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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62화 (36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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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도 에러갓이!

역갱이라는 건 당하는 쪽보다 치는 쪽이 무조건 유리하기 마련이다.

포커싱 자체가 갈리는 것도 갈리는 거지만 변수.

당하는 입장에선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스킬이 이미 빠진 상태다.

당연하게도 이 역갱이라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은 힘들다.

서로 간에 실력차이가 현저하면 모르겠지만 고만고만하다면 라이너의 실력으로 판가름난다.

아군 라이너들이 얼마나 기회를 만들어주느냐.

그리고 정글러는 얼마나 잘 받아먹느냐의 차이.

하지만 콩머스의 경우 회전구르기와 의병대의 시너지로 어디든 빠르게 쏘다닐 수 있다.

더욱이 와드돌까지 사면 적 정글에 다다닥 시야를 장악해 동선을 읽을 수 있다.

그야말로 역갱에 최적화된 챔피언.

내 활용 방식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물론 라인전이 끝난 이후로는 역갱을 칠 일이 사라지긴 하지만 콩머스의 기동력을 살릴 방안은 세고 셌다.

콩머스처럼 누구 하나 잘라 먹기에 좋은 챔피언이 또 없다.

퀴이이잉..!

로드 오브 로드의 수많은 챔피언들 중에서도 최속을 자랑하는 콩머스.

여기에 샤랄라의 몽상까지 더해진다면 당하는 입장에서 반응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히 콩머스의 딜링만으로는 킬로 연결시키기 힘들겠지만.

'샤랄라의 몽상이 괜히 팀파이트 아이템이 아니지.'

주위에 있는 아군의 이동속도까지 3초간 40% 올려준다.

한 마디로 이니시에 최적화된 아이템.

콩머스가 굴러가서 잠깐 붙들어 놓기만 하면 편하게 따라온 아군이 맛있게 잡순다.

쿠웅! 쿠웅!

봇라인의 미니언 웨이브를 처리하고 있던 적팀의 원딜러.

빠른 속도로 헤이클린을 들이박은 나는 도발을 걸어 3초간 의지를 상실시켰다.

딱 한 웨이브만 더 먹고 코어템을 사오려던 욕심이 화를 부른 결과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나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네네톤이 달려들어 먹어치운다.

헤이클린의 실수도 실수지만 이 콩머스의 기동력.

맵을 주시하다 보면 언젠가 한 놈은 각을 내주기 마련이다.

심지어 타이밍도 좋았다.

─용을 처치했습니다!

적팀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용한타를 막바지에 앞두고 원딜러가 잘렸다.

적팀은 용을 포기하고 탑 1차 타워를 챙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이미 굴러버린 스노우볼.

이래 봬도 운영에는 제법 자신 있는 편이다.

찰칵!

이번 판의 컨셉은 순수하게 팀파이트.

올곧게 나아갈 생각이다.

이전이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겠지만 현재 CLC의 멤버는 화려하다.

한 마디로 키울 보람이 맛깔난다.

'톨라리 펜던트도 떴고, 룬방패까지 완성된다면 그야말로 군단이야.'

아이템 하나하나가 팀파이트만을 바라본다.

기본 탱킹 능력이 워낙 준수한 콩머스이기에 가능한 선택.

나와 네네톤이 대놓고 하는 다이브에 적팀은 항거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미드라인에서 수성을 한다고 한들 정답이 될 수 없다.

퀴이이잉..!

이동속도를 최대한 가속시킨 후 쏘아진다.

잘라먹기에도 능한 콩머스지만 강제 이니시 또한 못지 않게 매섭다.

일직선으로 달려나가 추돌사고를 내버린다.

콰앙!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콩머스는 그 속도만이 문제가 아니다.

언제 어느 때 사용할지 모르는 점멸.

눈으로 쫓기에도 버거운데 점멸로 예상치 못하게 박아버리기라도 하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렇게 한 번 물려버리면 3초 동안 선택지를 빼앗기고 만다.

꾸뤄러러럭!

뒤이어 당도한 네네톤이 할퀴고 채썰기로 들어가 적진을 휘젓는다.

딜과 탱을 겸비한 하드 탱커가 무려 두 명이다.

중반 타이밍에 이보다 더 까다로운 챔피언들이 또 있을까.

타라랑~♪

나와 네네톤에 완전히 한 눈이 팔려버린 적팀.

카우스터의 쏘냐가 점멸센도를 쏟아 붓는다.

궁극기를 켜고 달려오는 트리플리프트의 배인이 싸그리 정리하는 그림.

하지만 편하게 마음을 놓기엔 팀 투르칸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미터스가 아직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

.

.

