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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도 에러갓이!
하다하다 미드 고르키라니.
팀 투르칸이 예상하지 못한 게 무리가 아닐 정도로 전례가 없는 픽이다.
리메이크 이후라면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은 그 옛날의 고르키.
평타에 마법피해가 묻어나는 대신 고정 피해가 추가되는 평범한 원딜러다.
더욱이 LCL이 끝나고 한달이 지났을 무렵 너프가 됐다.
고르키의 패시브에 치명타 혜택이 사라지자 픽률은 자연스레 급감했다.
그런 고르키로 미드라인을 선다니 어지간히 미친 짓.
하지만 AP템을 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퍼엉!
사거리만 따진다면 미달리의 창에 준할 정도인 고르키의 궁극기.
대포알 미사일은 고르키의 상징과도 같은 스킬이다.
미사일의 광역피해를 맞은 빵테온의 체력이 조금 깎였다.
'가랑비에 옷 젖는 느낌이려나.'
사거리가 길 뿐이지 데미지는 미달리의 창에 비해 손색이 크다.
그럼에도 내가 미달리가 아닌 고르키를 선택한 까닭.
픽을 꼬아 적팀에게 혼란을 주기 위함도 있고, 생존기 좋아 미터스의 갱킹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고르키 자체의 스펙이 좋지 않았다면 나는 다른 챔피언을 했을 것이다.
펑! 퍼엉!
작은 미사일과 큰 미사일이 고르키의 포구에서 연달아 쏘아졌다.
언뜻 보기엔 평타를 치는 것 같은 모션이지만 스킬이 맞다.
이것이 바로 현재 고르키가 가진 압도적인 이점.
바로 궁극기의 쿨타임이 1.2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쿨타임까지 감소되지.'
스킬 쿨타임 감소를 40%까지 맞추면 미사일을 평타 마냥 펑펑 퍼부을 수 있다.
원거리에서 쏘아져는 일방적인 포격 세례.
현 시점에서 AP고르키가 타 포킹 챔피언 못지 않은 위력을 뽐낼 수 있는 근원이다.
파바바박!
6레벨을 찍은 리심이 다시 한 번 미드라인에 갱킹을 노려온다.
이번에는 당연 당해주지 않는다.
나는 폭탄부스터를 사용해 멀찌감치 뒤로 내뺐다.
이로서 리심의 갱킹을 두 번이나 무력화했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미터스의 리심이 미드라인에서 두 번씩이나 동선을 할애한 사이.
아군 정글러 탈리반 3세가 탑라인에서 킬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말화이트는 제법 단단하긴 하지만 두들기면 언젠가 죽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적은 조급해진다.
그리고 조급함은 일을 그르치기 마련.
빵테온이 노리는 수가 빤히 보인다.
샤라라락-!
굳이 보이스 채팅으로 전달해줄 필요가 없다.
CLC가 자랑하는 트리플리프트와 카우스터의 듀오.
다이브를 당할 위험이 없게 미리미리 대비를 해둔다.
이즈레알의 궁극기 정조준 사격이 미니언 웨이브를 크게 긁고 지나간다.
이렇게 되면 다이브 따위 통하지 않는다.
온다고 해도 비전 점프를 사용해 내빼면 그만.
글로벌 궁극기에 의한 로밍은 한 눈을 팔고 있을 때나 뼈아픈 거지 이렇게 뻔하게 노리면 시간만 버리는 법이다.
퐁!
퍼엉!
고르키의 Q스킬, 폭죽탄과 미사일을 펑! 쏘아버리자 미니언 웨이브가 깔끔하게 처리된다.
다시 라인에 복귀한 나는 빵테온의 복귀가 늦은 사이 라인을 쭉쭉 밀어댔다.
그러자 머리 위로 그려지는 동그란 원.
빵테온이 자신의 궁극기를 고작 라인 복귀 용도로 써버렸다.
파바바박!
포탑을 한계까지 치다가 폭탄부스터를 사용해 유유히 빠져나간다.
이런 식으로 라인주도권을 잡아버리면 나는 물론이거니와 아군까지 풀려버린다.
빵테온이라는 챔프가 괜히 유통기한 챔프가 아니다.
처음 킬만 주지 않으면 게임내내 아무것도 못한다.
펑! 펑! 퍼엉!
빵테온은 더 이상 숨도 쉴 수 없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로밍이란 선택지.
그 기회비용을 낭비해버린 이상 일방적으로 뚜들겨 맞을 수밖에.
퐁!
퍼엉!
평타 판정을 가진 이즈레알의 마법화살을 막아낼 수 있는 빵테온이지만 미사일엔 얄짤없다.
최대한 몸을 비틀며 피해보려 해도 그 움직임까지 예상해서 쏘아버린다.
내가 괜히 커스텀 게임방까지 파서 미사일을 쏴대는 연습을 한 게 아니니까.
'어쩔 수 있나. 적당히 맞다가 집 가셔야지.'
