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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69화 (36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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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도 에러갓이!

다이브 갱킹을 당해 선취점을 내준 것은 과연 뼈아프다.

하지만 그것으로 나를 공략했다고 착각한다면 상당히 곤란하다.

내가 이번 경기에서 콩머스를 고른 두 번째 이유.

바로 탑글러라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함이다.

'탑과 정글러의 합성어랄까.. 확실히 웃기는 용어긴 하지만.'

차후에는 오히려 보편화되기까지 하는 탑메타다.

바로 탑솔러가 텔포를 드는 것.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가 정글러만치 시도 때도 없이 소환장의 전장을 휘젓는 탑솔러를 일컫는다.

퀴이이잉-!

다이브를 당해 죽기는 했어도 라인주도권을 바탕으로 CS를 풍족히 챙겼다.

대략 1200골드가 안되는 돈이지만 시작 아이템으로 가죽 신발을 선택한 판단이 탁월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필연적으로 의병대를 구입하지 못했을 터.

반대로 해냈기 때문에 이번 미드로밍의 성공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하게 된다.

슈우웅..!

회전 구르기를 사용한 상태에서 나는 미드의 1차 포탑에 텔레포트를 찍었다.

앞으로 수 초 후면 내 콩머스가 미드라인에 당도한다.

이렇게 대놓고 로밍을 가면 어떤 바보가 당해주겠냐.

그리 생각할 만도 하지만 콩머스에 한해서는 그렇지가 않다.

콰앙!

그야말로 전광석화.

반응 자체가 불가능하리만큼 빠른 속도로 굴러나간 콩머스가 적팀의 미드라이너 해이애나를 들이박는다.

두 번째 세트의 패배 이후로 비교적 안정적인 픽을 꺼낸 상대 미드였지만 얄짤이 없다.

스킬 레벨이 삼 단계에 이르러 2초 동안 의지를 빼앗는 따가운 도발이 해이애나의 자유를 빼앗는다.

호롱!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는 해이애나에게 빅풋의 코리아나가 공을 던져 가세한다.

안 그래도 예은의 갱킹에 점멸이 빠졌던 해이애나.

아무리 고개를 돌려도 도망갈 구석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콰드득!

도발이 끝나는 타이밍에 발맞줘 코리아나의 궁극기 쇼크웨이브가 해이애나를 찌부러뜨린다.

피해낼 방도가 없는 콩머스의 로밍이 첫 번째 성과를 만들어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사실 예은이 탑 다이브를 봐주지 못했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게임 시작 전부터 다른 라인 위주로 동선을 봐야 한다고 작전 회의가 오갔기 때문.

다름아닌 내가 자원해서 이야기를 꺼냈었다.

'다른 라인이 치열해야 그만큼 주워 먹을 게 많아지니까.'

방금도 해이애나의 점멸이 없었던 덕이 크게 작용했다.

그냥 쾅! 들이박고 도발 거는 것으로 깔끔히 끝났다.

그렇게 한 번의 킬을 만들어냄으로서 다이브를 당해 다소 말렸던 성장 격차를 따라잡았다.

그리고 이는 다음 로밍을 수월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퀴이이잉..!

귀환을 하며 탑라인의 상황을 보니 미니언 웨이브가 쌓여서 몰려오고 있다.

로밍을 간 대가로 포탑에 미니언이 먹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정도도 지불하지 않으면 양심이 없다.

하지만 내 양심 유무를 떠나, 이 콩머스란 챔피언은 그러한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

쿠웅!

쿠웅!

의병대와 회전구르기가 곱연산된 이동 속도는 라인 복귀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여준다.

구체적으로는 고작 10초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빠르게 라인에 도착한 덕에 미니언 손실이 거의 없었고.

6레벨을 도달해 궁극기를 배우자 미니언 수급력에도 박차가 가해졌다.

티링, 팅! 팅!

콜라곰은 이미 라인을 밀고 귀환을 했기에 눈치 볼 상대도 없다.

다음으로 도착하고 있는 미니언 웨이브를 가시껍질의 반사 데미지를 활용해 받아먹은 나는 다시 귀환한다.

그러고서 다시 한 번 로밍각을 잡는다.

'탑글러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몸으로 느낄 시간이다.'

정글러가 한 팀에 두 명 있는 꼴이다.

상대팀의 입장에선 생각해야 할 변수는 두 배 이상으로 많아진다.

이것이 바로 극 로밍형 탑솔러 콩머르기니.

한 번 시동이 걸려버린 이상 게임이 끝날 때까지 멈출래야 멈출 수가 없다.

플레이하는 나 또한 경쾌한 속도감에 몸을 맡긴다.

퀴이이잉..!

정글러가 두 명이면 굳이 로밍을 가지 않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요소는 세고 셌다.

