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59화 (35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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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도 에러갓이!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16강.

그 첫째 날에 가장 이목이 모아진 경기는 누가 뭐래도 TSL 대 포나틱이다.

경기의 결과는 2 대 1, TSL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는 단순히 요행이었다고 넘길만한 부류의 일이 아니다.

반드시 짚어야 하는 부분이 두 가지나 있다.

하나는 유럽의 일각이라고 부를 수 있는 포나틱이 탈락했다는 대사건.

다른 하나는 미역슨 선수의 성장 기세다.

─미역슨이 역시 잘하긴 잘해.

32강에서 조금 휘청하더니 16강에서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네.

무슨 만화 주인공 보는 것 같다.

└마왕성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용사의 느낌?

└LOLOL 그럼 포나틱은 4대 천왕이냐. 그리고 마왕은 누구?

└그건 결승전에 가봐야 알겠지. 근데 용사 파티 멤버가 너무 쩔어서 위기감이 적네.

TSL 자체가 이미 우승후보로 거론되기에 손색이 없는 강팀이다.

다만 맥도날드를 대신해 팀의 미드를 맡은 미역슨에게 적응 과정이 필요했을 뿐.

미역슨은 부족했던 경험치를 실전을 통해  빠르게 보충해 나가고 있었다.

이 기세대로라면 8강에서는 16강에서 보여준 이상의 모습을 떨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건 간에 LCF는 이제 고작 16강,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제 TSL 대 포나틱의 경기가 북미 대 유럽의 구도였다면 오늘은 내전.

북미에서 손꼽히는 팀 투르칸과 모르면 간첩이라 할 수 있는 CLC가 맞붙는다.

래딧에서도 당연 화제일 수밖에 없었다.

윈터시즌 이후 부지기수 솟아나고 있는 Unknown Error의 팬들과 북미 최정상급 정글러 미터스의 팬들간에 신경전이 오가는 와중이다.

─솔직히 에러갓이 CLC 1군에 들어간 이상 이야기가 끝난 거나 다름없지.

2군 데리고도 윈터시즌을 정복했는데 설명이 필요하나.

16강이 문제가 아니라 우승부터 따 놓은 당상이야.

└나도 일부 동의는 하는데.. 윈터시즌처럼 가지각색의 챔피언들을 계속해서 선보일 수 있을까?

└그런 거 없어도 기본기만으로 충분히 압도함.

└CLC빠들 행복회로 돌리고 있네. 미터스가 제대로 된 팀원 만난 이상 역으로 게임 셋이야.

과거 CLOCK9에 있었을 때 미터스는 고통을 받았다.

북미 최정상급 정글러인 미터스에게 팀원들의 수준은 솔직히 한숨이 나왔다.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 또한 한탄스러운 지경이었다.

특히 윈터시즌의 준결승전에서 TSL과의 경기는 팬들의 짜증을 한계치까지 치솟게 만들었다.

그런데 미터스가 그 고통스런 쇠사슬을 벗어던지고 라인전이 출중한 팀으로 이적했다.

과연 무사히 적응을 마칠 수 있을지.

나왔던 의문을 32강 경기에서 종결시키며 새로워진 팀 투르칸의 탄생을 예고했다.

─CLOCK9이 괜히 원맨팀이었던 게 아닌데 뭣들 모르네.

팀 투르칸의 단점이 라인전만 세다잖아.

근데 여기에 미터스가 들어가서 라인전 다 터트리고 운영까지 도맡고.

이야기가 끝난 건 이쪽이지.

미터스+투르칸은 드래X볼로 따지면 퓨전을 해버린 꼴이야.

└미터스 정도는 에러갓이 정글로 들어가도 커버침.

└그건 오바지. 에러갓도 정글 좀 하는 거 인정하지만 미터스급에 비빌 정도는 아니야.

└근데 진짜 기대되긴 하네. 결승전에서도 그렇고 32강도 그렇고 에러갓이 정글도 은근히 하잖아?

Unknown Error가 정글을 하곤 하는 건 사실이지만 엄연히 서브 라인.

설마 미터스를 상대로 감히 정글로 대적할 생각을 할까.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Unknown Error라면 혹시 모른다.

오늘 치러지는 CLC 대 투르칸의 경기는 북미의 내전임에도 어제 TSL 대 포나틱의 경기 못지 않게 흥행을 몰고 오고 있다.

그렇게 열렬히 타오르는 불꽃에 기름이 쏟아부어졌다.

─와우! 에러갓이 미드로 나오나 본데?

저번에 정글한 것도 재밌긴 했는데 역시 에러갓은 라인에 서야지.

뮴뮴 누님까지 나온 것 보면 빼박이야.

└어, 진짜네. 또 정글 가는 거 아니냐고 타박할라 했는데.

└빅풋빠진 것 보니 빼박이야. 식스맨 체제 재밌긴 하다.

─뮴뮴 누님이 또 미드 설 수도 있겠지만은 LOLOLOL

첫 세트부터 Unknown Error와 뮴뮴 선수가 동시에 출전했다.

팀 투르칸을 상대로 초장부터 강수를 두겠다는 의미.

