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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롤드컵, LCF.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파이널.
시즌2까지만 해도 미리 보는 롤드컵이라고까지 불렸던 LCF의 개막식이 머지 않았다.
바야흐로 내일, 프랑스의 파리에서 북미와 유럽의 강호들이 자웅을 겨루게 된다.
─그런데 왜 개최국이 프랑스냐?
유럽 쪽 팀들한테 어드밴티지가 너무 많네.
이러고도 유럽이 떡발리면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을듯.
└지난 개최국은 미국이었는데? 생각 좀 하고 말해라.
└LOOOL 북미놈들 질 거 같으니까 벌써부터 보험들어 놓네.
└이건 헛소리지. CLC팬인 내가 봐도 이놈은 지능형 안티.
유럽 땅이 대체 얼마나 넓은지 알고.
미국, 혹은 캐나다와 프랑스의 시차가 상당한 건 맞지만 유럽팀들의 사정도 마냥 좋지만은 않다.
특히나 러시아에 뿌리를 내린 모스코5라던지 몇몇 팀으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의 LCF는 미국 쪽에서 열렸다.
북미와 유럽을 번갈아가면서 개최되는 대회인만큼 어린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LCF가 코앞까지 다가온만큼 북미와 유럽 팬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치열하다.
─북미는 솔직히 유럽에 쨉이 안되지.
북미에서 쓸만한 팀 TSL? CLC? 걔네 두 팀밖에 더있나?
그에 비해 유럽은 모스코5, TK게이밍, AOA, 포나틱, WHITE FOX 기타 등등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네.
질적으로도 수적으로도 지난 시즌처럼 어지간히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GG.
양심있으면 인정해라.
└음.. 북미팬이지만 솔직히 인정. 하지만 꼭 머릿수가 많다고 이기는 건 아니지 LOLOL
└근데 그건 LCF 대회 방식이 잘못된 거 같은데.
└북미랑 유럽이 똑같은 팀수 뽑아오면 북미는 쩌리만 딸려올 텐데 그럼 무슨 재미로 보냐?
LCF의 진행 방식은 사뭇 독특하기까지 하다.
다른 스포츠 대회에서는, 특히 갤럭시 크래프트때야 일반적이기까지 했던 진행 방식.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파이널은 풀 토너먼트식을 따른다.
팀리그 같은 것 없이 완전 약육강식이다.
한 번이라도 패배하면 그 길로 탈락의 운명이다.
하지만 이 토너먼트 방식이라는 건 합리적이기도 하다.
조별 리그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면 변수라는 부분이 많이 없으니까.
강자는 올라가고 약자는 떨어진다.
혹은 약자가 전략을 아기자기하게 잘 준비해서 강자에게 카운터 펀치를 먹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보는 입장에서 재미가 찰지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의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각 지역의 롤챔스에서는 백이면 백 조별리그 방식을 채택한다.
조별리그로 승자와 패자를 분류한 후 승자는 본선에, 패자는 승강전으로 보낸다.
이러한 방식은 장단점이 명백하게 나뉜다.
장점이라 함은 변수가 적다.
강팀의 팬들로서는 열심히 응원하던 팀이 말도 안되는 뒷통수를 맞고 진다면 허무한 일.
기존 강팀들의 팬에게는 나쁘지 않은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고인 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새로운 스타, 새로운 계보를 이어나갈 팀들이 발굴되기 힘들어진다.
이러한 단점을 모를 리가 없을 텐 데도 풀 토너먼트 방식을 채택하지 않는 걸까.
사용을 한다고 왜 부분적으로만 가져다 쓸까.
좋을 걸 암에도 채택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참가할 팀이 별로 없으니까.
갤럭시 크래프트는 1:1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즉, 한 게임을 진행하는 선수의 수가 얼마 필요하지가 않았다.
물론 갤럭시 크래프트에도 팀단위 리그가 있었지만 애초에 그건 경우가 다르다.
진행 방식 또한 상이하다.
그런데 로드 오브 로드는 무려 5:5의 팀게임.
게임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선수도 열 명에 달한다.
당연하게도 한 대회에 많은 팀이 참전할 수도 없을 뿐더러 관리할 수도 없다.
─LCF의 F가 괜히 파이널이 아니지.
단일 대회에 참가팀만 따지면 가장 많을 걸?
그만큼 쩌리도 많다는 단점도 있지만.. 난 그런 매니악함이 좋아.
재밌는 경기도 많이 나오고.
└눈썩 경기도 많이 나온다는 말은 왜 빼먹냐.
└부정적인 부분만 보면 안되는 것..! 씀씀이가 못되셨네.
└가끔 쩌리팀이 말도 안되는 대진운으로 올라가면 눈꼴사납지만 그것만 빼면 토너먼트식 재미나지.