나는 예은을 불러 용을 향해 핑을 찍었다.

이쿠, 이쿠!

쿠웅! 쿠웅!

리심과 함께 용을 치자 잡는 속도는 순식산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근처에는 분명 와드 하나 정도는 깔려 있을 터.

하지만 적은 감히 막을 암두를 내지 못한다.

'모르면 용감할 수도 있는 법이지만 알고 있으니 들어올 엄두가 나지 않겠지.'

만약 말카림이 알짱댔다면 내가 바로 점멸 도발을 걸어 리심과의 합공으로 잡아냈을 것이다.

스킬 레벨이 사 단계에 이른 따가운 도발이 걸리면 2.5초간 제어 불능.

이 뿐만이 아니라 방어력까지 25나 깎여서 물렁살이 돼버린다.

물론 용과 교환한다면 자칫 이득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것 또한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소리.

지금 시점에서 정글러가 죽으면 봇라인이 무방비 상태가 된다.

최악의 경우 강제 다이브에 끔살.

선방을 한다 쳐도 포탑을 내주게 된다.

용을 내준 세인트조지아의 판단은 최선이었다.

'그래도 어차피 스노우볼은 굴러가기 마련이지만.'

나와 리심이 용을 먹고 있는 사이 적팀의 탑라이너 콜라곰이 허겁지겁 귀환을 탄다.

말카림이 봇라인을 지키고 있다고 해도 내가 몸을 댄 채 다이브를 한다면 불리한 흐름이 되리라는 사실을 눈치챈 모양이다.

즉, 게임의 주도권은 나한테 있다.

퀴이이잉..!

콜라곰이 귀환을 탔으면 나는 다시 탑에 가면 된다.

정글러의 역할을 병행함과 동시에 탑솔러의 역할도 수행하는 탑글러.

여차할 땐 탑으로 가서 파밍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리고 이제 갱킹은 더 이상 안 통해.'

아직 채 완성 시키지는 못했지만 하위템은 나왔다.

바늘갑옷의 재료라 할 수 있는 사슬갑옷과 천옷.

안 그래도 높았던 방어력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적팀의 유일한 AP딜러인 해이애나가 로밍을 온다면 또 모르는 일이겠지만 .

'해이애나는 꽤나 말려버린 상황이지.'

해이애나의 성장만 억제시키면 그 누구도 나를 잡지 못한다.

첫 번째로 로밍을 성공시킨 데는 그러한 뒷사정이 깔려 있었다.

평타 기반 챔피언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콩머스.

두 개의 코어 아이템이 완성된다면 맞는 쪽보다 치는 쪽이 더 아픈 진귀한 광경을 연출됨은 물론이다.

.

.

.

* * *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

세인트조지아는 어쩌다가 게임이 이렇게 흘러가게 된 것인지.

그 이유조차 도저히 납득이 불가능했다.

'제길, 탑라이너한테 1킬을 먹였는데 왜 게임을 져야 하는 거야?'

마음속으로 머금은 말.

마음같아서는 입 밖으로 내뱉고 싶은 세인트조지아였지만 정말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고 역전의 찬스는 분명 존재할 테니까.

설사 존재하지 않더라도 있다고 믿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내가 패배한다고? 말도 안돼.'

그냥 지는 것도 아니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그것도 정글러로 내리 두 판을 졌다.

아니, 그 뿐만이면 이블퀸이라는 특이챔프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일이다.

'난데없이 탑을 하더니.. 설마 노리고 했던 건가.'

세인트조지아는 Unknown Error가 정글이 아닌 탑으로 포지션을 옮긴 이유를 일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진행되고 있는 게임의 상황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준다.

굳이 맞정글을 서지 않아도 동선을 빤히 꿰고 있다.

정글러로서도, 라이너로서도 뒤쳐지지 않는다고 자신만만하게 되돌려주는 것이었다.

'...새로운 물결 이라더니…. 오랜만에 만나서 무슨 헛소리를 꺼내나 했는데.'

핫숏과 식당에서 만났을 때 주고 받은 화제들 중 하나.

세인트조지아로서는 인정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자신들이 뒤쳐질 거라니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당연하게도 세인트조지아는 목소리를 높여 반박했지만.

'어째서 그런 말을 하게 됐는지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가.'

사실 세인트조지아도 알고는 있었다.

갤럭시 크래프트때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적인 E-스포츠의 강국.

로드 오브 로드 또한 한국에 언젠가 따라잡히리란 소문을.

그 시기는 빨라봐야 2년으로 예상했다.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게임을 해대는 독한 한국인들에게 따라잡히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때쯤이면 또다시 로드 오브 로드를 대신할 E-스포츠가 떠오를 테니 상관없지 않겠는가.