여섯 명의 선수를 출전 등록한 CLC는 자신들의 색을 최대로 살리고 있다.

이미 윈터시즌에서도 TSL을 상대로 뒷통수를 거하게 쳤지만, 생각지도 못한 라인스왑은 상대팀을 골치 아프게 만든다.

과연 이를 상대하는 투르칸은 어떤 준비를 해왔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투르칸의 첫 수는 과연 정석이라 할 수 있었다.

상대팀의 에이스에게 집중 포화를 퍼붓는다.

─LOOOOOL 역시 자드 산다라 카지트 필밴 꽂히네.

산다라는 2:2 교전 감안한 밴같고 자드, 카지트는 생존기 좋아서 밴한듯?

에러갓의 자드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긴 하지만 투르칸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겠지.

└Unknown Error가 괜히 에러갓이겠냐. 저격밴따위 우습다.

└자드 요즘 많이 하락세던데 그래도 에러갓의 자드는 일단 밴하고 보는 건가.

└어차피 저렇게 3밴 해도 챔프폭이 한두 개가 아닌데 문제도 아니지 LOOOL

└크~! 이즈레알로 가볍게 받아넘기네.

고작 밴카드 세 개로는 Unknown Error라는 폭주기관차를 막을 수 없다.

그 사실은 지난 NA롤챔스 윈터시즌에서 익히 증명된 마당이다.

상대팀은 커녕 팬들의 예상까지 가볍게 뛰어넘으며 그 이상을 보여주는 Unknown Error.

더욱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카드들 또한 감안을 해야 한다.

밴카드따위 거치적 거리지도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새겨줄 작정인지 CLC는 미드 이즈레알을 꺼내왔다.

원딜러로 고르키까지 박아버린 데다 조합의 색까지 완전히 굳혔다.

미드 이즈레알과 원딜 고르키의 투 원딜 체제.

결승전에서 TSL을 상대로 보여줬던 한타 캐리형 조합이다.

하지만 팀 투르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미드 이즈레알의 파훼법 정도는 궁리해왔다는 듯 투르칸은 자연스럽게 받아쳤다.

경기를 시청하는 입장에서 오!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괜찮은 챔피언으로 말이다.

─어, 투르칸이 카운터 제대로 친 것 같은데?

이미 한 번 나온 전략이라 그런가.

확실히 빵테온이면 미드이즈 상대하기 쉬워 보이네.

투르칸이 저돌적인 야생 멧돼지같은 팀이었는데 미터스가 들어간 후 많이 바꼈나봐.

└빵테온도 유통기한 챔인데 라인전 스노우볼 굴리는 투르칸다운 픽이야. 제 색깔을 잃지 않았어.

└진짜 준비 많이 해왔나 보네. 밴픽 구도 보니까 CLC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

└이즈레알이 성장할 때 빵테온이 로밍다니면…. 음, 내가 에러갓 빠돌이긴 하지만 진짜 모르겠다.

└NONO. 이건 투르칸이 밴픽 싸움을 완전히 이긴 게 맞아.

얼음 장갑을 필두로 3코어를 맞히는 미드 이즈의 캐리력은 괴랄하다.

그만큼 필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요할 수밖에 없다.

여제의 눈물방울 등 딜로스 아이템을 가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노릇.

그런데 투르칸이 꺼내든 저 빵테온이란 챔프가 가진 특성.

상대 미드라이너의 성장을 강제적으로 억제시킨다.

어떻게?

초반의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틀어잡은 후 로밍을 다닌다.

트와이스 페이크와 비슷한 글로벌 궁극기를 가진 빵테온을 상대로 라인전을 한가하게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에러갓이 후픽을 했다면 다양한 챔피언 폭을 활용해 빵테온을 역으로 괴롭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세트는 투르칸이 레드팀.

CLC 또한 그 점을 착안해 마지막까지 미드 챔프를 숨기려 했지만 밴픽 순서의 문제로 어쩔 수 없었다.

결국 CLC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밴픽싸움을 종료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아직 승부의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양 팀의 한타능력.

에러갓과 트리플리프트가 펼치는 투 원딜 조합의 카이팅이 미쳐 돌아가리란 사실은 어렵지 않게 예상 가능하다.

이조차도 투르칸에서 대비를 했다는 부분이 크게 걸리기는 하지만.

─말화이트라….

마침 CLC의 탑도 네네톤이라서 말화이트 꽁꽁 언 심장에 바늘갑옷 나오면 하아..

어지간하면 한타는 CLC가 웃어준다고 말하고 싶은데 답이 없어 보인다.

솔직히 솔로랭크였으면 난 닷지했어.

└고르키도 마법 피해 있잖아?

└그걸 어느 코에 붙여.. 그리고 후반에는 고르키도 무극의 대검 올려서 평타딜 해야 해.

└그럼 고르키가 주문력템 올리면?

└죄송한데 엄마가 브론즈랑 말 섞지 말래요;

하다 못해 고르키가 아니라 배인이었다면 고정데미지로 말화이트를 잡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마저도 트리플리프트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지 상황은 굉장히 여의치 않다.

길고 짧은 것을 대보기도 이전에 승패가 결정날 지경.