아무리 고르키의 미사일 한 방, 한 방의 위력이 결정적이지 않다고 해도 한두 방이 아닌 다발로 퍼붓는다.
게다가 우월한 이동기인 폭탄부스터가 있어 여차하면 킬각까지 잡을 수 있다.
일반적으론 하면 안된다는 앞부스터지만 가끔 킬각 잡을 때는 재미지다.
미드라인에서 포션을 빨며 최대한 버티던 빵테온은 별 수 없이 귀환을 선택한다.
파바바박!
폭탄부스터에는 파이어뱃의 불바다 미사일같은 장판데미지도 있다.
그 효과를 살려 미니언 웨이브를 역주행해 빠르게 라인을 밀어버린다.
최대 일곱 개까지 장할 수 있는 대포알 미사일은 아껴두는 게 상책.
찰칵!
첫 번째로 맞추는 코어아이템은 네크로노미콘.
가격도 싸고 주문력도 있고 마젠도 적당한데 쿨타임 감소까지 들려있다.
삼종신기를 가서 평타딜까지 하는 게 낫지 않냐.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니지만 현재 고르키에 한해서는 이 아이템이 알맞다.
'궁극기의 쿨타임이 감소되는 점은 상당히 크니까.'
미사일이 빨리 충전될 뿐더러 궁극기를 난사할 수 있게 된다.
다시금 라인에 복귀한 나는 계속해서 빵테온에게 미사일을 퍼갈겼다.
그것도 나는 닿고 적은 절대 안 닿는 저 멀리서 일방적인 포격을 말이다.
'미터스도 어지간한 답답할 거야.'
나는 이미 점멸도 찬 데다 폭탄부스터의 생존능력이 압도적이다.
어떻게 지척까지 접근해도 미드라인 중간부터 포탑까지 일직선으로 빠져나간다.
그런데 미터스는 초반에 미드라인 갱킹을 노리다가 탑에서 퍼블을 내줬다.
빵테온 못지 않게 바이바이가 플레이하는 네네톤 또한 초중반이 강력한 챔피언.
한 번 킬을 먹어버리면 자기 라인을 불도저처럼 밀어버린다.
게다가 생존기도 좋고 몸도 단단해 어지간하면 살아간다.
심지어 봇라인은 이즈레알이다.
그것도 플레이하는 사람이 트리플리프트.
앵간한 음파는 살짝 무빙을 트는 것만으로 피해낸다.
게다가 템트리도 일반적인 이즈레알이 아닌 파랑파랑.
여제의 눈물방울이 부여해주는 마나량을 바탕으로 위험부담이 생기는 플레이를 가급적 피하고 있다.
한 마디로 뒤에서 뿅뿅 화살을 날려 파밍만을 지향한다.
이 모든 것이 팀 투르칸을 상대로 한 우리 CLC의 운영방식이다.
'이대로 한타까지 갈 수 있다면 성공인 셈이지.'
하지만 라인전 하나 빼면 아무것도 없던 이전의 팀 투르칸이 아니다.
살짝 웃어주는 정도로 방심을 하기엔 이르다.
적팀은 투 원딜 체제를 겨냥한 조합.
한타가 제법 자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탑라인의 포탑이 철거되는 것으로 라인전이 끝이 난다.
빵테온 또한 한 번 궁극기와 점멸을 잘 사용해 봇라인에서 킬을 냈다.
서로가 약간씩을 포기한 채 의도한 바를 대강 이뤄냈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빵테온이 로밍을 간 동안 나라고 놀고 있진 않았다.
전부터 톡톡 치고 있던 미드 포탑을 완전히 파괴했다.
이렇게 보면 마냥 손해라고 볼 순 없지만 아직이다.
로밍을 당한 아군 봇라인은 쏘냐가 죽어버린 상태.
적팀은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용을 향했다.
이전의 투르칸이었다면 보여주지 않았을 날카로운 판단이지만.
펑! 퍼엉!
그렇게 용둥지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으면 고스란히 표적이 돼버린다.
시야에도 채 비치지 않을 원거리에서 펑펑 미사일을 포격한다.
살아남은 트리플리프트의 이즈레알도 가세하자 적팀은 눈치가 보인다.
샤라라락-!
용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한 트리플리프트가 궁극기인 정조준 사격을 그어버린다.
안타깝게도 미터스는 칼같이 단타를 사용해 먹어버렸지만 끝이 아니다.
포킹 데미지가 조금씩 누적돼버린 적팀의 체력은 위태위태하다.
펑! 퍼엉! 펑!
적팀은 이대로 귀환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놔주지 않는다.
어떻게든 쫄래쫄래 꼬리를 이으며 퇴각을 목표하는 적팀을 계속해서 따라가 미사일을 쏴재낀다.
점멸의 두 배나 되는 거리를 한순간에 좁힐 수 있는 고르키에게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파바바박!
앞부스터를 사용해 치고 나간다.
그리고 아끼고 아꼈던 포탄을 통째로 들이붓는다.
