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리심이란 챔피언이 초중반에 강력함을 자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굳이 설명을 붙이자면 모든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스킬딜에 더불어 패시브에 의한 지속딜까지.
스킬을 사용하면 공격속도를 40%나 올려주는 패시브는 DPS를 상당히 올려준다.
그런 리심이 시간이 갈수록 유통기한이 생기는 까닭은 또 무엇일까.
일단 주력스킬인 음파가 논타겟이라 딜러에게 맞히는 것이 힘들어진다.
게다가 공격속도를 증가시켜줄 뿐인 패시브는 한타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불가능하다.
그러한 단점.
오브젝트를 잡을 때는 전혀 상관없다.
이쿠, 이쿠!
예은의 리심이 스킬쿨을 빠듯이 돌리며 바론을 두들겨 팬다.
그러면서 방로를 사용해 나에게 실드를 덧씌워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주로 바론에게 맞는 건 내 알칼리.
알칼리가 가진 우월한 피흡덕분에 버틸 만하다.
퀴락!
챠캉!
낫을 던지고 터트리면 체력이 놀라울 정도로 차오른다.
블러디체리나 또도박사 저리 가라 할 회복력이다.
알칼리의 패시브와 건블레이드의 상승효과.
바론에게 맞으면서 체력이 차오르는 진귀한 광경을 연출해낸다.
'혼자서는 당연 안되겠지만.'
낫을 터트릴 때 이외엔 체력 회복력이 그렇게까지 뛰어나지 못하다.
결정적으로 2코어도 뜨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 잡을 수 있을만큼 바론의 체력은 만만하지 않다.
그렇기에 하는 2인바론.
내 부족한 딜링은 초중반이 강한 리심이 채워준다.
물론 이 사이에 적팀이 놀고 있지만은 않겠지만 아군이 시선을 끌어줬다.
나와 예은을 제외한 3명의 아군은 봇라인에서 뺑뺑이를 돌고 있다.
적들이 아군을 포위해 섬멸하기 직전 결과를 만들어냈다.
─아군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의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바론을 먹는다.
리심의 Q스킬에 달린 %데미지를 생각한다면 막타 또한 뺏길 위험이 없다.
바론은 막대한 글로벌 골드와 더불어 공격력과 주문력, 체력재생력까지 증가시켜주는 버프를 선사한다.
'바론 버프가 알칼리에게 정말 좋지.'
공격력과 주문력을 올려줘도 효율은 반토막이다.
AP챔피언에게 공격력이 올라가봤자 얼마나 좋겠는가.
AD챔피언 또한 주문력이 생겨도 의미가 적다.
하지만 알칼리는 이래 봬도 하이브리드 챔피언.
공격력의 특혜를 꽤나 보는 편이다.
"야, 니 실드량도 증가한다."
"시꺼, 멍충아."
언제나처럼 틱틱대는 예은이지만 기분이 썩 나빠 보이진 않는다.
진행되는 게임의 상황도 노렸던 대로다.
아군들도 생각 이상으로 버텨주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 더블 킬!
적이 학살 중입니다..!
다 죽을 줄 알았는데 한 명은 산 셈이니 생각 이상이 맞다.
안 죽고 시간만 끌어주는 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으니까.
이 정도면 충분 게임을 굳힐 수 있다.
찰칵!
20분 타이밍에 완성되는 2코어.
건블레이드와 조냐의 물시계가 나온 알칼리의 위력은 괴랄하다.
혼자서 딜탱 이니시 암살 다 해먹는 게 가능하다.
지금껏 지불했던 리스크를 리턴으로서 돌려받을 시간이 왔다.
아군의 부활을 기다려서 천천히 미드라인을 압박한다.
적팀은 스킬을 던지며 라인을 클리어하고 있다.
차후 패치되는 바론 버프는 미니언을 강화시켜 포탑을 미는데 도움을 주지만, 애석하게도 현재의 바론 버프엔 그런 기능이 달려있지 않다.
순수하게 챔피언의 스펙만 반코어 가량 올려줄 뿐이라 압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파삭!