약팀이 대진운빨로 좋은 성적을 기록한다.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 볼거리란 거다.
모든 팀에서 안정적으로 현 메타에 맞는 승리 지향적인 플레이만 골라서 한다면 얼마나 지루하고 골 때리겠는가.
오직 하나의 팀만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해오는 날카로운 창.
그 창이 만들어내는 특이점이 간간히 터져버리면 커뮤니티 반응 또한 터져나간다.
이렇듯 여러 요소가 풀 토너먼트 방식의 LCF를 재미지게 만든다.
바로 그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가 곧 개막된다.
북미와 유럽의 최강자를 결정짓는 LCF.
조금 퇴색됐다고는 하지만 미리 보는 롤드컵이라고 불렸던 대회가 그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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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오브 로드의 대회를 해설하는 중계진들.
각 지역의 대회를 맡은 중계진들은 저마다 고유의 특색이 있다.
한국이 조금 호들갑을 떠는 느낌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북미는 산뜻한 무게감이 좋다.
그렇다면 유럽은 과연 어떠할까.
"드디어 왔습니다 드디어 왔어요. 데카시르, 알고 있어요? 오늘이 그날이라구요?"
"그 날이니까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친한 척을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농담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저와 콰른트는 굉장히 친해요. 뭐, 그조차 농담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해설진들 간의 서스럼없는 농담.
그리고 열정적이기까지 한 게임해설.
유럽의 중계진은 외나무다리같은 밸런스를 아슬아슬 유지하며 방송을 진행한다.
"저래 봬도 사적인 자리에선 굉장히 착한 친구입니다. 저번에 제가 점심으로 스테이크를 쏘니까 후식으로 무려 민트껌을 사줬어요!"
"콰른트가 오늘 재밌는 농담을 많이 준비해서 왔나 봅니다. 평소에는 저밖에 안 웃어주는데 오늘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가끔 선을 넘을 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밌고 흥겹다.
구박받으면서까지 분위기를 띄워주는 캐스터 콰른트.
그리고 선수 출신의 게임지식이 박식한 해설자 데카시르.
둘의 콤비는 익살맞기로 정평이 나있다.
조금은 바보스럽기까지 한 두 중계진이 펼쳐가는 국제 대회.
북미와 유럽의 모든 프로팀들을 아우르는 LCF는 이미 개막했다.
그로 인해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던 관중석은 잠시 열기를 보충하고 있다.
무대는 이미 막이 올랐고 중계진들도 열심히 떠들고 있지만 선수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
선수 각자가 자신의 최대한 뽐낼 수 있는 셋팅 작업이 한참이다.
아주 잠깐 중계진들만의 독백이 이어지는 와중이다.
평소라면 이대로 농담따먹기라도 하며 시간을 끌었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오늘 LCF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사실.
지난 롤챔스때와는 확실하게 구별되는 내용이다.
"데카시르, 들었나요? 롤챔스에서 그렇게나 화제가 되었던 두 챔피언! 역시나 너프를 먹었더군요."
"콰른트는 겜알못이라 모르겠지만 탑라이너 입장에서 거미여왕과 애꾸사자는 정말 지옥이었어요."
거미여왕과 애꾸사자는 한국 롤챔스에서부터 역으로 전파됐다.
삼선 블루의 CGVMAXIM 선수가 사용한 필살 카드.
그 지나친 OP성은 금새 주목받아 한 템포 느린 시기에 열린 북미와 유럽의 롤챔스에서도 나오게 됐다.
처음에는 시즌3 첫 번째 대회라고 할 수 있는 한국 롤챔스를 분석한 몇몇 팀들만이 사용했다.
그러나 어느새 라고 할 것도 없이 주류가 되었다.
챔피언 스펙이 너무나도 오버 파워.
따로 분석을 할 필요도 없이 대회 무대에서 떡하니 사용했기에 사용 방법 또한 예시가 있었다는 이유다.
롤챔스에서의 픽밴률이 무려 8할을 넘었다.
어쩌다가 살기라도 하면 그 게임은 탑이 핫플레이스.
저 말도 안 나오는 OP챔피언을 상대로 탑에 선 선수만이 고통받는다.
"그래도 참 웃겼죠. 그 귤선장이 거미여왕의 카운터로 지목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부분은 정말 콰른트의 헛소리를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저도 해보고서 깜짝 놀랐죠. 바로 북미 CLC팀이 제시한 대안이었습니다."
귤선장은 그 스킬 구조 하나하나가 정말 애매하기 짝이 없는 챔피언이다.
막말로 티몽보다도 쓰이지 않는다.
티몽은 죽어서 버섯이라도 남기지 저 귤선장은 뭐 하나 하는 게 제대로 없다.
특히 치명타 아이템트리 올린답시고 탑에서 파밍파밍하는 놈들.
