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22화 (32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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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전통적인 북미의 2대 강호.

CLC, 그리고 TSL.

핫숏과 트리플리프트로 대표되는 CLC 1군 멤버들이 휴가 상태인 이상 북미 최강팀은 TSL이다.

하지만 오늘로서 역사는 재정립된다.

구오오..!

자드의 궁극기, 죽음의 선고가 들이닥친다.

이를 맞이하는 상대 챔피언은 거미여왕.

불타는 망토를 두른 거미여왕이 포탑까지 끼고 있지만 자드는 망설이지 않는다.

휘익!

인간 상태이던 거미여왕은 곧바로 거미로 변해 하늘로 솟구쳤다.

2초간 공격의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을 수 있는 생존기인 동시에 이동기.

그 사기성은 익히 증명이 됐지만 벗어날 수 없다.

자드가 선고한 죽음이 거미여왕의 목을 조른다.

챠라락!

화락!

2초가 지나자 거미여왕은 땅에 떨어졌다.

영락한 기사검의 액티브를 사용해 빠르게 재접근한 자드는 딜을 우겨 넣었다.

세 개의 표창이 거미를 가르고 두 개의 회전베기가 중첩돼 거미의 발목을 붙든다.

당연 거미여왕도 반항을 한다.

독어금니로 자드를 물어뜯었다.

서걱!

서걱!

하지만 여의치 않다.

줄타기를 사용하기 위해 거미로 변했었던 거미여왕.

거미상태에서 물어뜯는 독어금니는 잃은 체력에 비례한 데미지다.

즉, 제대로 된 풀콤보를 연계하기 위한 첫 단추부터 꼬인 상황이다.

콰직!

이윽고 3초가 지나 터져버린 죽음의 선고가 거미여왕을 반피 아래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거미여왕 또한 다시 인간폼으로 상태를 되돌릴 수 있게 됐다.

거미여왕이 자신이 유일한 CC기, 실뭉치를 자드를 향해 쏘았다.

서걱!

그 타이밍을 예측이라도 한 걸까.

자드는 궁극기의 그림자와 위치를 바꿔 여유롭게 피해냈다.

그 순간 거미여왕의 죽음은 확실하게 정해졌다.

쿨타임이 돌아온 회전베기와 평타, 마지막으로 발화까지 깔끔하게 넣은 자드는 포탑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났다.

─CLC Error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탱커인 거미여왕을 다이브로 잡아낸다.

한계까지 딜을 박다 쿨타임이 돌아온 그림자 분신을 사용해 빠지는 자드의 암살은 깔끔하기 그지없다.

그야말로 전장을 지배하는 폭군이다

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환호 소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곱 번째 세트를 치르는 선수는 열 명임에도 수만 관중은 그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다.

오직 자드만이 수많은 팬들이 눈동자에 자리잡았다.

Unknown Error의 팬들 뿐만 아니라 TSL의 팬들조차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누구도 CLC의 우승을 부정하지 못한다.

<자드! 자드가 봇라인의 2차 포탑을 부수고 억제 포탑을 향해 올라가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TSL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자드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바론을 막을 것인가! 어느 쪽을 골라도 게임의 향방은 불투명합니다.>

로드 오브 로드와 역사를 함께 해오는 몇 안되는 명문 강호 중 하나 TSL.

소중하게 지켜오던 왕관이 다른 이의 머리 위에 씌어지기 직전이다.

CLC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Unknown Error의 스플릿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고 있었다.

바론과 억제탑, 어느 쪽을 내주게 되든 치명적이다.

TSL은 억제탑을 지키기로 선택했다.

<포위망을 좁히는 건 좋습니다만 각개격파 당할 위험도 있거든요, TSL?>

<자드는 궁극기가 없어도 엄청나게 강력합니다. 최소한 2인 1조로 자드를 포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구멍이 생기죠.>

탱커인 나무카이와 조냐가 있는 카서트는 홀로.

봇듀오는 둘이서 하나가 되어 자드를 뒤쫓는다.

세 방향에서 동시에 자드를 포위한다.

자드는 과연 어느 쪽을 향해 달려나갈 것인가.

Unknown Error의 자드가 뚫기로 마음 먹은 상대는 카서트였다.

티리링~!

영혼검의 액티브를 발동한 자드가 빠른 속도로 달려나간다.

카서트는 통곡의 벽을 깔아 진로를 방해했다.

이를 그림자 분신으로 자연스럽게 뛰어넘은 자드는 카서트와 대면했다.

서걱!

서걱!

잘 큰 제드의 평타에 무썰리듯 베어지는 카서트의 체력바.

카서트는 장판을 키고 딱콩을 터트려 대적하지만 체력이 닳는 속도감이 다르다.

어쩔 수 없이 탈력을 건 카서트는 조냐를 사용해 자신의 몸을 보호했다.

카서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었다.