* * *

팀 투르칸의 부스 안에서는 오더가 한창이다.

오더를 주도 하는 사람은 얼마 전까지 CLOCK9의 정글러였던 미터스.

미터스는 투르칸에 이적한 이후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운영에 대한 지식이 미약하다고 평가되던 투르칸.

이는 단순히 부족할 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 각자의 색이 너무 진하다.

팀원들 하나하나의 주장이 완강하다 보니 이를 통합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러한 사정이 있어서일까.

미터스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CLC와의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하다 못해 라인전에서라도 이득을 봐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럼에도 미터스로서는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야 했다.

첫 세트에서 조합을 카운터치려다 수를 읽혀 역으로 당했던 건 그렇다 쳐도.

두 번째 세트에서까지 게임을 말리게 된 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기는 일이었다.

최근 성장 기세가 무지막지 하다는 Unknown Error에게 정글러의 영역까지 침범받은 셈이었다.

"쟤네 분명히 다이브 올 테니까 포탑끼고 한 번 해야 해. 여기서 대승해서 바론까지 연결해보자."

"그래, 미터스. 오더만 내려줘."

한 가지 다행인 요소는 Unknown Error가 캐리형 챔피언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누가 뭐래도 로드 오브 로드에서 중요한 건 딜러진이다.

그리고 원딜러가 살아남느냐, 살아남지 못하느냐로 한타의 승패는 결정된다.

여기서 미터스 자신이 상대팀의 원딜러 배인을 물 수만 있다면 일발역전의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미터스도 잘 알고 있다.

잘 성장한 배인.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졌는지 설명해서야 입만 아프다.

성장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현실은 현실.

트리플리프트가 운전하는 배인은 충분하게 성장을 마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하나.

아무리 잘 성장해도 몸이 종잇장이라는 원딜러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는 법이다.

'한 번 잘 차내기만 한다면 역전이 가능하다.'

미터스는 이것만을 노리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타가 안 좋다고 평되는 리심이지만 미터스에 한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리심으로도 충분 한타 캐리를 해내는 최정상급 정글러.

이를 가능케 하는 원천은 재빠른 기동성을 활용해 적팀의 주요 딜러를 아군에게 배달하는 슈퍼플레이였다.

평소 이상으로 빠릿하게 집중하고 있는 미터스는 눈을 부릅떴다.

예상대로 CLC에서 이니시를 걸어왔기 때문.

Unknown Error가 플레이하는 콩머스가 아예 닥돌을 해서 들이박았다.

저 Unknown Error때문에라도 미터스는 이번 두 번째 세트를 결단코 내줄 수 없었다.

'어딜 감히 정글러 행세를 하려고.'

최근에 뜬 새파란 애송이에 불과하다지만 미터스는 내심 Unknown Error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현재 북미에서 가장 알아주는 정글러가 자신이라면 원딜러 중에서는 트리플리프트, 미드에서는 Unknown Error가 맞다.

과거의 영광따위에 연연하는 몇몇 선수들을 한심하게 생각하던 미터스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Unknown Error 결코 넘어서야 안될 선을 넘어왔다.

자신이 인정하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미드라이너로서.

감히 정글러로 자신에게 대적해오는 것은 주제를 한참이나 넘는 일이다.

그렇기에 본때를 보여줄 작정이었던 미터스였지만 게임이 의도치 않게 말려버렸다.

선와드돌 이후 시야장악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기괴한 플레이.

그 대응법을 찾는데 시간이 꽤나 소요되고 말았다.

Unknown Error가 챔프폭을 자랑으로 삼는다는 거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플레이 방식을 꼬아버리는 것까진 예상치 못했다.

'독특한 플레이로 재미를 본 건 칭찬해줄 만하지만.. 한타에서는 이야기가 다르지. 북미 최고의 정글러는 바로 나 미터스야.'

콩머스의 강제 다이브로 열려버린 한타.

아군 원딜러 헤이클린이 물려버리긴 했지만 이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한다.

호응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는 적팀을 향해 미터스는 음파를 던졌다.

음파를 맞은 대상은 코리아나, 노리는 대상이 아님에도 미터스는 망설임없이 날아갔다.

코리아나따위 안중에도 없다는듯 미터스의 시선은 오직 트리플리프트 하나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자신이 트리플리프트를 보듯 상대 팀 또한 자신을 볼 것이다.

넘기 힘든 고난일 테지만 미터스는 자신이 있었다.

타라랑~♪

앞점멸을 사용한 쏘냐가 궁극기인 파워센도를 쏟아낸다.

미터스는 이를 예측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피해냈다.

음파로 날아가던 도중 와드 방로를 사용해 경로를 비틀어 파워센도의 범위를 벗어난 결과.