블루를 먹어 쿨타임 감소가 40%에 달하자 0.7초마다 쏘아지는 미사일.
연이어 다섯 발이 파바바방! 꽂혀버리자 앞에 있던 적들부터 녹아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고르키의 미사일은 맞히는 게 쉬운 편은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
내가 잘 맞히는 것과 별개로 일렬로 도망가고 있던 적팀은 단순한 표적에 불과했다.
미달리의 창과는 달리 광역 피해의 효과까지 가진 미사일은 다수를 상대로 효과적이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용은 내줬지만 포탑을 총 세 개나 챙겼다.
합류 타이밍이 애매했던 탈리반과 네네톤은 그대로 탑을 쭉쭉 밀어 2차 포탑까지 고속도로를 뚫어버렸다.
심지어 더블 킬까지 먹었으니 글로벌 골드 격차는 3천 가까이 벌어졌으리라.
찰칵!
네크로노미콘 다음으로 맞추는 아이템은 순수한 주문력 아이템이 아니다.
순수 AP챔피언이 아닌 탓에 주문력 계수가 낮다고 할 수 있는 고르키.
그런 고르키에게 있어 최대의 효율을 내는 아이템은 다름아닌 마법 관통력이다.
'지금 시점에서 라알드리의 호통만한 아이템이 또 없지.'
AD챔피언들에게 현재 새까만 양날도끼가 선호받는다면 AP챔피언들은 라알드리의 호통이다.
라알드리의 호통은 스킬 피해를 가하면 적의 현재 체력을 3초에 걸쳐 6% 깎는다.
애매한 수준인 것도 사실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높다.
더욱이 적이 CC기에 걸린 상태면 %데미지가 두 배가 된다.
파삭!
파삭!
굳이 내가 나일아이의 수정창까지 갈 필요가 없다.
그러지 않아도 트리플리프트의 이즈레알이 마법 화살을 뿅뿅 쏴준다.
얼음 장갑의 효과로 동그랗게 깔리는 둔화지대.
그 안에서 헤매는 적들을 향해 미사일이 쉴 새 없이 터진다.
펑! 펑! 퍼엉!
코어템이 완성된 나와 이즈레알이 미드라인에서 지옥같은 포킹을 선사한다.
방어력 아이템을 둘둘 두르면 무사할 줄 알았나.
말화이트의 바위갑옷조차 미사일을 맞아 체력이 줄줄이 새어나간다.
체력을 %로 깎아버리는 라알드리의 호통은 탱커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상대팀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속수무책.
닿지도 않는 원거리에서 스킬만 펑펑 던져대는데 한 번 맞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다.
이즈레알의 얼음 장판이 깔린 곳에 미사일이 셀 수 없이 떨어지자 도저히 포킹이라고는 볼 수 없는 데미지다.
'이것을 계속해서 반복해나간다.'
한 번의 정비를 마치고 이제는 봇라인.
마법 관통력의 신발까지 맞추자 딜러진에게는 거진 트루데미지가 박혀버린다.
한 방, 한 방이 매서운 미사일이 다발로 쏟아져 들어간다.
펑! 펑! 퍼엉!
마법저항력을 올려주는 팀버프 아이템 룬방패가 간절한 적팀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선택은 자신들이 했다.
투 원딜 조합이라 착각했을 정도로 나를 제외하면 올AD라 할 수 있는 우리 CLC.
안 그래도 말려버린 적팀은 마법 저항력 아이템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이대로는 빠르게 지냐, 버티다 지냐의 차이.
이윽고 적팀은 판단은 내렸다.
당초 계획했던 대로 강렬한 이니시를 걸어온다.
다름아닌 빵테온와 말화이트의 궁극기 연계다.
콰드드득!
머리 위로 동그란 원이 그려지더니 하늘에서 낙하한다.
빵테온이 궁극기를 사용해 아군을 향해 떨어졌다.
그리고 말화이트까지 들이닥친다.
파바바박!
이를 피하는 건 너무나도 손쉬운 일.
애초부터 고르키나 이즈레알이나 생존기 하나는 맛깔난다.
부족했던 딜링은 포킹 연계로 훌륭히 메꿨다.
빵테온의 궁극기를 폭탄부스터로 피하고 말화이트의 궁극기는 점멸로 비껴낸다.
이미 아군의 진영까지 들어온 적팀은 도망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파이어뱃의 불바다 미사일과 비슷한 폭탄부스터의 불구덩이를 밟고 있는 말화이트 체력이 거덜났다.
완전히 집어던져 버린 꼴이 돼버린 이니시로 인해 승기가 굳혀졌다.
<버거킹!>
꾸뤄러러럭!
아군의 앞라인 또한 못지 않게 잘 성장했다.
불보듯 뻔하게 흘러가는 한타의 대승은 넥서스까지 직결된다.
언뜻 패배한 듯 흘러갔던 백픽싸움조차 모든 것이 설계였던 팀 투르칸 과의 첫 세트는 CLC의 승리로 장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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