파삭!
이제야 얼음 장갑이 나온 아군 원딜러 이즈레알이 마법 화살을 쏘아대지만 시원찮다.
다른 아이템 하나 없이 얼음 장갑 만으로는 그저 둔화 셔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군 탑라이너 파이어뱃에게 이니시를 요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곳은 대회 무대가 아닌 솔로랭크.
좋은 플레이를 기대하기 보단 직접 움직이는 편이 낫다.
답답한 흐름에 시원한 물골을 내기 위해서 나는 대치상황을 이탈해 봇라인을 향했다.
퀴릭!
화락!
아까와 마찬가지로 내 스플릿을 저지하기 위해 온 건 잭트였다.
그러나 아까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에는 포탑을 끼고 얌전하게 수성만을 지향하고 있다.
된통 당했던 만큼 섣불리 1대1을 걸어오지도 않을 터.
그렇다고 내가 다이브를 취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지만 말이다.
퀴릭!
포탑을 끼고 있는 잭트에게 낫을 하나 던진다.
그리고 4초를 기다린다.
그래야만 두 번 연속으로 표식을 터트려 막대한 순간누킹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
타워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나 또한 충분한 성장을 마쳤다.
타항!
콰락!
그림자 박치기로 돌격해 보름달 베기로 표식을 터트린다.
아까와 같은 흐름이지만 포탑의 반격 또한 생각해야 한다.
봉을 돌리고 있는 잭트가 포탑과 함께 맹공을 퍼부을 예정.
이를 조냐의 물시계를 사용해 무효화해낸다.
타항!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는 것을 짐작한 잭트가 도망을 선택하지만 이미 죽은 목숨이다.
현재 알칼리의 궁극기는 해이애나의 일광 쇄도에 비견되는 사거리를 자랑한다.
이 또한 너프가 되는 부분이긴 해도 현재는 유효하다는 게 중요.
뒤늦게 점멸을 사용하는 것은 최악의 판단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Unknown Error님은 전설적입니다..!
일방적으로 뚜까 패는 상황에서 알칼리만큼 킬결정력이 높은 챔피언이 없다.
지옥 끝까지 따라가 적을 추살한다.
이렇게 내가 솔킬을 따낸 사이, 아군 또한 부단히 압박하고 있지는 않고 물리지 않기 위해서 안간 힘을 쓰는 정도다.
이즈레알의 얼음 장판이 걸리적거려 적팀은 이니시를 하기 힘들다.
그렇게 벌어주는 시간동안 빠른 속도로 포탑을 철거한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봇라인의 2차포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일반적으로 AP챔피언은 포탑을 부수는 속도가 느리지만 알칼리에게 해당되지 않기 때문.
공격력과 주문력을 전부 올린다는 특이성과 더불어 패시브 덕분이다.
매 평타에 마법피해를 추가시키는 알칼리의 패시브는 타워를 부술 때도 도움을 준다.
'미드에서 최소 한 명이 빠지려나.'
아군 챔피언들이 성장을 잘하지 못한 탓에 인원을 돌릴 여유가 있는 모양이다.
애초부터 뺐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설마 잭트가 다이브를 당할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치 못했겠지.
하지만 어설프게 인원을 배분하는 것 또한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알칼리는 일반적인 챔피언들과 궤를 달리하니까.
'또 한 명 희생자가 오는가.'
잭트를 상대하느냐 깎였던 체력은 회복된지 오래.
궁극기의 스택 또한 다시 차올랐다.
더욱이 건블레이드에는 한 가지 더 숨겨진 효과가 존재한다.
후웅!
나와 맞라인을 섰던 아링이 미혹의 물방울을 던져 인사해온다.
한 번 솔킬을 딴 후에는 스플릿만 돌은지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상당히 말렸던 아링은 죽음의 불타는 손길이 나와 슬슬 데미지를 무시하기 힘들다.
유혹이라도 맞았다간 어떻게 피흡할 틈도 없이 죽어버릴 지도.
나는 아링의 던지는 스킬을 조심스레 피하며 포탑을 계속해서 때려댔다.
