칼은 기본 공격에 추가 물리피해를 입히는 아이템.

조금 특이하게도 이즈레알의 Q스킬 마법 화살은 평타 판정을 가졌다.

그 덕에 광채의 칼이 묻어나 상당한 데미지를 자랑한다.

더욱이 마법화살로 적을 맞히면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1초씩 단축된다.

샤라라라락!

그 효과로 궁극기인 정조준 사격 또한 빠르게 쿨타임이 돌아온다.

또다시 궁극기로 미드라인을 클리어한 나는 파밍에 몰두했다.

적어도 두 번째 코어템이 나오기 전까지 정조준 사격은 파밍에만 쓴다.

'다른 라인은 무난한 것 같고.'

로크도그의 크레이브즈가 트리플킬을 가져감으로서 강제력이 성사됐다.

적 봇듀오는 섣불리 딜교환을 걸지 못한다.

더욱이 귤선장의 궁극기, 엄호 포격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대는 행동의 폭이 좁아진다.

이는 적팀의 정글러 콜라곰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탑라인에 갱을 가면 아군 탈리반이 봇에 강제 다이브를 한다.

엄호 포격이 떨어지는 다이브는 성공 확률이 100%에 수렴한다.

콜라곰은 어쩔 수 없이 하루종일 봇만 봐야 한다.

내가 원하던 무난한 성장구도다.

찰칵!

파밍 끝에 완성되는 2코어.

얼음 장갑이 나옴으로서 내 행동 반경은 크게 넓어진다.

궁극기를 라인클리어에 쏟아붓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상당히 큰 변화점이다.

파삭!

파삭!

내 마법 화살을 맞은 미니언 주위에 동그란 얼음지대가 생성된다.

두 번째로 뽑은 코어아이템 얼음 장갑은 광채의 칼 상위 아이템 중 하나다.

부자베인이나 삼종신기처럼 강력하지는 않지만 대신에 둔화 효과가 있다.

동그란 얼음지대를 생성해서 그 안의 적을 느리게 만든다.

강력하진 않지만 얼음지대 안의 적에게 약간의 광역피해를 선사한다.

이즈레알의 부족한 라인클리어에 도움을 준다.

그렇게 아낀 궁극기는 다른 곳을 노린다.

샤라라락!

적 봇듀오는 포탑을 낀 채 사리고 있다.

점멸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탈리반의 궁극기를 의식하고 있는 결과다.

덕분에 위치를 예측하기 쉬웠다.

정조준 사격이 미스퍼 포텐과 랄라를 동시에 긁는다.

그리고 연이어 떨어진다.

콰아앙!

루나의 궁극기가 미포를 향해 떨어졌다.

살짝 빗나간 탓에 둔화로 그치기는 했지만 끝이 아니다.

귤선장의 궁극기 엄호 포격이 하늘에서 투하돼 적의 도주를 막는다.

콰광! 쾅! 쾅!

랄라가 실드와 거대화를 사용해 미포를 보호하려 하지만 턱도 없다.

트리플 킬을 먹고 새까만 양날도끼를 완성해온 크레이브즈.

앞대쉬로 미끄러져 산탄 세례와 궁극기를 끼얹자 미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귀엽게 생긴 랄라라고 봐주지 않는다.

엄호 포격으로 인해 느려진 랄라는 크레이브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더블 킬!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이걸 귤선장이 꿀꺽하네!>

<오홍홍 좋아용.>

유쾌한 귤선장을 해서 그런지 살짝 즐겜 분위기가 묻어나는 헤일커드지만 제 역할은 충실히 해내고 있다.

거미여왕을 상대로 라인전을 잘 해내고 있을 뿐더러 궁극기의 지원 타이밍도 날카롭다.

로크도그의 입장에선 억울할지 몰라도 귤선장은 충분히 킬값을 해냈다.

'오늘 샷빨이 제대로인데?'

이즈레알의 궁극기라는 게 도달하는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

봇라인에 노리고 쏘긴 했지만 맞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로또가 터지다니.

이게 다 평소에 착하게 살은 은덕이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봇라인의 깔끔한 더블 킬은 1차 포탑의 파괴와 용까지 연결된다.

로또가 터져도 제대로 터졌다.

방금 내 궁극기가 일구어낸 성과는 글로벌 골드로만 따져도 거진 3천.

솔로랭크였다면 승리를 확신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뻐하기엔 한참은 이르다.

이곳은 솔로랭크가 아닌 대회무대, 그것도 TSL이란 북미 굴지의 강팀을 상대로 한 결승전의 와중이다.

상대팀은 매미비아의 우월한 수성 능력을 바탕으로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군의 탑라이너는 귤선장.

거미여왕을 상대로 라인전을 반반 가져간 데다가 봇라인에 영향까지 줬지만 그래도 귤선장은 귤선장이다.

한타에 들어가면 역할이 정말 애매하다.

적이 노리고 있는 대로 시간이 끌린다면 좋지가 않다.

그렇다고 매미비아의 수성을 강제로 뚫다간 역관광이 날 수 있다.

이러한 골치 아픈 상황을 타개할 해법.

내 이즈레알이라면 가능하다.

애써서 미드를 뚫지 않아도, 스플릿을 하지 않아도 가능한 운영 방식.

로드 오브 로드와 역사를 함께 하는 TSL조차 모르는 게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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