세인트조지아는 그다지 위기감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설마 하는 일이지만 저런 인재가 우후죽순 솟아난다면….'

당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핫숏과 꽤나 친밀한 사이인 세인트조지아는 Unknown Error의 개인사정에 대해 꽤나 깊이 들었다.

들을 수록 마음에 드는 타입.

자신과 똑같은 부류의 인간이었다.

자존심 드럽게 세고 실력에 대해 자부심 높고.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보다는 사람들과 잘 섞인다는 정도일까.

들어보니 자신보다 더한 인간이랑도 잘 지낸다던데 누구인지 물어보자 한사코 고개를 흔드는 바람에 듣지를 못했다.

'게임이 끝나고 한 번 만나봐야겠어.'

어디까지나 게임이 끝난 이후.

그것도 자신을 꺾었을 때의 이야기다.

세인트조지아는 기울어지고 있는 게임의 흐름을 뒤집기 위해 자신의 특기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름아닌 기적의 바론 오더.

오늘은 왜인지 감도 좋았다.

첫 세트에서 성공하기까지 했으니 어떻게 빈틈을 찔러볼 수 있으리라.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바론 쪽 시야 일부만 지우고 용 시야 장악하는 척 연기. 알고 있지?"

"오케이..! 이번엔 화력도 되니 탑정글이랑 미드 혹은 원딜 세 명만 빠져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첫 세트에선 라우드가 까타레나를 한 탓에 바론 시도가 조금 모험인 감이 있었다.

까타레나는 광역딜은 좋지만 오브젝트를 잡을 땐 서포터급으로 쓸모없는 챔피언이니까.

하지만 해이애나는 딜도 되고 탱도 되고 여러모로 만능이다.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올라감으로서 적들을 속이기가 더욱 쉬워졌다.

지금부터는 세인트조지아 자신이 풀어나가야 할 일.

Unknown Error인지 뭔지에게 벌써부터 자리를 양보해줄 생각따위 추호도 없었다.

"바로 지금. 미드 서폿 제외하고 탑으로 쭉 나 따라서 와. 상대 위치 절대 감안하고."

"오케이, 수풀 옆 쪽으로는 고개도 내비치지 않을게.'

"나는 미드에서 최대한 라인클리어 하면서 어그로 끌어본다."

와드 작업을 해놨다고 해도 너무 오랫동안 사라지면 의심받는다.

몰래 바론은 기본적으로 속전속결.

가진 바 딜링능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신속하게 일을 마쳐야 한다.

쿠오오!

콜라곰의 양발에 번갯불을 튀기고.

크레이브즈가 쉴 새 없이 허리를 돌리며 탄환을 쏘아댄다.

세인트조지아도 언월도를 풍차처럼 빙빙 돌려 바론을 갈아버렸다.

이대로 정확히 10초만 흐르면 바론 버프를 챙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불리하게 흘러갔던 게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리는 게 가능하다.

목표를 달성하기에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순간.

마치 쇠라도 가는듯한 짜증나는 소음이 고막을 찔러왔다.

퀴이이잉..!

대체, 어디서, 어떻게?

생각을 다듬을 여유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콩머스는 미칠 듯한 속도로 굴러왔다.

텔레포트의 여파로 남아있는 의병대 효과가 안 그래도 빠른 콩머스를 가속시킨다.

세인트조지아는 그 찰나의 상황에서 재치를 발휘해 궁극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를 받아내는 상대가 한 수 위였다.

쿠워어어어어!

세인트조지아가 플레이하는 말카림이 궁극기를 발동해 돌격한 순간.

예측이라도 하고 있다는듯 콩머스는 자연스럽게 점멸을 사용해 뛰어넘었다.

아니, 처음부터 점멸까지 사용해 들이박을 작정이었으리라.

그도 그럴 게 박아버린 대상은 노렸다고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잠깐, 나 흡칼도 있는데 왜이리 빨리…."

원딜러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다음 마디를 내뱉기도 전에 죽어버렸기에 의미가 없다.

분명 체력관리도 준수했고 몸도 단단한 편에 속하는 크레이브즈가 한순간에 녹았다.

대체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심지어 어떻게든 원딜러를 살리려고 했던 콜라곰 또한 무사하지 못했다.

'바늘 갑옷은 그렇다 쳐도 콩머스로 라알드리의 호통을? 제정신이야?'

세인트조지아도 콩머스에 대해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었다.

그러니만큼 주문력 아이템을 올린다는 게 얼마나 정신나간 짓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정신나간 아이템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니 그저 어처구니 없을 따름이었다.

그 두 가지 아이템의 상승 효과가 콜라곰과 크레이브즈의 살점을 녹아 흐르게 만들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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