─블루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TSL이 자드와 열심히 뺑뺑이를 도는 사이에 CLC는 바론 백작을 접수했다.

이제 뒤는 없다.

자드를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TSL.

그마저도 쉬우리란 보장이 없었다.

화락!

위에서는 나무카이가 내려오고 밑에서는 봇듀오가 조여온다.

자드는 카서트를 따돌리긴 했지만 아직 포위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자드를 쫓는 TSL이라고 여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혹시 자드가 점멸을 사용해 동귀어진을 노릴지 모른다.

서포터인 쏘냐로서는 원딜을 지키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렇게 판단을 내린 TSL의 원딜러 미스터 포텐은 궁극기로 자드가 있다고 짐작되는 골목길을 뒤덮었다.

야하하하하하!!

3초간 넓은 범위에 총알을 흩뿌리는 미스터 포텐의 궁극기 킬링 타임.

제대로 맞는다면 상대의 체력바를 갈아버리는 위엄을 자랑한다.

괴랄하기 짝이 없는 웃음소리가 그 데미지가 얼마나 막대한지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미스터 포텐이 착용한 새까만 양날도끼와 최후의 숨결은 킬링 타임의 효율성을 배가 시켜 주기까지 한다.

<킬링 타임! 자드가 점멸로 도망갈 위치까지 계산해서 아름답게 깔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안 맞아버리네요!>

<판정 범위의 끄트머리에 정말 아슬아슬 벗어났습니다. 저기서 0.5mm만 이동해도 분명히 맞을 거에요. 이것은 승리의 여신이 TSL을 저버렸다고 밖에는 말씀드릴 수 없겠습니다..!>

희비가 교차한다.

자드는 3초간 쏘아진 킬링 타임이 끝나자마자 점멸을 사용해 벅을 넘었다.

그리고 TSL의 미드라인을 지나쳐 자신의 아군에게 합류하려 했다.

쏘냐는 그 뒤를 잡기 위해서 점멸센도를 박아 넣었지만.

<그림자 분신 쿨타임이 또다시 돌아왔거든요.>

<회전베기를 맞아서 느려졌어요. 이렇게 되면 추적도 못합니다.>

실피까지 체력이 떨어졌던 자드가 바론을 잡고 귀환 중이던 팀원들과 합류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는다.

최후의 상황까지 아껴 두려던 궁극기.

카서트의 종말곡이 전장을 뒤덮는다.

이 정도면 잘 버텼다, 중계진도 팬들도 마음속으로 나마 박수를 치기 직전.

별안간 탈리반이 자드를 향해 돌진했다.

쿠! 챠앙!

종말곡이 떨어지기까지 겨우 3초 남짓한 시간.

최대한 빨리 거리를 좁히기 위해 탈리반은 점멸까지 사용했다.

그리고 청동의 톨라리 팬던트를 가동시킨다.

<체력, 정확히 2 남았습니다. 자체 체젠때문에 차오르고 있지만 제가 똑똑히 봤어요!>

<이건 정말입니다. 승리의 여신이 CLC 우승하라고 완전히 못을 박아 놨어요.>

설사 자드가 죽었다고 해도 CLC의 우세는 변하지 않는다.

그저 TSL도 어쩌면 게임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방금의 슈퍼 세이브는 그 마지막 희망을 완벽하게 일그러뜨렸다.

상황이 얼마나 불리한지는 설명이 가능하다.

안 그래도 밀리고 있던 TSL은 바론까지 뺏겼다.

그런데 자드 하나 잡으려고 탈력이 빠지고, 조냐가 빠지고, 심지어 종말곡까지 쓰여졌다.

미스터 포텐의 킬링 타임이야 금새 쿨타임이 돌아오겠지만 종말곡은 아니다.

글로벌 궁극기인 종말곡은 쿨타임이 무척이나 길다.

곧 이루어지게 될 한타에서 카서트는 궁극기를 쓰지 못한다.

<입롤 한타를 제대로 해도 승산이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거든요 솔직히.>

<미포 궁극기 깔리면서 카서트가 앞점멸로 들어가 산화하고 그러면서 종말곡! 까지 해야 하는데 그 종말곡이 없어요. TSL 큰일 났습니다.>

CLC가 미드 라인의 웨이브를 타고 물밀듯 쳐들어가고 있다.

바론 버프까지 둘러 반코어는 더 갖춰진 파괴력.

애꾸사자라는 다이브에 능한 이니시에이터까지 갖추고 있는 CLC다.

TSL의 입장에선 만전의 상태일 지라도 불분명한 한타였다.

그런 상황에서 주요 딜러인 카서트가 궁극기는 커녕 조냐의 모래시계조차 없다.

심지어 탈력 또한 들고 있지 않다.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 한타의 승패는 불보듯 뻔했다.