그러자 조바심이 난 아링이 먼저 공격을 가해왔다.
샤락!
타랑탕!
황천질주로 대쉬한 아링이 도깨비불을 허리에 휘감는다.
죽불손의 액티브가 박히자 주요스킬을 맞지 않았음에도 체력손실이 상당하다.
여기서 지체한다면 발화와 황천질주의 데미지 만으로도 위험한 상황.
나는 그림자 박치기를 사용해 아링을 물었다.
슈웅~!
직선으로 돌진하는 나를 향해 아링의 유혹이 쏘아진다.
조냐의 물시계가 있었다면 간단히 피할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조냐는 잭트를 따는데 사용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점멸을 써서 뛰어넘는다.
퀴릭!
콰락!
그리고 아링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다.
우월한 피흡에 의해 깎였던 체력은 순식간에 회복된다.
아링은 황천질주를 사용해 도망가며 최대한 딜링을 우겨 넣지만 부족하다.
유혹을 피해낸 순간 아링의 죽음은 확정됐다.
투웅!
건블레이드에 있는 또 하나의 효과.
적 챔피언에게 단일 타겟팅 공격을 때려박을 때마다 쿨타임이 3초씩 줄어든다.
대부분의 공격이 타겟팅인 알칼리와 효율이 좋다.
잭트에게도 사용했던 건블레이드의 액티브를 다시 한 번 사용해 아링을 마무리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전설의 출현..!
훌륭한 슈퍼플레이.
물론 맞는 말이지만 내가 한 일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내 눈은 아링이 가진 스킬 중 유혹만을 보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다가 유혹을 점멸로 뛰어넘은 것 뿐.
그것만으로도 내가 이길 수 있으리라 판단했고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억제탑을 파괴하자 부활한 잭트가 부랴부랴 달려온다.
이쯤에서 빠지는 게 현명한 판단.
은신과 더불어 상대를 둔화시키는 효과도 있는 안개지대를 깔아 잭트의 발을 늦춘다.
그리고 아군과 함께 후퇴해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다.
찰칵!
조금은 지루하게 흘러가던 게임.
하지만 억제포탑을 파괴함으로서 따분했던 신경전도 드디어 끝이 났다.
슬슬 마무리를 지을 시간이다.
'금은 장식 머리띠까지 있으면 눈치 안 보고 휘저을 수 있으니까.'
다시 한 번 아군과 적팀을 압박한다.
이번에는 미드가 아니라 봇라인.
그리고 스플릿이 아니라 5:5 대치 상황이다.
억제포탑이 없는 이상 적팀에게 이지선다를 제시할 수 있다.
한타를 할 것인가, 억제탑을 내줄 것인가.
어느 쪽을 선택해도 최악의 선택.
선택을 도와주기 위해서 아군의 원딜러 이즈레알이 억제탑을 툭툭 친다.
이제는 마나바라기가 완성돼 나름대로 1인분이 가능한 이즈레알.
아직까지도 더럽게 약하긴 마찬가지지만 계속 치다 보면 언젠가 깨지게 돼있다.
그리고 상대는 그전에 필히 한타를 걸어올 터다.
억제탑이 깨지는 것 만큼은 막고 싶을 테니까.
쿠! 챠앙!
하드 이니시에이터인 탈리반 3세가 앞장서 온다.
나머지 적들도 탈리반의 뒤를 따른다.
이 한타의 결과는 어쩌면 적팀에게 역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흘러가도록 놔두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이~쿠우!
조급히 행동하는 자에겐 틈이 보이기 마련.
예은의 리심이 그 틈을 정확히 비집고 들어가 칼같은 각도로 범의 일격을 내질렀다.
음파로 들어가 점멸궁으로 아링을 까내자 이에 헤이클린과 풀리츠크랭커가 꼬치처럼 꿰인다.
마치 각도기로 재기라도 한듯한 당구다.
나로서는 해내기 힘든 감에 의한 플레이.
성격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도 재능만은 특출나다.
타라랑~♬
만들어준 기회를 놓칠 쏘냐.