본래 자신이 노리던 배인의 지척까지 접근한 미터스는 침착하게 지면을 내려쳤다.

터엉!

궁극기를 사용하면 2초마다 은신을 할 수 있는 배인은 브루저의 입장에서 까다롭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 은신이란 장점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챔피언이 바로 리심이다.

방금 전 미터스가 내리친 리심의 E스킬, 땅치기는 4초간 배인의 위치를 드러내준다.

이~쿠우!

미터스는 곧바로 점멸 범의 일격 콤보로 배인을 차내 아군 진영으로 배달해냈다.

어지간한 프로들조차 반응하지 못하는 미터스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슈퍼플레이.

하지만 이를 받아치는 이 또한 못지 않은 선수다.

북미 최고의 원딜러라 불리우는 트리플리프트답게 방향을 조금 빗겨내긴 했지만 역시 부족했다.

팀 투르칸의 탑라이너 콜라곰은 붙을 수만 있으면 엄청난 데미지를 자랑한다.

제아무리 트리플리프트라 할 지라도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상황.

그래야만 했던 구도에서 변수가 생겨버렸다.

구워어어!

콜라곰이 배인을 뒤로 넘겨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다.

배인은 영락검의 액티브를 사용하며 거리를 벌리려 하지만 순간적인 폭딜.

아그작 물어 뜯으며 발화까지 걸자 생명력이 위태롭다.

다른 아군 또한 배인을 보고 있으니 어지간하면 죽어야 한다.

그런데 배인이 죽지를 않았다.

데구르..!

한 번 굴러서 도망가는 거야 예상 내의 플레이다.

배인이 살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Unknown Error가 사용한 톨라리 팬던트의 실드.

그리고 어느새 미카엘의 그릇을 구입한 쏘냐가 배인을 회복시켰다.

시즌3 신규 아이템인 미카엘의 그릇은 걸린 CC기를 풀어주며 약간의 체력을 채워준다.

여기에 톨라리 팬던트의 실드까지 겹치자 아슬아슬 살아간다.

정말 툭 치면 죽을 정도의 체력.

문제는 더 이상 물려주지 않는다는 거다.

데구르. 챵!

챵! 타앙!

배인의 W스킬, 은탄이 가진 효과.

적의 체력을 고정 피해로 뜯어낸다.

게다가 쉴 새 없이 굴러댄다는 특이성.

다른 원딜 챔프들에 비해 이동거리는 짧지만 그 쿨타임이 2초 밖에 안된다.

애매하기 짝이 없는 생존기로 평받는 구르기가 트리플리프트의 손에 들려지니 이토록 사기스러울 수 없다.

닿을듯 말듯 거리감을 조성하며 은탄을 계속해서 터트린다.

어떻게 스치기라도 하면 죽을 상황에서 곡예같은 줄타기로 아군을 농락하는 트리플리프트의 배인이었다.

'이건.. 끝나버렸군.'

역전의 실마리를 잡는 전제조건은 바로 미터스 자신이 배인을 배달해내는 것.

불가능에 가까웠음에도 미터스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본래라면 콜라곰에게 찢어 죽었어야 할 배인이 생존해버렸다.

팀원이 못했다기보단 적팀의 호흡이 상상 이상이었다.

더욱이 트리플리프트의 배인은 명불허전.

수많은 원딜 챔프들 중에서 평타 사거리가 중간밖에 안되는 배인은 브루저들의 영양가 있는 먹잇감이다.

아무리 고정 데미지를 가진 은탄이 탱커잡는데 최적화되어 있다곤 해도 그걸 누가 맞아주겠는가.

몇 대 때리다가 허무하게 녹아버리는 것이 솔로랭크에서 벌레라 불리는 배인의 일상이다.

그런데 그 배인이 트리플리프트의 손에 들려지니 완전히 다른 챔피언이 되었다.

이리저리 구르며 아군을 완벽하게 농락한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트리플 킬!

CLC TRIPLELIFT를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아군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어떻게 살아남기는 한 미터스였지만 나머지 네 명의 아군이 전멸했다.

미드라인으로 물밀듯 쳐들어오는 상대팀을 막을 방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인클리어가 안되는 리심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멀리서 음파를 날리며 불난 집에 물 한 컵 휙 뿌리는 정도가 한계다.

미터스의 입장에선 허탄하기 짝이 없을 두 번째 세트.

이미 첫 번째 세트에서 패배라는 과오를 범한 팀 투르칸에겐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CLC 대 팀 투르칸의 16강 경기의 승자가 결정됐다.

그리고 오늘의 경기로 인해 북미 최고의 정글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 재고의 여지가 생겨버렸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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