그렇게 열심히 올려도 후반가면 원딜러 평타랑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애물딴지다.
그런데 그런 허접한 챔피언이 희대의 OP 거미여왕을 카운터친다?
놀랍게도 그것이 현실로 일어나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 됐습니다. 이번 LCF부터는 거미여왕의 픽률이 많이 줄어들 거 같아요."
"아무래도 대회 뿐만 아니라 솔로랭크에서도 필밴에 등극하다보니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지요. 콰른트가 하도 징징대서 민트껌을 사줬던 것처럼요."
OP챔피언은 언젠가 칼질을 받기 마련이다.
대회에서 활약까지 해버린 거미여왕과 애꾸사자는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의 단두대를 피해갈 수가 없었다.
버프는 잘 못해도 너프 하나는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버리는 게임사가 거미여왕과 애꾸사자에게서 아주 큰 부분을 가져갔다.
"어차피 콰른트는 모를 테니 시청자분들께 설명을 해드리자면 독침의 마나소모 증가는 라인전에서 치명적이죠. 그리고 애꾸사자 또한 회복력이 비교할 수 없게 줄어들었습니다."
"모르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렇게 콕 짚어 이야기를 하니 눈물이 나네요. 어쨌든 설명 잘 들었습니다.
각각의 챔피언이 가진 가장 큰 사기 요소를 콕 골라서 깎아버렸다.
거미여왕은 타겟팅으로 박히는 독침 견제가 까다롭다 못해 키보드를 부숴버릴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 마나소모량이 큰 폭으로 올라 이전처럼 지속적으로 견제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강화된 W스킬, 야성의 외침 사용시 전체 체력의 15%를 회복하던 애꾸사자.
이제는 15%가 아니라 레벨에 따라 올라가는 고정된 수치의 체력을 회복한다.
이전에 비하면 반토막이 조금 넘으면 다행인 수치인데다 체력아이템과의 상승 효과가 없어졌다는 게 크다.
더욱이 소소하게 데미지까지 너프된 마당이니 LCF에서 거미여왕과 애꾸사자를 보긴 힘들 것이다.
그 외에도 미드 AD메타의 원인과도 같은 새까만 양날도끼 소폭 너프됐다.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픽밴률이 절반을 넘어가던 미스터 포텐등.
새까만 양날도끼로 인해 간접 상향을 받았던 챔피언들에게 영향이 있으리란 전망이다.
"자드도 빼놓을 수가 없죠. 혹시 아십니까? 제가 극비리에 가져오 정보인데요."
"어느 나라 극비리가 솔로랭크에서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는 수준입니까? 제가 이 친구한테 괜히 민트껌 하나 사준 게 아니라니까요. 예, 자드의 해법이 발견되면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다.
하지만 LCF에는 북미와 유럽을 아우르는 국제 대회.
당연히 북미의 상황 또한 감안해서 이야기가 오간다.
TSL의 미역슨 선수와 CLC의 Error 선수에 의해 떠오른 신규 챔피언 자드.
롤챔스가 끝난 이후로 한 달이 넘게 연구되면서 장인들이 제법 생겼다.
자드 특유의 독특한 스킬구조는 활용하기 어렵지만 손에만 익는다면 이만한 위력을 보여주는 챔피언이 몇 없다.
하지만 그런 자드에게는 아킬레스건이 존재했다.
바로 금은 장식 머리띠.
일반적으로는 CC기를 푸는데 사용하지만 블러디체리의 궁극기 등 한정된 효과를 풀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바보가 아니고서야 적 궁극기 하나 보고 금은 장식 머리띠를 올릴 일은 없다.
차라리 딜탱을 겸하는 스킬 포식자 등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을 선택하고 만다.
"이 금은 장식 머리띠때문에 중후반 한타에서 자드의 위력이 완전히 반감됐습니다. 솔로랭크를 기준으로 서서히 퍼지고 있는 정보이지만 프로팀들은 당연히 입수했을 거에요."
"그거 참 아쉽게 됐네요. 개인적으로 제가 북미리그도 많이 관전하는데 Error 선수의 완전 팬이거든요."
"당신 취향은 물어보지 않았고 시청자들도 궁금해 하지 않아요 콰른트."
이번 LCF에서 주목해봄직한 변화점들이 만담을 겸해 중계진들의 입에서 세어나왔다.
그러나 그것도 지금까지.
이제는 잠깐 접어둬야 할 시기다.
북미와 유럽 로드 오브 로드 팬들의 관심이 프랑스의 파리를 향해 쏟아질 시간이 왔다.
굉장히 장난스러운 태도를 엿보인 유럽의 중계진들이지만 경기에 들어가는 순간 열혈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즐기기에 터져 나올 수 있는 반응.
개막식 첫 번째부터 치러지는 풀 토너먼트 대회가 그 신호탄이 울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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