<애꾸사자와 루나가 동시에 들어갑니다! 앞에서 딜 다 받아주는데 무서울 게 뭐 있나요. 하나하나 정리되어 가는 그림입니다.>

<미포라고 궁극기를 깔고 싶지 않은 게 아닌데 자드가 이렇게 강제로 물어버리면 죽어야죠. 별 수 있겠습니까.>

Error선수가 플레이하는 자드만 잘 큰 게 아니다.

CLC의 나머지 선수들도 무난한 성장을 마쳤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퍼스트 블러드.

나무카이가 점멸까지 사용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역으로 킬각을 노렸다.

2:1의 상황에서 카서트를 따내고 목숨을 부지하기까지 했다.

로드 오브 로드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그 환상적인 퍼스트 블러드를 시작으로 스노우볼을 미친 듯이 굴려나갔죠. 승리를 향한 집념이 기적과도 같은 결과를 불러 일으킨 것 같습니다.>

<운이 따라주었다.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이번 결승전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쏟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결과였을 겁니다.>

한타의 결과는 물어볼 것도 없이 대승이었다.

과연 몇 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넥서스까지 쭉 밀어버릴 수 있을까.

그 정도의 차이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결과는 CLC의 압도적인 대승.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다섯 명 전원이 TSL의 넥서스를 향해 돌격한다.

억제 포탑부터 쌍둥이 포탑까지 차례차례 무너지고 종국에는 넥서스까지 닿고 만다.

CLC가 북미 굴지의 강호 TSL을 상대로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이었다.

<윈터 시즌이 개막되는 순간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불과 2군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기에 써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즌의 시작, 전설의 탄생. CLC가 우승을 확정 지었습니다!>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North America 윈터 시즌.

그 우승자가 기존의 강호 TSL이 아닌 새롭게 단장한 CLC로 정해졌다는 의미는 결코 적지가 않다.

어쩌면 정말로 새로운 시대를 주름잡을 영웅의 탄생일지도 모른다.

Unknown Error.

솔로랭크에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이다.

그 등장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으며 북미 로드 오브 로드 팬들로 하여금 그의 데뷔 무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번 윈터시즌은 특히나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확고하게 지켜오던 로드 오브 로드 최강국의 자리.

터줏대감 북미와 유럽이 롤드컵에서 광탈을 면치 못했다.

결승전에서 우승을 다퉜던 건 동방의 두 나라.

북미와 유럽의 로드 오브 로드 팬드로서는 치욕적인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로드 오브 로드도 갤럭시 크래프트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건 아닐까.

북미와 유럽의 롤 커뮤니티에선 걱정이 쌓여가고 있었다.

더욱이 새로운 시즌이 와버렸다.

격변하는 시대에서 더욱 강대한 파도를 만나게 되는 건 앞서가고 있던 이들이다.

이는 북미와 유럽의 기존 강팀들을 뜻한다.

그 첫 대회라고 할 수 있는 윈터시즌에 팬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동시에 실망을 할 준비 또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웅이 등장해 모든 것을 해결했다.

<영광스런 우승을 거머쥔 CLC 선수들 전원! 단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우승컵을 손에 쥐는 사람은 역시 Error 선수, 가 아니네요. CLC의 여섯 팀원들 모두가, 아니 코치까지 포함해 전원이 우승컵을 번쩍 손에 듭니다!>

단상에 올라온 여섯 명의 선수와 한 명의 코치.

하늘 높이 들었던 우승컵은 한 명의 선수에게 남았다.

바로 Unknown Error.

이제는 CLC의 Error선수라 불리우는 슈퍼스타가 자신의 시대가 열렸음을 북미 전역에 알린다.

첫 세트에서 자드라는 비주류 챔피언으로 막을 수 없는 스플릿과 슈퍼플레이를 선보였다.

두 번째 세트는 패배를 맛보았다.

세 번째 세트는 아무리 그라도 떨렸을지 모른다.

네 번째 세트에서 자신만이 CLC의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다.

다섯 번째 세트는 준비했던 전략이 실패하면서 고배를 맛보았다.

여섯 번째 세트에서 주인공 자리를 잠시 친애하는 팀원에게 맡겼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세트에서 되돌려 받으며 훌륭히 캐리했다.

더욱 깔끔해진 스플릿과 상상을 뛰어넘는 슈퍼플레이.

그가 이번 윈터 시즌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만들었다.

집중도가 많이 헤졌을 텐데도 보다 굳건해진 팀의 단결력은 그라는 영웅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팀의 부족함을 자신이 더해 메꾼다.

과유불급 하지 않고 팀원들을 이끌어 승리를 점한다.

불리한 전황에선 역전의 계기를 만들고, 유리한 고지에선 더욱 더 몰아붙여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시대가 원하던 단 한 사람.

지금 북미는 Unknown Error에 열광하고 있다.

북미 로드 오브 로드 팬들의 턱 끝까지 차올랐던 갈증은 그라는 한 사람으로 인해 채워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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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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