첫 세트의 밴픽 구도가 CLC 입장에서 봤을 때 조마조마 하다.

그래도 Unknown Error라면 기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팬들의 믿음은 헛되지 않았다.

언제나 그러하듯 Unknown Error는 대수롭지 않게 상상을 뛰어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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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팀 투르칸과의 첫 세트 밴픽이 끝나고 경기가 진행된다.

모르긴 몰라도 밴픽 싸움이 크게 말렸다며 난리가 났을 거다.

확실히 성장이 필수인 투 원딜 조합을 상대로 빵테온.

더군다나 막대한 탱킹능력과 더불어 강제 이니시 까지 가능한 말화이트는 카운터가 될 수 있다.

'예상의 예상을 뒤집지 않았다면 정말로 위험할 뻔했어.'

이래 봬도 나는 팀 투르칸을 얕보지 않았다.

얕보기는 커녕 결승전을 임한다는 각오로 필요 이상의 준비를 해왔다.

이렇게 투 원딜 조합을 보여주는 척 페이크를 치는 것까지 전략의 한 갈래였을 정도로 말이다.

퐁!

나에게 창을 날리려고 하는 빵테온에게 Q스킬을 먹이고 빠진다.

이즈레알의 마법 화살이었다면 턱도 없는 견제.

상대의 평타를 막아내는 패시브를 가진 빵테온에게 먹힐 리가 없다.

하지만 내가 이즈레알이 아닌 다른 챔피언을 선택했다면 어떨까.

나는 팀 투르칸을 상대로 진지하게 미드 고르키를 꺼내 들었다.

'리메이크 이후에는 미드로 오히려 자주 활용되지만.. 현재 시점에서 당연히 원딜러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겠지.'

적팀의 입장에서는 심히 당황스러울 터다.

틀림없이 미드 이즈레알이라 생각하고 빵테온을 픽박았는데 뜬금없이 고르키가 나왔다.

패시브와 투창으로 내 이즈레알을 디나이하려고 했던 상대의 노림수 하나를 훌륭히 봉쇄했다.

'그래도 아직은 임기응변 수준이라 생각하고 있을 거야.'

그들의 생각따나 큰 틀에서는 변하지 않았다.

빵테온은 명실상부 라인전 특화 챔피언.

고르키로 파밍은 할 수 있지만 몰아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인전을 반반 간다고 쳐도 글로벌 궁극기를 가진 빵테온의 로밍 능력은 골치가 아프다.

필연적으로 다른 라인에서 손해가 나기 마련이고 말화이트의 성장 또한 저지하기 힘들게 된다.

그런 구도가 나온다면 한타에서 아무리 카이팅을 잘한다 해도 속수무책.

최소 3코어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딜링이 박히지 않는다.

애초에 상대는 우리가 아이템을 갖출 때까지 기다려주지도 않을 것이다.

'빵테온에 리심까지. 스노우볼이 미쳐 돌아가시는구만.'

심지어 적팀의 정글러는 미터스.

투 원딜 조합이 파괴력을 보이는 후반까지 기다려줄 턱이 없다.

그 전에 어떻게든 스노우볼을 굴릴 속셈이라는 게 빤히 보인다.

'정말로 투 원딜 체제였다면 힘들어졌겠지만 걸려 들어줄 내가 아니지.'

적팀의 예상대로 놀아나 줄만큼 내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빵테온을 마지막으로 후픽박은 적팀의 판단은 인정해줄 만하지만 애초에 말화이트부터 의도가 선했다.

나는 트리플리프트와 말을 맞췄던 대로 라인스왑.

게다가 투 원딜체제가 아닌 포킹조합으로 색깔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적팀의 예상을 되받아쳤다고 방심하기엔 이르다.

적팀의 정글러는 미터스.

그리고 빵테온은 초반 갱호응 좋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챔피언이다.

첫 귀환 전에 무조건 한 번은 노릴 거라 생각하고 있던 갱킹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었다.

터엉!

맞점멸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스턴에 걸려버렸다.

빵테온의 점멸 방패치기는 알고서도 피할 수 없는 강력한 갱호응.

그 효과로 1초간 스턴에 걸린 나에게 리심의 음파가 틀어 박힌다.

그리고 나를 향해 발차기로 날아온다.

만약 이즈레알이었다면 비전 점프를 했어도 점멸로 따라온 리심이 레드를 묻히며 나를 마무리했을 터.

그러나 내가 플레이하는 챔피언은 당연하게도 이즈레알이 아니다.

파바바박!

생존능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르키.

고르키의 W스킬 폭탄 부스터는 점멸 거리의 정확히 두 배에 달한다.

포탑 안 쪽까지 피신을 마치자 리심은 더 이상 따라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서로가 점멸이 빠지면 이득인 건 내 쪽이야.'

발화까지 걸린 탓에 체력이 상당히 손실되긴 했지만 나는 포션이 많다.

크리스탈 유리병에 4포션.

앞으로는 빵테온에게 스턴 거리를 내줄 일은 당연히 없다.

날카로웠던 한 번의 갱킹을 회피함으로써 내 고르키의 무난한 성장 또한 예약되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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