지금껏 아쉬운 모습만 보여주던 아군의 서포터 쏘냐가 점멸센도를 화끈하게 틀어박는다.
1.5초간 춤을 추게 되는 아링과 헤이클린.
나는 찰나의 킬각을 놓지도 않고 번개처럼 쏘아졌다.
타항!
퀴릭!
낫을 던지고 보름달 베기로 터트린다.
발화까지 걸자 그것만으로도 아링의 체력은 바닥을 보인다.
하지만 죽기 직전 스턴이 풀린 아링이 유혹을 던져오는 게 먼저.
아까와 달리 몸으로 받아낸 나는 다시 한 번 아링을 향해 돌진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CC기를 풀어내는 금은 장식 머리띠가 있으면 이렇듯 터프한 플레이도 가능하다.
아링의 유혹과 더불어 발화까지 상쇄시켰다.
물론 방심하긴 이르다.
이곳은 적진의 한복판.
아군 탑라이너 파이어뱃이 라인전의 실수가 실력이 맞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불바다 미사일을 이상하게 깔았다.
한타의 흐름은 분명하게 내 슈퍼플레이를 요구하고 있다.
투루룩!
잭트가 점멸 도약으로 나를 노려왔다.
금은 장식 머리띠를 사용했을 때부터 염두해두고 있던 상황.
그렇기에 조냐의 물시계를 아껴두었다.
띠이잉..!
조냐의 물시계를 사용함으로서 2.5초간 모든 공격을 무효화시킨다.
잭트의 공격을 막아내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적팀의 공세는 끝나지 않았다.
후반 한타의 메인 딜러라 할 수 있는 헤이클린 또한 나를 보고 있었다.
딸칵!
조냐가 풀리기 전에 헤이클린은 내 밑에 덫을 깔아놨다.
그리고 조냐가 풀리자 나는 속박된다.
헤이클린의 W스킬, 쇠덫이 1.5초간 내 움직임을 봉쇄해 버렸다.
원거리에서는 헤이클린이, 코앞에는 잭트가 눈에 불을 키고 나를 주시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든 버텨내야만 한다.
구룽!
안개지대를 깔아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높인다.
사정없이 깔리는 핑크와드.
하지만 아군 정글러 리심의 지원이 도착한다.
리심은 방로를 사용해 나에게 실드를 덧씌워줌과 동시에 땅을 쳤다.
그 효과는 잭트의 공격속도를 한없이 느리게 만든다.
공격속도만이 전부인 잭트에게 공격속도를 뺏어갔다.
퀴릭!
콰락!
낫을 던지고 터트려 피흡.
다소 버틸 만해진 잭트의 공격 덕에 아슬아슬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쇠덫이 풀리자마자 나는 헤이클린을 향해 돌진했다.
아무리 잭트가 나를 패고 있어도 원딜러부터 잡는 건 당연한 상식.
솔직히 헤이클린이 만만하다는 이유도 있다.
타항!
퀴릭!
마법 저항력 아이템을 두른 아링이나 잭트와 달리 헤이클린의 체력은 순두부처럼 물렁하다.
아직 본공격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체력이 절반 가까이 까였다.
헤이클린은 투망을 사용해 내빼지만 그래봤자 내 손아귀 안.
한 번 더 돌진해 마무리한다.
─더블 킬!
Unknown Error님은 전설적입니다!
그림자 박치기로 따라가 표식을 터트리자 헤이클린은 사망을 면치 못한다.
헤이클린을 잡는 것으로 내 체력도 상당히 차올랐다.
더 이상 잭트는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대로 몰아붙여 넥서스를 향해 진격한다면 적팀은 막을 수단이 없다.
전복될 뻔한 버스를 강제로 일으켜내는 운전기사.
운전수가 한 명이면 모르되 두 명인 덕이다.
나와 예은의 강제캐리를 막기에 어지간한 테러리스트 세 명으로는 역시 부족했었나 보다.
============================ 작품 후기 ============================
추천 버튼이 바꼈음에도.. 잊지 않고 눌러 주시는 추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